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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프랑스 영화를 보게 된다. 그런데 딱히 기억에 남는 영화가 별로 없다. 굳이 지금 손 꼽으라면 매우 독특하면서 재미있었던 프랑소와 오종 Francois Ozon의 ‘8명의 여인들, 8 Femmes’정도.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유달리 정서적으로 공감이 가지 않아서인지 정확히는 몰라도 아무튼 그다지 기억에 남는 영화가 별로 없다. 그러던 중 ‘크림슨 리버 2’를 보게 되었다.

 아쉽게도 ;크림슨 리버 2‘ 역시 여느 프랑스 영화들과 같이 별 정서적 공감을 느끼지 못했다. 장 르노 Jean Reno 라는 비교적 익숙한 배우가 출연함에도 불구하고 요한 계시록이니 최우의 만찬, 7개의 봉인 그리고 몬타니스트 같은 지독히 기독교적 성향의 이야기에 대한 공감이 전혀 없는 바람에 보면서 심드렁한 표정이 영화를 보는 내내 지속되었다.

 적어도 이런 영화를 보려면 그 사회에 대한 배경과 정서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야 흥미진진한 미스테리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개인적으로 프랑스 문화나 정서가 별로 친숙하지 않은 탓 인지 내게는 그다지 재미없는 영화였다. 개인적으로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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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이야기를 우선 해야겠다. 연극 ‘변성기’를 봤다. 사실 청소년의 동성애가 이야기라는 말에 별 기대 없이 정말 지켜보자는 심정으로 본 연극이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별로 관심이 없었던 주제의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깔끔한 연출과 거기에 걸맞는 배우들의 연기에 감탄을 했었다.

 그리고 연극 ‘외로워도 슬퍼도’. 왜냐면 이 연극 ‘외로워도 슬퍼도’ 역시 연극 ‘변성기’를 공연한 극단 ‘느낌’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자살클럽이라는 지금 내게는 좀 생뚱맞은 내용이라고는 하나 ‘변성기’에서 보여줬던 연출과 연기라면 자살클럽이라는 칙칙한 어감의 내용을 가지고도 맑고 깔끔한 연극을 만들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과감히 연극 ‘외로워도 슬퍼도’를 선택하게끔 했다.

 내용은 막 졸업을 하는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다. 매우 예민하고 흥분하기에 쉬운 나이의 이들은 살아야하는 이유를 찾지 못해서 혹은 그저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가입해서 같은 다른 이유를 가지고서 자살 클럽에 가입한다. 그러나 정작 자살클럽은 만들고 자살을 선택해야만 함을 역설하던 리더는 자살하지 못하고 거기에 동조하던 친구 셋만이 자살에 까지 이른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남은 친구들은 각자의 삶에서 힘겨워 하며 살아간다.

 사실 연극의 내용이 자살인 탓에 극 중에서 계속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가 쇼펜하우어의 3대 행복론이다. 첫째, 사람은 나지 않음이 행복하다. 둘째, 태어났으면 일찍 죽는 것이 행복하다. 셋째, 일찍 죽지 않았으면 자살하라. 그러나 이런 행복론을 주장한 쇼펜하우어는 72세까지 오래 오래 살았다 극 중 인물 성빈은 이야기한다.

 청소년기는 방황하고 고민하고 또 번민하는 그런 시기다. 그런 탓에 어지간한 것들은 다 부조리하게 보이고 선택해야만 할 것만 같은 것들은 극단적인 것이 되기 일수다. 아마도 극은 그런 것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나 싶다.

 그렇지만 연극 ‘변성기’를 통해 잔뜩 기대가 높아진 관객들에게 ‘외로워도 슬퍼도’에서 이야기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기대했던 것만큼 극중 인물들에게 공감가지 않았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스타일도 맑고 깔끔한 맛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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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철의 연금술사 TV판을 봤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졌을 법한 ‘강철의 연금술사 극장판 - 샴바라의 정복자’를 봤다. TV 판이 극장판으로 나오면 TV판의 스토리와는 별개로 나오는게 보통인데 ‘강철의 연금술사 극장판 - 샴바라의 정복자’는 TV 판과 별개인 극장판 보다는 TV 판의 이야기의 연장선 상에 있는 극장판에 가까웠다.

 사실 극장판은 연금술의 세계가 아닌 지난 편에서 문 넘어의 과학의 세계 이야기다. 그래서 지난 연금술의 세계에서 죽은 캐릭터들도 문 넘어의 세계에서는 그대로 살고 있다. 물론 그 역할은 전편과 같지 않지만.... 그 탓에 초반부에는 문 넘어 과학의 세계에서 에릭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보여 준다. 이 세계에서는 연금술은 통용되지 않는다는 걸 TV판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해 주기 위해서인 듯 하다.

 그리고‘강철의 연금술사 극장판 - 샴바라의 정복자’가 전편 TV 판과 크게 다른 또 하나는 에릭과 알폰스 형제의 성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유태인이나 집시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극 속에 넣음으로써 국수주의나 나치즘 같은 지난 TV 판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던 부분들이 이야기의 큰 줄기를 차지하고 있다.

 TV 판을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스토리 전개에 약간 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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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샬롬~ 자매님... 샬롬~ 형제님...

 언제부터인가 영화가 되었건 연극이 되었건 간에 사전지식이 전무한 채로 자주 관람하러 간다. 그렇게 무방비로 관람하면 극에 대한 편견도 가질 필요가 없고 그 덕에 비교적 객관적으로 극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아채기 위해 더 집중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연극 ‘변성기’는 사전지식이 전무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목에서부터 풍기는 어감에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만을 전해 듣고 그저그런 연극일 리가 분명하다는 편견을 갖게 했다.

 그렇지만 샬롬~ 자매님... 샬롬~ 형제님... 하면서 시작하는 극은 시작부터 내 편견이 틀리다는 사실을 꼭 집어 지적해 주었다. 게다가 소년을 사랑하는 소년 그리고 그 소년을 사랑하는 소녀의 이야기라 무언인가 밝고 맑은 느낌과는 거리가 멀 것만 같은데도 정말 유쾌하다. 게다가 개그콘서트 식의 웃기기 위한 즐거움도 아니다. 그냥 짜임새 있게 그리고 무리하지 않은 연출의 느낌이랄까, 비록 처음에는 누가 여자고 남자인지 구분을 할 수 없었지만 그 구분하기 어려운 실타래가 극이 진행됨에 따라 차츰 풀리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소년에게서 친구 이상이 될 수 없음을 알아버린 소녀의 마음과 소년을 사랑하는 소년의 마음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소년이 사랑하는 소년과의 관계를 통해 복수하려는 듯한 어린 소녀의 마음 같은 것들이 그다지 큰 거부감 없이 공감으로서 다가왔다.

 거기에 마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극의 진행과 조직의 보스에서 어머니까지 일인다역을 소화한 한 여배우의 열연 또한 기분 좋게 본 연극에서 재미 또한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연극 ‘변성기’ 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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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ll made movie 라고 했던가? 그야 말로 잘 만들어진 영화를 우리 영화판에서 접하는 것이 이제는 별로 어렵지 않나 싶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다시금 느끼게 해 준 영화가 바로 영화‘혈의 누’를 보면서 느꼈다.

 사실 ‘혈의 누’라는 제목을 접하면 우선 드는 생각은 이인직의 신소설 ‘혈의 누’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 ‘혈의 누’는 소설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 그저 ‘피 눈물’이라는 뜻을 ‘혈의 누’라는 우리 귀에 익숙한 문구로 표현한 것뿐이다. 1808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연쇄살인사건과 그 사걸을 파헤치려는 수사관의 이야기다. 물론 사건은 쉽게 해결되지 않고 결국 사건이 해결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뒷끝까지 깨끗하지는 못하다.

 이야기는 아래와 같다. 7년 전 대부분의 주민이 제지를 만들어 생업을 유지하는 동화도라는 섬에서 잔혹한 참형을 받은 자들이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섬의 유지인 강객주 일가였다. 그들은 천주쟁이라는 억울한 누명으로 효시, 거열, 육장, 도모지 그리고 석형 같은 중벌을 받고 죽었다. 그리고 7년이 지난 지금 상납할 제지를 가득 실은 운반선이 불타고 강객주 일가가 받은 중형을 모방한 연쇄살인 사건이 동화도에서 발생한다. 그로인해 강객주의 원한이 부른 복수라고 마을 사람들은 생각하며 불안에 떤다.

 이에 조정에서는 수사관 ‘원규’를 파견해 누구의 원한으로 발생했다는 식의 비합리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사건을 해결하려 한다. 그러나 강객주를 거짓 밀고한 5명의 사람들이 차례로 강객주 일가가 죽임을 당했던 방법대로 죽어가고 사건은 점점 더 미궁에 빠져들면서 동화도 사람들은 더욱 동요한다.

 그 속에서 강객주 딸 소연을 두고 벌이는 인권을 연기한 박용우와 두호를 연기한 지성. 그리고 코믹한 이미지로 각인되어서 진지한 역을 연기하기에는 적절히 않아 보였던 차승원. 거기에 치밀한 스토리를 따라는 긴강감. 이런 것들로 인해 영화 ‘혈의 누’는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사실 한국 고전 미스테리 수사극이라는 한 번도 접해 본적 없는 장르인데도 불구하고 한 번 관심을 보기에 부족함이 없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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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방’이라는 제목이 어딘가 익숙하다 싶었는데 연극 ‘라이방’은 2001년 이미 영화로 상연된 바 있는 작품을 연극으로 옮겨온 아주 특이한 케이스의 연극이었다. 보통 연극 무대에서 성공해 영화로 가져가는 경우는 종종 있어도, 공간과 표현의 제약에서 훨씬 자유로운 영화에서 연극이라니, 발상 자체가 매우 신선한 그리고 은근슬적 보지 못한 영화도 같이 보고서 비교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나 더 놀라운 건 영화 ‘라이방’은 흥행작이 아니었다는 사실. 영화에서 연극으로 판을 바꾼 것도 놀라운데 흥행실패작을 대상으로 했다는 건 더 놀라왔다.

 극은 택시 기사 세 사람의 이야기다. 허름한 대포집에 앉아하는 농담 따먹기가 고작인 세 명의 택시 기사들은 오늘도 허림한 대포집에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입만 열였다하면 여자 얘기에 허풍이지만 실은 겁 많고 소심한 진상과 열 여덟에 덜컹 낳아버린 딸을 키우며 살아가는 기진 그리고 유일하게 대학물 먹은 덕에 문자를 써가며 이야기 하지만 결국엔 명예퇴직 후 택시를 운전하게 된 재범이 바로 그 셋이다.

 직업이 택시 기사인지라 나름대로 거친 단어를 써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서로에게 떠벌리는 그들. 그러나 진상, 기진 그리고 재범은 모두 살기 빡빡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의 소시민이다. 그런 만큼 모두 세상에 대해 울분을 토하며 신세한탄하는 걸로 시간을 보내기 일쑤이지만 지금 내가 그리고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이 가슴에 묻어둔 쉽게 말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그들도 모두 가슴에 사연을 앉고 살아가고 있다.

 진상은 늘 허풍 치며 살지만 마음 속은 늘 무겁다. 세상 무서운지 모르고 서준 보증 덕에 한 번 써보지도 못한 빚이 계속 늘어나 늘 마음 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남들은 어린 고등학생과 원조 교제하는 줄 알고 있지만 사실은 열여덟에 낳은 딸을 키우느라 자신은 결혼도 하지 못하고 사는 기진은 늘 그의 딸이 걱정이다. 피아노에 남다른 소질을 보여 유학도 가고 피아니스트도 되고 싶은 딸이 늘 가슴에 남아있다. 재범 역시 다를 건 없다. 대학까지 나왔지만 명퇴 당한 그가 할 수 있는 있는 별로 없는데다가 어머니와 동생들 그리고 부인까지 부양해야 할 식구는 한 가득이다. 그런데다가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고 모은 돈을 사기 당해 한 순간에 날려 버려 가슴이 무겁다.

 그런데 이들의 고민들 결국은 돈이다. 남의 돈을 훔치고 싶은 욕망이 생길 정도의 절실한 현실과 경제적 압박이 결국 그들을 현금이 가득하다는 한 할머니의 집을 털러 가게 만든다. 그러나 그들이 찾아낸 건 돈이 아닌 할머니의 시체다. 시체를 보고 놀란 이들 셋은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익명으로 119에 신고하는데 뉴스를 통해 죽은 할머니의 이불 속에서 현금 3억원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곤 안 될 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며 푸념이다.

 사실 극을 볼 때는 그냥 재미있게 봤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떠오르는 생각은 사람은 잘난 사람이거나 똑똑한 사람이거나 혹은 못난 사람이거나 할 것 없이 누구나 가슴엔 각기 다르지만 누구에게도 쉽게 말하지 못하는 걸 안고 살아가는구나 싶었다. 나도 그렇고 이런 건 내 옆에 동료도 마찬가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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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래 들어 한국 사회를 보고 있노라면 한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다양성과 전문성에서 많은 발전이 있는 것 같다. 요즘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WBC에서의 한국 야구나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한국 골프 선수 혹은 피겨 스케이팅 같은 스포츠 영역에서만 아니라 반도체에서 시작해 평판디스플레이기기 그리고 그에 따라는 부품을 제조하는 산업 영역에 이르기까지 사회가 가진 모습이 풍부해진 것뿐만 아니라 그 깊이 역시 쉽게 무시하지 못할 만 한 것이 되어 가고 있다. 그리고 이런 다양성과 깊이는 문화계에도 못지않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바로 그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영화다. 그리고 지금 말하려는 영화 ‘사랑을 놓치다’ 역시 그런 맥락의 연장인지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없는 운동인 조정선수가 남자 주인공 설경구의 영화 속 직업이다.

 영화 ‘사랑을 놓치다’는 제목이 암시해주는 그대로 사랑이야기의 영화다. 대신 보통의 사랑 영화와 조금 다른 점이라면 우여곡절 끝에 영화 속의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사랑을 하는 결말의 갖는 보통의 영화와는 달리 처음부터 서로를 잘 아는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의 사랑이 10년이란 긴 시간 동안 사러서로 어긋나며 영화의 크레딧이 올라 가기 까지도 그 사랑은 완전히 이루어졌음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루어지고 있는데 놓치고서야 깨닫는 남자와 놓칠까 두려워 망설이는 여자의 10년에 걸친 순애보를 그린 영화’라는 표현이 더 이상 잘 맞아 들어갈 수 없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짝사랑과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는 무심함 그리고 흘러간 시간. 역시 서로를 기대하지만 조금씩 서로 맞지 않는 핀트에 서로 필요한 시점이면 늘 없는 상대방. 보면서 크게 웃거나 큰 즐거움을 얻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잔잔하면서도 작은 웃음과 즐거움을 얻기에는 부족함이 전혀 없는 영화다.

 게다가 ‘실미도’, ‘공공의 적’ 시리즈, ‘오아시스’ 그리고 ‘광복절 특사’까지 늘 시대와 불화하는 인물로 그 덕에 억울한 표정 하나만큼은 궁극의 경지에 다다른 설경구의 남성미 강한 이미지가 멜로 영화에서는 어떻게 변화되는지도 영화를 보면서 재미있게 살펴 보기에 적합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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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nverbal beat performance “DoodRock"

‘두드락’이란 이름을 보고는 참 공연의 제목을 잘지었다싶었다. 두드려서 소리내는 공연에 락의 요소를 가미했음을 벌써 제목에서부터 풍기고 있다. 그런 탓에 여느 때 보다 더 기대감을 갖게 했다.

 공연은 크게 두 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예상과는 달리 처음에는 두드려 소리내는 것으로만 공연을 이끌어 가지 않았다. 힙합 느낌이 강한 춤에 코믹 요소와 마임 거기에 약간에 드라마적 요소까지 다양한 볼거리 1막을 통해서 보여주었다. 이에 반해 2막에서는 처음 기대했던 두드림이 극의 중심요소였다. 그리고 그 모습과 정서가 한국의 것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게끔 꾸며져 있었다.

 버라이어티 쇼라고 하면 적절할까?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보여줄수 있는 건 다 보여주려고 애쓴 모습이 역역해 보이는 공연이었다. 또한 거기에 보고 느끼는 재미도 쏠쏠하고....

 그렇지만 공연을 다 보고 난 후의 느낌은 약간 아쉬웠다. 왜냐면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버라이어티 공연인 건 분명하지만 그 다양함이 지나쳐 되려 중심을 잃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다. 두드림을 통해 공연을 진행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생각했던 ‘두드락’은 온데간데 없고 이것저것 할 수있는 건 모조리 섞어 놓은 잡탕의 느낌이랄까? 메뉴가 한 20가지도 넘는 분식집같은 기분이었다. 다양한 장르의 혼합을 통해 즐거움을 주려한 의도는 좋았지만 그 덕에 ‘두드락’만의 특징은 온데 간데 없다. 그리고 공연의 스토리 또한 아쉬움의 대상이었다. 분명 두드리고 보여주는 공연의 실력은 하나 나무랄 때가 없을 만큼 훌륭한데 이야기가 끊기는 느낌이다. 하드웨어는 강한데 아직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강했으니까.

 좀 더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을 갖는 공연 ‘두드락’이 되면 지금 보다 더 성공적인 공연이 되지 않을까 싶은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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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가 컸던 극이었다. 공연의 소개에는 Rock Musical ‘ROCK애랑전’이라며 분명히 나는 뮤지컬이라고 당당히 밝히고 있으나 글의 서두에서 뮤지컬이라는 단어 대신 극이라는 단어를 굳이 사용한 건 뮤지컬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조금 부족한 것 같고 그냥 연극이라고 하기에는 밴드가 직접 음악을 연주하기에 그냥 떠오른 극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 말은 진정한 Rock Musical을 기대했던 만큼 아쉬움이 남았다는 말이기도 하다. 4인조 밴드까지 동원했으면 생생한 음악이 증대시키는 표현력을 더 살릴 수도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었다.

 사실 좀 독특한 공연이었다. 가서 안 사실이지만 애랑전이란 예전 중고등학생 시절 국어시간에 들어봤던 베비장전을 가르키고 있었다. 배비장전에 락밴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요소는 아니라 생각했다.

 줄거리는 이렇다. 원래는 배선달이라는 쌍놈이었는데 돈을 주고 비장 직위를 사서 양반행세를 하는 속된 인물이 주인공이다.. 김경 이라는 신임사또가 미녀가 가장 많은 제주도라는 섬에 부임 하게 되자 배비장을 대동하게 되고 본색이 건달인 배비장인지라 미녀가 많은 제주도에 가면 필경 방탕하게 될 것을 두려워한 그의 부인이 감시자로 방자를 따려 보낸다. 그런만큼 제주도에 가서 절대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겠다고 배비장은 방자와 굳게 약속을 한다. 제주도에 도착한 이후 성인 군자인 체 위선을 부리는 배비장을 곯려주려고 사또가 애랑이라는 기생을 시켜 그를 유혹하게 된다. 결국 애랑의 아름다운 자태에 넋을 잃은 배비장은 애랑의 남편으로 가장하여 들어온 방자에 의해 망신을 당하게 된다는 것이 이야기의 줄거리다. 원래 판소리에서는 양반계급의 허위성을 야유한 작품이라 하나 Rock애랑전에서는 양반계급의 허위성에 대한 풍자에 대한 느낌은 좀 줄어든 듯 싶었다.

 극의 설명자이자 진행자라 할 수 있는 행수와 사또와 다른 역을 맡은 여배우 둘이 내 눈길을 사로잡은 반면 극의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애랑은 요즘 시대의 클럽에서 춤 추는게 더 어울리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만큼 극과 어우러지지 않지 않았나 싶다.

 Rock Musical ‘ROCK애랑전’이라는 이름을 통해 전통 판소리를 새로운 형식의 극으로 시도한 점은 좋았으나 아직은 다듬어 나갈 부분이 많은 극이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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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ization 굳이 뜻을 풀이하자면 세계화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 단어 globalization이 언젠가부터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저 그러려니 하는 개념이 아니라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이 세상, 지금 이 현실 속에 말이다. 영화 ‘화씨 911, Fahrenheit 9/11'은 그저 생생한 한 예일 뿐이다.

 사실 작금이 아니라도 미국의 대통령이 공화당 출신이 되면 미국의 정책이 보수적이 될 것이고, 민주당 출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진보적 정책으로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는 정도는 전에도 통용되는 사실이었지만, 지금의 우리 군대를 파견하고 말고가 결정될 만큼 그 영향력이 커졌다. 거기에 미국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이야기의 빈도수가 삶에서 늘었다.

 영화 ‘화씨 911’는 목적이 매우 뚜렷한 영화다. 지난 미국대선에서 부시의 재집권 반대가 영화의 목적이다. 경찰국가를 자임하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얼마나 형편없는 인간이고 정치가인지 당선되기 직전과 9.11테러가 일어난 직후 그 순간의 이미지들을 초반에 배치하며 하나하나 들추어내기 시작하는 영화는, 부시 가문과 빈 라덴 가문이 얼마나 끈끈하게 유착돼 있고, 추악한 이라크 전쟁이 사실은 부시 행정부와 있는 자들의 협잡에 의한 고도의 사기극임을 강도 높게 뽀록내며 고발한다. 미국을 성찰하는 그 방식은 언제나 그랬듯 공세적이고 선동적이다. 수많은 이미지들을 짜깁기하고 조합해 만든 프로파간다의 몽타주들은 전 세계를 호령하는 부시를 일순간 실없는 코미디언으로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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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 이후 우리나라 공연의 새로운 축으로 등장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대사의 사용 없이 행돔만으로 극을 진행해 가는 ‘도깨비 스톰’,‘두드락’같은 Non-verbal performance 다. 보통 그런 non-verbal performance의 경우 유명한 ’난타’의 느낌이 강하게, 물건을 두드려 나는 소리에 리듬을 싫어 극을 진행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그런데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기존 non-verbal performance 와 완전히 틀리다. 그 누구도 사용하지 않은 길거리 댄스가 performance의 중심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놀라운 시도임에 분명하다.

 극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소위 고급 문화요 교양있는 문화로 대접받는 발레리나가 우연히 B-boy 들의 스트릿 댄스를 보고 스트릿 댄스의 매력에 빠지고 스트릿 댄서와 사람에 빠지게 된다는 단순한 구조다. 그래서 사실 극의 줄거리를 통해서 얻게 되는 즐거움은 별로다. 대신 B-boy 들의 스트릿 댄스가 이 극의 매력이다. 현란하게 추는 스트릿 댄스를 보다보면 시간이 금방 간다. 또 스트릿 댄스의 수준 또한 일품이다.

 하지만 단점이 보이지 않는 건 아니다. 뛰어난 춤 솜씨에도 불구하고 빈약한 스토리는 이 극의 두고두고 남는 아쉬움이다. 하드웨어는 강한데 소프트웨어는 약하다고나 할까? 분명 스트릿 댄스를 극의 형식으로 만든 건 놀라운 시도임이 분명하지만 거기에 매끄러운 줄거리까지 첨가되었다면 최고의 극이 되기에 충분한 춤솜씨가 내심 아깝다.

 어찌 새로운 형식에 새로운 시도인데 첫술에 배부르랴. 좀 더 시간이 흐르고 좀 더 스토리를 가다듬으면 정말 멋진 극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가능성이 보인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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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by 블로그 운영자 at 2008/04/01 21:06  
안녕하세요. 엠파스 블로그 게시물 관리자 입니다. 
회원님의 블로그에 등록된 해당 게시물에 대하여 에스제이비보이즈의 곽서연씨로부터 [권리침해 신고센터]를 통해 저작권 침해로 삭제요청이 접수되었습니다. 해당 게시물이 상표권 위반 게시물(고릴라크루에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라는 명칭을 사용한 공연에 관한 게시물)이라며 처리를 요청해 주셨습니다. 

이에 관련 포스트를 비공개 처리하였으니, 관련 게시물의 이미지, 글 링크들을 비공개 혹은 삭제 처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이는 엠파스‘게시물 게재규칙’(⑥ 지적재산권에 위배되는 게시물) 에도 위배되는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권리침해센터로 신고접수되는 경우 사실유무를 떠나 사업자는 저작권법에 따라 비공개 처리할 의무가 있다는 점 양해를 구합니다.) 
만약 다시 공개로 전환하실 경우, 법적인 제재가 이루어 질수 있습니다. 회원님을 상대로 한 법적인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협조를 부탁 드립니다. 

해당 게시물이 정당한 권리에 의한 것임을 소명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권리침해소명서와 소명자료를 권리침해신고센터 담당자에게 온라인 신고 혹은 우편 또는 팩스로 제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권리침해신고 및 소명 처리절차: http://help.empas.com/guide/right01.html 
- 권리침해소명 온라인신고: http://help.empas.com/guide/right07_2.html 

자세한 내용은 [불량 게시물.이용자 운영원칙]을 확인해주세요. 
고맙습니다. 
엠파스 블로그 게시물 관리자 드림 

- 불량이용자정책 : http://blog.empas.com/policy.html 
- 게시물게재규칙 : http://blog.empas.com/html/help/rule.html 
- 고객센터 문의 : http://help.empas.com/inquiry_step3.html?csn=5&dsn=29&es=w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8/04/02 12:13 
어떤 부분이 지적재산권에 위배 되었는지 명확히 지적해 주시고, 그에 따라 법칙 조치가 필요하면 취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도 어떤 부분이 지적재산권에 위배되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Commented by 블로그 운영자 at 2008/04/03 11:16  
안녕하세요 엠파스 블로그 게시물 관리자입니다. 

해당 게시물 비공개 처리 관련하여 충분히 안내하여 드리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해당 게시물에 있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라는 타이틀은 에스제이비보이즈 측에서 2008년 1월 31일 상표권을 취득했다고 합니다. 
하여, 2월 14일 서울서부지방법원의 결정에 의해 고릴라크루측에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와 유사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S',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시즌1' 등의 제목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판결받았다고 합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에스제이비보이측에서 상표권 위반 게시물(고릴라크루에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라는 명칭을 사용한 공연에 관한 게시물)에 대한 처리를 요청하였으며, 해당 게시물을 부득이하게 비공개 처리 하였었습니다. 
(권리침해센터로 신고 접수되는 경우 사실유무를 떠나 사업자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정보통신망법)에 따라 비공개 처리할 의무가 있다는 점 양해를 구합니다.) 

회원님의 게시물의 경우, 에스제이비보이즈 측이 상표권을 취득하기 전인 2006년에 작성된 것이어서, 관련 법률에 대해 법무팀에 확인 요청 중입니다. 
확인이 완료되는 즉시 회원님께 다시 한 번 안내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미흡한 안내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엠파스 블로그 게시물 관리자 드림
 Commented by 블로그 운영자 at 2008/04/04 12:14  
안녕하세요 블로그 게시물 관리자입니다. 

2008년 4월 1일에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에 대해 상표권을 취득(2008년 1월 31일)한 
에스제이비보이즈 측으로부터 권리 침해 건으로 수정 요청이 들어와, 부득이하게 안내 후 
해당 포스트를 비공개 하였습니다. 
(권리침해센터로 신고 접수되는 경우 사실유무를 떠나 사업자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정보통신망법)에 따라 비공개 처리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폐사 법무팀에 재확인 결과 해당 포스트는 그 이전에 게재한 것이고, 해당 공연에 대한 개인적인 글을 게재한 것이므로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는 ‘상표적 사용’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아 공개로 변경하였습니다. 

이용에 혼란을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올리며, 
앞으로 처리 전 더욱 세심히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블로그 게시물 관리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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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내가 바라는 내 모습은 천재였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재치 그리고 기지로 주위 사람들이 나를 경쟁의 상대가 아닌 동경의 대상으로 여기는 천재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 모습을 영화 ‘뷰티풀 마인드, A Beautiful Mind'의 주인공 존 내쉬를 통해 봤다.

 기숙사 유리창을 칠판 삼아 자신의 생각을 적어나가는 모습.,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와 이론을 쫓기보다는 스스로의 아이디어와 이론을 정립하려 발버둥치는 모습. 아직 젊다는 말보다는 어리다는 말이 더 어울리지만 MIT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정말 영화 같이 찾아온 사랑. 거기에 냉전 시대 미국의 가장 큰 적인 소련의 암호를 해독하는 프로젝트. 그러나 언젠가부터 현실과 공상의 모호한 구분으로 스스로 파멸해가는 내쉬. 정신분열의 역경을 이겨내고 학생을 가르치고 자신의 연구에 충실하는 모습.

 사실 어린 시절 내가 바라던 모습과 지금 내게 바라는 모습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앞서 말했듯 어린 시절 나는 스스로가 다른 사람이 범접할 수 없는 천재의 모습을 원했지만 지금은 누구와도 잘 지낼 수 있고 또 누구와도 함께 일할 수 있으며, 번뜩이는 기지와 재치로 다른 사람이 내 생각과 행동을 못 따라 오게끔 하기 보다는 체계적이로 합리적인 생각과 행동이 내 모습이 되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내 반응을 미리 예상할 수 있게끔 해서 함께 일하기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영화를 보면서도 같은 생각을 했다. 비록 비범할 수 없는 천재적 기질이 부럽고, 역경을 멋지게 이겨내지만, 천재적 기질의 결말이 정신분열인걸 보면 천재적 기질 역시 양날의 칼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드라마틱한 한 수학자의 삶을 영화 ‘뷰티풀 마인드’는 잘 그려내고 있다. 그렇지만 영화를 보기 전에 들었던 많은 찬사에 비한다면 기대보다는 약간 지루한 감이 있었다. 그리고 영화의 제목을 왜 ‘뷰티풀 마인드’로 했는지 쉽게 알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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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자신은 그럭저럭 삶을 꾸려가는데 주위의 시선이 스스로의 삶을 만족스럽지 못한 거라 단정하고 삼류라는 딱지를 붙이곤한다. 연극 ‘삼류배우’에서도 역시 비슷하다. 비록 돈 버는 재주도 없고 능력도 없어서 출세도 못하는 탓에 사회에서는 삼류인생이라 불릴지는 몰라도 돈 많고 능력 있는 사람들을 울리고 웃기고 감동을 주는 일류직업인 배우가 자신의 직업임을 떳떳하게 여기는 영진이 그렇다. 삼십년이란 세월을 연극배우로써 살아왔지만 그저 단역 이상의 역할을 맡은 적이 없다. 그런 탓에 가족에게도 아버지는 그저그런 배우일 뿐이다.

 하지만 영진은 그런 사실에 별로 불평하지 않는다. 불평 대신 자신이 염원하는 햄릿을 언젠가는 연기하리라 믿으며 햄릿 연습을 할 뿐이다.

 그런 그에게 햄릿을 연기할 기회가 찾아 왔다. 햄릿을 연기하는 친구의 스케줄과 연극의 스케줄이 맞지 않아 비록 마지막 한 번의 공연 뿐이지만,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햄릿의 기회가 찾아 왔다. 그래서 자신의 가족을 연극에 초대하고 바라마지 않던 무대에 설 준비를 한다. 하지만 스케줄이 맞지 않아 할 수 없다는 친구가 돌아오는 통에 이번에도 영진의 햄릿은 무대에서 볼 수 없다. 아버지의 햄릿을 보고 싶다는 아들과 이번에도 역시 그렇지 하는 표정의 딸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고민하는 아내를 영진은 보게 된다.

 이 때 영진은 자신의 가족을 무대로 이끈다. 그리고 자신만의 햄릿 모노드라마를 가족에게 보여준다. 자신의 모든 열정을 다해 가족을 위해 연기하는 영진. 그리고 그 영진의 열연에 동료들도 하나씩 참여하게 되고 늘상 햄릿을 연습하던 영진 탓에 햄릿의 대사를 알고 있는 가족 역시 함께 참여한다.

 연극 ‘삼류배우’는 워낙에 기대가 컸던 작품이었다. 수많은 호평 속에 극을 보게 된 탓에 극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았다. 그래서 비교적 나무랄 때 없는 훌륭한 공연이었고 감동 또한 보통의 연극보다는 훨씬 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에 큰 기대치 덕에 더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아직 제대로 사회에 발을 제대로 담그지도 않은 대학원생 신분이지만, 삶 곳곳에서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경쟁을 하게끔 되고 비교를 당하곤한다. 연극에서 영진 역시 그렇지 않았을까? 세상이 원하는 돈 많고 능력 많은 사람을 웃기로 울리는 배우라는 직업에 만족하는 삶이지만 일류배우가 아닌 탓에 늘상 비교 탓에 스스로를 열위에 둘 수밖에 없는 삶이 되버리지 않았나 싶다.

 사실 어느 고등학교에 입학해 어느 대학에 입학해야하고 그 다음은 무엇을 해야한다는 식의 일류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어왔던 내 지난 시절이 그저 내게 국한된 것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탓에 연극 ‘삼류배우’속의 진솔한 연기와 진실된 이야기 외에 스스로의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힘이 수많은 사람이 호평하게끔 만드는 이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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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 코미디쇼 마누라가 예뻐보여요’라는 제목에 코미디 전문극장이라는 이름의 채플린홀이 공연장소다. 채플린홀? 그게 어디있지 싶었는데 가봤더니 영화관 시네코아의 지하다. 종로가 공연장소라니, 상당히 새롭다는 느낌이다. 컬트삼총사에서 시작해 개그콘서트나 갈갈이 콘서트 같은 개그무대가 대학로에 자리 잡은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실제 공연은 크게 세 파트로 나눠져 있었다.

 회사의 중요한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룸살롱에서 영업을 하는 이야기가 그 첫 번째 파트다. 동정에 호소하고 협박도하며 계약에 매달리지만 계약은 쉽사리 이뤄지지 않고 그 이야기를 코믹하게 잘 보여준다.

 두 번째 이야기는 부인 몰래 룸살롱 가기를 즐기는 한량 남편과 명품에 열광하는 아내에 관한 이야기다, 각기 쉽지 않아 보이는 부부의 부부싸움이 그 이야기의 주다.

 세 번째 이야기는 4명의 산모가 산부인과에서 겪는 에피소드다. 출산에 코믹한 요소를 섞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TV에서는 볼 수 없는 적절한 노출과 개그맨들의 열연이 이야기의 재미를 쏠쏠하게 만들어 준다. 그러나 가끔 보이는 지나친 과장은 편한 웃움을 더 선호하는 내 취향과는 어긋나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시간이 좀 더 흐른다면 더 다양한 레퍼토리에 탄탄한 구성으로 더 알차고 재미있는 공연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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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가 현대의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바쁘고 정신없다. 학생이든 사회인이든 예외는 없다. 초중고생들은 각종 학원과 과외에 치여 살고 그들이 원하는 대학을 간다손 쳐도 영어나 취업 스트레스 받기는 마찬가지다. 취업의 문턱을 넘어서 사회인이 되더라도 결혼이니 혹은 집을 장만하는 문제 혹은 자녀 교육의 문제로 자신을 돌보고 자신의 삶을 즐길만한 여유는 없다. 언젠가부터 넉넉하고 여유로운 삶은 그저 추구만 할뿐 쉽사리 갖기 힘든 것이 되어 버린 시대가 되었다. 이런 탓 인지‘구세주’라는 단어는 은근한 매력이 있다. ‘구세주’는 빡빡하고 벅찬 삶은 종말을 고하고 넉넉하고 여유로운 삶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랄까.

 사실 영화 ‘구세주’의 구세주는 상술한 것과 같은 내 삶의 구세주와는 좀 달랐다. 폭탄으로 치부되는 한 여학생이 연합 MT를 통해 한 남학생에게 필이 꽃이고 계속 따라 다닌 끝에 결혼에 이르게 된다는 대략의 줄거리를 통해서 이 영화 ‘구세주’ 속의 구세주는 영화 속 고은주(신이)를 구제한 임정한(최성국)이었다. 그러나 그저 한량으로만 살아가는 정한의 삶에 가족의 소중함과 의무를 알게 해준 사람은 은주로 은주 역시 영화 ‘구세주’ 속의 또 하나의 구세주였다. 그리고 빡빡하고 벅찬 삶을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구세주는 영화 상영시간 동안 편하게 웃고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영화가 구세주가 아닌가 싶다.

 코미디 영화인 탓에 삶에 대한 깊은 관조나 진중함은 미흡하지만 편하게 그리고 즐겁게 보기에는 충분한 영화가 바로 영화 ‘구세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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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가다보면 가끔씩 혼자 살아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렇지만 인(人)자가 두 사람이 서로 기대로 있는 형상이라는 의미만큼이나 몸담고 있는 세상에서 혼자 훌쩍 떠나오기란 결코 쉽운게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혼자사는 ’이라는 수식어는 현대인들에게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연극 ‘혼자사는 남자 배성우’에서 주인공 배성우는 1년 동안 부인과 떨어져서 혼자사는 생활을 시작한다.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을 핑계 삼아서 말이다. 이유는 그럴 듯하다. 번득이는 영감과 영혼의 자유를 위해서라니까. 그렇지만 극은 시작하고서 이내 혼자 살기 위해 들어온 아파트가 그리 혼자 있기가 쉽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내연녀의 등장과 연상의 부인과 결혼한 친구의 결혼 생활 이야기 거기에 주위 부동산 사람들까지 여러 사람들이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지를 않는다.

 사실 이 연극 ‘혼자사는 남자 배성우’를 아직도 학생이라는 신분 덕택에 ‘결혼’이라는 건 생각해 볼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살아갔었는데, 과연 ‘결혼’이라는 건 뭐고 결국 결혼은 하고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내 모습은 어떻게 변해질까 싶은 생각을 들게 했다. 그리고 3명의 등장배우만으로 7명의 배역을 소화해낸 건 이 연극이 주는 또다른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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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그저 어린 시절 동물의 왕국 속에 나오는 밀림과 사바나 그리고 사자나 기린 같은 동물이 먼저 떠오르는 그곳. 그러나 그곳 역시 사람이 살고 있다. 그 중 한나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 최남단에 위치하고 금인지 다이아몬드인지 정확히 떠오르지 않는 귀금속이 많이 생산되며 인종차별로는 세계 최고였다던 세계사 책의 설명 외에는 별로 알고 있는게 없는 나라다. 그런데 이 연극‘아시나말리’는 그다지도 멀게만 느껴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탄생한 연극이다.

 아씨~나 말리! 우리는 돈이 없다! 라는 뜻이란다. 아파르트헤이트란 인종차별 정책에 대항한 흑인들의 투쟁 구호가 바로 아씨~나 말리! 란다. 그 탓에 흔히 접할 수 있는 스타일의 연극은 아니다. '블랙 코미디'란 바로 이런 극을 두고 이야기한다고 해도 될 정도로 다분히 인종차별이 심했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풍자하고 있다.


 극의 이야기는 요하네스버그 류콥 형무소에 수감된 다섯 명의 흑인 죄수에 관한 이야기다. 이들 다섯 명이 어떻게 감옥에 들어오게 되었는지 보여주기도 하고, 과거 자신의 이야기를 극을 통해 보여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냥 그저그런 모습은 아니다. 우리가 쉽게 접해 보지 못한 아프리카 특유의 리듬과 율동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 탓에 시끄럽고 정신없다는 생각이들 정도이다.

 사실 다섯 명의 배우들의 열정과 리듬감이 그대로 객석의 관객에게 전달되지만 우리의 이야기가 아닌 탓에 머릿속 이성은 동감하지만 가슴속 감성은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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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나는 보지 못했지만, 영화 ‘왕의 남자’로 인해, 여성보다 더 여성스러운 남성이 많은 곳에서 회자되고 있음을 알고 있다. 모르긴 몰라도 메트로 섹슈얼이니 어쩌니 해서 세련된 매너에 여성적인 감성 그리고 강인한 분위기 같은 모습을 두고 말하는게 아닐까 싶다. 그런 시작에서 이 연극 ‘아름다운 남자’를 논하려면 그냥 이 창을 닫아라. 놀라우리만큼 상관없으니까.


 연극 ‘아름다운 남자’는 참으로 희안한 연극이었다.  보통 연극을 본 몇 차례의 경험을 떠올려 보면, 극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가지고 보면 좀 더 쉽게 이야기를 따라 갈 수 있기는 하지만 비록 사전 지식이 없다손 치더라도 금세 이야기를 따라 갈 수 있는데 보통인데, 이 ‘아름다운 남자’는 그렇지 못했다. 무대에서 보여주는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탈춤과 현장에서 바로 연주되는 고유 악기의 소리가 전통과는 친숙치 못한 내게 매우 어렵게 다가왔기 때문이다.리라.


 사실 작품만을 놓고 본다면 매우 좋다. 시대적 트렌드의 반영이라는 미명하에 20대 중후반의 여성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쏟아져 나오는 농담 따먹기 말고는 별다른 내용이 생각나지도 않는 그저 그런 극과는 달리 철저히 작가주의적 연극이 느낌이 강하다. 뚜렷한 자신만의 색체를 갖는 것 같아 매우 좋다. 다만, 그 덕에 관객이 다가가기가 조금 어려웠다는 점이 아쉽다.기는 하지만 다음 작품은 이 보다 더 뛰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그런 아쉬움을 상쇄시켜 주었다.


 이야기는 TV 드라마가 아니면 흔히 접하기 어려운 고려시대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무신시대이자 몽고의 침입으로 정치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가시대가 그 배경이다. 세 명의 학승(공부하는 과정에 있는 스님) 만전, 길상 그리고 통수기의 이야기이다. 몽고군의 침입과 그들의 내정간섭, 왕인 고종보다 더 기세등등한 무인 최우 그로인해 부패한 정치와 관리들 속에서 세 명의 학승은 각기 다른 길을 선택한다. 최고의 권력자인 최우의 양자로 들어가는 만전, 이와는 반대로 무인 권력에 반한 이언년의 난에 가담해 최우를 살해하려다가 죽음을 맞이한 길상. 이 둘과는 달리 궐력 부패와 권력 싸움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팔만대장경 집필에만 몰두하는 통수기. 이들의 다른 삶은 지극히 대비되고 결국 아름다운 남자는 휘몰아치는 시류에 편승해 가는 사람들과 달리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통수기를 두고 극은 아름다운 남자라고 칭하지 않나 싶다. 그 외에 이규보와 지공대사의 이야기가 나오기는 하나 극을 본지 꽤 시간이 흐른 지금 떠오르는게 별로 없으므로 패스....


 새로운 형식에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야기를 가지고 극을 꾸몄다는 사실은 분명 만점 감이지만 철저한 사전 지식 없이 보기에는 너무나 어려워 극 중간중간에 해설자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연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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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종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노라면 특별한 것도 없는 이야기가 소재인데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잘 풀어나가는 애니메이션을 보곤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지금 이야기하려는 ‘귀를 기울이면, 耳をすませば / Whisper Of The Heart’ 역시 그런 류의 애니메이션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다.

 우선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노라면 익히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old pop song ‘Country road' '를 여러 번 들을 수 있다. 원곡에서 시작해 Concrete road로 가사를 바꾼 곡 그리고 일본어로 번안해서 부른 노래까지, 귀에 익숙한 노래에 조금의 변형을 가해 새로움을 느낄 수 있게끔 하지 않았나 싶다.

 이야기는 그저 책을 좋아하는 고등학생인 시즈쿠와 바이올린을 만드는 장인이 꿈인 세이지의 이야기다. 같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바이올린 명인을 꿈꾸는 세이지를 보며 시즈쿠는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는 자신이 제일 잘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이야기를 쓰겠다고 결심하고 실행에 옮긴다. 그런지만 그 과정은 그저 순탄지만은 않아서 학교 성적도 떨어지고 부모님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의 우려를 사게 되는 결과를 가지고 온다. 게다가 그런 것들을 감수하고서 심혈을 다해 쓴 이야기이지만 그 결과물은 불후의 명작보다는 그저 어린 소려의 완전치 못한 습작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그리고 오히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에 스스로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다.

 사실 어떤 감독이던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더 좋은 스토리에 더 좋은 영상을 보여주고 싶기 마련이고 그런 의욕이 되려 지나쳐 전체의 흐름을 망쳐버리는 경우를 왕왕 볼 수 있는데, 이 애니메이션 ‘귀를 기울이면’에서는 지나친 의욕을 잘 자제함으로써 애니메이션임으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설득력을 한층 강화시키고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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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 영국 런던의 이미지는 무엇일까? 안개, 빨간 이층버스, 런던에 연고를 둔 첼시? 사실 나는 런던은 커녕 영국에 가본 적도 없다. 그저 여기저기서 듣고 본 것이 내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을 따름이다.

 그런데 그런 이미지 속의 하나가 로맨틱 영화 속의 영국이다. 휴 그랜트를 필두로 한 ‘러브 액추얼리, ’브리짓 존스의 일기‘ 그리고 ’노팅힐‘에 이르기 까지 내가 영화에서 본 런던은 로멘스가 이루어지는 공간이었다. 이런 런던의 이미지에 하나 추가되는 영화를 봤다. 그 영화가 바로 ‘If only, 이프 온리’다.

 사실 영화의 이야기는 황당무계하다. 눈 앞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연인을 두고 슬퍼하는 남자 주인공 이안, Paul Nicolls 에게 하루가 지나자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어제가 반복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연인 에밀리, Jennifer Love Hewitt 가 다시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 소중한 시간을 함께 보낸다.

 그저 “그녀를 가진 것을 감사하며 살아라. 계산하며 사랑하지 말고”라는 택시 기사의 말이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하는 걸 함축하는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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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천(山川)은 의구(依舊)하되 인걸(人傑)은 간 데 없네'
야은 길재의 시구 중의 한 구절입니다. 이 구절이 연극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를 보고서 떠올랐습니다. 물론 직접적인 연관이야 전혀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겠지만, 왠지 연극의 공간인 여관방은 의구(依舊) 한데 그 안의 사람들만 바뀌고 그 사람들의 사연만 바뀌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일 것입니다.

 연극 ‘Best & New -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는 제목이 암시해 주는 그대로 5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편의 연극인만큼 각각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이야기이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이긴 하겠지만, 그렇지는 못합니다. 그렇다손쳐도 각각의 에피소드를 즐긴다는 생각으로 5가지 이야기 모두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사실 5가지 이야기 모두가 내게 재미나지는 않았습니다. 급변하는 시대에 맞추어 그럼직한 이야기도 있었고, 실컷 웃을 수 있는 이야기도 있었고 그냥 그렇구나 싶은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다 만족스럽진 못하다는 걸 부정할 순 없지만 그래도 공통적으로 사랑을 주제로 각각의 에피소드를 적절히 잘 풀어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에피소드 ‘싱글즈’와 세 번째 에피소드 ‘바다 사나이’가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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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적이라는 말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일을 보통 칭한다. 그래서 보통 한강의 기적이니 하는 식으로 사용하기 마련인데, 기적이라는 단어 속에는 이루려고 하는 것을 이루었다는 긍정적적인 의미가 함께 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연극의 제목이 기적을 뜻하는 영단어 ‘미라클’이다.

사실 연극 ‘미라클’에서는 기적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영화 ‘사랑과 영혼’처럼 영혼과 사람이 서로를 알아본다는 건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힘든 기적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정말 기적이 일어났으면 영혼과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질 법도 한 듯한데, 결국은 이루어지지 못하는 걸 보면 긍적적인 의미의 기적은 아니다.

 내용은 교통사고를 당한 후, 식물인간이 된 인기그룹 멤버인 희동의 이야기다. 교통사고를 당해 몸은 병상에 중환자 상태로 누워있지만 영혼은 몸 밖으로 나와 병실에서 자신의 모습과 병실에 들어오는 사람을 늘 지켜본다. 거기에 담당의사와 간호사 미저리와 힙합스타일의 정신병동 환자 웨슬리, 옆 방 영혼인 길동 그리고 간호사 하니가 이야기를 꾸며간다. 결국은 희동은 외모도 예쁘지만 마음 또한 그 못지 않은 간호사 하니를 좋아하게 되고 갖은 방법을 동원해 하니에게 자신이 좋아한다는 걸 알리고 하니와도 친해지지만 결국은 안락사를 통해 희동은 하니와 이별을 하게 된다.

 지나치게 심각하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안락사라는 사회문제를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게 해준 건 ‘미라클’이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이다. 그렇지만 해결책까지 기대하는 건 너무 지나친 걸까?

 연극 ‘미라클’은 즐겁게 그렇지만 지나치게 가볍지 않은 좋은 연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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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드라마 ‘은실이’에서 못된 아이 정도로 밖에 기억나지 않던 한 배우가 영화 ‘올드보이’에서 미도를 연기하며 머리 속에 자신의 존재를 남기더니,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통해 엔터테이너가 아닌 배우로 강력한 인상을 남긴 강혜정. 영화 ‘질투는 나의 힘’을 통해 참 곱상하게 생긴 남자 주인공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가, 영화 ‘국화꽃 향기’와 ‘살인의 추억’을 통해 자리를 잡는가 싶더니, 어느새 영화 ‘인어공주’에서 남자 주인공으로 많은 여성팬의 관심을 받게 된 박해일. 이 둘이 영화 ‘연애의 목적’에서 만났다. 그것도 둘 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완벽하게 깨버린 이미지를 통해서.

 처음에 이 영화 ‘연애의 목적’을 보면서 나는 짜증이 났다. 영화의 내용이 남선생이 여자 교생에게 찝쩍거리는 것 이상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이다지도 남자가 여자에게 이렇게까지 추하게 추근덕거릴 수도다 있구나하는 정도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런데 추근덕거림이 통한다. 어느새 부터인가 싫지만 어쩔 수 없이어서 참는 것이 아니라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자는 여교생.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여는가 싶자 남선생의 추근덕거림의 정도는 더 심해진다. 아마 이대로 끝났다면 나는 감독과 작가를 욕했을 것이다. 추근덕거림은 결국 진짜 사랑이 되고, 어버리지만 그 사랑을 자신의 지위과 연관시키며에 연연하며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며 외면하려 들지만, 사랑이라는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아 려다가 그렇게 행동하지는 못하며 마루리 짓는다. 않는다.

 내 부족한 연애 경험 탓인지 남자가 여자에게 이다지도 추근덕거릴 수도 있구나하는 싶었고걸 알았고 놀랍게도 그 추근덕거림을 여자가 싫어하는 것처럼 하다가도 은근슬쩍 넘어가버리는 것에 나는 제법 놀랐다.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며 외치던 CF 속 멘트는 그저 TV 속 광고일 뿐 일상의 사랑은 절대 그럴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내가 너무도 어렸다는 걸 어림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는게 이유라면 이유랄까.

 아무튼 영화 ‘연애의 목적’은 지루하게 보기 시작했다가 내 허술한 심금을 울리며 끝난 영화로 기억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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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추말리기,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무슨 제목이 이런가 싶었다. 거기에다가 20명에 달하는 출연진. 그리고 극단 민예 라는 뭔가 오래된 듯한 어감을 주는 극단까지. 어쩐지 연극계에 가장 큰 관객인 20대 여성층을 타켓으로 삼아 열리는 여타의 많은 연극들과는 뭔가 다를 것만 같았다. 그런 느낌을 가지고 극을 접했다.

 ‘~누구누구씨 보호자님, 아들입니다.’
지나치게 과장이다 싶은 간호사의 말로써 남아 선호 사상에 대한 재고찰과 생명경시 풍조에 대한 날카로운 현실풍자 그리고 저출산 시대의 출산 장려 메시지라는 맞는 말인 듯 싶으면서도 뭔게 생뚱맞은 것만 같은 메시지를 내세운 ‘고추말리기’는 시작되었다.

 우선 눈에 띄는 건 삼신할매와 저승사자 그리고 홍장군이다. 특히 내가 생각했던 거지 중의 상거지 보다도 더 허름한 모습에 지하철 녹번역을 헤메는 삼신할매와 저승사자는 정말이나 어이없었다. 우리 의식 속에 있는 근엄한 모습의 삼신할매와 저승사자의 모습에 일침을 가하기 위한 의도적 표현이라 할런진 몰라도 극에 대한 지식이 쥐뿔만큼도 없는 내게는 연출자가 표현 할 수 있는 삼신할매와 저승사자의 이미지가 저것 밖에 되지 않나 싶었다. 거기에 극의 중심인물인 홍장군. 나는 처음에 무슨 참견 좋아하는 동네 아저씨 역인 줄 알았다. 용한 점쟁이라면서도 단무지에 라면을 즐긴다는 그의 모습은 누군가 말했던 인간적인 모습보다는 지질이도 궁상맞아 보이지 밖에 않았다. 아직도 연극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홍장군의 열정적인 연기는 대단했다.

또 다른 어이없는 설정 중의 하나. 탤런트 이미연이 맡았던 드라마 속 명성황후가 이 연극 ‘고추말리기’에서 태어나는 남자 아이를 죽이는 낙태귀의 전생이란다. 그리고 그 낙태귀의 이름은 미연이다. 마지막으로 태어날 남자아이 12명의 고모들 꿈에 나타나 퍼즐 맞추기 하듯 말을 끊어서 12명의 딸과 홍장군에게 하고 사라진 할아버지에 대한 장면 역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에는 어이없는 장면이었다.

 남아 선호에 대한 문제와 그로인한 성비 불균형에 대한 우려, 생명 경시에 대한 경고, 태어나지도 못한 채 죽어야 하는 불쌍한 영혼들에 대한 것들이 조금은 코믹하기도 하고 어이없다 싶은 설정들을 통해서 말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나름대로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지금의 인구문제는 남아선호보다는 저출산으로 인해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더 당면한 문제가 되어버린 시대적인 상황과는 벌써 거리감이 생겨버렸고. 결정적으로 제시한 남아선호 사상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나름의 고민을 통한 해법을 제시하려 하기 보다는 남자아이가 태어남으로써 문제가 해결되 버려서 처음에 주장하려고 했던 것들은 정작 얼렁뚱땅 넘어가버린 듯한 느낌이다. 머리 속에 결혼이나 자녀 같은 단어가 멤도는 상황에 내가 처해 있었더라면 연극 ‘고추말리기’가 더 생생하고 재미있게 보였을 것 같았지만 지금 당장의 내 상황과는 너무나도 다른 이야기였기에 아쉽게도 쉽게 공감이 가지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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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준 당신께 고맙다는 말을 남깁니다.’

 영화 이야기를 하다가 보면 가끔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고 찬사를 보냄에도 불구하고 관람하지 못한 영화가 수두룩하다는 걸 느끼곤 한다. 그런 생각을 갖게 하는 영화중에 하나가 바로 ‘8월의 크리스마스’이다. 영화를 개봉했을 때 놓쳐 버렸다는 것이 관람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이겠지만 그 외에도 8월과 크리스마스라는 별로 연관성 없어 보이는 단어의 조합이 제법 논리적으로 보이는 걸 더 선호하는 내 구미와 일치하지 못한 점이 개봉한지 8년 만에 영화를 보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영화는 놀라우리만큼 절제되어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과장의 군더더기는 살펴보기 어렵게 절제되어 있고 그들의 대사도 그리고 그들을 쫓아가는 카메라마저 필요없는 움직임은 최소화하고서 이야기를 풀어 간다. 그렇게 감정의 극대화와 감정의 주입화를 절저히 배제한다. 그냥 일상을 차분히 영상을 옮길 뿐이다. 차분한 느낌의 영상은 맑고 투명한 수채화 같다는 느낌이랄까? 사랑과 죽음 그리고 삶이라는 역시나 다소 달라 이는 것들 속에서 펼치지는 일들이 맑고 투명한 수채화처럼 보여진다.

영화는 불치의 병으로 곧 생을 마감해야 한다는 걸 아는 정원이라는 이름의 한 사진사와 우연히 정원과 친해진 주차 단속요원 다림의 이야기다. 그렇다고 해서 그 둘의 애틋한 사랑이야기 같은 건 아니다. 맑고 투명하다고 했지만 다소 무뚝뚝하다고 해야 할까? 그런 탓인지 영화는 정원의 병명조차 알려주지 않지만 정원은 늘 웃는 모습이다. 그저 정원의 죽음이 멀지 않았음은 술을 마신 후 파출소에서 보이는 난동이나 아버지에게 비디오 작동법을 가르쳐주다 화가 나서 나가는 모습, 그것을 다시 글로 써서 남겨두는 모습, 사진관에서 필름 현상법을 일일이 사진으로 찍어 그것을 하나하나 기록으로 남겨두는 모습, 친구들과 사진 찍는 모습 그리고 자신의 영정 사진을 찍는 모습 같은 것들에서 차분히 암시할 뿐이다. 이에 반해 다림은 정원의 사정을 전혀 알지 못한다. 그래서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배우 심은하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었는데, 늦게나마 ‘8월의 크리스마스’를 통해 배우 심은하는 발견한 것 같다. 이렇게 예쁜 배우인줄 이제야 알았다. 그리고 8년의 시간을 느껴지게 하는 것들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는데 그 중에서 디지털카메라로 인해 우리 주위에서 자취를 감춘 필름 카메라와 주차단속차로 쓰인 티코. 지금 이야기였다면 디카로 인해 정원과 다림이 만날 일 조차 없었겠지?

 아무튼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는 내가 본 좋은 영화 중의 하나로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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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말아톤’을 보기 전 나는 KBS 인간극장에서 나온 실제 이야기를 봤었다. 고로 영화 ‘말아톤’의 이야기를 이미 TV를 통해 대충 알고 있었다. 그런 탓에 이 영화는 내 관심의 바깥 영역에 있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역시 나와 비슷해서 그냥 그저 그렇게 막을 내리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웬걸, 결과는 내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이 영화 ‘말아톤’은 육체는 스무 살의 성인이지만 정신은 다섯 살 아이로 살아가는 자폐아 초원과 초원의 엄마 그리고 코치 선생 이렇게 세 명의 이야기가 주축을 이룬다. 세상 사람들이 정해 놓은 소통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고 세상에 불화하며 얼룩말에나 관심을 보이는 초원과 아들 초원을 위해 헌신적으로 희생하는 엄마이면서도 혹시나 자신이 가지는 초원에 대한 애정이 결국은 자신을 위한 어긋난 집착이 아닐까 깊이 고민하는 초원의 엄마. 그리고 그저 사회봉사 차원에서 초원을 가르치기 시작했지만 진정으로 초원을 위해 주는 코치 선생님이 바로 그 셋이다.

 사실 이 영화는 사람의 눈을 확 끌어당기는 자극적인 장면이나 과장된 연기가 절제된 영화다. 그렇지만 되려 어눌한 말투와 표정이 주는 진솔한 모습과 사랑과 집착을 착각하지 말라는 이야기 같은 공감되는 이야기가 어울어져 만든 시너지가 사람의 눈을 현혹하는 컴퓨터 그래픽이 남무하는 영화 속에서 되려 빛을 발해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된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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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투게더’라는 제목을 보고는 장국영과 양조위의 영화 ‘해피투게더’를 떠올렸다. 거기에 칼이수마 이야기라는 부제를 보고는 영화에서처럼 동성애에 관한 연극에다가 뭔가 카리스마적인 요소를 첨가한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연극을 직접 접해보니,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칼이수마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건 결국 사람은 모두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는게 아닐까 싶다. 어렵게 돈을 모았지만 많은 돈을 사회에 기부하고 혼자 사는 치매 걸린 할머니, 할머니는 고아원에 맞기고는 잃어버린 자식을 찾아 행복해지고 싶어한다. 많은 돈을 사회에 기부했다는 뉴스를 보고는 돈을 훔쳐 지상낙원인 칼이수마 섬으로 떠나고 싶어하는 2인조 도둑 칼이와 수마. 자신을 입양시킨 부모를 찾는 동안 할머니 병수발을 위해 함께 사는 제인. 할머니 도움으로 장가 가게 된 농촌 총각. 그리고 1인 3역의 배달원, 의사, 그리고 경찰.

 이들은 너무나도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 처음에는 서로를 의심하지만 결국에는 자신은 가지고 있음에도 생각지 못한 것들이 다른 사람에게는 행복을 위한 첫째 조건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통해 서로를 이해해 간다. 그런 과정 속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로 극의 재미뿐만 아니라 웃음까지도 선사해 준다.

 거기에 극이 진행해 가면서 ‘칼이’를 연기한 배우의 연기력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는데, ‘칼이’를 연기한 김태린이란 배우가 작/연출을 함께 했다는 팜플렛의 내용을 보고 내공이 있는 사람이었구나하는 생각도 해봤다.

 극을 관람한게 지난 달 초라 달라졌을 수도 있는데, 좌석에 등받이가 없는 점이 내심 아쉬웠다. 영화관에 있는 편한 좌석에 견줄 수는 없더라도 등받이가 없는 좌석에 앉아보는 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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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보기 전에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는 것 중 하나가 감독과 주연배우이다. 이런 점에서 영화감독 김상진과 배우 차승원은 내 기억 속에 좋게 남아 있는 한국 코미디 영화에서 감초 같은 인물들이다. 사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였던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그리고 ‘광복절 특사’까지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주었던 김상진 감독과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그리고 ‘선생 김봉두’에 이르기까지 계속적으로 코미디 배우로 성공을 거둔 배우 차승원이 또다시 함께 한다는 소식만으로도 기대를 불러일으킨 영화가 바로 ‘귀신이 산다’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둘이 함께 만든 전작에 비하면 재미가 떨어진다. 차승원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한 축을 담당했어야 할 귀신을 맡은 장서희가 좀 더 부각될 수 있도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했다.

 사실 집은 늘 좁은 국토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무척이나 중요한 문제이다. 그래서 취직도 하기 전부터 일을 시작하고 나서 얼마나 있어야 집을 살 수 있다느니 혹은 요즘은 어느 어느 신도시 아파트가 뜬다느니 하는 식의 이야기가 우리 주변에서 늘 난무한다. 그 탓인지 차승원이 연기한 박필기 역시 집을 장만하는 건 일생의 목표다. 그러면서 드디어 거제도 전망 좋은 바닷가에 있는 집 한 채를 장만한다. 그러나 웬걸. 이 집에는 귀신이 살고 있다. 그리고 귀신인 장서희와 싸운다. 이 집이 서로 내꺼다 하면서. 그러면서 귀신의 사정을 알게 되고 귀신을 도와주는 이야기다.

 귀신 영화들이 가진 장르적 한계나 어두침침하고 무서운 분위기를 벗어나고 싶었다거나, 쉽게 장만 할 수 없게 되어버린 집을 장만하고서 누리려는 행복의 순간에 갑자기 찾아오는 불행의 그림자를 그려내고 싶었다 감독의 의도는 다분히 성취된 것 같지만 그 덕에 되려 전작에 비해 재미는 반감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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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보는 것도 쓰는 것도 그리고 생각하는 것도 어지간히 멀어져버리는 바람에 영화라는 단어를 잊고 살다가 짬짬이 나는 시간에 PMP를 통해 본 영화가 ‘B형 남자친구’ 이다.

 영화는 제목이 알려 주는 그대로다. B형 남자친구를 가진 A형 여자의 이야기다. B형 남자친구 스타일은 이렇다. 100초만에 나오지 않으면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는 으름장에서 시작해 한복 윗저고리는 벗어버린 채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게 만든다던지 엘리베이터에서 슈퍼맨 놀이를 하는 식이다. 

 그렇지만 그저 황당한 일만 있는 건 아니다. 도움이 필요할 때면 당장에 잘려와 도와주기도 하고 시험을 잘 보지 못했다고 조롱하는 조교를 골려주기도 한다. 그렇게 혈액형을 통해 사람들 분류하고 B형 남자와 A형 여자는 맞지 않다는 속설은 깨어지는가 싶더니 여자는 남자가 자신과는 너무 다르다는 걸 알고는 헤어지기를 결심한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여전히 남자는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자가 알게되고 다시 둘의 인연은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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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애니메이션이 아닌 만화책으로 ‘골든보이’를 본 건 아마도 한 십년 정도 전 고등학교 시절 아니었을까 싶다. 그 때 그냥 즐겁고 보고 말았던 만화가 우연히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왔다는 걸 알고 재미있었던 것 같다는 기억을 더듬어 다시금 봤다.

프리타. 골든보이의 주인공 킨타로는 프리타다. 프리 아르바이트 정도를 줄여 만든 단어인 프리타는 정규 직업을 구하지 않은 채 계약직으로 아르바이트 삼아 단기간 일을 한 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다시 돈이 필요하면 또 다른 아르바이트를 찾아 일하는 일본의 젊은 20, 30대를 말한다.


 아무튼 킨타로 역시 프리타라 매회 직업이 바뀐다. 그러면서도 뱅꾜뱅꾜~를 외치면서 세상사 모든 일은 공부라는 식으로 매사 열심이다. 바로 이 점이 골든보이를 그저 재미있는 만화 이상으로 만들어 주지 않나 싶다. 평생학습시대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나이가 들어가면 갈수록 변화보다는 안정에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 안정을 추구하는 것을 비난할 수야 없겠지만, 그래도 세상에는 공부해야 할 것 투성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조차 잊어버리거나 혹은 외면해 버려서는 안된다. 그런 점을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잠시나마 생각해봤다.

 세상사 모든 것이 공부할 수 있는 것이라는 자세로 삶을 대한다면 정말 이루지 못할 건 별로 없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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