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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이준익이 영화 라디오 스타, Radio Star’의 연출이라는 사실을 알고서 처음에는 조금 의외다 싶었다그의 전작인 황산벌과 왕의 남자가 모두 시대극이었던 데다가영화 라디오 스타가 뮤지컬 영화만큼은 아니더라도영화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사실이 자명한데 시대극으로 데뷔하고 성공한 감독이 자신의 스타일 변신을 위해 무리수를 두고서는 것은 아닐까 싶은 노파심(老婆心)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하지만관람 후 내 노파심은 금방 기우(杞憂)이었음이 드러났다.

 

 우선 영화 속에서도 자주 나오는 영국 밴드 Buggles(버글스)의 노래 ‘Video killed the Radio Star’의 가사를 떠올리면서영화 제목 라디오 스타를 주목해 보자. MTV가 국내에 소개되고우리나라에서도 뮤직 비디오가 대중화되면서음악에서 음악적 완성도만큼이나 뮤직 비디오를 통해 보여지는 이미지가 중요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심지어 강력한 비주얼(visual)한 이미지(image)가 더 중요시 되기도 성공하는 경우도 자주 보인다이러한 시대에 라디오 스타라는 영화제목은 벌써 영화 속 내용이 시대의 조류에 역행해 과거의 영광을 재현 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것이라는 점을 시사(示唆)해 준다

 

 
 그렇다. 88년도 인기 가수 최곤(박중훈)은 과거의 영광 속에서 사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그가 가진 과거의 영광 속에서 함께하는 사람은 20년 동안 그의 곁을 지키며 동고동락(同苦同樂)한 매니저 박민수(안성기)뿐이다사실 과거의 영광을 함께 한다는 말보다는 폭행시비와 대마초 사건에 연루되고도 톱스타로 대접받으려는 최곤의 뒤처리를 해주느라 분주하다그렇게 20년을 함께한 최곤이 또 사고를 쳤다그리고 왕년의 스타는 자신이 저지른 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영월의 지역 라디오 방송의 DJ로 내려간다 

 하지만영월로 가서도 최곤의 마음에 드는 것이라곤 하나도 없다방송사고로 좌천 된 깐깐한 라디오 피디에 영월 방송국장까지 모두와 불협화음이다그래서 억지로 시작한 라디오 방송도 터미널 다방 김양의 목소리가 주파수를 탈만큼 제멋대로다하지만 오히려 제멋대로 시작한 방송은 기존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솔직함으로 짝사랑에 가슴 아파하는 꽃집 청년내기 화투 치다가 싸우는 할머니들그리고 집 나간 아버지를 기다리는 어린 소년에 이르기까지 세대와 계층을 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청취자를 사로잡고 영월을 넘어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게 된다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라디오에서의 성공은 최곤을 다시 연예계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하지만그러기 위해서는 시대에 뒤떨어지기는 하지만 20년 동안 최곤과 동고동락을 함께한 매너지 민수를 버리고연예기획사로 옮겨야만 한다늘 과거의 영광에서 살아가는 최곤에게는 스타로의 복귀가 당연한 선택일 것만 같지만최곤은 영광의 순간과 실패의 순간 모두 자신의 옆을 지켜준 박민수를 선택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사실 별 것 없는 내용인 것 같지만그 별 것 아닌 것이 이야기의 기본에 충실하고배우들의 연기에 충실하고 감독의 연출에 충실하다그래서 결국 관객에게 감동으로 다가온다또한 거기에 영월 유일의 록밴드 이스트 리버로 등장하는 영화 속 동네 양아치로 영화의 맛과 영화 속 음악을 돋보이게 만든 노브레인과 그들의 노래 넌 내게 반했어를 비롯해 흘러간 가요를 영화를 통해 재발견 할 수 있는 즐거움 또한 까메오로 실명으로 등장하는 임백천과 김장훈 그리고 영화 속 스크린을 통해 작은 소도시 영월의 모습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의 모습까지 관객의 감성을 자극한다.

 

20년 전 쯤에 이 영화 라디오 스타의 두 주인공 박중훈과 안성기가 영화 투캅스로 한국형 버디 무비의 전형을 보여 주었는데색다른 버디 무비의 모습을 영화 라디오 스타에서 보여 주었을 뿐만 아니라보통 성장영화라 하면 영화 속 주인공의 청소년기나 대학 캠퍼스의 생활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상식인 것을 과거의 영광에만 머물러 사는 가수 최곤을 통해 성장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될 수 있다는 삶의 진리를 박중훈과 안성기라는 걸출한 두 배우를 통해 찬찬히 보여준다.

 

 영화 라디오 스타’. 관람을 통해 즐거움과 더불어 감동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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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서 지음 | 눈과마음 | 2008년 11

 

나는 불행히도 예술에 있어 까막눈이다그 중 특히나 미술에 있어서는 그 무식의 수준이 상식 이하임을 부정할 수 없는데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면 늘 나는 내가 업()으로 삼는 것은 과학(科學), 그 중에서도 물리학(物理學)으로 합리와 논리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려고 애써야 하기 때문에 예술특히 그 중에서 미술과 물리학의 병립(竝立)은 어렵다고 말도 되지 않는 변명을 둘러대기 일수다그렇게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 놓기는 하지만실은 그것이 그야말로 실제 사실과는 전혀 관계없는 변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근래 들어 기회가 되는대로 미술에 대한 책을 살펴 볼 생각을 하고 있다.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서계의 명화와 베르메르의 모자베르메르의 그림을 통해 본 17세기 동서문명교류사가 그 시도의 시작이었고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미술관에 간 경제학자의 선택도 순전히 내 미술에 있어서의 무식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사실 이 책 미술관에 간 경제학자는 매우 독특한 유형의 책이다경제학과 미술도 큰 틀에 있어서는 물리학과 미술만큼이나 쉽게 관련성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그런데 이 책 미술관에 간 경제학자의 자자 최병서는 그 간극을 자신만의 방식을 통해 뛰어 넘어서고는 이를 책을 통해 독자에게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책은 그림을 투입과 산출이라는 지극히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시작한다그리고 그것을 독과점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칭하는 시장가격의 원리완전경쟁시장노동공공재야경국자 같은 경제학 개념으로 확대해 나가는데이를 미술작품의 화가배경혹은 숨겨진 이야기 같은 것들과 연관시켜 독자에게 이야기를 전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경제학과 미술의 접목이라는 시도는 정말 참신했다그렇지만경제학과 미술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시도로 오히려 체제적인 경제학에 대한 이야기도깊이 있는 미술작품에 이야기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은 우려가 생기는 것도 아쉽지만 사실이다또 일부 경제학과 미술을 연관시키는 부분에서는 무리수를 두는 인상마저 들었건 것이 사실이다오히려 책에 대한 전체적인 컨셉을 잡고서 경제학은 경제학과 교수인 저자가 하고미술작품에 관한 이야기는 전문 미술사가나 평론가를 통해 더 깊이 있게 했다면지금보다 더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독특한 시도는 좋았으나 경제학과 미술에 있어 통찰력 있고 깊이 있는 이해를 하는 것에는 부족함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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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 지음 | 해냄출판사 | 2008년 10

 

작가 공병호는 그가 자유기업원 원장으로 언론에 재계(財界)를 대변하는 의견을 자주 피력(披瀝)하던 시절에 이름이 익숙해진 사람이다사실 그 당시만해도 나는 그의 구체적인 주장에 별로 관심이 없었을뿐더러내 눈에는 전경련(全經聯)의 의견을 대변하는 한 명의 경제학자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그리고는 관심에서 영역에서 사라졌다가시간이 흐름과 함께 변화경영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등장한 컨설턴트 구본형시테크 중요성의 역설로 유명해진 경영학 박사 윤은기 등과 더불어 경제학 박사 공병호 또한 자기계발 전문가라는 각종 언론매체를 비롯해 저술을 통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다이러한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지금까지 저자 공병호의 책을 직접 접해 볼 기회를 갖지 못하다가 이번에 공병호 인생의 기술을 읽어 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사실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자주 저자를 접했던 탓에 책을 읽기 전에 저자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가졌다얼마나 좋은 내용을 잘 전달하길래 사람들이 그렇게 선호하는지가 기대라면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은 내게 우려를 자아냈다.

 

책을 펼친 첫 느낌은 무척이나 깔끔했다읽어 나가기에 편안한 느낌을 주는 편집과 내용과 잘 어울리는 삽화그리고 책에서 살며시 나는 헤이즐럿 향기까지책에 대한 첫인상은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는 단어를 떠오르게 했다.

 

책은 멈추고 싶을 때 나를 일으켜세우는 지혜를 표방하며 제목을 인생의 기술로 정했지만사실 구체적인 인생의 기술을 전수하지는 않는다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자신의 생활 속에서 순간순간 떠오른 메시지를 메모하고 정리한 것을 엮었다저자의 경험과 소소한 일상 속에서의 생각을 책을 통해 찬찬히 풀어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그래서 자기개발서라고 이야기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칼럼에 더 가깝다는 느낌이 강했다또한이러한 특징 때문에 새로운 것들에 대한 소개 보다는 익히 알고 있던 당연한 것들에 대한 재인식과 그것들을 삶 속에서 지켜나가야 함을 역설(力說)한다.

 

책에 대한 개인적으로는 깊이 있는 통찰력을 가지고 삶을 관조(觀照)함으로써그것이 내 삶의 성찰(省察)에 깊이를 더해 주기를 내심 기대했으나개인적 기대에는 부응하지 못했다하지만책을 읽어가는 내내 삶에 대한 고민이 많은 학부 3학년의 어린 친구에게 넌지시 건네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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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데이비드슨 지음 | 이옥진 옮김 | 민음사 | 2008년 10

 

  나는 책 읽기를 좋아한다.

 

책을 읽는 사람마다 독서(讀書)의 목적과 이유는 각양각색(各樣各色)이겠지만내가 책 읽기를 좋아하는 것은 순전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물론 나이가 들어가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기 위한 독서보다 지식과 기술을 익힐 수 있는 실용서적에 손이 더 많이 가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책을 통해 읽을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내가 책 읽기를 즐기는 가장 큰 이유이다그런데 얼마 전 내가 읽었던 책의 목록을 찬찬히 살펴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최근 내 책 선택의 기준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기 위한 책 읽기 보다는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책 읽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목록 통해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서설(序說)에서 이렇게 서설(絮說)을 늘어 놓는 것은 지금 이야기 하려는 책 가고일, THE GARGOYLE : 불멸의 사랑 1, 2’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좋아해 책 읽기를 즐기게 된 내 초심을 다시 떠올리게 해 준 책이었기 때문이다 책 가고일은 직물(織物)같은 질감의 짙은 보라색 표지에 노란 장미 꽃이 그려진 표지 때문에 처음 책을 봤을 때부터 매우 인상적이었다흔히 볼 수 있는 표지의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선 솔직히 밝힐 것이 있다나는 책을 읽기 전까지 가고일이 무엇인지 모랐다는 사실이다그래서 인상적인 표지의 노란 꽃이 가고일 인 줄 알고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하지만 가고일은 꽃이 아닌 조각 상이다큰 성당의 지붕에 있는 날개 있는 괴물 상을 보통 말한다괴물의 이미지이긴 하지만 처음에는 신의 존재로 받들어졌다하지만 기독교가 위세(位勢)를 떨치자 가고일은 신에서 사신(邪神)으로 격하되고 성당 밖에서 망을 보는 역할에 한정되고 만다그리고 신에서 사신으로 격하된 가고일은 바로 책 속에서는 주인공 나의 모습이다


 


 책 속 나는 심한 화상을 입은 환자다술과 마약에 취해 운전하다가 일어난 차 사고에서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그래서화상의 과정과 그 고통을 그대로 기억하고 있다그런데 더 슬픈 것은 화상으로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잃었다는 사실이다사고 전까지만 해도 매끈한 미남으로 잘나가는 포르노 배우이자 제작자였지만화상은 잘생긴 모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괴물로 만들어 놓고 말았다아이러니하게 사고는 포르노 배우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음경마저 빼앗아 가버리고 말았다그래서 육체적 충격과 고통만큼 정신적 충격과 고통도 심했고그래서 자살하고 싶은 열망이 가득하다오로지 사살만이 내가 가야 할 길인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외모가 뒤틀어져 버리고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던 어느 날, 3번 째 화상을 입었다고 이야기하며 마리안네 엥겔이라는 여인이 등장한다그리고는 그녀는 1300년쯤에 있었던 그녀의 이야기를 내게 들려 준다이렇게현재와 700년 전의 사랑 이야기가 책 속에서 함께 전개된다.

 

책 속의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는 함께 시작하고 함께 끝을 맺는다두 이야기 모두 기독교적 성격이 다분하다그래서 만약 내가 기독교 문화에 대해 더 친숙하고 폭넓은 이해를 가지고 책을 읽어 나갔다면책에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책을 읽어가는 내내 머리 속을 맴돌았지만현재와 과거에서 함께 진행 되는 사랑 이야기를 읽어가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이야기의 마무리는 과거와 현재가 다르다과거에서는 마리안네가 나를 먼저 떠나 보냈다면현대에서는 내가 마리안네를 먼저 떠나 보내기 때문이다자세한 이야기는 책을 직접 읽어가면서 알아가는 편이 적당할 터이니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책 속 현재의 마리안네는 과거의 자신의 나의 사랑을 이야기 해준다거기에는 단테의 지옥편도 속해 있고흑사병에 걸린 아내와 함께 죽음을 선택한 이탈리아 대장장이 프란체스코의 이야기폭풍에 휩쓸려간 남편을 기다리는 절벽의 여인 비키의 이야기사랑을 지키기 위해 비구니가 되고서 산 채로 땅에 묻힌 유리 세공사 세이의 이야기그리고 자신의 사랑보다 연인의 사랑을 죽음으로 지킨 바이킨 시귀르드르 같은 아름답지만 슬픈 사랑 이야기가 들어 있다재미있게도 과거와 현재를 포함한 이 책의 모든 이야기는 전부 해피엔딩과 거리가 멀다나와 마리안네를 비롯해 프란체스코시귀르드르세이그리고 비키에 이르기까지 누구의 사랑도 행복하게 끝을 맺지 못하기 때문이다하지만 마리안네가 알려준 프란체스코시귀르드르세이비키의 이야기와  마리안네의 헌신적 사랑은 여전히 마약을 탐닉(耽溺)하는 책 속의 나를 탄테의 지옥에서 꺼내어 현실에 적응하게 하고인간적으로 한 층 더 성장하게 만든다 

 

또 한가지이 책 가고일은 시각적 묘사가 뛰어나다교통 사고가 일어나는 장면에서 시작해 그 후 병원에서 받는 화상 치료의 끔찍한 장면그리고 과거 속 여러 이야기 속 장면까지책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영화를 보고 있는 것만 같다시각적 묘사가 뛰어난 대신 이야기의 호흡은 짧다는 것이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다.

 

아주 오랜만에 재미있는 이야기 책을 읽었다는 기분에.

과감히 읽어보기를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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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만사(世上萬事)는 결국 소통으로 이루어진다그 소통의 대상은 보통 인간이 가진 시각청각후각미각그리고 촉각으로 부르는 오감(五感)을 통해 이루어지기 마련이다그리고 오감 중에서도 사람들은 보통 시각과 청각을 이용해 소통을 한다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이 두 가지 이상의 기관이 보통 사람들의 소통에 사용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그런데 지금 이야기하려는 영화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Perfume : The Story of a Murderer’는 특별한 경우에서도 독특하게 후각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영화는 18세기 파리를 무대로 한다흔히들 중세 시대의 유럽을 떠올리면 고풍스러운 자태의 귀족을 떠올리곤 하지만기실(其實그런 모습으로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귀족이래 봐야 아주 극소수일 뿐이었고그 특별한 몇몇 사람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삶은 녹녹하지 못했다영화 속 주인공 장 비티스 그루누이도 역시 그런 사람 중에 하나지만그의 상황은 보통의 경우보다 더 좋지 않다악취로 가득 찬 생선시장에서 태어나자마자 버려진데다가짐승보다 못한 대접을 받으며 자라난 고아원 시절과 노동력의 착취라고 볼 수 밖에 없는 가죽 공장에서의 작업까지태어나면서부터 보잘것없는 인생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그르누이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인간의 한계를 넘어 선 후각 덕분이었다그 뿐만 아니라그르누이는 세상의 모든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그의 뛰어난 후각을 통해 세상을 배워간다그러던 어느 날 거리에서 우연히 한 여인의 체취에 매료되고는그녀의 향기에 취해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만다이것으로 여인의 향기에 집착하게 하는 그르누이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길거리 한 여인의 향기에 매료된 후 그르누이는 어떻게 하면 자신을 매료시키는 향기를 소유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18세기 유럽은 몸에서 나는 체취를 감추기 위해 향수가 유행하던 시대였던 만큼 그르누이도 향수를 통해 자신을 매료시키는 향기를 소유하고자 한다그래서 정말 순전히 향기를 소유하고 싶은 강력한 욕망에 때문에 그르누이는 한물간 조향사 주세페 발디니 수하(手下)에서 향수 제조법을 배운다그러나 세상 모든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그르누이에게 발디니가 만족스러울 리가 없다.

 

 여성의 향기에 집착하는 그루누이니 만큼 서로 다른 여인들의 머리카락과 피부에서 그녀들의 향기로운 체취를 향수로 만드는 것이 그에게는 지상 과제다그리고 몇 방울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거리의 여자에서부터 수녀쌍둥이 자매 그리고 귀족의 딸까지 모두 13명의 여인들이 희생되고그들의 체취는 그루누이에게서 향기로 남는다하지만그루누이의 행각도 계속 될 수는 없는 법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향수를 만들려는 그루누이지만 결국에는 그의 범죄는 밝혀지고결국 투옥되어 교수형에 처해진다하지만그가 만든 매혹적인 향수는 그의 교수형을 구경하기 위해 모인 모든 군중들의 불안한 심리를 자극하고 그들의 영혼마저 뒤흔들어 놓으면서그루누이는 어느새 유유히 사라지고 없다.

 

 영화는 세계적 베스트 셀러인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덕분에 이야기가 조밀할 뿐만 아니라 재미있다거기에 화면을 통해 알 수 있는 18세기 유럽 향수 문화와 제조 과정은 이야기의 사실감을 더한다.

 

 향기라는 달콤한 소재와 살인이라는 악마적인 행위의 절묘한 조합을 통해 그루누이 최고의 향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잔인하지만 탐미적으로 표현한 영화 향수’.

관람하기를 강....


 Commented by 카바론 at 2008/11/06 09:37  
기억에 남는 명대사.

ㅡ "He is an Angel──!!!!"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8/11/06 13:30 
저도 기억이 나요. ^^
그 때 사람들의 표정과 함께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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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M. 쿠제스베리 Z. 포스너 지음김예리나 옮김 | 차동욱 감수 | crédu | 2008년 9

 

 리더십(Leadership)’에 대한 개념을 배운 건 벌써 10년도 더 지난 일이다그리고도 학교 수업을 통해 또다시 배우기도 하고 간간히 관련 서적을 읽어 왔던 터라비교적 리더십에 관해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지만최근 1~2년을 제외하고는 사실 리더십은 머리 속 개념에 지나지 않았다그러던 것이 실제 실험실 인원이 늘어나면서도늘어난 인원에 비례해 일의 진행사항이 빨라지기는커녕 오히려 효율이 감소하는 현상을 보게 되면서, ‘리더십은 더 이상 머리 속 개념에만 그치지 않고 실생활에서 고민하고 행동해야 할 대상이 되었다그러던 차에 지금 이야기하려는 이 책 리더 The Leader, The Leadership Challenge’를 읽어 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사실 문학작품을 제외한 실용서적그것도 경영학의 조직이론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리더십’ 같은 전문서적을 볼 때면우선 나는 그 책의 저자를 살펴본다문학작품에서야 막 등단하고서도 뛰어난 감수성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걸작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리더십과 같은 전문 이론을 다루는 것에 있어서는 오래 시간에 걸쳐 깊이 있는 연구와 깊이 있는 통찰력을 동시에 가진 저자만이 그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순전히 이런 이유로 그간 간간히 읽어온 서적들에서 이 책의 저자 제임스 M. 쿠제스베리 Z. 포스너를 한 번도 접해 본적이 없었다는 점과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펼쳐 봤던 목차에서 그간 봐왔던 책들과 큰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책을 읽기 전에 책에 대해 가진 기대는 솔직히 별로 없었다오히려 깔끔한 책의 케이스 속에 잘 제본된 책의 상태를 보고 역시 빈 수레가 소란스럽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그랬던 내 생각이 실제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하자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었다일필휘지(一筆揮之)의 심정으로 한 번에 금방 읽어 나갈 줄로만 생각했던 책이 몇 장 읽고서는 한참 동안 내 생활과 행동을 반추(反芻)하고는 책의 내용과 비교해 가는 행동이 책을 읽는 내내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특징 중의 하나는 보통 ‘리더십을 이야기하는 책과 스타일이 조금 다르다는 점이다일반적으로 리더십을 이야기할 때는 탁월한 업적을 성취한 특정한 위인(偉人)을 통해 리더십을 이야기한다그런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오히려 위인보다는 여러 조직에 걸쳐 중간 관리자가 과업(課業성취에 있어서 어떻게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그러면서 25년에 걸쳐 연구한 리더십에 대한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간다그래서 실제 리더십은 특별한 사람들이 행하는 특별한 활동이 아니라평범한 사람들도 학습을 통해 실생활에서 펼쳐나갈 수 있고 또한 펼쳐나가야 할 것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알려준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에서 말하는 리더십의 본질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먼저 구성원을 신뢰하고그들에게 목표의식을 심어주며아울러 구성원 스스로가 참여해 과업을 잘 성취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실제 생활에서는 실천하기는 쉽지 않지만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들 차분히 이야기한다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먼저 분명한 가치관을 가지고 명확한 모델을 제시하며 실제 생활에서도 그대로 행동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점도 잊지 않고 알려준다. 

 

 흔히 리더십이라고 하면 보통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기술을 생각하지만결국 뛰어난 리더십은 진실함애정열정을 공유하는 가치관신뢰피드백그리고 사랑을 바탕으로 한 통제가 아닌 관계라는 사실을 이 책은 진지하면서도 진솔하게 알려준다.

 

 하지만책을 읽어 나가는 동안 아쉬움도 있었다리더가 가져야 할 리더십과 관해서는 잘 설명해 주고 있지만우리는 실생활에서 리더가 될 기회보다는 추종자(follower)가 될 기회가 더 많은데 뛰어난 추종자에 대한 논의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또한뛰어난 내용에도 불구하고 가끔 볼 수 있었던 오자(誤字역시 내심 아쉬웠다.

 

 아울러 이 책 리더를 읽어 보면서 자신과 자신이 속한 조직에 대한 통찰력을 배울 수 있었던 사람이라면 제프리 페러의 권력의 경영, Managing with POWER’ 를 함께 읽어 보면 더 좋을 듯 싶다.

 

 이 책 리더를 찬찬히 읽어 보기를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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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설 '오발탄'을 알게 된 건 아마도 고등학교 시절이었던 것 같다아마도 국어나 문학 시간에 교과서를 통해 직접 배우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그 나이 또래에 으레 몇 권씩은 섭렵했을 한국단편소설집 같은 책을 통해서 읽었던 것 같다그리고 시간이 훌쩍 지나서 근래 소설 '오발탄'이 아닌 영화 '오발탄, The Aimless Bullest'을 보게 되었다.

  소설 '오발탄'은 작가 이범선의 단편소설로 1959년 출간된 작품이다이 소설은 한국전쟁 이후 1950~1960년대를 배경으로 전쟁으로 인한 비참한 당시 시대상을 주인공 철호의 가족을 통해 신랄하게 보여주며 고발문학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소설이 발표 되고 2년이 지난 1961년 개봉한 영화 '오발탄'도 역시 소설에서 보여준 고발문학의 모습을 유현목 감독의 탁월한 리얼리즘 시각으로 화면으로 옮겼다그래서 그 시대를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세대에의 입장에서는 글을 읽어 감으로써 시대를 이해하기 보다 직접적인 영상을 통해 훨씬 더 쉽게 그 시대의 모습을 보고 이해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영화가 감독의 눈을 통해 각색되기는 했으나그래도 원작을 충실하게 따라 가는 덕택에 이야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주인공 송철호(김진규)는 한국 전쟁 시간에 가족과 함께 월남해 해방촌 판잣집에서 살면서 계리사 사무실에서 서기로 일한다박봉(薄俸)의 월급쟁이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탓에 식구를 부양하는데 늘 어려움을 겪는다그의 모친(노재신)은 월남한 이후 7년 동안 살아온 남한에서의 삶을 부정하며 항상 '가자'라는 말을 외친다음대 출신에 상당한 미인이었던 아내(문정숙)는 자신이 미인이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어 버린 영양실조에 걸린 만삭의 모습이고부상으로 제대 후 백수로 지내는 동생 영호(최무룡)는 허황된 꿈만 꾸는 사고뭉치다여동생(최애자)은 식구들 몰래 어느새 양공주로 전락해 버렸고철호의 철없는 어린 딸은 집안 사정은 모른 채 고무신을 사달라며 조르기 일수다거기에 막내 동생 역시 학업을 포기하고 신문팔이를 하고 있다


 
 6.25
라는 피비린내나는 끔찍한 전쟁 후 삭막해진 사회의 모습에 실성한 노모의 넋두리만삭한 아내의 몸부림강도죄로 붙들려간 동생양공주로 몸을 파는 누이동생 같이 어디에도 희망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환경 속에서도 앓는 이를 부여 안고 양심만을 지키려는 주인공도 결국 택시 안에서 만취한 모습으로 '지금 나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난 전쟁 중에 잘못 발사된 오발탄 같구나!'라고 읊조리는 이야기와 함께 지쳐 쓰러지고 만다. 

  거기에 영화 속 플롯(plot)을 통한 영화적 재미뿐만 아니라 약자의 생존과 침울한 사회상이 영화 속 쇼트에서 리얼리즘을 모습으로 보여 질 뿐만 아니라대담한 화면구도까지 더 하며영화를 통해 감독은 소설 원작이 갖는 재미를 한층 배가한다.  


 
 
지금까지의 논의는 지금으로부터 30~40년 전의 시각으로 본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특별히 한국 고전 영화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있거나감독 혹은 배우에 대한 애정으로 관람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자칫하면 재미없게 느껴 질 수도 있다는 점도 덧붙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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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_09_05 ( 20:00, 2008_10_19 ()  15:00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2관


 대학로 연극을 볼 때면, 어떤 극을 선택해야 할지 늘 고민하게 된다. 보통 그럴 때면 그 선택의 기준이 그 극을 이미 본 사람들의 평이나 선호하는 배우의 등장 여부가 되곤 하는데, 이것은 내게 있어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한 가지 예외가 있다면 극을 소개하는 팸플릿(pamphlet)에 본 연출자의 이름이 장유정 이거나 위성신 일 때다. 이는 지난 2~3년 간 가끔씩 접해 왔던 이들의 연출 작을 떠올려 봤을때, 무대 활용도와 극 중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 있어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하건 건, 지금 이야기하려는 연극 멜로드라마가 바로 장유경 연출의 극이 때문이다.

 

 연극 멜로드라마는 작년에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 극이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던 것들이 이유가 되어서 이미 작년에 관람을 했다. 그것도  초연 때 (http://www.withthink.kr/416) 관람을 포함해 앵콜 연장(http://www.withthink.kr/428)까지 관람을 통해, 벌써 같은 극을 두 번 관람하는 재미를 이미 경험했었다. 그리고도 올 해 또다시 이 연극 멜로드라마를 과감하게 선택했다.

 

작년 첫 관람은 순전히 극 중 이야기를 따라가는 데 집중하면서 봤다. 물론 효율적인 무대 사용이나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눈에 들어오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플롯(plot)에 의한 재미가 제일 크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리고 앵콜 연장을 통해 바뀐 배우가 펼쳤던 두 번째 관람은 이미 첫 관람을 통해 이야기의 전개는 알고 있었던 덕분에 연출자가 극 여기저기에 숨겨 놓은 복선(伏線)이 눈에 띌 만큼 한층 편안한 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올해, 다시 2 팀으로 나뉘어 바뀐 배우들로 다시 연극 멜로드라마가 무대에 올랐을 때, 작년의 기억을 떠올리며 강유경 역과 안소이 역에 각각 배우 김성령과 배우 김진희가 출연하는 화목토 팀과 같은 역에 배우 박소영과 배우 이진희가 출연하는 수금일 팀 공연을 과감히 모두 관람했다. (첫 공연이 금요일이었지만, 화목토 팀이 공연했다.)

 

 공연은 큐레이터인 유경이 펠리시안 롭스의 그림 성 안토니우스의 유혹을 설명하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멜로드라마라는 제목을 암시하듯 욕망이란 누르면 누를수록 더 큰 반동으로 튀어 오른다.’ 라는 복선과 함께 극이 시작된다.

 

극은 제목 그대로 통속적인 사랑이야기다. 그냥 서로 얽히고 설킨 불륜 이야기라고 봐도 크게 무리가 없다. 하지만 이 극의 재미는 그 복잡한 불륜의 이야기가 그저 드라마 속에나 나올만한 부도덕한고 나쁜 것이 아니라 슬프고 애달픈 것으로 관객에게 다가오는데 있다. 불륜이면 의례 머리끄덩이를 잡고 흔들어야만 될 것 같지만 머리채를 서로 잡고 싸우는 사람은 없을뿐더러, 누가 불륜으로 인한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 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등장 인물 모두가 각기 다른 상황 속에서 다른 방법으로 그저 사랑한 것뿐 이다.

 

어떤 사람은 끊어지는 않는 담배마냥, 사랑도 옆에 있는 사람 때문에 평생 참고 외면하는 것일 뿐이라고 이야기하고, 어떤 사람은 창문만 열어놔도 울리는 윈드벨 같이 예민한 감정 때문에 바람이 불지 않기 늘 기원하고 살아왔다고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틀리지 않다. 잘난 속도 때문에 바람이 연애보다 더 열정적으로 느껴지지만, 바람은 결국 스치고 지나가기 마련이라는 이야기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당신은 실수일지 몰라도 나는 운명이라는 이야기도 외면할 수 없다. 처음에는 누구의 사랑이 진짜 사랑이고, 과연 누구의 사랑이 잘못 된 것일까 싶었지만, 관람의 횟수가 늘어갈수록 결국은 전부다 자신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사랑한 것일 뿐이 아닌가 싶었다. 거기에 배우들의 진실된 연기가 주는 감동까지.

 

극의 플롯(plot)에서 얻는 재미에 아이디어 넘치는 무대 구성 그리고 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배우들의 열연까지, 관람하기에 아쉬움이 없는 공연이었다.

 

과감히 관람해 보기를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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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맥스웰레스 패로트 지음 한근태 옮김 다산북스 | 2008 9

 

 책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선 하나 고백할 것이 있다나는 전형적인 A형 스타일로 소심하고 별로 말이 없는 스타일이라는 점이다그래서 살아가면서 사람들과 함께 하는데 것에 늘 어려움을 느낀다그래서 이렇게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책에는 늘 관심이 많다이런 측면에서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작은 시작 : 신뢰를 얻는 25가지 심리 기술, 25 ways to win with people’ 역시 내 관심 영역에 딱 속하는 책이다게다가 이 책의 번역자 한근태는 평소 자주 보는 인터넷 신문 칼럼을 통해 자주 그의 글을 접할 수 있었던 터였다아울러 자주 접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칼럼에서 이야기하는 삶에 대한 통찰력에 깊이 공감하고 내 자신을 되돌아 보곤 해서역자에 대한 기대감이 책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하지만, ‘신뢰를 얻는 25가지 심리 기술’ 이라는 책의 부제는지금까지 읽어 본 책을 떠올려 봤을 때그 대상이 무엇이건 간에 본질에 대한 논의가 아닌 기술에 대한 논의를 하는 책의 경우 대부분에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다는 사실을 상기 시켜줬다이런 생각들로 이 책 작은 신뢰는 책에 대한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가지고 읽어 나갔다.

 

 이 책 작은 시작을 읽어가면서 직접적으로 떠오른 책이 하나 있다바로 사교력 : 유쾌한 인간관계의 기술이라는 유쾌한 인간관계를 이끌어가는 구체적인 방법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척이나 권해 주고 싶을 정도로 방법론을 잘 설명해주고 있는데다가바쁜 생활 중에서 짧게 읽어 나가기에도 너무나 편리한 책이다하지만이렇게까지 인간관계를 기술적으로 해야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거둘 수가 없었다하지만이 책 작은 시작은 구체적인 방법론을 이야기하면서도 사람에 대한 중요성 또한 간과하지 않는다.

 

 책에서 가장 공감할 수 있었던 내용 중의 하나가 바로 자신으로부터 시작하라는 이야기다사람은 누구나 절대 자신이 가진 것 이상 줄 수가 없으며사람들과 잘 지내려면 스스로를 사랑하고 인정할 수 있어야 그것이 타인에게 연장될 수 있으며 또한 거기서 참된 인간관계가 형성된다는 점이다물론 다른 사람을 만나기 전에 30초는 적어도 그들의 멋진 모습을 찾아야 한다는 ‘30초 규칙’ 같은 구체적인 실천 방안 또한 마찬가지로 공감되는 내용이다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인간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과 현실적 공감을 두 저자가 번갈아 가며 천천히 풀어 나간다.

 

 이렇게 책의 마지막 장까지 내용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결국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장점과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대부분의 경우 그것을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도 발견하지 못하는 것에서 빠져 나와 상대편의 장점과 가치를 인정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 대부분 내용이 책을 읽기 전부터 우리가 벌써 알고 있는 것들이다하지만그것이 머리 속에서 이해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행동과 가슴에서 그대로 우러나올 수 있어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하지만살아가는 삶에서는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의 중요성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내심 구체적인 실례를 더 많고 자세히 들어 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만그것은 벌써 다른 책에서도 충분히 다루었기 때문에 너무 디테일 한 실천 방안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인간관계의 본질과 그 기술에 대해 균형 잡힌 이야기에 집중하고 책의 가치를 본다면 읽어 보기에 아쉬움이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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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원갑 지음 | 바움 | 2008년 9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한국사 여걸열전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사서(史書에 있어 소홀히 다루어져 왔던 우리 역사(歷史속의 여성을 재조명해 보려는 독특한 시도에서 시작되었다누구나가 다 알고 있듯이 우리의 사관(史觀)이 사마천의 사기(史記)가 보여준 왕조 중심의 기전체(紀傳體형식을 그대로 답습해 서술해 온 사서가 대다수여서그로 인해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역사 또한 시대와 왕조에 따라 보통 배워왔고그 속에서 여성이 중심이 되어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는 별로 접할 기회가 없었다그런데 이 책 한국사 여걸열전은 기전체 형식으로 이어진 정사(正史)의 한계를 훌쩍 뛰어 넘어야사(野史)를 포함한 전설(傳說), 야담(野談등 다양한 소재를 과감히 채택하여 이야기를 전개 하고 있다게다가 조선 이전 시대에는 부족한 사료(史料)로 인해 생긴 공백을 작가적 상상을 통해 채워 넣기도 한다그 덕분에 책에서는 그간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 속에서는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여걸의 이름을 여럿 발견 할 수 있는데다가흥미를 가지고 읽어 나가기에도 독자로서는 너무 편리하다.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하면서 다소 의아스러웠던 점은 특히 책의 전반부에 걸쳐 여걸 열전이라는 이름 아래 해당하는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서술해 나가면서도 정작 주인공에 대한 직접적인 서술보다는 당시 시대상황을 전반적으로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었다사료의 부족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할 수는 있었지만저자가 책 머리에서 저자가 언급한 한국사 속의 여걸을 부각시키는데 아쉬움이 남았다신라와 고려 시대에 성 풍속도가 지금 우리가 가진 개념과 많이 다르다는 사실 역시 매우 큰 충격이었는데그 보다 책을 읽어가면서 주로 고려 시대 부분에서 가계도(家系圖)를 이해하는 것에도 매우 어려움을 겪었다누가 누구의 자녀이고 또 어떻게 결혼을 했는지가 예상보다 너무 복잡했기 때문이다.

 

 내심 우리 역사에 대해서는 전문가 수준까지는 아니라도비교적 친숙하다고 지금까지 생각했었는데이 책을 통해서 허황옥도미의 아내한주미실궁주연수영신명순성황후천추태후기황우문정황후소현세자빈 강씨 그리고 임윤지당에 이르기까지 국어나 문학 시간에 잠깐 접해 본 이름내지는 전혀 알지 못했던 이름이 수두룩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그 외에 상식적인 수준에서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다른 인물들에 관해서도 그 지식이 너무 미천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마지막으로 이 책 한국사 여걸 열전이 그 내용에서도 실제 읽어 나가는데 있어서도 매우 좋은 책이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특히 고대사 부분에 있어서 작가적 상상력을 동원해 이야기를 풀어간 사실이나아직 학계에서 정설(定說)로 인정 지 못하는 여러 설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아직까지 여러 의견이 분분한 만큼 하나의 의견으로써 가지는 가치는 충분하지만 그 이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하지만읽어보기에 재미도 내용도 충분한 책이라는 점에서

직접 읽어보기를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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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수 지음평단 | 2008년 9

 

책 발랄한 라라는 모든 사람에 불륜은 없다 마광수 문화비평집’ 이후 작가 마광수의 책을 직접 읽어 보는 두 번째 책이다전작을 통해 작가는 주장하는 지나치게 교양주의적인 우리나라 문학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생기는 생각과 감정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이 책 발랄한 라라를 통해 작가가 이야기하는 바가 과연 그의 소설에서는 어떻게 등장할 지가 궁금했다.

 

이 책 발랄한 라라의 서문을 통해서도 작가는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전면에서는 보수주의와 교양주의를 표방하면서도 그 이면에서는 전면에서 내세운 것들이 그저 내숭이 되어버리고 마는 현실을 개탄한다그리고 단편소설이 가질 수 있는 장점과 함께 소설의 분량만으로 콩트와 단편소설을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함을 이야기하고 작가 자신은 교양주의가 갖는 위선과 이중성을 부정하며자신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퇴폐(頹廢)가 아닌 유미주의(唯美主義)로 스스로 규정하며 자신을 옹호하는 틀로써 삼고서 소설 속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이 책 발랄한 라라는 32편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는데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여러 곳에서 보이기는 하지만책을 통해 작가는 사람들이 가진 한계를 벗어난 섹스토피아의 실현을 꿈 꾸는 것으로 보인다거기에는 작가가 가진 페티시즘(fetishism) 역시 빠지지 않는다.

 

사실 작가는 여러 곳을 통해서 자신의 글을 직접 읽어보지 않고서 자신을 퇴폐(頹廢)주의자로 간주하는 것에 대한 적개심을 보인 바 있다그리고 자신이야 말로 성에 대한 위선과 이중성을 철저히 배제함으로써 진정한 예술가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이야기한다그렇지만 전작과 이번 책을 직접 읽어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작가가 이야기하는 유미주의에 대해 스스로가 선구자의 역할에 만족하는 것이라면 더 이상 왈가왈부할 거리가 있을 필요가 없지만독자가 직접 그의 글을 읽어 보고 그의 글에서 직접 유미주의로 칭하는 아름다움을 느끼기에는 퇴폐적이라고 규정되었던 기존의 야한 소설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데 까지는 이르지 못했다고 보인다게다가 즐거운 사라’ 사건 이후의 후유증인지 소설을 내용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자신을 변호하고 옹호하는 내용이 반복되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점은 아쉬움이 정말 크게 느껴졌다.

 

소설이 허구의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결국은 작가의 경험에 기반을 둘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과연 백일몽(白日夢)을 꾸는 듯한 작가의 이야기 속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부분들이 실제 작가의 이야기였을 지가 자못 궁금하다.

 

작가 마광수에 대한 충분한 인지가 만든 선택이 아닌 그저 단순한 흥미로 인해 책을 선택한다면 이 책 발랄한 사라는 비...


 Tracked from 파아랑 at 2009/07/10 01:10 x

발랄한 라라 - 마광수 지음/평단문화사 고무풍선기린 님께서 보내주신 [발랄한 라라]를 읽었습니다. 말로만 들었던 마광수 교수의 단편소설집입니다. 네댓장의 짧은 분량의 단편부터 여러 가지 단편들을 모아놓았습니다. 성性 과 관련해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 남자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저입니다. 그리고 표현이나 사고에 있어서 솔직한 편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했지만, 약간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것 보면 그렇지 않은가 싶기도 하네요.-_- 단편들 중에서 성과 관련......more

 Commented by 파아랑 at 2009/07/10 01:09  
발랄한 라라 읽고 트랙백 남깁니다.^^

하....조금 놀랐습니다.;

대한민국은 좀 더 개방적이어야 해!!라고 종종 말하곤 다니지만,...

하여튼,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기존의 퇴폐적이라 평가 받았던 소설과의 차별화의 부족...이 부분에 공감이 가네요-

또 뵙겠습니다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9/07/10 09:53 
성에 대한 위선과 이중성을 철저히 배제함으로써 진정한 예술가로서 자부심을 가지려하는
저자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에서 만족해야 할 듯 싶습니다. 저도 책을 읽으면서 꽤
놀랐었구요. ^^;

제가 작성해 놓은 것을 제가 다시 읽어 보는 것인데도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게 작성해 놓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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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오가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좋아하는 영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이다그럴 때마다 내가 언급하는 영화가 몇 편 있는데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Fight Club’ 그리고 The Butterfly Effect’ 같은 영화가 그런 범주에 속하는 영화다이들 영화의 특징을 꼽으라면 바로 영화의 소재가 기억력이나 시간의 흐름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왜 그렇게 기억력이나 시간의 흐름을 소재로 하는 영화에 집착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스스로도 알지 못하지만어찌되었건 나는 기억력이나 시간의 흐름을 소재로 하는 영화를 보면 열광하곤 한다그런데 지금 이야기하려는 영화 데자뷰, Déjà vu’도 그 내용이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가는 것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고로 내가 열광할 요소를 갖춘 영화라는 말이다 

 

영화 속에서 시간을 거슬러 가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다그렇지만 보통 스타트렉 만큼의 과학적 논리로 무장하지 않는 이상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가는 것은 그저 신기한 일일 뿐 그것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그런데 이 영화 데자뷰는 스타일이 약간 다르다양자물리(Quantum physics)에서 이야기하는 시간과 공간의 왜곡을 매개로 현재와 과거를 연관 지으며 이야기를 풀어 나가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만 시간 왜곡에 대한 이야기는 접어 두도록 하고영화의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자.

 

영화는 시끌벅적한 부두의 모습에서 시작한다다양한 무리의 사람들이 부두에 정박해 있는 배를 타고 배는 유유히 강을 따라가는데갑자기 배에 실려 있던 자동차가 그 속에 있던 폭발물과 함께 폭발한다그리고 배는 아비규환(阿鼻叫喚)이다폭발과 함께 배에서 사람이 튕겨져 나가고폭발과 함께 목숨을 잃는다즐겁고 흥겹던 영화 속 장면은 순식간에 혼돈으로 가득하다그리고 그 폭발을 수사하기 위해 주인공 더그 칼린(덴젤 워싱턴, Denzel Washington)이 등장한다이렇게 영화는 시작되고이내 더그는 테러로 희생된 수백 명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순전히 데자뷰라고 생각했던 현상이 실제로는 시공의 물리적 개념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당황한다그렇지만 이내 사건과 연관이 있어 조사하게 된 클레어라는 여인에게 흥미를 갖게 되면서 더그는 과거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더 집착을 하며 이야기는 이어진다.

 

결국 과거로 돌아간 더그는 폭발이 일어나기 전에 범인도 잡고 사랑하는 여인까지 얻게 되는데그 자세한 내용은 직접 영화를 보면서 알아가시길….


 Commented by 배시시 at 2008/10/19 10:18  
아~ 과학지식을 갖고 이런 영화를 볼 수 있다니 부럽군. ^^. 나도 기억, 시간여행 같은 거 좋아해~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8/10/19 21:28 
와우~ 누나의 덧말이... ^^
   저는 기억과 시간 여행 같은 소재 영화는 아주 껌뻑 죽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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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페퍼 지음 | 배 현 옮김 | 지식노마드 | 20089



이 책 권력의 경영, Managing with POWER’를 처음 봤을 때하버드 심리학과 교수인 하워드 가드너의 통찰과 포용, Leading Minds가 머리 속에 떠올랐다논문조의 어투와 형식을 바탕으로 11명의 다양한 인물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다 읽었을 때 리더십에 관한 세계적 석학의 1학기 수업을 마친 것만 같은 느낌이었는데이 책 권력의 경영’ 또한통찰과 포용과 읽고 나서의 느낌이 비슷할 것만 같았다이는 이 책의 저자 제프리 페퍼가 스탠포드에서 조직 이론을 오랫동안 강의한 석학이란 점에서 기인하지 않았나 싶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느낌은 약간 달랐다세계적 석학의 1학기 수업의 느낌에 그치지 않고 좋은 MBA에서 조직관리에 대한 수업을 제대로 받았다는 기분이 더 강했다거기에 서양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손자병법을 통해 조직을 이루고 이끌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사실 책의 서두에서도 지적하고 있듯이나 역시 권력(權力)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막연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것으로부터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편이 좋겠다나는7080 세대로 제도권 교육을 통해 민주주의 가치에 꾸준히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 세대이다비록 전두환 전대통령 시절에 초등학교 교육을 받긴 했지만 그래도 학교 교육을 통해서는 민주주주가 갖는 가치와 효용에 대해 매우 합리적인 교육을 꾸준히 그리고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받아 왔다그 결과 권력은 일부 정치 세력이나 이익단체들이 자신의 이익을 성취하기 위한 어둡고도 지저분한 음모 이상의 의미로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다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생각이 명백히 틀렸다고 지적한다 권력은 막연한 거부감을 가져야 할 대상이 아니라그 속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과업을 올바로 성취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저자가 이야기하는 올바른 권력의 이해를 바탕으로 권력이 발생하는 원천이 무엇인지권력 행사에 필요한 전략과 전술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역학 관계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해 GM, 포드, PG&E, 미 정부뉴욕시리먼브러더스 같은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실제로 일어난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통해 막연히 권력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채 자신의 일에 있어서 소극적인 자세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현상 유지에 급급한 것이 아니라적극적인 권력의 획득과 사용을 통해 비록 실패와 역경을 맞이 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자신이 속한 조직 속에서 이루고자 하는 과업을 더 효과적으로 이룰 수 있어야만이 그 개인과 조직 그리고 사회 모두에 발전이 있음을 역설한다.

 

 이는 실제 주위 상황을 떠올려봐도 대부분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권력이나 권력 싸움에 무관심하고그 결과 일부 몇몇만이 적극적으로 권력을 획득하고 행사해 왔음을 통해 저자가 이야기하는 명제가 실생활에서 당위성을 가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책을 읽어가면서 개개의 인간과 조직 그리고 사회와 관련된 모든 활동에서 깊이 있는 시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통찰력에 대해 많이 생각할 수 있었는데권력과 영향력 행사가 결국은 인간사회에 보편적으로 통하는 사회적 관계망을 이야기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내 자신과 내가 속한 조직에 대한 더 큰 통찰력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내용이 방대하기는 하지만 일독해 보기를

....


 Tracked from Inuit Blogged at 2009/09/12 11:19 x

제목 : 권력의 경영
권력은 악일까요. 필요악일까요. 아니면.. 그저 악명이 숙명인 사회적 메커니즘일까요. Jeffrey Pfeffer (원제) Managing with power: Politics and influence in organization 페퍼 씨는 명료하게 권력을 정의합니다. 권력은 의사결정을 실행하는 힘이다. 왜냐하면 성공은 계획될 성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공은 실행될 뿐이다. 그리고 그 실행은 권력이 담당한다. 권력에 농락당한 로버트 그린이나, ......more


 Commented by 리스 at 2008/09/29 07:33  

페퍼 책이 번역도 되는군요!
그런데 '권력의 경영'이라니 번역서 제목은 좀; 꼭 정치학같은 느낌이 드네요;;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8/10/01 00:12 
맞습니다. 경영학보다는 조직이론에 더 중점을 둔 정치학 서적 같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

 Commented by 정일동 at 2008/10/05 18:13  

조직 내의 [의사결정],[권력 경영] 및 [목표를 관철하는 법]에 대한 오해를 불식하는데 [링컨.키신저.혼다,허튼의 포먼,애플과 IBMt사 ,이란-콘트라 청문회의 노스 해병대 중령]등의 구체적 사례등은 학교를 떠나 서 [조직생활]을 할 적에 [적응력과 문제 해결력]을 높일 것으로 사료된다.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8/10/05 21:23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inuit at 2009/09/12 11:19  
고무풍선기린님 잘 지내시죠?
덕분에 좋은 책 알게 되어서 고맙습니다. 저도 읽고 글을 적었기에 트랙백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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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엘루세크 지음김시형 옮김 | 교양인 | 2008년 8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왜 사랑하기를 두려워하는가 사랑에 관한 심리학 강의 16은 읽기 전 큰 기대를 가졌던 책이다책의 제목이 사랑에 대한 두려움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깊이 있는 통찰력을 가지고 설명해 나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혹시나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이 책을 보시려고 하는 분들이라면 추천하기가 망설여진다오래된 연인이나 결혼한 커플을 대상으로 그들 속에서 일어나는 사랑과 갈등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이 책을 읽어 나가면서 저자가 책의 내용 전체에서 이야기하는 사랑은 발전의 과정을 일컫는 것이지결코 한 순간 불타 올랐다가 사라져버리는 사건이 아니라는 사실을 통해 절대로 사랑의 유지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한다면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충분하다흔히 연애 상태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특별한 노력 없이도 서로가 좋아 보이고그것을 사랑으로 여기고 마는 성급함이 옳지 않다는 것을 지적해 주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이 갖는 또 하나의 장점은 30년에 걸쳐 심리 상담과 가족 상담을 통해 얻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실제 부부 사이에서 흔히 발생하는 위기와 갈등을 실례를 통해 독자에게 알려주고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행히도 아직까지 오랜 연인도 결혼한 커플에도 속하지 못해 내 실제 경험과 비교해 가며 책을 읽어나가지는 못했지만결혼한 부부들에게 닥친 위기를 잘 이겨내고 지속되는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사랑’ 역시 부지런히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공감할 수 있었다.

 

책을 읽어가면서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었다우선처음에 지적했던 책의 제목과 책의 내용의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독자들에게 흥미를 유발하는 제목을 선정하는 것이 책의 선전과 판매에 큰 효과가 있는 것은 수긍하지만이를 통해 독자가 이 출판사에서 출판되는 서적의 제목을 믿을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줄어든다는 점은 간과하고 있지 않나 싶다또한 깊은 통찰력을 통해 사랑에 관한 심리학 강의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내용상의 깊이를 가졌으면 지금 사실에 근거한 기술보다는 훨씬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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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일 : 2008_09_13 16:00

공연장 대학로 까망소극장


 탐욕(貪慾)이란 좋아하는 대상을 갖고 싶어 하고 구하려는 욕심을 가리키는 단어다그럼 탐욕이란 옳지 못한 것일까나는 연극 리투아니아를 관람하고서 탐욕이라는 단어를 한참 생각했다탐욕도 결국은 정당한 형태로 발현된다면 개인과 사회 모두의 성장에 기여하게 될 것이지만정당성을 결여한 채탐욕이 그 모습을 드러내면 파멸에 이르게 된다는 사실을 연극을 통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리투아니아라는 나라에 대해 나는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유럽 어느 변방에 있음직한 지레짐작 말고는 그 정보를 찾아 보기 전까지 북유럽 발트해에 접해 있는 구 소련에서 독립한 아주 작은 나라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이 연극 리투아니아의 배경이 바로 춥고 척박한 기후로 사람이 별로 살지 않는 리투아니아의 산골 외딴 오두막집이다.

 

 춥고 척박한 기후의 산골의 생활이라면 그 속에서의 생활은 빈곤 할 수 밖에 없다역시 극의 무대가 되는 오두막집의 3명의 식구에게도 그 사실은 그대로 적용된다그래서 그들에게는 좋은 의복도 음식도 없다하물며 그들에게 도시 문명을 상징하는 시계가 있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다.

 

 그런 그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숲 속에서 길 읽은 손님이 찾아 온다차림새만 봐도 그들과 같지 않은 부류임을 금새 알아차릴 수 있을만한 도시인이다여기서 오두막집의 세 가족의 갈등이 시작된다왜 그들의 삶은 저 방문자의 모습과 달라야 하는지에 대한 갈등이 바로 그것이다그리고는 그 방문자를 죽이고는 그의 돈을 빼앗아 도시에서 살아갈 것을 꿈 꾼다.

 

 연극은 탐욕이 정당성을 상실한 채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 준다만약 그들의 탐욕이 정당성으로 인해 제한 받았다면 극의 이야기는 전혀 달라졌을 것이다극의 작가는 인간이란 결국 자신이 가진 탐욕 속에 빠져드는 존재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극은 앞에서 언급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법 음침한 분위기에서 전개된다그리고 극을 보기 시작하면 이내 정확한 동선에 맞추어 배우들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하지만극을 관람하고서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극이 시작하고서 금방 전체 스토리를 대략 예측할 수 있었지만그것이 그 부족함의 전부지는 잘 모르겠다연출자가 관객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던 부분에 대한 숙고가 더 필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감히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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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애리얼리 지음석훈 옮김 | 청림출판 | 2008년 9

 

이 책 상식 밖의 경제학, Predictably Irrational’은 합리적 사고를 통한 최선의 행동을 바탕으로 사회 현상을 기술해 나가는 전통 경제학에 반기(反旗)를 드는 책이다하지만 잠깐 사람들의 실생활을 떠올려 보면 그 속에서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이 비이성적인 면이 많다는 사실을 금세 알 수 있다이렇게 실생활에서 전통 경제학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이 책 상식 밖의 경제학의 저자 댄 애리얼리는 주목한다그러면서 책에서 소개하는 행동 경제학을 통해 인간의 비이성적 행동과 판단에 대한 이야기를 책을 통해 풀어 나간다.

 

책에서 저자는 잠시만 앉아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자신의 선택이 합리적이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13가지 행동 유형을간단하면서도 사람들의 의식세계를 잘 엿볼 수 있는 기발한 실험을 통해 이야기해 나간다사람들은 흔히 인간은 만물의 영장으로 합리적 판단과 행동을 통해 발전해 왔고역사적 사실이 그것을 증명해 준다고 생각한다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우리의 주위를 잠시만 둘러보면 금세 같은 실수를 수없이 반복하는 자신의 모습을 비롯해 다양한 반례를 볼 수 있다저자는 이러한 모습을 독자에게 지적하면서 사람들이 늘 이성적인 판단과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그리고 앞서 말한 13가지의 간단하지만 기발하고 또한 매우 직관적인 실험을 통해 인간의 판단과 행동이 얼마나 비이성적인지를 보여준다.

 

 책을 읽어 가면서 나는 저자의 통찰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저자가 이야기하는 비이성적인모습이 내 실생활에서 고스란히 보였기 때문이다하지만 스스로를 합리적인 존재로 생각하며가치 판단에 있어서 그릇된 행동을 했을 때 가졌던 자책감이 내게만 있어 특별한 것이 아니고 다른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반적인 행동이라는 사실 또한 알 수 있었다.

 

 책의 저자 댄 애리얼리는 청소년 시절 마그네슘(Mg)이 폭발하는 사고로 인해 화상을 입게 되었다그 화상으로 인해 3년의 시간을 병원에서 보내야만 하게 되었고그 때 병원에서 사람들이 보여주는 비이성적인 행동에 관심을 갖고 그러한 행동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되었다고 말한다사실 청소년기에 가졌던 의문을 교수라는 직업인이 된 지금에까지 잊지 않고 의문을 풀어가는 저자의 열정적인 모습도 인상적이지만그 못지 않게 불행을 불평거리의 수준에서 끝내지 않고 오히려 기회로 되살리는 저자의 지혜 또한 책을 읽어가며 내가 배워 가야 할 점이었다.

 

 

이 책 상식 밖의 경제학이 갖는 재미와 가치는 정말 매우 크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통 경제학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를 무시해서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한 개인개인의 개개인의 행동 혹은 작은 집단에 있어서는 책에서 이야기하는 행동경제학이 사람들의 판단과 행동의 원인과 결과를 잘 설명해 주지만 그것이 거시적(巨視的)인 현상을 설명하는데는 부분에 까지 확장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거시적(巨視的)인 현상의 경우에는  있어서는 아직 전통 경제학을 통해 이해하는 점이 훨씬 합리적이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전통 경제학과 행동 경제학의 영역을 나누기 보다는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안목을 더 키울 수 있는 기회로 삼으면 더 좋지 않을까 싶었다.

 

일독(一讀)해 보기를 추천(推薦).


 Tracked from Read & Lead at 2009/03/02 08:53 x

제목 : 비교, 알고리즘
상식 밖의 경제학 댄 애리얼리 지음, 장석훈 옮김/청림출판'상식 밖의 경제학'엔 재미있는 얘기들이 많이 나온다.그 중의 하나..MIT 슬론 경영대학원 학생 100명에게 Case 1과 같이 3가지 선택을 제시했을 때 학생들은 온/오프라인 정기구독을 온라인 정기구독보다 훨씬 더 많이 선택했고 오프라인 정기구독은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다. 반면, Case 2와 같이 2가지 선택을 제시했을 때 학생들은 온라인 정기구독을 온/오프라인 정기구독보다 더 많이......more


 Tracked from Read & Lead at 2009/04/24 09:43 x

제목 : 앵커, 알고리즘
상식 밖의 경제학 댄 애리얼리 지음, 장석훈 옮김/청림출판오스트리아의 동물학자/비교행동학자인 콘라드 로렌츠는 오리,거위,백조,기러기 같은 조류들이 부화 후에 가장 먼저 눈에 띈 대상을 어미로 인식하고 애착을 갖게 되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각인 현상 (imprinting)이라고 하고 그 특정한 시기를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라 한다. 금방 부화된 병아리는 어미 닭만을 졸졸 따라 다니며 그 곁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처음으로 눈......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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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규형 지음지식의 날개 | 2008년 5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지금 이야기 하려는 책 성공을 바인딩하라를 상징적으로 가장 잘 표현한 말이다이야기의 시작은 칭찬에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이번 경우는 경우를 달리해 보자책 성공을 바인딩하라의 내용을 말하면 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나와있는 내용이다게다가 피터 드러커나 스티븐 코비를 포함한 뛰어난 학자내지 컨설턴트의 소개로 책의 내용 역시 그들의 것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그래서 사실책의 내용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과 바인더의 형식은 프랭크린 다이어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 이 책 성공을 바인딩하라는 앞서 이야기한 것의 모조품에 불과한 데다가가치 또한 보잘것없단 말인가이 물음에 대한 답이 바로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속담에 들어 있다수많은 훌륭한 서적과 프랭크린 다이어리라는 우수한 다이어리가 구슬에 그치지 않고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처럼 존재하고 있지만그것이 실천이라는 구슬을 꿰는 행동에 이르지 못하면 보배가 되지 못하고 마는데이 책 성공을 바인딩하라는 비록 여러 곳에서 구슬을 가져오기는 했지만대신 그 구슬을 꿰어 보배에 이르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나 프랭크린 다이어리를 통해서 이미 알고 있었던 사명서나 비전 작성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이런 저런 불편함으로 인해 내 생활 속에 자리 잡는 것에는 이르지 못했는데이 책의 경우는 좀 더 생활 속에서 활용하는데 적합하다실제로 책의 모양을 다이어리 형태로 만든 것이나책의 내용을 설명하는 중간 중간에 실제 바인더 사용의 사례를 제시하고 그에 맞추어 직접 작성해볼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다이어리가 서로 호환되기 힘들어 여기저기에 반복 작성을 해야 했던 것에 반해 책에서 소개하는 바인더의 경우는 크기를 A5 사이즈로 사용하지만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A4 용지와도 70% 축소 복사나 컴퓨터를 이용한 편집을 통해 바인더에 다시 기입하는 형태의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준다.

 

그래서 책을 읽어 나가면서 다시금 꿈 리스트사명비전목표 세우기 그리고 계획표 작성을 다른 사람의 예를 보면서 작성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이것이 내 삶을 전체적으로 조망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해 주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지나치게 성공주의에 집착하고 있지는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점도 지적해 두고 싶다휴식을 포함한 여가 부분에 대한 내용과 저자 자신만의 이론에 대해 더 보충된다면 지금 보다 더 뛰어난 가치를 가진 책으로 재탄생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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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크낫 이스워런 지음 | 박웅희 옮김 | 바움 | 20088

 

 책 폭풍 속에서 마음 다스리기는 책의 표지에서부터 이 책이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 두 번째 이야기라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표지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 폭풍 속에서 마음 다스리기를 이야기 하는데 ,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솔직히 말하자면지금 이야기하려는 폭풍 속에서 마음 다스리기의 핵심적인 내용은 전작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가 이미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전작에 들어 있다고 해서이 책 폭풍 속에서 마음 다스리기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이야기하는 핵심적 가치는 동일하지만 그 실천에 있어서 이 책 폭풍 속에서 마음 다스리기가 훨씬 더 유용할뿐더러실제 전작을 읽은 사람의 경우에 있어서도 전작에서 얻었던 가치를 충분히 이 책을 통해 다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그런 면에서 행여나 전작을 접했으니 이 책은 들출 필요가 없다는 식의 생각은 전혀 할 필요가 없다.

 

 이 책은 전체를 아울러 마음을 편하게 해야 한다는 아주 기초적인 명제에 기반을 두고서 이야기를 풀어간다그리고 그 첫 번째 방법론으로 만트람이라고 부르는 경구(警句)을 반복하여 욈으로써 현실에 충실 하라고 조언한다그리고 6장으로 나누어 그 명제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구체적인 실천 사례와 방법론을 전작과는 달리 독자에게 명확하게 제시해 준다.

 

아울러 이 책 폭풍 속에서 마음 다스리기에 대해 하나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바로 이 책은 매우 담백하고 담담한 서술을 통해 그 내용을 독자에게 설명한다는 사실이다그래서 경우에 따라서 다소 읽어가는데 재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하지만 책에서 보여주는 담백하고 담담한 서술을 찬찬히 따라간다면 저자가 이야기하는 사실에 깊게 공감하며 책을 읽는 즐거움을 느끼기에 아쉬움이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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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프랑스와 칸 지음 | 이상빈 옮김 |이마고 | 2008 7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NO! : 인류 역사를 진전시킨 신념과 용기의 외침을 첫 장을 폈을 때책에 관한 기대감이란 이루 말할 수 가 없었다인류 역사를 진전시킨 신념과 용기의 외침이라는 부제에서 일찍이 이 책의 저자와 같이 저널리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서와 같이 숲과 나무 모두를 아우르는 통찰력 깊은 저널리스트의 시각을 통해 인류 역사상 중요한 사건들을 개괄해 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또한 테베에서 천안문까지스파르타쿠스에서 무하마드 알리까지 모든 압제와 퇴행도그마를 거부함으로써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은 사람들의 이야기 일 뿐만 아니라 분야에 있어서도 정치 이데올로기적 투쟁의 ’ 일변도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문화예술과학 그리고 여성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영역에서 휴머니즘에 기반한 권리 옹호와 비참한 현실에 대한 개혁 그리고 사상가 진리의 패러다임을 바꾼 변혁에 대한 이야기라는 책의 소개 문구 역시 내게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렇지만 책은 읽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내 기대감을 깨뜨렸고그것은 책을 읽는 내내 지속되었다책의 소개에 있어서는 인류 역사를 배경으로 할 만큼 그 대상이 광범위 했지만실제 책의 이야기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이루어 진다프랑스를 중심으로 프랑스와 관련 있었던 다른 나라의 사건을 포함하고 있는 것에 그친다거기에 그릇된 전체에 당당히 ‘NO!’를 외친 이야기라는 거대한 담론(談論)을 시도한 것까지는 좋았으나그 각론(各論)에 있어서 지나치게 ‘NO!’라는 단어를 인식하고 서술하는 통에 글을 읽는 재미를 많이 잃어버리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게다가 각론을 이야기함에 있어서도 저널리스트가 가지는 다양한 시각과 깊은 통찰력에 기반한 서술이라기 보다는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나 인물의 나열로 인해 책을 읽어가면서도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따라가기가 어렵다는 느낌이 강했다만약 프랑스 역사와 인물에 대해 깊은 인식을 가진 독자를 대상으로 저술된 서적이라면 별 문제가 없었지만만약 그것이 아니었다면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책 읽기는 그 내용이 무엇이건 그 형식이 어떠하건 간에 즐거움이 책 읽기의 기저에 있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는데그런 점에 비추어 보면 책 읽는 즐거움을 얻기에는 개인적으로 적합하지 않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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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쿠에 지음 | 최준서김수빈 옮김 | 하늘아래 | 2008 7

 

 정신일도하사불성 (精神一到何事不成이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고사성어가 있다정신을 집중해 노력하면 어떤 어려운 일이라도 성취할 수 있다는 아주 유명한 말이다그런데 여기 우리에게 익숙한 이 고사성어의 의미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책이 있다지금 이야기하려는 자기암시 : 인생을 변화시키는 긍정적 상상, Autosuggestion’이 바로 그것이다.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핵심은 아주 간결하다어떤 일에서건 의지와 상상이 부딪히면 항상 상상이 승리한다고 저자 에밀 쿠에는 말한다그것이 우리가 원하는 일이건 원치 않는 일이건 하는 건 전혀 상관없다잠을 자려고 애쓰면 쓸수록누군가의 이름을 생각해 내려고 하면 할수록웃음을 참으려고 하면 할수록장애물을 피하려 하려고 하면 할수록눈은 점점 더 초롱초롱해지고그 사람의 이름은 더 모호해지며웃음은 더 크게 터져 나오고장애물은 점점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이런 일상 생활에서의 경험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이 가지는 의미가 전혀 일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저자는 이런 점에 주목한다그래서 우리를 움직이는 데는 의지보다 상상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그런 점에서 노력과 의지를 더 하도록 충고하기 보다는 상상을 더하는 훈련을 하는 편이 훨씬 더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사실 이 책과 비슷한 종류의 책은 매우 많다비슷함을 뛰어 넘어 내용을 설명하는데 있어서도 독자를 조리 있는 설명으로 끌어드리는 책도 부지기수다그럼에도 이 책 자기암시가 내게 관심을 끄는 건 순전히 의지와 상상이 부딪히면 항상 상상이 이긴다는 한 문장 때문이다의지를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은 개선(改善)에 불과하지만상상을 통해 서는 혁신(革新)에 이를 수 있다고 막연히 믿고 있었는데막연한 내 생각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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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몽 장 지음 김화영 옮김 세계사 | 2008 7

 

 책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영화 이야기를 잠시 해보자영화를 보다가 보면 가끔 영화를 소재로 한 영화를 접하게 될 때가 있다그런 영화를 잘 살펴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바로 그런 영화를 만든 감독들 모두가 지독한 영화광이라는 사실이다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책 읽어주는 여자를 읽으려 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영화에서 통용되는 사실이 책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일까하는 점이었다그래서 살펴본 저자의 이력은 정확히 내 생각이 맞는다는 사실을 이야기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학교수작가그리고 비평가라는 그의 이력은 분명 책을 가까이 해야만 했던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다.

 

 책 책 읽어주는 여자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책 읽어주는 여자에 관한 이야기다이 여자가 어떻게 책 읽어주는 것을 할 수 있게 되었고청자(聽者)와 어떻게 대면하게 되었으며또 그들과 사이에서 어떤 일이 있어나는지를 그 여자의 관점에서 찬찬히 풀어간다.

 

 그녀가 책을 읽어주는 여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이유도 있지만 그녀의 책 읽는 목소리가 좋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그래서 생각해 봤다과연 요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책을 소리 내어 읽을까?  내 경우만 봐도 논문을 볼 때야 가끔 더 집중하려는 의도로 소리 내어 읽는 경우는 있어도그것이 책의 형태를 띌 경우는 묵독(默讀)하는 것이 보통이다내 주위를 둘러봐도 이것은 비단 나만의 경우가 아니다초등학생 시절 이 후 내 주위 사람들에게서 역시 책을 소리 내어 읽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단 외국어를 공부할 때는 예외다). 그러니 내가 내 스스로 책 읽는 목소리를 인지하게 되기는 더 어렵다그래서 책을 읽어 가면서 든 궁금증 하나가 누군가가 내게 책을 읽어 준다면 그 느낌은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사실 책 읽어주는 여자는 책에서 온전히 청자에게 책을 읽어 주는 역할에 머물지 않는다처음에는 그녀도 의식하지 못했지만책을 읽어 주는 행위를 매개로 청자의 욕망을 실현 시켜주는 매개체로써까지 그녀의 역할을 연장시킨다그럼 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가지는 의미는 순전히 책을 읽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그 이상의 것을 추구하기 위한 매개가 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고 작가는 생각하는 것일까 하는 데까지 의문이 생긴다또한 누군가가 내게 당신의 취미가 뭐냐고 물으면 답하는 것 중의 하나가 독서인데그럼 과연 내게 책을 읽는 행위는 무엇이었을까하는 것에까지 질문이 확장된다.

 

 이 책 책 읽어주는 여자는 소설을 읽어가는 재미도 있었지만과연 책 소설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바와 내게 책 읽는 행위가 갖는 의미를 생각해 볼 계기를 가져다 준 인상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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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이게 영화의 제목이야무슨 제목이 이래게다가 마츠코라니 일본 영화잖아일본 영화라면 재미있게 본 것도 제법 되지만 그보다 보고 후회한 경우가 더 많은데 이것도 그렇게 되고 마는 거 아냐싶었다실제 나와 코드가 맞지 않아서 유쾌하지 못한 관람이 되어버린 일본 영화에 대한 기억이 제법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마츠코라는 한 여인의 일생에 관한 이야기다정말 재미없게 그녀의 일생을 따라가 보면 아래와 같다.

 

카와지리 마츠코의 일생

 

1947년 카와지리가의 장녀로 후쿠오카에서 출생

1956 7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밝고 명랑한 유년시절 보냄

1972 23담임을 맡고 있던 학급에서 절도사건 발생교직에서 해고

               작가 지망생 야메가와와 동거생활을 시작하며 폭력에 시달림

               야메가와 철도에 뛰어들어 자살

1973 24야메가와의 친구오카노와 불륜 그러나 버림 받음

1974 25나카죠의 창녀가 되어 업소의 최고가 됨

1975 26동거 중 이던 오노데라에게 배신을 당하고 그를 살해함자살 미수

               도쿄로 상경해 만난 이발사 시마즈와 함꼐 살다가 체포됨

               8년 형을 언도 받음

1984 36지금은 야쿠자가 된 교직에서 해직하게 만든 제자 류와 만나서 동거

               류가 체포되어 투옥

1989 40출소한 류와 다시 만나나 류는 다시 체포되어 투옥

마츠코는 잠적함

2002 53아라가와 강변에서 시체로 발견됨

 

 영화는 김빠진 맥주마냥 처음부터 털어놓은 줄거리를 마츠코의 조카 쇼가 등장함으로써 시작된다고모가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았던 그에게 고모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으니 유품을 정리하고 오라는 아버지의 이야기로 쇼는 죽은 고모 마츠코의 삶을 찾아 나서게 된다.

 

 앞서 마츠코의 삶을 이야기 했기에 다시 마츠코의 삶을 따라가는 영화의 줄거리를 다시 읊조리지는 않겠다병약한 동생만 챙기는 아버지의 관심을 끌고 싶었던 어린 시절을 지나 평범한 교사에서 매춘살인야쿠자의 연인 그리고 어처구니 없게 죽음에 이르기 까지를 쇼는 천천히 보여 주며 마츠코의 삶을 생각한다정작 따져보면 마츠코가 잘못한 거라고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관심 받으며 사랑 받고 싶어 하는 것 뿐인데그녀의 삶은 정말 가혹하다정말 그녀와 같은 삶을 누군가 강요한다면 그 삶을 혐오스러워하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다그런 삶을 살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마츠코의 모습을 이 영화는 과장된 컴퓨터 그래픽과 음악적 요소를 도입하여 적나라게 보여 준다그것이 처음 내 눈에 비친 이 영화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게 영화를 통해 감독이 이야기하려는 것의 전부였을까사실 나는 감독의 의도를 파악해 주저릴 만큼은 되지 못하지만자신의 모든 것을 사랑에 헌신하며 살아가는 여성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를 갖게 되었다비록 내 주위 그런 여성이 있었던 적은 없었지만그래도 그런 사람이 현실에 충분히 존재 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사랑을 갈구 하던 것이 전부이던 한 여인이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를 되뇌다가 죽는 것이 진짜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의 모습인지 그리고 만약 그런 여인이 내 앞에 나타난다면 나는 과연 영화 속에 등장하는 남정네들과는 달리 마츠코의 진짜 모습을 알아볼 수 있을지.

 

 영화는 사실 정말 잘 만들었다는 걸 단박에 알아 차릴 수 있을 잘 만들어진 영화였다그러지만 마냥 추천 하기에는 유쾌하지는 않지만 이야기이기에 더욱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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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고 아키라 지음이서연 옮김 | 토네이도 | 2008년 7

 

 나는 달변은 은이요침묵은 금이라는 격언을 철썩 같이 믿고 사는 편이다내 모습이 바로 전형적인 A형 스타일로 소심하고 말없는 편이기 때문이다원만한 인간관계에 관한 책에 관심이 근래 들어 부쩍 늘어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이런 면에서 내가 이 책 사교력 유쾌한 인간관계의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당연하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나는 무척이나 진중한 편이다. - 개인적으로 소심(小心)하다는 표현보다는 진중(鎭重)하다는 편을 더 즐겨 사용한다그래서 조금이라도 익숙하지 못한 자리에 가면 꿔다 논 보릿자루 마냥 재미있게 멀뚱멀뚱 있는 경우가 많다그러면서도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상대편을 진심으로 대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 이상은 알고 있지 못하다이런 면에서 이 책 사교력은 나와 같은 사람들이 읽어 볼 가치가 충분이 있는 책이다당연하지만 정작 실천하기에는 막연한 이야기를 늘어 놓는 것이 아니라지금 당장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67가지의 구체적 방법을 알려 주기 때문이다그래서 실제 내 경우에 있어서도 내 실제 생활에서 적절치 못한 행동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어떤 좋은 예시가 있는지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사교(社交)라 함은 결국 여러 사람이 모여 서로 사귐을 뜻하는 말인데책에서 보여준 대로 과연 여기에 이해관계의 경중을 따지고 내게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할 수 있는 방법론으로써 접근을 하는 것이 정말 바람직한 가에 대한 의문이다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하되 좀 더 세련된 방법으로 그 진심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호감을 통해 이익을 취할 수 있게 하는 것에는 아직까지 내게는 거부감이 들었다또한 책의 구성 역시 기승전결(起承轉結형태로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67가지의 방법을 하나씩 나열해 감으로써 한 권의 책을 읽고 있다기 보다는 인기 있는 연재 칼럼을 보고 있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이 책 사교력’ 역시 다른 책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내 마음에 드는 면도 있고 그렇지 못한 면도 있지만유쾌한 인간관계를 이끌어가는 구체적인 방법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권해 주고 싶은 책이다게다가 그 방법의 설명이 두 장을 넘지 않아서 바쁜 생활 중에서 짧게 읽어 나가기에도 너무나 편리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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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로스 지음김미정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08년 6

 

Donald J. Trump. 카지노와 호텔 같은 부동산 거래를 통해 백만장자가 되었다는 사실에 나는 막연히 자본주의 이면에 숨은 검은 뒷거래를 통해 성공한 인물이거니 생각했었다그러다가 그의 카지노를 비롯한 부동산 사업이 경기 침체로 몰락했다는 언론 보도는 내심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했었다그리고 잊어버리고 있던 그의 이름은 어프렌티스, The Apprentice’라는 미국 TV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언론 보도를 통해서였다. ‘어프렌티스는 지금 트럼프가 등장해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제임스 선이라는 이름의 한국인이 2위를 차지했다는 내용과 프로그램 속에 트럼프가 등장해 당신은 해고야, You’re fired.’라는 말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게다가 나는 트럼프를 자본주의의 이면에 속에 마피아 두목 같은 인물일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생각보다는 훨씬 젊은 신사의 모습이 아닌가이렇게 트럼프에 대한 내 선입견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접한 책이 바로 트럼프처럼 협상하라이다.

 

사실 트럼프에 대한 내 선입견이 틀리긴 했어도그는 여전히 나와는 요원(遙遠)한 한 외국인일 뿐이라는 사실은 이 책을 좀 더 균형 있는 시선으로 볼 수 있는 큰 힘이 되었다만약 정주영처럼 협상하라라는 이름의 책이었다면 정주영이라는 무게에 눌려 책을 읽기도 전에 그 내용은 사실이라고 지레 짐작하고 말기 십상이었을 텐데이 책은 다행이 그런 오류는 피할 수 있었다는 말이다.

 

책을 읽어 나가기 전에 나는 책의 저자가 트럼프가 수행한 많은 협상 중에서 성공한 경우와 실패한 경우를 나누어 각 사례를 분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하지만 실제 책에는 실무를 중심으로 한 실례는 별로 없다트럼프의 첫 성공적인 거래인 트럼프 타워와 어프렌티스에서의 협상을 비롯한 몇몇 건이 실제 예시하고 있는 전부다그렇다면 이 책은 내게 협상이라는 점에 있어서 별 효용이 없는 것일까?

 

순전히 협상이라는 관점에서만 본다면 이 책은 내게 별로 가치가 없다나게는 당장 트럼프 스타일의 협상을 할 일도 없거니와그와 같은 엄청난 규모의 부동산도 없다하지만 협상이라는 단어가 지닌 대상을 범위를 넓히면 이야기는 달라진다비록 내게 엄청난 규모의 부동산 거래를 할 일은 앞으로도 없을지 모르지만 내 주위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속에서 내 이익을 지키고 획득하면서도 상대편의 것도 지켜주는 형태의 일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협상이라는 단어가 상생(相生)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결국은 협상에서의 성공은 자신이 점령군이 되어 최대한의 이익을 가져가는 것이 되어 버리곤 한다트럼프 스타일의 협상은 이런 일반적인 경우를 지양(止揚)한다진정 상대방과 신뢰와 소통의 관계를 형성하고 양측 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원한다물론 그 속에는 각 상황에 따른 다양한 방법론이 존재하고 남이 하면 불륜이지만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식의 것도 존재한다그렇지만 첫 번째 대전제를 철저히 잊지 않는다는 사실이 결국은 협상의 대가가 이야기하는 노하우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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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머시 브룩 지음인균 옮김 추수밭 | 2008년 6

 

얀 베르메르, Jan Vermeer (1632~1675)는 그의 작품  진주 귀고리 소녀가 영화화 되어 근래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17세기 네덜란드 화가다. 19세기 중반에 가서야 진가를 인정받았던 탓에 확인된 작품도 얼마 되지 않을뿐더러 그의 생애도 역시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게다가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대규모 위작 사건까지 있었던 탓에 시답지 않은 미술 입문서 두 서너 권이 미술에 대한 지식의 전부인 내게도 그의 이름은 몇 차례 들어본 그나마 익숙한 이름이다이렇게 사람들의 이목을 끌 거리가 가득한 베르메르에 대한 책이 한 권 출간되었다바로 지금 이야기하려는 베르메르의 모자가 바로 그것이다.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하자베르메르의 그림에 대한 관심이 큰 사람이라면 이 책은 거들떠 볼 필요가 없다솔직히 말해 책에 실린 그림도 감상도 독자의 눈을 사로 잡기에는 너무 모자라다차라리 베르메르의 관한 다른 책을 펼쳐보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그럼 이 책 베르메르의 모자는 펼쳐볼 가치도 없단 말인가이런 의문은 17세기를 전후로 한 무역을 매개로 한 문물 교류사의 입장에서 본 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책의 내용은 베르메르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모습과 사물을 매개로 그 시대의 사회상에 관한 내용이다. 8개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을 통해 17세기를 전후로 한 세계사의 흐름을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풀어 나간다스페인과 포르투갈이 해상 무역을 점령했던 16세기부터 네덜란드가 그 영광을 가져간 17세기그리고 프랑스의 침공으로 쇠퇴한 네덜란드를 대신해 18세기 세계사에 강자로 떠오른 영국의 이야기가 바로 그것들이다.

 

 어떻게 지금은 5대호 주변의 캐나다의 영토에서 나온 비버 가죽이 유럽으로 건너가 그림의 소재가 되었는지중국의 청화백자가 어떤 경로를 통해 유럽에 전해 졌는지 그리고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점령한 남아메리카의 은과 담배가 어떤 경로를 통해 전세계를 돌아다니고 결국에는 중국에까지 도달하게 되었는지 등에 관한 이야기와 그로 인해 발생한 일들이 무엇인지 상세하게 알려준다.

 

 KBS의 6부작 다큐멘터리 도자기를 통해 어떻게 중국의 도자기가 만들어지고 전세계로 나가게 되었는지중국 CCTV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대국굴기’ 12편 중 1~4편의 내용인 스페인포르투갈네덜란드 그리고 영국에 관한 내용을 통해 16~18 세기에 걸쳐 바다에서 통해 어떻게 그 나라들이 발전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두 가지 다큐멘터리를 통해 동양의 시각에 더 치우쳐 16~18 세기의 역사를 살펴 볼 수 있었다면 이 책 베르메르의 모자는 서양의 시각에 더 가까운 입장에서 그 시대 역사를 살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 책 베르메르의 모자는 순전히 베르메르에 대한 관심만을 가지고 책을 읽어 나갈 때는 완전히 낚인 듯한 기분을 들게 했지만저자가 책을 통해 이야기하려는 바를 알고 또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지식과 비교해가며 읽어나가자 처음 가졌던 기대와는 또 다른 즐거움이 가득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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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련이 그리고 이외수가 쓰다 해냄 | 2008년 3

 

 내가 작가 이외수의 이름을 처음 접한 건 고등학생 시절이었다그 때 소설 벽오금학도를 보고서 무척 독특한 유형의 작가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사실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이름은 내 기억에서 금세 잊혀지고 말았다그랬던 그의 이름이 다시 떠오른 건 순전히 TV 때문이었다재방송으로 방영되는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서 그가 지금 살고 있는 감성마을이라는 곳과 그의 기인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고두 차례에 걸친 쇼 프로그램에 나온 그의 모습은 그의 이름이 친숙하게 만들어 주었다그리고 접한 책이 바로 하악하악’ 이었다.

 

 어느 유파에도 속하지 않은 채독특한 자신만의 모습으로 평생 글을 써왔고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는 TV 속 이야기 탓에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하악하악’ 은 읽기도 전부터 책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그런데 웬걸책을 직접 펼쳐보자 활자가 인쇄되어 있는 부분보다 여백이 훨씬 많은 것이 아닌가거기에 세밀하게 묘사된 물고기 그림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글의 내용과도 딱히 연관이 없어 보이는 물고기 그림들과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우지 못하는 짤막짤막한 내용으로 과연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지고 작가가 가진 생각을 도저히 사려 깊게 펼쳐 나갈 수 없을 것만 같았다게다가 하악하악이라는 제목에 쩐다캐안습 그리고 즐같은 장()의 제목은 뭐란 말인가?

 

 사실 책의 내용을 약 1/3 정도를 읽어 나갈 때까지 책에 대한 불만은 그대로였다작가의 말 맞다나 완전 낚인게 캐안습이었다그러던 것이 절반 정도 읽어나가자 슬슬 형식과 내용이 익숙해 지면서 재미있게 다가 왔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이 책 하악하악은 깊은 사고를 합리적으로 천천히 풀어가는 스타일은 아니다오히려 작가가 살아가면서 떠오르는 상념에 대한 메모 형태의 직관적인 편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비록 책의 내용을 다 읽고 난 지금도 왜 책의 제목이 하악하악인지 그리고 도대체 왜 물고기 그림이 들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짧은 문단들을 통해 작가의 생각을 잘 알 수 있는 책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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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디 포시Randy Pausch, 제프리 재슬로 Jeffrey Zaslow 지음 |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

 

 한 대학에 여가수 한 명이 청강을 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화면을 통해 보여주는 케이블 TV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는 랜디 포시 Randy Pausch 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다아마도 그 여가수의 과외 선생을 하던 한 학생이 그 에능 프로그램 마지막 회에서 랜디 포시의 말을 인용했었다그렇게 그의 강의를 처음 알게 되었고그 후 몇 차례 웹을 통해 그의 강의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유명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리고 나서 지금에서야 랜디 포시의 마지막 강의를 이제서야 책을 통해서 접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앞에서도 살짝 언급 했지만 마지막 강의는 저자인 랜디 포시가 자신이 재직하던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한 그의 마지막 강의를 그대로 책으로 옮겨 왔다그리고 실제 그가 강의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에 대한 설명까지 있으니책은 그의 강의 내용과 그 내용에 대한 주석(註釋)까지 포함하고 있는 셈이다.

 

 그의 강의 모습이 YouTube에 옮겨져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찬사를 듣고 있는 것은 그의 삶에 대한 자세 때문일 것이다췌장암 말기로 더 이상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이 죽음을 기다리는 처지이지만가식이 아닌 진실한 모습으로 그것에 굴하지 않고 긍정적인 자세를 잃지 않고 살아가기 때문이다그래서 그의 강의는 죽어가는 사람이 펼치는 넋두리가 아니다어릴 적 꿈을 진짜 이루기 위해 그가 장애물을 헤쳐 나갔던 경험을 비롯해 다른 사람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모습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그의 자녀들이 자라나면 찬찬히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한 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이야기한다.

 

 사실 내게 이 책에서 감동적이었던 건 랜디가 펼치는 수수한 어투였다비록 번역된 책을 읽어서 정확한 원문을 읽지는 못했지만, YouTube릍 통해 본 그의 강의 역시 화려하게 꾸며진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차분히 그렇지만 위트 있게 풀어나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담담한 어투이지만그 속에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알 수 있었다.

 

 과감히 다른 사람에게도 일독(一讀)하기를 권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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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하던 휴대전화기의 액정 한 가운데 희미한 멍이 생겼다흔히 일상에서 뒷주머니에 전화기를 넣고 자리에 앉고 일어서곤 하는데 그것이 문제를 일으켰던 것 같다솔직히 말하면 전화 통화를 하는 데도 종종 보는 동영상을 액정을 통해 보는데도 작고 희미한 멍은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작은 흠을 침소봉대(針小棒大)하여 나는 휴대전화기를 PDA 폰으로 바꾸어 버렸다.

 

그래서 이전 전화기 속에 저장되어 있던 전화번호들을 새 전화기에 옮겨야 했는데새로 장만한 전화기가 PDA 폰이라 전화번호를 옮기려면 Outlook express라는 메일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가능하게 되어 있었다 예전에 한 때 잠시 Outlook을 사용한 적이 있기는 했지만, Gmail을 통해 Web을 통해 어디서나 메일을 확인하는 것 편이 더 편리해 지금은 Outlook 을 사용하지 않는다순전히 예전 전화기 속에 저장된 전화번호를 옮기기 위해 Outlook을 새로 설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그런데 쓰지도 않을 프로그램 설치하면 뭐하나 싶어 Outlook을 통해 한 번에 전화번호를 옮기는 것을 포기하고 일일이 하나씩 확인하고 옮기기로 했다.

 

사실 100개가 훨씬 넘는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일일이 하나씩 새 전화기에 옮겨 저장하는 것은 고역(苦役)이었다대신 오랜 기간 연락을 하지 못한 친구와 선배 그리고 친척들을 떠올릴 기회는 잊고 지냈던 내 오래 전 이야기를 떠올려주었다심지어 소개팅으로 한 번 만나서 다시 연락하지 않은 사람의 번호도 있었고국가 고시를 공부하느라 바쁘게 지내던 친구어느새 아이 엄마가 되어 버렸다는 소식만 전해 들은 친구그리고 늘 고맙게 생각하지만 그 고마움을 한 번도 제대로 표현해 보지 못한 친척들.

 

 전화번호를 옮기며 가만히 생각 보니까 나는 고마운 사람이 참으로 많았다평소에는 왜 그렇지 생각하지를 못했는지그리고 틈틈이 그들에게 안부 전화를 하며 고마움을 전할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살 수 있도록 애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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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틴 J. 밤바카스 Constantin J. Vamvacas 지음 이재영 옮김 알마

| 2008 5

 

 지금 이야기 하려는 책 철학의 탄생은 아리스토텔레스와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다아리스토텔레스나 소크라테스만큼 익숙하지는 못해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듯한 이름인 탈레스아낙시만드로스아낙시메네스피타고라스크세노파네스헤라클레이토스파르메니데스엠페도클레스아낙사고라스 그리고 데모트리토스가 바로 그들이다시대적 흐름을 되살펴 보면 분명 아리스토텔레스와 소크라테스의 사상적 원류가 되었을 그들의 사상과 정신을 독자에게 소개하는 것이 이 책 철학의 탄생의 목표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은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통합적 사유에 대해 살펴보고철학과 과학이 서로 뗄 수 없이 연관되어 있는 본래의 모습을 설명한다그 과정을 앞서 소개한 10명의 철학자 별로 소개하는데그 분량은 각자 다르다아마도 남아 있는 저작물과 자료의 차이가 분량의 차이를 만들어낸 것 같았다.

 

사실 나는 이 책 철학의 탄생에 대해 기대감이 컸다왜냐하면 이 책의 소개 글에는 철학과 과학의 접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고물리학자가 아니라면 익숙하지 못할 슈뢰딩거 고양이에 대해 소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어떻게 늘 철학적 사유의 부족함에 허덕이던 물리과 대학원생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실제 책은 기대감에는 미치지 못했다책의 분량이 약 55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기는 하지만, 10명의 철학자를 자세히 소개하기에는 부족했고물리학 지식을 바탕으로 읽어나가는 철학서라서 그랬는지 읽어나기는 속도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내심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이 이룩한 철학의 탄생에 관한 1학기 정도의 교양 수업 정도를 기대하고 있었는데책은 그런 교양 수업의 정리노트 정도의 느낌이 강했다또한 각각의 철학자를 설명하는데 있어 수많은 인용구를 이용해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는데그것이 오히려 철학 분야의 초심자에게는 읽고 이해하기에 더 큰 어려움을 주었다.

 

이 책 철학의 탄생은 개인적 기대는 컸지만 철학적 소양의 부족으로 읽기도 이해하기도 어려웠고책 읽는 즐거움도 크지 못한 아쉬움이 가득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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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맥스웰 • 로버트 딕먼 지음 | 전행선 옮김 지식노마드 | 2008년 6

 

 내가 스토리텔링이라는 어휘를 처음 접한 건휴넷에서 발행하는 행복한 경영이야기라는 메일을 통해서였다사실 스토리텔링이라는 단어를 한국어로 옮겨보면 이야기 하는 것’ 정도가 될 수 있을 텐데이야기에 주목하는 것이 별로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것 같아서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그러던 차에 이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5가지만 알면 나도 스토리텔링 전문가를 읽을 기회를 갖게 되었다.

 

책을 읽어 가기 전에 든 생각이 하나 있었는데바로 스토리텔링이 한동안 비즈니스 계에서 유행할 아이템이 될 가능성이 클 것 같다는 점이었다그래서 유행할 가능성이 큰 분야를 먼저 접하는 기분으로 책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것 같은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읽어 나갔다.

 

저자는 책을 통해 선천적으로 이야기 듣기를 좋아하는 인간 본성에 맞추어 감성적인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스토리텔링 기법을 이용해 소비자와 브랜드가 교감을 만들고 유지해 가는 방법을 이야기 한다책에서 소개되는 수 많은 예시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 나는데스티브 잡스가 펼치는 이야기에 호응하는 사람들로 다시 일어선 애플 컴퓨터나 자유와 모험을 선망하는 사람들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할리 데이비슨이 그 대표적인 예시라 할 수 있다그리고 애플 컴퓨터나 할리 데이비슨 같이 성공적인 이야기 속에는 열정영웅악당깨달음의 순간 그리고 변화라는 다섯 가지 단계를 통한 이야기 전개가 있음을 지적한다그 다섯 가지 단계 역시 수 많은 이야기를 통해 그 중요성을 독자에게 어필한다그래서 이 책 ‘5가지만 알면 나도 스토리텔링 전문가은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 책을 읽는 편안한 기분으로 읽어 나갈 수 있게 해준다.

 

책을 읽어 가면서 가장 공감했던 내용이 하나 있는데그것은 흔히 사람은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감정을 들어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한다는 점이다물론 신경질적으로 감정을 드러내서는 안되겠지만비즈니스 세계에 있어서도 명확한 사실에 상대방이 공감하는 감성이 함께 했을 때야 상대편의 기억에 남고 상대편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의 사이즈에 대해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데이 책 ‘5가지만 알면 나도 스토리텔링 전문가는 보통 서점에서 살 수 있는 책에 비해 조금 작다지금까지 경험에 비추어 보면 사이즈가 조금 작은 책은 보통 편하게 읽어 나갈 수 있는 소설이나 수필이 대부분이었다물론 이 책 또한 읽기에 특별히 어려운 책은 아니었지만계속 읽어 나가는 데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다개인적인 성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런 생각이 든 건 처음이었기 때문에 한 마디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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