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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일 2007. 07. 28. PM 7:00

관람장소 청아 소극장

 

 최첨단 기법을 이용한 홍보가 어쩌고 저쩌고 해도사람들이 살아가는 인간사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효과는 여전히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이런 맥락은 내가 극을 선택하는데도 그대로 적용되어 앞서 관람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내 선택에 크게 작용한다.

 

 사실 달님은 이쁘기도 하셔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순전히 관람한 사람들의 호평 덕분이었다거기에 정말 연극을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삼류배우와 사랑을 주세요의 만들었던 극단의 극이라는 점은 미리 기대를 품게 만들었다.

 

 달님은 이쁘기도 하셔라는 1890년대의 일본을 평민들의 이야기다그래서 배경무대배경음악 거기에 의상까지 전부 일본 스타일로 되었지만 평민네들 사는 이야기야 일본이든 한국이든 크게 다를 것이라 생각지 않아일본풍이라도 이야기를 별 거부감 없이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미리 짐작했다.

 

 기모노와 일본동요로 시작한 극은 남자들만 등장하는 일본 전통극인 가부키의 풍자를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여성 배우만 등장한다어머니와 두 딸이 사는 가난한 한 집과 그 집과 인연이 깊은 두 여인과 한 명의 여자 귀신이간의 벌어지는 일이 극의 이야기다매년 추석이 되면 그들이 모여 그들의 일상을 펼쳐 놓고 그 속에서 갈등과 해결을 찾아 나가며 결국 세상사는 인연의 고리고 연결되었다는 걸 알려준다.

 

 여성들이 펼쳐가는 이야기인 탓인지 함께 간 여자 친구들은 극에서 보여주는 인간사에서 여성이 겪는 일들에 대해 깊이 공감하며 즐겁게 관람했다그런데 아쉽게도 내 개인적인 감상은 마치 문화와 풍속이 전혀 다른 나라 이야기를 보는 느낌 탓에 머릿속에서는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걸 인정하면서도 정서적으로 완전히 공감하지는 못하면서 극을 지켜 보았고정서적 공감의 불일치는 내게 지루함으로 이내 바뀌었다.

 

 극 달님은 이쁘기도 하셔라는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와 많은 관객들의 호평이 있는 극이기는 했지만아쉽게도 내 개인적인 성향과는 맞지 않았던 탓에 남성과 여성이 가지는 정서적 공감대가 클 수 있다는 사실의 재인식 외에는 내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한 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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