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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로 더 잘 알려진 뱀파이어는 영화를 통해 우리와 친근해졌다그런 탓인지 내 경우만 살펴봐도드라큘라로 더 친근한 뱀파이어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반 헬싱’, ‘뱀파이어 헌터 D’, 그리고 블레이드’ 시리즈 같은 영화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그러던 찰나몇 해전 안녕프렌체스카라는 TV드라마를 통해 뱀파이어 이야기가 국내에서 제작한 영상물에서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흡혈형사 나도열을 통해 국내 영화에서도 등장하기 시작했다사실 외국 귀신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굳이 꼽으라면홍콩 할매 귀신 정도를 제외하고는 처음이 아닐까 싶다.

 

영화의 시작은 꽤나 요란스러웠다뱀파이어의 본고장 루마니아 트란실비아 옛 성의 모습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요란스럽게 시작한 영화는 이내 본 모습을 들어낸다영화 쥬라기 공룡을 연상시키는 모기가 등장해 뱀파이어의 피를 빨고는 안녕프렌체스카처럼 한국에 오게 된다그리고는 우연히 영화의 주인공 나도열을 피를 빨아 먹다가 모기는 생을 다하는데모기에 물렸다는 얼토당치 않은 이유로 나도혈은 뱀파이어가 되고 만다거기에 더 황당한 건 야한 걸 보고 흥분하게 되면 흡혈귀로 변한다는 사실이다이런 나도열을 둘러 싸고 벌어지는 일이 바로 이 영화 흡혈형사 나도열의 이야기다.

 

사실 이 영화 흡혈형사 나도열은 관람 후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다잘 짜여진 이야기가 주는 즐거움과 그 이야기를 충실히 보여주는 배우를 선호하는 내 개인적 성향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지만그것보다는 영화에서보다 토크쇼를 통해 더 유명해져 버린 배우 김수로의 원맨쇼를 기대하게끔 만드는 홍보물 탓이 더 컸다흥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라고는 하지만 김수로가 펼치는 철저한 코믹쇼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그간 토크쇼에서 보여주었던 김수로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코믹한 장면이 아쉽게 느껴졌고잘 짜여진 이야기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코믹물도 액션물도 아닌 어중간한 영화 같은 느낌이 아쉽게 느껴졌다대신 비오 신부를 인상적으로 연기한 배우 오광록과 부담스러우리만큼 분장을 한 손병호를 보는 즐거움은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영화의 전체를 이야기하는데 주가 되는 것은 역시 주인공인 법그런 면에서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키는데 실패한 배우 김수로의 모습이 아쉬움이 큰 영화였다.

 

그런 점에서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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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라는 이름의 나라가 내 인식 속에 들어온 것은 아마도 국민학생 때 쯤인 듯하다아시아의 떠오르는 4대 용으로 칭하던 나라 중에 싱가포르가 있었기 때문이다그렇지만 이내 싱가포르라는 나라는 내 기억 속에서 지워졌고 꽤 많은 시간이 흘러 국내 경제 성장의 둔화로 4대 용의 대열에서 우리나라가 탈락할 위기에 쳐해졌다는 뉴스를 듣고서야 떠오른 나라 정도였다그것도 작은 도시국가 형태로 국민소득이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나라 정도 말고는 별 인상이 없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이 책 리콴유 자서전, The Singapore Story’를 봤고그저 청렴한 독재자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던 리콴유의 모습과 싱가포르 스토리라는 부제에 흥미를 느껴 읽어보기에 이르렀다이 책 리콴유 자서전, The Singapore Story’는 읽기가 편한 책은 아니었다여백이 많고 삽화나 사진도 종종 볼 수 있으면서 읽기도 편하게 편집한 요즘 책과는 달리 작은 활자에 700 쪽이 넘는 분량은 근래 본 책들을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끈기를 요구했다 

 

 사실 내게 읽을 읽기 전 기대하고 관심을 가진 것은 좁은 국토와 빈약한 지하자원으로 경제 개발에 성공한 싱가포르 경제에 관한 것이었다그렇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자 책의 방향이 내가 기대하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싱가포르의 경제 개발까지는 가지도 못하고 리콴유의 출생에서 시작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가 합병하고 다시 독립하기까지가 책의 내용이었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었다기대했던 경제개발의 내용은 없었지만식민지 출신 소년이 어떻게 해서 당연히 받아들였던 백인우대사상을 뛰어 넘고정치활동을 시작하며현실 속에서 당면한 파업이나 공산 계열이 일으키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자신의 정치력을 키워가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그 뿐만이 아니다말레이시아인중국인 그리고 인도인으로 구성된 싱가포르 사회에서 그들을 융합하고 더 나아가 말레이사아의 연방이 되기 위한 과정과 그 속의 어려움까지 리콴유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담담히 책을 통해 풀어 놓고 있다.

 

 그래서 정직하고 유능한 정부공공질서와 안보가 보장되는 사회사회 경제적 발전 등이 저절로 생겨난 것이 아님을 국민들이 알아 주기를 바라는 리콴유의 입장을 이 책은 잘 보여준다.

 

 자서전이라는 특성에 기인하면 개인적 입장을 철저히 옹호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한 개인의 자서전을 넘어서 싱가포르의 건국 과정과 그 발전 과정을 잘 보여주는 책인 만큼 리콴유 상대편의 시각까지 더 폭넓게 포용했더라면 책이 가지는 지금의 가치보다 더 역사적 가치를 인정 받지 않을까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로 보기에는 많은 분량과 작은 활자로 인해 딱 잘라 추천하기는 어렵지만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책인 듯 했다.

 

 책이 가지는 가치가 재미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에 충실한 사람이라면 일독해 보기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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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ro del prete <사랑하는 연인>이라는 그림입니다.

보통의 성인들에게는 사랑하는 연인들의 모습으로 보이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의 눈에는 물 속을 자유롭게 헤엄치는 아홉 
마리의 돌고래 떼로 보인다고 합니다.

이제 다시 한 번 천천히 그림을 들여다 보세요.

 

아홉 마리의 돌고래 떼가 보이시나요?

그림을 모니터에 띄워놓고 3~4시간마다 한 번 씩 돌고래 떼를 
보려고 애썼지만,
아직까지도 돌고래가 보이지 않네요.

 

처음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지금은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음흉한 마음이 제 마음 깊숙이 자리 
잡고 있나 봅니다.


 Commented by chokey at 2007/08/21 01:13  
저는 바로 보이는군요!! 아직 전 순수하다는 건가요 하하하^^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7/09/02 03:04  
저는 세속의 때가 너무 탓나봐요. 
부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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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에 대한 글을 쓸 때 마다 매번 떠올리는 것이 바로 관람 후 바로 그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풀어 놓아야 한다는 점이다먼저 관람했던 것에 대한 감상문을 다 작성하지 못했다는 점을 방패막 삼아 시간을 보내다 보면 이번 글 후궁박빈처럼 약 관람하고서 10개월이 더 지나서 글을 작성할 경우가 생긴다는 점이다그리고 이런 경우는 아무리 기억 속을 헤집고 다녀도 극의 전체적인 느낌 이상의 세세한 부분과 감상은 기대하기 힘들기 마련이다.

 

 기억 속에 숨어 있던 후궁박빈을 떠올리려 포스터와 극의 팜플렛과 그 속의 소개글을 뒤적이며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sexy 코미디에 대한 사전 기대였다한 때 대학로 공연들에서 선정성이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관객 동원을 목적으로 이루어진 공연 중 과다 노출로 설왕설래(說往說來)했던 것이 sexy 코미디라는 선전문구를 보고 떠올리곤 내심 과다노출에 대한 기대를 했었다거기에 무언가 선정적일 것만 같이 보이는 공연 포스터 또한 내 기대를 부추겼다.

 

 ..만고의 진리인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연극 후궁박빈은 선정적인 극이라고 하기 보다는 궁중의 암투를 코믹의 요소를 빌려 표현한 블랙 코미디에 더 가까웠다.

 

 극의 큰 줄거리는 후사가 없는 임금의 이야기다그렇지만 거기에 생뚱맞게 흥부 가족이 나온다. 12자식을 낳은 흥부 처를 엉뚱하게도 후사가 없는 임금의 첩으로 들여 임신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흥부 처를 처녀로 둔갑시켜 데려온 신하들이 자신의 거짓이 들러날 것을 우려해 흥부네 가족을 하나씩 죽이게 되고 결국 흥부 처가 곱슬머리에 검은 피부를 가진 아이를 낳자 흥부네 가족을 죽여서 자신의 안위를 지키려는 내용이다.

 

사실 극의 개연성(蓋然性)은 떨어지나 이 극 후궁박빈에서 개연성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권력욕에 집착해 생긴 궁중의 암투가 생존을 위한 암투로 바뀌어가면서 궁중 사람들이 보여주는 우매함과 우유부단함 그리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정말이지 웃기지도 않는 연속된 상황과 그 속에 등장하는 성적 묘사와 그를 둘러싼 일련의 코믹한 장면들이 이 연극 후궁박빈에서 볼 수 있는 재미다.

 

사실 기대했던 sexy 코미디에 미치기에는 그 선정성이 너무 부족한 아쉬움이 컸지만 그래도 비교적 블랙 코미디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부족함이 없다는 점으로 이 극 후궁박빈을 평가할 수 있겠지만그래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만큼 극의 이야기가 주는 재미를 논하기에는 2% 부족한그래서 조금 아쉬움이 남는 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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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의 관심이 영화 디워(D-War)’에 집중된 이 시점에서 나는 작년 여름 극장가에 선보였던 CG(computer graphic) 애니메이션 , Cars’를 이야기하려 한다. 애니메이션 , Cars’는 그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자동차에 관한 이야기다우화(寓話)이라는 이름으로 동물이나 식물을 의인화해 이야기가 전개되었을 것이 3차원 컴퓨터 그래픽의 힘을 빌려 자동차가 이야기의 중심에 섰다.

 

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은 새롭게 등장한 레이싱 카 라이트닝 맥퀸이다라이트닝 맥퀸의 인생 목표는 될 수 있는 한 빨리 달려 레이싱에서 챔피언이 되는 것이다그리고 맥퀸의 자신의 목표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서고 있다그러다가 일이 벌어진다맥퀸이 늘 우승을 꿈꾸던 피스톤 컵 대회에 참석차 캘리포니아로 가던 도중 레디에이터 스프링스라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 혼자 남겨졌기 때문이다.

 

레이싱 카인 맥퀸에게 한적한 시골 마을을 맞을리가 없다빠르게 달리는 것에만 의미를 두었던 맥퀸의 쇠락한 마을 레디에이터 스프링스의 생활은 사건의 연속이다그렇지만 레디에이터 스프링스의 생활이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속도를 늦추는 것이 주는 즐거움을 레디에이터 스프링스의 차들과 함께 조금씩 알아간다그리고 레디에이터 스프링스 차들의 도움으로 결국 피스톤 컵에 참가할 수 있게 되고 우승까지 한다.

 

요즘 들어 가끔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진짜 제대로 살아가는 것일까를 생각하곤 한다정말이지 나를 포함한 내 주위 사람들 모두 라이트닝 맥퀸 마냥 오로지 빨리 달려 레이싱의 챔피언이 되는 것이 목표다그러기 위해서는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것처럼 약간의 술수를 부리는 것은 유도 아니다다른 사람과 친분 관계를 쌓고 그 속에서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살아가기에 주어진 일들은 너무 많고 바쁘다.

 

영화 , Cars’는 인생의 경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지가 아닌 과정이라는 당연한 교훈을 얼마나 생각하면서 살아가는지 곰곰히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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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바쁘고 번잡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열정이란 단어는 참 매력적입니다늘 업무에 허덕이며 세상사에 끌려가는 저 같은 필부(匹夫)에게는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마련입니다그런데 책의 제목이 열정이었습니다게다가 나를 위한 변화 에너지라는 부제는 정말 책을 보고자 하는 열정을 더 끌어올렸습니다.

 

 세상 사람 모두가 알면서도 잠시 잠깐 혹하는 것 중의 하나가 만병 통치 약입니다만병 통치 약 같은 건 세상에 없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떠돌이 약장사의 달콤한 유혹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그 순간만큼은 만병 통치 약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착각에 빠지게는 건 필부들이 자주 겪게 되는 것들 중 하나입니다이 책 나를 위한 변화 에너지 열정을 보는 순간에 사실 저는 만병 통치 약이 주는 환영에 잠깐 빠져있었드랍니다이 책 한 권으로 내 삶을 변화 시킬 수 있는 열정이 내게로 왔으면

 

 이 책 나를 위한 변화 에너지 열정을 읽기 시작하자 떠오르는 몇몇의 책이 떠올랐습니다유명한 나폴레온 힐의 책이나 성공의 법칙’ 그리고 빅토리’ 같은 성공학으로 범주를 나눌 수 있는 책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그런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점은 결코 무엇이든 성공에 있어서도 만병 통치 약 같은 건 없다는 사실입니다대신 누구나 상식 선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누구나 따라 할 수 없도록 충실히 해나가면 결국 성공의 끈이 그 사람을 따라간다는 정도가 성공학을 범주로 한 책들의 내용이었습니다.

 

 이 책 나를 위한 변화 에너지 열정’ 역시 열정을 단박에 끌어낼 수 있는 특별한 것을 제시하고 있지 않았습니다그것보다는 명심보감(明心寶鑑)같은 책의 한 구절을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붙여 독자가 더 쉽게 그 내용을 받아들 일 수 있도록 한 것 같다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거기에 앞에서 언급한 책들과 다른 점을 꼽으라면 책의 각 테마의 끝에 에너지 코칭이라는 이름으로 각 테마에서 언급한 것들을 실제 생활에서 바로 실천 할 수 있는 구체적 지침을 덧붙여 놓았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각 테마가 3 페이지를 넘지 않는 분량으로 이루어 졌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언급하려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 놓지 않고 짧게 이야기하며 구체적 실천 방안까지 제시해 주기 때문에 정말 짬짬이 읽기에 좋습니다저는 이 책을 보면서 나중에도 가방에 이 책을 휴대해 다니면서 3분의 여유라도 생기면 한 테마씩 천천히 보면서 생활해 간다면 내 스스로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본 나를 위한 변화 에너지 열정은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책은 아니었습니다대신 누구나 공감하지만 바쁜 일상에 쫓겨 잠시 잊고 지내던 덕목을 생각하게 하는 기본기에 충실한 책이었습니다내 자신을 아끼는 마음에서 천천히 읽어 나가기에는 모자람이 없는 책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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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일 2007. 07. 28. PM 7:00

관람장소 청아 소극장

 

 최첨단 기법을 이용한 홍보가 어쩌고 저쩌고 해도사람들이 살아가는 인간사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효과는 여전히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이런 맥락은 내가 극을 선택하는데도 그대로 적용되어 앞서 관람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내 선택에 크게 작용한다.

 

 사실 달님은 이쁘기도 하셔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순전히 관람한 사람들의 호평 덕분이었다거기에 정말 연극을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삼류배우와 사랑을 주세요의 만들었던 극단의 극이라는 점은 미리 기대를 품게 만들었다.

 

 달님은 이쁘기도 하셔라는 1890년대의 일본을 평민들의 이야기다그래서 배경무대배경음악 거기에 의상까지 전부 일본 스타일로 되었지만 평민네들 사는 이야기야 일본이든 한국이든 크게 다를 것이라 생각지 않아일본풍이라도 이야기를 별 거부감 없이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미리 짐작했다.

 

 기모노와 일본동요로 시작한 극은 남자들만 등장하는 일본 전통극인 가부키의 풍자를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여성 배우만 등장한다어머니와 두 딸이 사는 가난한 한 집과 그 집과 인연이 깊은 두 여인과 한 명의 여자 귀신이간의 벌어지는 일이 극의 이야기다매년 추석이 되면 그들이 모여 그들의 일상을 펼쳐 놓고 그 속에서 갈등과 해결을 찾아 나가며 결국 세상사는 인연의 고리고 연결되었다는 걸 알려준다.

 

 여성들이 펼쳐가는 이야기인 탓인지 함께 간 여자 친구들은 극에서 보여주는 인간사에서 여성이 겪는 일들에 대해 깊이 공감하며 즐겁게 관람했다그런데 아쉽게도 내 개인적인 감상은 마치 문화와 풍속이 전혀 다른 나라 이야기를 보는 느낌 탓에 머릿속에서는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걸 인정하면서도 정서적으로 완전히 공감하지는 못하면서 극을 지켜 보았고정서적 공감의 불일치는 내게 지루함으로 이내 바뀌었다.

 

 극 달님은 이쁘기도 하셔라는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와 많은 관객들의 호평이 있는 극이기는 했지만아쉽게도 내 개인적인 성향과는 맞지 않았던 탓에 남성과 여성이 가지는 정서적 공감대가 클 수 있다는 사실의 재인식 외에는 내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한 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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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영화 ‘도마뱀’을 관람하게 순전히 등장 배우인 조승우와 강혜정, 이 둘의 영향이 컸다. 영화 ‘춘향뎐’에서 시작해 ‘후아유’, ‘클래식’, ‘하류인생’, ‘말아톤’ 그리고 ‘타짜’까지 나이에 비해 훨씬 폭넓고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 조승우와 TV드라마 ‘은실이’에서 처음 본 후 ‘올드보이’, ‘연애의 목적’ 그리고 ‘웰컴 투 동막골’까지 강력한 인상을 남긴 강혜정. 실제 연인이기도 했던 이 둘의 등장만으로도 사실 영화 ‘도마뱀’은 내 흥미를 끌었다.
 
 사실 영화 ‘도마뱀’이 가진 매력은 두 등장 배우만은 아니다. 그 둘을 가지고 펼치는 이야기 역시 나는 참 재미있게 봤다. 정말 꼬리를 잘라내고는 도망가는 도마뱀 마냥 운명처럼 다가오는 듯싶다가도 언제 왔냐는 듯이 사라져 버리는 아리와 그로 인해 아리를 가슴에 그리며 살아가는 조강의 이야기는 신파조의 이야기라도 충분히 세련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어린 소녀들이 백마 탄 왕자를 꿈 꾼다 하지만, 사실 운명적인 사랑을 기대하는 건 남자들도 별로 다를게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운명적인 대상에 대한 그리움을 영화를 통해 잘 표현했다.
 
 별로 신통치 않은 사람들의 평가에 비해서는 훨씬 더 좋은 영화라는 생각을 관람하는 동안 떠올리게 하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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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만이건 사랑이야기’ 라는 이 책의 제목을 보고서 나는 막연히 로맨스에 관한 소설이려니 생각했다물리학과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중이라 어지간해서는 소설책에 손이 가는 여유가 없는 탓에 흰 색 표지에 제목을 알리는 검은 글씨와 군데군데 들어가 있는 붉은 이 주는 깔끔한 시각적 모습만으로 그냥 소설일 것이라 막연히 생각하며 책을 읽어 나갔다.

 

 이 책 그렇지만 이건 사랑이야기’ 는 나를 무척 당혹스럽게 했다깔끔한 표지가 주는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제목과 네 줄의 문장 그리고 삽화 하나로 첫 번째 이야기가 끝나버린 것이다이 예상치 못한 짧디짧은 내용이 당혹스러움의 전부가 아니다내용 역시 내가 생각했던 로맨스 소설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로맨스는 커녕 시작부터 신문을 읽는 남편에게 방해 되지 않도록 창문을 닫고 자살하는 이야기다익숙하지 못한 형식에 예상치 못한 내용이 주는 당혹감으로 이 책의 첫 장은 시작되었다.

 

 서너 줄로 끝나는 이야기에서 단편 소설 정도의 분량을 가진 이야기까지 분량마저도 마치 미친년 찢어진 치마 모양 같다는 어감이 주는 것처럼 전혀 예측할 수가 없었다거기에 책 중간중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외설스러운 내용까지 물리학과 대학원생에게는 너무나 익숙하지 못한 책이었다.

 

 그렇지만 부자연스러움이 주는 흥미라고 할까책을 보는 도중에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보수적으로 받은 교육 탓에 비교적 유연하지 못한 윤리관과 정형화된 사고에서 쉽사리 생각지 못했던 내용이 주는 흥미가 은근히 쏠쏠했다사랑 이야기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던 부끄럽지만 아름답고 달콤한 이야기가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일그러진 세상 속에서 운명의 엇갈림과 냉소 가득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도 결국은 이 책의 제목처럼 그렇지만 그런 것도 사랑이야기라는 사실이다.

 

 책을 다 보고 마지막에 적혀진 옮긴이의 말을 보고서 내가 익숙하지 못했던 책의 형식이 바로 콩트라는 사실을 알았다.

 

 냉소 가득한 사랑이야기를 이 책 그렇지만이건 사랑이야기를 통해 볼 수 있긴 했지만그래도 사랑이야기에는 냉소보다는 관심과 애정이 더 좋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꽁트라는 형식 탓인지 진지하게 삶에 대해 생각하고 관조하는 모습은 보기 어려웠던 탓에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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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겨울에 댄스컬 사랑하면 춤을 춰라를 처음 봤다그리고 2년 반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나는 ..’을 다시 봤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블로그를 뒤져보니 이번 관람이 두 번째가 아닌 세 번째 관람이다. --; 곰곰이 머릿속 기억을 헤집어 보니 어렴풋이 두 번째 관람 때의 느낌이 살아난다평소 바쁘다느니 혹은 정신 없이 산다고 입버릇처럼 중얼거리는 말이 허풍선이만은 아닌게 확실하다..

 

 뒤적거리며 찾았던 어림풋한 기억과 블로그의 남은 첫 관람 때의 인상적인 것은 Non-verbal performance 가 갖는 형식적인 특징이었다우리 나라 Non-verbal performance의 효시라 할 수 있는 난타’ 이후의 도깨비 스톰이나 두드락’ 같은 공연과 같은 연장선 상에 ..’ 역시 있었다굳이 다른 첨을 꼽는 다면, ‘난타를 비롯한 Non-verbal performance들이 타악을 이용한 리듬을 통해 극을 이끌어 나갔다면, ‘..’은 리듬을 통한 극의 전개에서 벗어나 전달 매개체를 댄스로 했다는 점이었다.  약간 난타’ 이후 등장한 아류작의 느낌이 약간 있기는 했지만그래도 춤을 통한 극의 전개는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다.

 

여기에 관람한 공연 중 ..’과 비교해 볼 만한 공연이 하나 더 떠올랐다바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가 바로 그것이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최근 들어 젊은이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는 힙합 댄스와 댄스 배틀 그리고 비보이의 춤 실력을 그대로 공연에 가져와 힙합을 기저로 댄스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해 가지만 ..’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공연이었다힙합을 기본으로한 댄스만 놓고 본다면 ..’의 출연진 보다 더 뛰어난 춤 실력 가진 출연진 덕분에 순전히 댄스 구경만으로도 충분한 볼거리가 있는 공연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의 관람은 첫 번째와는 약간 달랐다극이 가진 줄거리에는 바뀐 부분이 없었지만댄스가 더 다양해졌다힙합은 물론이고 랜턴춤재즈탱고 거기에 영화에서나 봤었던 다양한 춤이 처음 공연 때 보다 업그레이드 되어 있었다거기에 처음 공연 보다 춤이 훨씬 더 섹시해졌다춤을 보고 있노라면 유혹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올랐다.

 


그리고 뒤이은 ..’의 세 번째 관람역시 태어나서 자라나며 그 속에서 일어나는 몇몇의 에피소드를 춤을 빌려 표현한 것에서는 별로 바뀐 바가 없다대신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은 다양한 춤의 업그레이드에 이어 랩이 공연에 추가되었다는 점이다다양한 춤의 향연에 랩까지 더해져 공연의 열기는 한층 더 뜨거워져 있었다.

 

 ..’이 가지는 가장 큰 매력은 배우들의 뛰어난 댄스 실력이다거기에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 내용 역시 ..’을 관람하고 나면 정말 재미있게 놀았다는 느낌을 관객들이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사실 ..’을 처음 관람했을 때는 뛰어난 댄스에 비해 빈약한 극의 줄거리에 대한 불만이 컸다이야기 전개를 통해 얻는 즐거움이 극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렇지만 관람의 횟수가 증가하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이야기 전개를 통해 얻는 즐거움도 분명 크지만 대사가 아닌 춤을 통해 극을 전개해 가는 공연에 이야기를 통한 즐거움을 기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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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다빈치 코드, The Da Vinci Code’의 제목을 보고서 나는 이상하게도 인터넷 서점인 yes24의 초창기 이름이었던 다빈치가 떠올랐다사실 내 주위 사람을 포함한 전 세계 독자들의 반향을 일으켰던 소설 다빈치 코드도 있고그냥 우리가 알고 있는 이름은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있건만 다빈치 코드, The Da Vinci Code’라는 어감은 내게 엉뚱하게도 아마존을 따라 한 인터넷 서점 다빈치를 떠올리게 했다.

 

 이런 엉뚱함은 순전히 내 개인적인 친숙함에서 기인한다교회라곤 어린 시절 성탄절에 몇 번 가본 것이 고작이고중세 르네상스 미술은 내가 공부하는 물리학과는 너무나도 다른 이야기들일 뿐이다게다가 소설 다빈치 코드’ 역시 나와는 거리가 먼 소설책이었으니전 세계 관객들이 이 영화 다빈치 코드, The Da Vinci Code’에 관심을 쏟는다 손치더라도내게는 익숙하게 느낄 거리가 별로 없는 영화였다.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 배우와 그 못지 않은 명성을 가진 감독 그리고 전세계 베스트 셀러 반역에 오른 원작인 소설얼핏 보기에 삼위일체가 맞아 들어가 너무나도 재미난 영화가 될 것 같았지만불행히도 내 코드와는 전혀 맞지 않은 탓에 보는 내내 별 감흥이 없었다.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비..


 Linked at 고무풍선기린의 Contrapo.. at 2009/03/15 22:56 x

... 는다. 요리사를 순전히 요리하는 사람에 한정시키지 않고, 글로 된 기록을 모아야 하는 몇 안되는 귀족 아래의 일꾼으로 의미를 확장시킨다. 그리고 그 속에 영화 ‘다빈치 코드, The Da Vinci Code’를 떠올리게 하는 기독교를 둘러싼 음모를 환상적인 요리사 이야기에 덧붙인다. 그래서 신비로운 조리법에 대한 이야기는 15세기 중세 유럽의 로마 교황의 권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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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nna(남태평양 연안 원주민의 언어로 현상 뒤에 숨어 있는 초자연적인 힘)의 한역영어로는 pride 또는 conceit로 번역된다아만(我慢). 자산이 남보다 훌륭하다고 망상하여 남에게 뽐내려 드는 방자한 마음한 가지 주의할 점은 학식이나 용모혈통 등 자신이 갖고 있는 조건 때문에 우월감을 가지는 마음은 교()인데 반해만은 무조건 자가 자신이 낫다고 느끼는 본능적 심성이라는 점이다따라서 교는 오히려 조복(調伏)받기 쉽다고 하겠으나만은 그 뿌리가 깊고 미묘하므로인간의 해탈을 막는 열 가지 족쇄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마지막 족쇄에 속하여 아라한과를 성취해야 비로소 완전히 소멸된다범어의 원래 뜻은 타인과 관계에서 생긴 자의식(self-conception)을 가리킴.

 

 내가 야생초를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내 속의 만을 다스리고자 하는 뜻도 숨어 있다인간의 손때가 묻은 관상용 화초에서 느껴지는 화려함이나 교만이 야생초에는 없기 때문이다아무리 화사한 꽃을 피우는 야생초라 할지라도 가만히 십 분만 들여다보면 그렇게 소박해 보일 수가 없다자연 속에서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은 있을지언정 남을 우습게 보는 교만은 없거든우리 인간만이 생존경쟁을 넘어서서 남을 무시하고 제 잘난 맛에 빠져 자연의 향기를 잃고 있다남과 비교하여 나만이 옳고 잘났다며 뻐기는 인간들은 크건 작건 못생겼건 잘 생겼건 타고난 제 모습의 꽃만 피워 내는 야생초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 많다야생초를 사랑하면서 교만한 자가 있다면 그는 다른 목적으로 야생초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 야생초 편지, 
99, 102 쪽

 


내가 사는 이 시대는 경쟁력의 시대다제대로 대비할 준비도 하지도 못한 채 닥쳐온 무한 경쟁은 이 시대 힘없고 약한 자를 더 어려움 속으로 밀어 넣었다이런 걸 가만하면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이라고 경쟁과 무관 할 수 없다시대가 요구하는 바를 따라가지 못하면 그저 낙오자(落伍者)라는 오명 말고는 들을 수 있는 게 없다.

 

 그래서 이런 무한 경쟁의 시대가 불만이냐고 누가 내게 묻는다면 그건 내가 불만을 가지고 말고 할 사안이 아니라고 이야기할 테이다단순한 겉멋에 하는 말이 아니다불만도 낙오자가 아닌 성취자(成就者)가 해야 그 울림이 있는 법이다대신 무한 경쟁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능력을 배가시키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옆 사람을 깎아 내리려 내가 더 돋보이려 하는 것 같은 허튼 짓은 제발 보지 않았으면 한다.

 

 노자(老子)고 약자(弱者)고 가리지 않고 그저 경쟁의 잣대로 그들까지 판단하는 풍조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긴 하지만지금 떠들고 다니진 말자이러한 읇조림은 누구도 성취자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끔 하고 나서 할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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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초 편지라는 이름의 책을 보고 나는 별로 탐탁지 않았다늘 그랬듯이 제목의 어감이 주는 편견에 먼저 사로 잡혀서 산야에 머물며 우리나라 고유종의 식물을 연구하는 재야학자 정도의 저자가 식물 이야기로 풀어낸 수필일 것이라 생각해 버렸기 때문이다그런 느낌으로 이 책 야생초 편지를 봤다.

 

 이상하게도 편견이 틀렸을 때면그 대상이 무엇이건 간에 더 집중을 하게 된다이 책 야생초 편지의 경우도 내게는 마찬가지였다전혀 예상치 못했던 형무소 수감자가 풀어내는 편지 형식의 야생초 이야기요자신이 살아가는 이야기였다그냥 순전히 저자가 형무소의 수감자이고 그 내용이 외부에 보낸 편지라는 사실 때문에 책을 보는 순간 신영복 교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떠올랐다그러면서 희미한 기억을 떠올리며 이 책 야생초 편지를 읽어 나갔다.

 

앞에도 잠깐 언급했지만이 책은 형무소에 수감된 저자가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를 모아 엮은 책이다비록 제목이 야생초 편지로 되어 있긴 하지만야생초 백과사전이나 도감 같은 책은 전혀 아니다여러 야생초를 기르며 얻은 자신만의 지식에 책에서 본 내용에 그치지 않고 야생초를 매개로 옥중 자신의 삶과 생각을 차분히 글로 옮겨 놓은 책이다사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봤던 철저히 정제된 단어로 이루어진 정제된 생각과는 많이 다르다수 많은 야생초를 매개체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덕분에 훨씬 쉽고 자연스럽지만 그 덕분에 관념의 깊이는 조금 덜 한 것 같다.

 

어떤무슨 풀이 책에 소개되었고 그 풀에 얶힌 에피소드가 무엇이니 하며 소개하는 건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대신에 형무소에 자신의 삶과 생활을 야생초를 매개로 담백하게 풀어가는 담담하면서도 독자에게 자신의 삶을 성찰해 볼 수 있게 만드는 한 번 읽어 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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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어처구니 이야기

관람일시 : 6 30 7 30

극장 : 한양레퍼토리 씨어터

 

풍선으로라면 무엇이든 만들어 내는 남자손행.

무엇이든 훔치고 부수고 때리기 좋아하는 여자재수.

이 두 사람과 네 마리의 애완동물,

그리고 동화작가 초동이 함께하는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

 

소매치기를 마치고 돌아온 재수는 공원에서 열린 손행의 풍선 아트 공연을 본다.

손행의 지갑을 훔치려 접근했다가 되려 그의 마음을 훔치게 되는 재수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긴 손행은 그녀와 친구가 되기 위해 풍선으로 꽃을 만들며 그녀를 유혹하려 한다.

 

이 때 동화작가 초동과 그가 이끌고 다니는 네 마리의 애완동물이 등장하는데


 여기까지가 그림 같은 뮤지컬 어처구니 이야기의 프로그램이 소개하는 어처구니 이야기의 줄거리다소개글의 줄거리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역시 소개글의 줄거리는 어딘가 2% 부족함을 사람에게 느끼게 한다그건 지금 공연을 다 보고 느낌을 적으려는 지금의 나에게도 마찬가지다.

 

 사실 나는 어처구니를 그저 맷돌의 손잡이로만 알고 있었다그래서 분명 극의 내용 중에서 맷돌이 분명히 등장할 것이라고 믿었다.그런데 웬걸, ‘어처구니는 내가 알고 있던 맷돌의 손잡이만 있는게 아니란다궁궐 추녀마루 끝자락에 붙어 있는 작은 조각상의 이름이기도 하단다그리고 이 극의 어처구니는 바로 그 조각상의 주인공들이다.

 

 사실 사람들의 눈높이란 대개 비슷비슷해서 나를 제외한 관객들 역시 대다수 이 극에서 말하는 어처구니를 대게 알지 못했을 테다이런 점을 떠올린다면 이야기의 진행을 돕는 이야기꾼이 있어서익숙하지 못한 등장인물과 그 이름이 가리키는 바를 설명해주면서 극을 진행해 갔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든다다른 사람의 관람평을 몇몇 살펴보아도 역시 스토리 전달이 잘 되지 않았다는 문구가 여기저기 보이는 걸 보면 내 느낌이 그다지 억지는 아닌 듯싶다.

 

 그렇지만 네 마리의 어처구니를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는 일품이었다각각의 동물을 세심하게 잘 연기하는 통에잠시 전에 기분 좋게 봤던 극 거울공주 평강 이야기의 배경을 맡은 배우들과 약간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있어서는 여전히 공연 내내 아쉬움이 남았다.

 

 첫술에 배부르랴 는 말이 있긴 하지만 이왕 할 일이면 처음부터 잘하면 더 좋은 건 당연지사다이런 의미에서 이 공연 어처구니 이야기는 좋은 소재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 공연이었다그렇지만 첫술에 배부르기는 무엇을 하던 어려운 법게다가 창작극이니 그 어려움이 더 하다하지만 앞으로 아쉬움을 차분히 보완해 가며 공연이 계속된다면 또 하나의 훌륭한 연극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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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의 지나친 환호는 나와 같은 냉소주의자를 흥분하게 만든다그래서 분명히 있을 환호의 이유를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코웃음치기 십상이다영화 왕의 남자’ 역시 그랬다.  500백만, 600백만 관객이라던 것이 어느덧 1000만이 넘어서고 1200백만을 넘기는 한국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웠다는 이야기나 여자보다 더 예쁘다는 이준기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그 인기의 이유를 살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채동성애 같은 흥미가 대중의 코드와 운 좋게 맞아 들어간 행운의 결과일 뿐이라고 생각했다그런 탓에 1200백만의 관객이 든 영화였지만 과감히 외면했다.

 

 그러다가 정말 우연치 않게 영화를 봤다아마도 찾아서 봐야 했으면 보지 않았을 것이다그냥 틀기만 하면 되고 때마침 할꺼리 없이 심심했기 때문이다그러면서도 감독의 이름을 보고는 인상을 찌푸렸다감독 이준익이 사람의 전작 황산벌을 봤고영화 황산벌은 내게 아무런 인상도 남기지 못한 시간 때우기에도 아까운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영화 왕의 남자를 보다 보니까 전작과는 완전 딴판이다나와는 전혀 코드가 맞지 않는 코미디가 아니라이건 완전히 정치 영화다권모술수(權謀術數)가 횡횡하며 그 속에 사람의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조선시대 정치 영화다그런데데도 .. 흥행에 성공했다그것도 1200백만의 관객을 넘어섰다영화나 연극 흥행의 바로미터가 되어 버린 20대 젊은 여성의 감성과는 전혀 맞지 않을 것만 같아 보이는 조선시대 정치 이야기가 그들의 선택을 받았다영화를 보는 내내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준기이런 놀라움을 만든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이 배우 이준기이다.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를 TV 속 광고에서 떠들더니 그것이 유행어가 되어버린 그수 많은 여성들이 그의 외모를 보고 예쁘다느니 잘 생겼다느니 하는 것에 전혀 동의 할 수 없지만 내 기호가 곧 대중의 기호일 수 없는 법피바람 몰아치는 궁궐 속 알력 싸움의 진지함이 가져오는 딱딱함은 배우 이준기가 보여주는 공길의 모습에서 이내 부드러움으로 바뀌고 말았다거기에 카리스마 있게 나오는 장생은 젊은 여성들은 물론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가히 평단과 대중의 찬사를 받기에 아낌 없는 영화다편견 탓에 보지 않고 지나갈 뻔 했지만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라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탄탄한 구성에 적절한 배우의 연기와 캐스팅이 얼마나 많은 관객을 열광시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 영화였다추천하기에 아낌 없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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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훨씬 사는게 힘겹다.

그나마 이성과 감성의 같은 곳을 바라보면 좋을텐데

이성과 감성이 다른 말을 하니 힘겨움이 더 하다.

무럭무럭 자라라

그래서 이런 것들도 다 포용할 수 있게끔.


 

3년 하고도 1달 정도 전에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며 남겼던 글이다.

그 때 뭐가 그렇게 힘들었는지무엇을 바라 보았기에 이성과 감성이 서로 다른 말을 했는지그리고 정말 3년이 지난 지금은 모든 것들을 다 포용할 수 있으리만큼 무럭무럭 자랐는지?

 

 그래요... 무럭무럭 자라는 수 밖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네요...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요..?


 내 신세한탄의 글에다가 가끔 가서 구경하던 블로그의 주인이 남겨 준 덧말이다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했는데정말 해결해 줬는지 모르겠다.

 

 급작스레 이런 감성에 빠진 건 책 한 구절을 보고 나서다세부(detail)에 신경 쓰느라 전체를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넌지시 알려주는 이야기였다나 아닌 다른 사람들도 정신 없이 살아가는 삶 속에서 잠시 뒤돌아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으면

 

 

오늘은 낮 동안 줄곧 그림을 그렸다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해바라기 꽃무리인데 짙푸른 하늘색 내기가 아주 힘들었다.

그림을 그리면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한 번으로는 대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대상을 아무리 수십 수백 번 들여다보아도 직접 그려보지 않고는 제대로 파악한 것이 아니다. ‘백문이불여일견(百聞而不如一見)’이란 말이 딱 맞는다.

그런데 한 번 그려 봐서는 부족하다두번 세번 그려 보면 처음 그린 것이 얼마나 허술하고 엉성한 것인지 알게 되지.

 

 또 한가지디테일과 전체의 조화 문제.

디테일 처리에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리다 보면 전체적 조화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초보자들은 디테일이 모여 전체적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알고 디테일에 치중하지만사실은 그 반대다.

디테일은 전체와의 관련 속에서만 의미를 가질 수 있다그래서 한번 그려 놓고 꼭 전체와의 조화를 확인해 보아야 하는 거다.

아니 애초에 전체와의 조화 속에서 디테일을 그려 나가야 한다.

 

이 두 가지 원칙은 인생살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첫째실천의 중요성실천을 하되 지속성이 있어야 할 것.

둘째어떤 일을 할 적엔 반드시 전체와의 연관 속에서 그 일을 추진할 것.

 

 끈기를 가지고 행하되 조화와 균형 속에서!”

 

-      야생초 편지 74 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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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凡人)의 입장에서 경제나 경영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우리 주위의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들리는 경영이나 경제 이야기도 트렌드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 같다. 가능하면 꼼꼼히 읽어 보려는 관련 신문 기사나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경제 혹은 경영 코너의 책만 봐도 볼 때마다 새로운 용어와 이론이 등장하기 일수다. 게다가 새로 등장하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마치 시류의 흐름에서 멀어진 사람이 되어버린 것만 같은 느낌까지 들 때도 왕왕 생기곤 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찰나에 이 책 국제화 시대의 한국경제를 보게 되었다.

이 책 국제화 시대의 한국경제는 놀랍게도 IMF도 일어나기 전의 이야기를 내용으로 한 책이다. 고로 거의 10년 전에 출간되었고, 그 내용은 1984년부터 1997년 까지 저자인 남덕우 전 총리의 연설, 기고 그리고 대담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런 탓에 하루가 멀다 하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작금(昨今) 시대에 20년 전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는 책을 보고서 경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진짜 시대에 뒤떨어지는 행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책을 보기 전부터 들었다. 그렇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것은 기우(杞憂)였다.

이 책을 보면서 떠오른 책이 있었다. 바로 자유주의 사회경제사상 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꼼꼼히 보고 있노라면 마치 충실한 경제학 수업을 받고 있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그 책의 내용 중에 애덤 스미스나 존 스튜어트 밀 같은 고전적 자유주의 사상가들을 살펴보면 한결 같이 그들이 경제 한 분야에만 억매여 있지 않고 자연신학과 윤리학 그리고 법학까지 아우르는 개념이었음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 책을 보면서도 약간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아마도 저자가 상아탑 속의 경제학자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실제 국가 경제부처에서 실무를 오랜 기간 직접 담당한 담당자의 오랜 경험까지 아우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실 책이 출판되고 10년 전 이야기를 하는 책을 출판되고서 10년이 지난 후에 본 탓에 실제 지금 경제상황을 이해하는 것에 직접적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충분한 시간의 흐름 덕분에 IMF를 거치며 실제 발생한 금융 개혁이나 요 근래 부쩍 발전한 소재 산업에 대한 이야기가 실제 현실에서 어떻게 변천해 왔나를 생각해 볼 여지를 주었고 또 정부 시책자의 입장에서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

이 책 국제화 시대의 한국 경제는 얼핏 보면 지금 시대 조류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책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한국 경제의 나무 한 그루 그루를 살피기보다는 한국 경제 천체 숲을 아우르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최신 트렌드에 관심이 큰 사람에는 추천하지 않지만, 우리 경제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보기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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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야기하려는 연극은 갈머리. 사실 연극 갈머리는 내심 기대가 가는 극이었다. 훌륭한 연출가라는 이야기를 수 차례 들은 바 있는 오태석이 연출을 담당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대형 스케일의 국립극단 극을 연출하는 것은 작은 소극장 연출 정도의 수준으로는 절대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소극장 연극에 익숙한 나로써는 큰 스케일 연극 연출에 탁월한 오태석 연출의 극은 기대가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실제 관람 후 기대는 이내 실망으로 바뀌고 말았다.

우선 극은 농촌에 관한 이야기이다. 산업화가 시작되면서부터 생겼던 농촌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그 중에서도 농가 부채문제 이야기다. ‘은행빚 지지말고 자가발전하자 라는 모토아래 농촌 노인들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 한다. 그런데 그 새로운 일이라는 것이 상식을 뛰어 넘는다. 눈을 보지 못하는 장애인을 위한 맹도견 역할을 하자는 것인데, 사람이 맹도견의 역할을 한들 시각 장애인은 진짜 맹도견인지 사람인지 모르니 일을 할 수 있을 거란다. 모두지 상식 선에서 이해 할 수가 없다. 거기에 또 다른 이야기의 축은 50년 전 자신이 타살한 사람의 유골을 찾기 위해 교도소에서 출감 후 갈머리를 찾는다.사람의 이야기다. 그렇지만 이 또한 상식 선에서 이해하기 힘든 사건의 연속이다.

지금 농촌 노인들의 처지가 맹도견 보다도 못하다는 말일까도무지 연출자의 의도를 알 수가 없다이야기가 압축되어 전달되기 보다는 산만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많은 배우들의 노력이 돋보였으나, 정작 관객과의 소통에는 문제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의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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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읽고 있는 책 중의 하나가 바로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이다. 쉬는 짬짬이 잃어 나가는 터라 많이 집중적으로 책을 보지는 못하지만 쉬엄쉬엄 보는 것이 벌써13권에 이르렀다. 그래서 비교적 로마에 대한 사전 지식과 꽤 좋은 선입견을 가지고 지금 이야기하려는 영화 ‘글래디에이터, Gladiator’를 봤다.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가 상영되었던 2000년에도 ‘로마인 이야기’가 계속 집필되던 중이었고, 그 당시는 책의 배경이 되는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나 코모두스 황제까지 이야기가 이어지지 못한 관계로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와 그의 아들 코모두스 황제를 다루는 편에서 이 영화를 직접 언급한다는 점이다사실 영화를 직접 보기 전에 영화의 제목 ‘글래디에이터, Gladiator’라는 제목을 보고 그 배경이 철인황제라 칭송받는 마르크스 아울렐리우스 황제 시대라 생각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살았던 서기 2세기 이전에 스파르타쿠스, Spartacus 라 불리는 트라키아 출신의 노예 검투사가 로마에 반란을 일으킨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책을 보고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 제목이 주는 ‘글래디에이터, Gladiator’의 느낌은 로마에 반란을 일으킨 노예 검투사 스파르타쿠스라고 지레 짐작했다.

 그렇지만 영화는 내 예상을 빗나갔다. 철인황제라 불리던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의 시대를 담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정확히 막시무스는 아니지만 그와 유사한 이름까지 가진, 하지만 그렇지만 영화 속 주인공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 영화의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영어를 사용하는 로마인이라니… 사실 영화를 재미있게 봤지만,약간의 우습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인 법. 실제 상황을 그대로 옮겨 놓은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 영화적 재미를 찾을 수 있으면, 그것으로 영화가 갖는 미덕은 충분하다. 아버지를 암살하는 아들과 그것을 눈치챈 장군 그리고 그 장군을 사모하는 누이. 이것을 역사 속 인물에 대입시키니 실감의 정도는 훨씬 강력했다. 역사 속 이야기와 직접 비교해 보는 재미는 없지만 그래도 볼거리가 가득한 영화적 재미의 미덕은 놓치지 않았기 때문에 보기에 전혀 아깝지 않은 영화였다.

 Commented by 글래디에이터 at 2009/04/14 11:02  
글래디에이터’ 실제 주인공 묘지 발견 
로마제국 최고 검투사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그린 영화 '글래디에이터(검투사)'의 실제 인물인 막시무스 장군 무덤이 최근 로마에서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로마시 유적관리팀은 최근 플라미니아 도로 부근에서 아파트 부지 조성공사를 벌이던 중 고대 로마사의 한 장을 기록했던 막시무스의 묘를 발견했다고 일간 일 메사제로 등 이탈리아의 주요 신문들이 16일 보도했다. 

유적관리팀 관계자는 "막시무스 장군의 묘지 발견으로 고대 로마사의 매우 중요한 사실을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발견 당시 묘지 비문에 '마르코 노니오 마크리니오'의 이름이 명기돼 있었다며 이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절대적 신임을 받았던 막시무스 장군의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막시무스는 서기 180년 다뉴브강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 고대 로마제국의 영웅이다. 당시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자신의 친아들 코모두스 대신에 그를 후계자로 내세웠으나 코모두스가 부왕을 암살하면서 막시무스는 하루아침에 노예신분의 검투사로 전락했다. 이후 막시무스는 자신의 가족까지 몰살시킨 새 황제 코모두스에게 통렬한 복수를 가하며 최후를 맞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마=연합뉴스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9/04/14 11:57 
막시무스 장군의 무덤이 발견되었군요. 
글래디에이터 님 덕분에 알지 못했던 뉴스를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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易地思之(역지사지) –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 봄
중 고교 시절부터 익숙하게 들어온 사자성어 중의 하나로 역지사지를 꼽는데 주저하는 사람을 많지 않을 것이다. 사실 유치원 아이들도 이해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는 당연한 말인데도 이것을 지키며 사는 것은 쉽지 않다. 하물며 역사 속에서 역지사지가 가리키는 균형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생각할 겨를조차 갖지 못한 경우가 사람이 대부분이다.

 우리의 역사를 흔히들 반만년의 역사라 말한다. 고조선 이전 선사 시대의 역사까지 우리 역사의 범주에 넣으려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도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민족의 자손인 만큼 우리 국민들의 역사 인식도 꽤 강하다. 그런 탓에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중국이 동북공정이라는 이름으로 고구려를 자신들의 지방 정권으로 격하시키려 한다는 말만 들어도 흥분을 쉽게 갈아 않지 않는다.안치지 못한다. 물론 나 또한 그런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다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말했던 역지사지의 실천이 내가 역사를 보는 눈에서도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문이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일본어 혹은 중국어를 직접 배워 그들의 시각을 알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아쉬워 하고 있던 차에,이었다. 그러다가 마주 보는 한일사 시리즈를 접하게 되었다.


 겨우2권으로 이루어진 책 이야기를 하면서 서두가 너무 길었다. 그렇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마주 보는 한일사는 간간히 봐왔던 기존의 역사서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사실 역사라는 것을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사실이란 다를 수가 없다. 다만 그것을 기록하고 해석하고 그러는 와중에 기록자의 의도에 따라 취사선택(取捨選擇)되어 해석되면서 같은 사실을 놓고도 서로 다른 입장이 되어 말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 대표적인 것이 한국과 일본의 역사다.

 이 책 마주 보는 한일사는 그렇게 큰 간극(間隙)이 벌어져 버린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함께 서술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 둘간의 닮음과 다름 그리고 그 둘의 교류의 모습을 차분한 목소리로 서술한다.각각 선사시대와 고대 시대, 고려시대와 가마쿠라 막부 시대, 몽골제국 침략 시기, 조선시대와 에도 시대 그리고 조선의 탈춤과 민화와 에도 시대의 가부키와 우키요에를 통해 서로의 모습을 상대방의 시각에서 보여준다. 물론 아직 의견차가 큰 왜구를 비롯해 몇몇 사실에 대해서는 양국의 입장 차이를 명확히 알려주기도 한다.

 이 책 마주 보는 한일사는 우리 역사라고 해서 무조건 소유하려 들 것이 아니라, 서로 교류하고 그로 인해 발전하는 것을 서로 인정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넌지시 알려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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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예술 작품은 현실사회를 반영하기 마련이라고 한다. 어떤 예술 작품이던 결국 사회의 한 구성원인 작가에 의해 창조되는 되는 것을 감안 하면 일부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크게 틀린 말이다. 그런데 현실사회의 반영을 주제로 삼아 현실 반영에 극을 집중하는 경우도 있다.를 반영을 작품의 주제로 삼아 그 정도가 일반의 경우 보다 큰 경우도 있다.  지금 이야기하는 연극 아이를 가지다가 바로 그렇다.런 경우다.

이 연극 아이를 가지다 는 저 출산이라는 사회 사회현상에 주목한다. 저 출산의 문제가 비단 발달한 의료 체계나 개선된 환경 같은 사회의 고도화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극도로 발달한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일반 시민이 가지는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출산이 줄어든다는 것을 한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극은 앞서 언급한 대로 결혼 3년째의 부부의 이야기다. 유제품 공장에서 배달을 하는 남편과 같은 공장 판매 부서에서 부부는 일한다. 그들의 일상은 여느 보통 부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 회사 상사가 부하 직원을 어떻게 희롱했는지 험담하고 TV를 함께 보며 결혼 기념일도 챙겨 축하하는 식이다. 물론 그 둘만이 가지는 사랑의 행위도 빠질 수 없다. 그러다가 아내는 임신을 한다. 비록 태동도 느껴지지 않지만 엄마가 될 꿈에 잔뜩 부풀어 있다. 그러나 남편은 다르다. 그들의 수입으로는 결코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거기에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가 정지되어 그나마 수입이 좋았던 배달 일마저 그만 둘 수 밖에 없게 된다.그러던 차, 그들과 비슷한 부부의 살인 사건이 담긴 신문 기사를 보고 그들은 고민한다.

사실 극을 보면서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저 출산 현상이 나타나도록 만든 사회의 문제점에 동의를 했다. 정말 발달된 자본주의 사회가 사람들을 행복하게 살게끔 해주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끔 만들었다저 출산을 사회적 이슈로 만들 만큼 아이를 낳아 키우기 어려운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많은 엄마와 아빠가 그러한 어려움을 인지하고도 받아 들이며 얼마나 어럽게 키워나가는지를 생각해 보면 그저 사회 문제를 관객에게 고발하는데 그치고만 이 극이 가지는 힘이 조금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던지 문제점을 고발하는데 그치지 않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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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강 너머에 빛이 있다고 했다.슬픔의 강이 가진 폭과 깊이가 사람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사람이 살아가면서 슬픔의 강을 피할 순 없다. 그런 만큼 슬픔의 강을 어떻게 건너는지가 중요하다. 보통 사람들은 슬픔의 강을  배로 건넌다. 그리고는 슬픔의 강을 잊어 버린다. 자신의 삶에 그런 강 따위는 없었다는 식이다.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역시 그 내용을 가만히 살펴보고 있노라면 영화 속 두 주인공 유정(이나영)과 윤수(강동원) 모두 깊고 넓은 폭의 슬픔의 강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둘은 모두 여느 사람들처럼 자신만의 배를 타고 그들의 강을 건너곤 그들의 슬픔을 스스로 외면해 버린다.이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서로 많이 다르면서도 비슷한 유정과 윤수의 이야기다.


유정과 윤수는 처음에는 서로에게 관심이 없지만 결국은 진정한 소통과 위로를 통해 서로 이해와 사랑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기회가 훌륭한 배우의 뒷받침이 된다면 연극 무대로 장소를 옮겨 관객에게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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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이야기 하려는 책은 로마인 이야기 10: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이다. 이 책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를 이야기 하면서 여러 번 했던 이야기가 바로 정통 역사서라고 할 수 있는 책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로마제국 흥망사를 바롯한 여타의 로마 역사서에서 볼 수 없었던 작가의 독특한 시각과 과감한 상상력이 수많은 사람들을 독자로 만들었는데, 그런 특징이 또 다시 잘 들어나는 책이 바로10권 로마인 이야기 10: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편이다. 10권은 앞선 책들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황제를 둘러 싼 이야기가 아니다. 그 시대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단어인, 로마 사회의 인프라에 관한 이야기가 바로 10권의 내용이다.

 10권의 이야기는 인프라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책에서 책 속 저 옛날 로마 시대에는 인프라라는 단어가 없었다고 고백한다. 지극히 현대적 시각에서 생긴 단어라는 말의 반증이다. 그런데 그런 사회 인프라가 로마인의 삶에서 보인다. 저자는 그것을 현대적 관점에 따라 하드 인프라와 소프트 인프라, 둘로 나누어 설명한다로마제국이라면 어디라도 연결되어있는 도로와 다리 이야기, 그 연결망을 통해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맑을 물을 공급하는 수도가 저자가 책에서 이야기하는 하드 인프라다. 그리고 소프트 인프라는 의료와 교육을 예로 들어 이야기한다.

 사실 10권의 내용은 영웅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도로니 다리니 수도니 혹은 의료나 교육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해 끝난다. 그런데도 10권의 재미는 전편들에 비해 반감되지 않는다. 오히려 로마제국의 진정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는 편이 더 적당하다로마가 알렉산더나 칭기스칸 같은 영웅들의 나라였더라면 그들의 나라처럼 금세 세계의 제국으로 떠올랐다가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다. 로마가 그들의 나라와 무엇이 달랐고, 무엇이 오랜 동안 제국을 유지 할 수 있게 해 주었는지가 이 책에 나온다걸출한 영웅들에 의한 나라이기 보다는 공공의 이익을 사익 보다 더 앞세울 줄 아는 지도자와 국민에 의한 나라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을 사회 인프라를 통해 조성했다는 사실을 저자는 지적한다.

 Tracked from 그래도 살아 그래서 사.. at 2009/03/21 18:25 x

제목 : 로마인 이야기 10권-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로마인 이야기. 10: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시오노 나나미 (한길사, 2002년) 상세보기 저자가 로마인 이야기 1권을 집필할 때부터 전체 15권 중 한권은 로마인이 구축한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 이야기만 하고 싶었다는 계획을 실행한 10권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가도, 다리, 수도 등 우리가 흔히 인프라라고 부르는 사회간접자본과 가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시스템(저자는 이 부분도 하드......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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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인상적인 공연을 가끔 만나게 되기는 하지만 연극 그 놈은 없고 그녀는 갔다는 제목이 주는 인상이 더욱 강한 극이었다. 거기에 지미, 총알, 덧니 그리고 구찌란 이름의 4명의 등장 인물의 이름만도 무엇인가 현실과는 괴리가 있는 그런 이야기가 되겠구나 하는 예상을 하게 만들었다.

 늘 그렇듯 극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관람한 탓에 연출자가 극을 통해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쉽게 알아차릴 수 없었다. 그저 내가 살아가는 치열한 현실과는 괴리된 채 살아가는 연인들의 무의미한 일상의 연속과 그 안의 퇴폐 말고는 보이는 게 없었다. 키스, 싸움, 섹스, 춤과 노래 그리고 마약까지. 어떠한 사회적 구속도 거부한 채 그들만의 자유분방함 같은 것들은 있었지만 거기에 현실에 대한 허황됨도 함께 가지고 있는 탓에 짐 모리슨을 동경하는 모습까지도 어딘가 자연스럽지 않았다거기에 처음으로 연극을 통해 눈앞에서 본 동성애 코드와 마약의 환각 상태에서 극중 인물들이 나누던 대화까지 극을 통해 내가 느낀 부자연스러움은 결국 불편함까지 가고 말았다.

 시나리오를 쓴답시고 선배의 작업실을 빌려 음악과 술에 젖어 사는 지미, 지미와 다투고는 BMW를 가진 돈 많은 옛 연인에게 전화하는 덧니, 유흥업소에서 일해보려 하지만 금새 나온 구찌 그리고 유흥업소에 일하게 된 구찌를 떠받들며 차로 데려다 주는 총알. 거기에 술, 담배, 섹스, 마약… 우울하고 철없는 한심한 인생들의 모습이라는 말 말고는 할 수가 없다. 비록 그들 사이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이입시켜 보려 하긴 하지만 그런다고 그들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희망이라고는 눈곱만치도 보이지 않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려 한 것은 이 시대가 가져온 청년 실업이라는 내 또래에게는 꽤나 심각한 문제였을까? 실은 잘 모르겠다.

 연출자가 극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찾기보다는 극 중 내용이 가져다준 불편함과 알 듯 말듯한 내용이 가져다 준 충격이 훨씬 인상적인강렬했던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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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 일상에 치여 삶에 끌려 가다 보면, 누구든 자신의 삶이 식상해지기 마련이고, 그러한 식상함의 연속은 결국 특별한 이유가 없음에도 사람을 슬럼프라는 구덩이 속에 빠뜨린다. 그리고는 그 구덩이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사는가 하는 자조, 自嘲 의 쓰라림을 맛보기 마련이다이럴 때면 나는 좋은 영화 한 편이 주는 감동으로 쓰라림을 잊어버리곤 한다

 지금 이야기하려는 영화 피아니스트, The Pianist’는 내게 쓰라림을 잠시 잊게 해 주는 영화였다. 아마도 영화가 그런 힘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블라디슬로프 스필만 Wladyslaw Szpilman 이라는 한 개인의 실제 인생의 이야기라는 점과 이제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역사 속의 이야기가 되었지만 그래도 한 개인에게는 언제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하고팠던 로만 폴란스키 Roman Planski 라는 뛰어난 이야기꾼의 솜씨 때문이었다.

 영화 피아니스트, The Pianist’는 앞서 언급한대로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이라는 한 피아니스트의 이야기다. 피아노 연주에 대한 자신의 재능을 인정 받으며 탄탄대로를 달리던 스필만이었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는 2차 세계 대전으로 강제 노역소에서 핍박 받으며 일을 해야하고 게토에 숨어 독일군을 피해다니며 살아야 했던 한 개인의 이야기가 역사의 흐름에 따라 천천히 보여진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에 의해 한 개인의 삶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그리고 그 속에서 개인의 힘이 얼마나 미약한지를 영화는 담담히 보여준다.

 영화 피아니스트, The Pianist’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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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먼나라 이웃나라의 세 번째 나라는 도이칠란트, 독일이다. 두 번의 세계대전을 일으켜 수많은 나라를 전쟁에 몰아 넣었지만, 전후 엄청난 경제 발전으로 세계를 이끌어가는 나라로 다시금 전면에 나타난 나라, 도이칠란트도이칠란트가 우리의 관심을 끄는 건 패전 후 일으킨 라인강의 기적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두 진영으로 나라가 나뉘었다가 통일을 이끌었고, 전쟁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보상까지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가야 바를 우리보다 앞서 이루어내었다는 점 역시 우리에게 큰 관심을 갖게 한다. 이렇게 언뜻 머리에 떠오르는 것만으로도 관심꺼리가 가득한 도이칠란트에 대한 이야기를 교양 만화라는 틀을 빌려 알아두면 좋을 내용을 꼼꼼히 알려준다.

 역시나 새 먼나라 이웃나라 3 : 도이칠란트편은 2차 세계 대전 전후의 모습을 잘 알려준다. 전쟁을 일으킨 전범지로서 과거의 잘못을 철저히 반성하고 피해국들에게 보상하며 거기에 머물지 않고 유럽의 평화 발전에 큰 기여를 했음을 책은 알려주고 있다. 아울러 그와는 대비적으로 역사 자체를 숨기는 일본을 비교하여 이야기하기도 한다또한 통일 역시 이 책에서 빠질 수 없는 내용이다. 전후 어떠한 사정으로 독일이 동서독으로 나뉘고 어떠한 과정을 통해 통일 독일에 이를 수 있었는지를 간결하고 쉬운 내용으로 독자에게 알려준다.

 게다가 저자인 이원복 교수가 도이칠란트에서 공부하고 직접 생활 했던 탓에, 자신이 겪고 느낀 점을 타권 보다 좀더 생생하게 전해주는 것도 3권이 갖는 강점 중의 하나다.



 새 먼나라 이웃나라의 네 번째 나라는 영국이다영국하면 신사의 나라니, 24시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니 하는 이야기가 먼저 생각나지만 책에서 가장 중점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프랑스 시민혁명과는 전혀 다르게 전개된 영국의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왕이 모든 권력을 가지고 나라를 다스리고 또한 왕위를 세습하는 것은 당연하게 여겼다그런데 그 당연하다는 생각을 거부하고 국민이 선출한 대표 중 가장 똑똑하고 덕망 있는 사람에게 정권을 주고 그 사람이 잘 하지 못하면 정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정치 체제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보다 앞서 나갈 수 있었고 세계 최고의 나라가 되었다그리고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근원을 바다로 둘러 쌓인 섬나라라는 것에 기인해 설명한다. 유럽의 다른 나라와는 달리 직접적으로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가 없었던 탓에 상비군의 필요성이 타국에 비해 적을 수 밖에 없었다. 강력한 군사력에 기인하지 못한 왕권은 프랑스 같은 절대권력과는 전혀 다르게 왕권에 대항하는 의회를 낳았다. 그리고 왕과 의회의 오랜 권력 다툼을 통해 의회의 역할이 더 증대되고 의회 민주주의로 발전하게 된다.

 또 하나 책에서 중점을 두어 이야기하는 것은 영국의 역사다. 겔트족으로 표현되는 로마인들이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영국은 미개한 나라에 불과했다. 뛰어난 문화를 가진 겔트족의 영향으로 영국도 국가다운 모습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그 이후 다양한 게르만족과 노르만족의 침입으로 매우 다양한 민족이 모여 살게 되었다이런 이유로 내전이 끊이지 않았는데 그 여파가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져 대영제국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흔히 영국으로 알고 있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그리고 아일랜드로 나뉘어져 있고, 특히 북아일랜드에서는 아직도 테러가 끊이질 않고 있다.

 또한 엘리자베스 여왕대에 에스파냐의 무적함대 아르마다를 무찔러 바다의 제왕이 되고 빅토리아 여왕대에는 수많은 정복을 통해 전성기를 구가하던 이야기를 재미나게 알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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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득 생각을 했다. 왜 나는 영화를 볼까? 그저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서? 아니면  영화 관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감동 때문에? 혹은 선호하는 배우를 스크린에서 보는 즐거움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 찰나에 영화 ‘파이란, Failan'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이 영화 ‘파이란, Failan'은 영화 이야기 못지않게 사족이 많은 영화다. 영화가 많은 호평 속에 개봉된 건 2001년 이 맘 때쯤이다. 하지만 수많은 호평 속에 정작 흥행에는 실패했고, 내가 영화 ’파이란, Failan'을 그로부터 6년이 지나서다.

 6년 전 영화에 대한 호평이 그대로 내게 적용되었음인지, 하루를 멀다하고 변화하는 대중의 취향이 그대로 이식되어 있는 내게도 영화 ‘파이란, Failan'은 시시각가 변하는 트렌드의 모습과는 별개로 즐거움과 감동을 주었다. 유행하는 트렌드에 따라 비슷한 내용을 가지고 봇물처럼 쏟아져 나와 대중의 선택을 강요하는 엔터테이먼트 산업의 모습과는 일단 다른 것 같았다. 의도치는 않은 것으로 보이나 트렌드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 점이 시간의 흐름이 가져다주는 촌스러움을 극복할 수 있게 한 것으로 보였다. 거기에 그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중국 배우의 출현에 영화 무대로는 익숙지 않은 인천과 동해의 색다른 모습까지...


 영화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인천 뒷골목 3류 깡패 강재와 위장 결혼을 통해 한국 생활을 하게 된 중국인 파이란의 이야기다. 적지도 않은 나이에 오락실에 죽치고 앉아 주인에게 건달 행세하며 삥이나 뜯고, 고등학생들에게 포르노를 팔다 잡혀 구류나 살다 오는 허접쓰레기 같은 d 3류 깡패 강재의 모습이다. 같이 건달 세계에 들어온 친구는 조직의 우두머리가 되어 있지만, 정작 강재는 친구를 형님이라 부르며 깡패 조직 후배들에게 무시당하고 받으러간 일수돈 마저 머리채 뜯기며 받아 내지 못하는 주접 말고는 깡도 끈질김도 없는 볼 것 없는 딱 3류 깡패다. 그런 강재의 유일한 희망은 배를 한 척 사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희망을 뿐 그의 일상은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을 전혀 보여 주지 못한다.

그러다가 우연히 강재가 속해 있는 패의 보스이자 친구인 용식에게서 부탁을 받게 된다. 몸싸움 끝에 상대 조직원을 죽인 자신의 죄를 대신해 주면 배 한 척을 살 수 있게 해주겠단다. 희망의 씨앗이라곤 눈곱만치도(‘눈꼽’이 아닌 ‘눈곱’이 사전상 정확한 표현이다) 찾아 볼 수 없는 강재였기에 오랜 고민 끝에 수락하기로 한다.

여기서부터 영화의 진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때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파이란이 강재의 인생에 나타지만 정작 사라진다. 몇 년 전 그저 돈 몇 푼 벌려고 위장 결혼 했던 중국인 파이란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 것이다. 그저 서류 상의 남편일 뿐 한 번 제대로 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었던 아내의 죽음인 만큼 강재에게 그 소식은 별 감흥을 일으키지 못한다. 그저 그에게는 귀찮은 일을 뿐이다. 서류상의 남편이라는명목 때문에 자신 말고는 연고가 전혀 없는 파이란의 죽음을 수습하러 별로 내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여행을 떠나게 된다.

 파이란은 전혀 기댈 곳도 없고 잡아줄 이도 없이 이 땅 위에 혼자 서 있는 순진한 중국 여인이다. 자신의 서류 상 남편인 강재가 3류 양아치 건달 줄도 모르고 그저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강재씨는 친철합니다, 친철합니다’를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절실히 건네는 여인이다. 그리고는 별 뜻 없이 강재가 준 빨간 스카프가 진짜 정인의 증표나 되는 듯이 그녀는 막막하고 답답한 마음을 붉은 스카프로 꽁꽁 싸매고는 스카프에 의지해 고난한 삶을 살아가다가 쓸쓸한 죽음을 맞는다.


 아마도 강재가 감옥만 갔다 오면 늘 꿈에 그리던 배 한 척을 가지고 고향을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없었더라면 영화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났을 것이다. 허접에 주접에 꼴사나운 강재였더라면 파이란은 그저 돈을 벌기 위한 서류상의 아내였겠지만, 고향에 대한 희망이 생기자 강재의 눈에 파이란이 자신에게 보여준 맹목적인 사랑과 믿음을 통해 가졌던 희망을 알아채기 시작한다.

 그리고 파이란을 찾아 떠나는 시간이 조금씩 흐를수록 강재는 자신과 파이란이 대상은 달랐지만 ‘그리움’을 서로 가지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강재의 그리운 대상이 고향 바닷가이었음은 앞서 언급한 바 있다. 건달 세계에 함께 들어온 친구는 조직의 보스가 되어 자신의 자리를 굳히고 있지만 자신은 정작 아직 그 밑에서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채 후배들의 무시와 멸시나 당하며 누구와도 진실한 유대감을 갖지 못한 채 각박한 삶을 강재는 살아왔다. 파이란 역시 외지에서 홀로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외로움에 떨던 모습이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던 강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거기에 강재가 파이란에게 남긴 빨간 스카프가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한 남편일지라도 친절한 강재씨를 떠올리게 하는 대상이었다면, 파이란이 죽고서 강재에게 남긴 거울과 편지는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 보지 않았던 자신의 삶을 반추할 수 있게끔 해주는 매개물이 됨으로써 영화의 감동을 더 한다.

'감사합니다. 당신은 친절한 사람입니다.' 라며 비뚤비뚤 서투르게 써내려간 파이란 글씨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내 파이란을 정말 사랑하게 되어버린 강재의 울음을 끌어내고, 아울러 생각지도 않은 일을 통해 돌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는 이야기가 결국 이 영화 ‘파이란’이 내게 주는 메시지를 알 수 있었다.


"강재씨… 고맙습니다.
강재씨 덕분에 한국에서 계속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 사람들 모두 친절합니다.
그치만 가장 친절한 건 당신입니다.
왜냐하면 나와 결혼해 주셨으니까요..."


 Commented by 겨울나무 at 2007/05/25 23:23  
기린님 소중히 모시고 갑니다 건강 하세요^^*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7/05/26 17:01 
모시고 갑니다 는 말씀이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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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5월 20일부터 9월 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위대한 세기_피카소라는 이름으로 피카소전이 열렸다. 많은 시간이 흘러 사실 그 때의 전시회에서 받은 생생한 느낌이 퇴색되어 버렸지만, 아직까지 그 때 느낌을 기록해 놓지 못한 탓에 지금 그 때의 느낌을 떠올려 본다.


 나는 사실 미술에 대해 무지한(無知漢)이다. 미술 작품을 통해 심미적 감상을 통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커녕 낫 놓고 ㄱ 도 모른다는 속담이 가리키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미술에 대한 관심을 놓지 못하는 것은 미술 작품을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을 통해 작가의 상상력과 열정을 엿볼 수 있게 되고, 그러한 상상력과 열정이 내게도 전해져 내가 하는 일에도 도움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가진 채, 행사 마지막 날이었던 9월 30일 토요일에 위대한 세기_피카소전을 관람했다. 그런데 이런 아뿔싸... 같이 관람하기로 한 친구가 약속시간을 조금 넘겨서 도착해 버렸다. 거기에 관람 마지막 날에 몰린 인파까지 미술품 전시회에 전혀 익숙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관람이 버거운 나에게 약속 시간을 엄수하지 못한 친구에 대한 짜증과 정상적인 관람을 전혀 할 수 없게 만든 인파로 인한 불쾌함만이 가득했다


 
사실 나는 큰 기대를 가지고 전시회에 갔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대표적 입체파 추상화가라고 하는 피블로 피카소라는 명성에 걸맞게 무엇이라고 정확히 꼬집어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분명히 그의 독특한 시각과 열정을 그의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작가의 시각과 상상력은 고사하고 스스로 느끼는 감흥조차도 느끼지 못한 채 관람객 인파 속에 파묻혀 전시회장을 나와야만 했다.

 전시회를 통해 보았던 것은 매스티지, massitge 라 일컬을 수 있을 것만 같았던 관람객들의 모습이었다. 누구라도 알고 있을 만큼 유명한 20세기의 작가 피카소전을 관람했다는 관람객 스스로의 뿌듯한 자부심이라고 할까그의 작품 감상을 통해 얻는 즐거움 보다는 그저 전시회 관람에 참여를 즐기는 것 같다고 해야 하는 편이 더 정확한 표현을 테다.

 거기에 아직도 까막눈을 벗어나지 못한 내 미술품을 보는 시각까지. 내게는 즐거움과 행복함 보다는 아쉬움이 가득한 그런 전시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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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고 했다. 전편 ‘로마인 이야기 8: 위기와 극복’ 편에서 마치 금세 멸망하고 말 것만 같던 로마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더니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만큼 좋은 시기를 보냈다. 이 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 ‘로마인 이야기 9: 현제의 세기’ 편이다.

 9편에서 나오는 주인공은 3명의 로마 황제다. 로마 최초의 속주 출신 황제로서 제국의 판도를 최대로 넓힌 정면 돌파형 트라야누스, 제국 전역을 둘러보며 속주민들의 목소리를 토대로 통치체제를 합리적으로 재구축한 하드리아누스 그리고 황제는 스스로 공복이라고 믿으며 인품과 덕행으로 개혁을 정착시킨 안토니누스 피우스. 이 3명의 황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탈리아 본국이 아닌 속주 출신으로 첫 번째 황제가 된 트라야누스는 다키아를 정복해 로마 최대의 영토를 이룩했고, 트라야누스 다리를 비롯한 각종 사회간접자본(다리,도로,상하수도..) 정비에 힘써 "노블리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에게 요구되는 공공봉사 정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준 황제다. 
그리고 치세 2년 중 14년을 속주 순행으로 보낸 황제, 하드리아누스 역시 트라야누스 못지 않게 로마를 공고히 한 황제다. 웅대한 크기이면서도 기둥이 없는 것으로 유명한 판테온을 재건설하고 유스티아누스 이전에 로마 법을 집대성 했으며. 14년간 동안 로마 속주 전체를 돌아다니며 속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로마를 강건하게 만든 황제다. 
이에 비하면 평화의 시대로 점철된 안토니누스 피우스의 시대는 지루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룩하는 것 만큼이나 잘 유지하는 것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만큼 안토니누스 피우스 역시 현제로 꼽히기에 모자람이 없다.

 안토니누스 피우스 보다는 하드리아누스의 이야기가 더 재미있었고, 하드리아누스 보다는 트라야누스의 이야기가 더 흥미진진했다는 건 개인적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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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식이 동생 광태 라는 영화를 알게 된 건 TV 토크쇼를 통해서였다. 요즘 한국 영화가 그렇듯 이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 역시 개봉을 앞두고 각종 TV 토크쇼에 배우들이 나와 홍보했고 몇몇 즐겨보는 TV 쇼를 통해 여러 차례 영화를 홍보하는 배우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사실 TV 쇼에서 배우들의 홍보는 내게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해서 그저 무겁지 않은 연애 이야기의 영화이려니 하는 정도였다그러다가 우연치 않은 기회로 이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를 관람했다. 앞서 언급했듯 가벼운 연애 농담 따먹기 영화려니 하는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웬걸, 영화를 보자 금방 나는 이 영화에 빠져들고 말았다.

 영화는 광식과 광태, 두 형제의 연애 이야기다. 그렇지만 가벼운 연애 담이라고 하기에는 적당치 않다. 전혀 성향이 다른 두 형제를 통해 남성의 시각에서 본 연애 관을 솔직 담백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7년 동안 지켜보고 속에서는 사랑한다는 외치지만 결국엔 고백조차 한 제대로 못해 본 광식과 스스로 바람둥이라 자부하는 동생 광태가 영화의 주인공이다. 7년 동안 잊어본 적 없는 윤경을 만나서도 자신있게 대시하지 못하는 광식과 마라톤 대회에서 우연히 본 경재를 결국 여자 친구로 만들고 마는 광태그 둘의 진짜 모습은 자신의 마음을 들킬까 두려워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소심한 남과 여자의 몸만 궁금하기 때문에 정작 ‘사랑한다’ 말할 일이 없는 바람둥이다.

 감독은 영화 속 그들의 모습을 통해 쉽게 볼 수 없었던 연애하는 남자들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보여줌으로써 남성의 성찰과 사유가 있는 로맨틱 코미디이자 성장 드라마의 모습을 보여준다그리고 영화에서 배운 팁 하나먼저 여자에게 뺨 한대만 때려달라고 하고 시원하게 맞은 다음, 이제 뺨 맞을 짓 좀 한다며 상대방에게 키스하려 달려드는 모습은 내가 배워야 할 점이었다는 사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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