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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개구리 스타일은 고집 센 어린아이들이 보여 주는 대표적인 행동이다. 고백건대, 어린 시절 내 모습도  청개구리식의 행동을 빼고는 말을 할 수 없다.

 그런 어린 시절의 막무가내 고집과 반항은 시간이 흘러갈 수록 사회화 과정을 거쳐 그 정도가 덜 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나는 아직까지도 어린 시절의 모습을 완전히 떨쳐 버리지 못하고 지금도 가끔 청개구리식의 행동을 보이곤 하기 때문이다.

 물론 약간 다른 점이 있다. 어린 시절에는 하지 말라는 걸 기어코 했지만 지금은 하지 말아야 할 걸 한다.

 그런 이유가 발동한 덕분에, 지금 매우 바쁜 시기인데도 평소보다 책을 보는데 훨씬 시간을 많이 들인다. 게다가 책의 나와 있는 좋은 문구는 하나하나씩 메모해 보고 싶어 안달이다.  꾸준한 독서야 바람직한 것이니 무얼 나무라겠냐마는, 지금은 책이 우선 순위가 되어야 할 시점이 아니라는게 문제다. 우선 순위를 알면서도 제대로 행하지 스스로의 모습에서 어린시절 청개구리 모습이 떠올라 몇 자 적어 본다.


실패의 원인 10가지

1. 무지 – 실패의 예방법이나 해결법이 알려져 있는데도 이를 알지 못하는 개인의 게으름 때문에 일어나는 실패
2. 부주의 – 주의하면 별문제가 없을 텐데 이를 태만히 하여 발생
3. 차례 미준수 – 결정되 약속 사항을 지키지 않아 발생
4. 오판 – 상황을 올바르게 받아들이지 않거나, 받아들였지만 판단을 그르친 때
5. 조사 • 검토부족 –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할 지식 • 정보의 부족 또는 검토 부족으로 인함
6. 제약조건의 변화 – 처음 상정한 제약 조건이 시간에 따라 변화한 것을 대응하지 못할 때
7. 기획 불량 – 기획 또는 계획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
8. 가치관 불량 – 자기와 조직의 가치관이 주위 여건과 어긋날 때 발생
9. 조직운영 불량 – 조직이 일을 정확하게 진행할 만한 능력이 없어 발생한 실패
10. 미지 – 세상의 그 누구도 알지 못해 생긴 실패

실패를 극복하고 성공을 이룰 수 있는 10가지 지혜

1. 성공은 99%의 실패 교훈과 1%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
2. 실패는 어떻게 해서든 스스로를 감추려는 속성이 있다.
3. 방치해 놓은 실패는 성장한다.
4. 실패의 하인리히 법칙 – 큰 실패는 29건의 작은 실패와 300건의 실수 끝에 발생한다.
5. 실패 정보는 전달을 꺼리며, 전달되는 중에 항상 축소된다.
6. 실패는 비난하고 추궁할수록 더 큰 실패를 낳는다.
7. 실패 정보는 모으는 것보다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8. 실패 가운데는 필요한 실패와 일어나선 안 될 실패가 있다.
9. 실패는 숨길수록 병이 되고 드러낼수록 성공이 된다.
10. 좁게 볼 때는 성공인 것이 전체로 보면 실패일 수 있다.




                            &




       2월의 봄
                      
                         - 이 복 자

금방 젖을 뗀 입술로
욤욤 햇살 빨아먹는
요 작은 입하고

금방 꿈꾸고 일어나
제풀에 하르르 웃는
요 귀여운 눈하고

살찌는 방귀 금방 뿜어낼 것 같아
꼭꼭 만져 주고 싶은
요 향긋한 살내음하고

요 화초
따뜻한 앞뜰에 내놓아
자랑처럼 얼굴 살살 닦아 주고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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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정부에서 택시비를 올린다고 하자 택시 노조에서 반대한다는
명을 냈다는 걸 뉴스에서 봤다. 이유는 지금도 불황이라 손님이
없는데 택시비가 오르면 택시 타는 사람이 더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담뱃값도 마찬가지다. 7월에 다시 담뱃값을 인상한다고 하자
담배 판매상들이 담뱃값이 인상되면서 줄어버린 수요가 더 줄 것이라며
반대한다는 것도 얼마 전 뉴스의 한 면을 장식했다.

우리 기억 속에는 늘상 택시 요금도 담뱃값도 오르는 걸로 되어 있었는데
그런 생각들이 바뀌고 있다는 걸 이런 뉴스를 보면서 느끼곤 한다.

이런 생뚱맞은 이야기를 하는 건 지금 소개하려는 책 디플레이션 때문이다.
사실 디플레이션 하면 중고등학교 시절 사회나 정치경제 과목에 나오는 이론
중 하나일 따름이었는데, 어느새 그 디플레이션이 우리의 실생활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물가가 하락하면 수요가 증가해야 하는데 수요마저 하락해서
물가가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디플레이션을 설명하는 책이다.
사실 이 책의 초반 부를 보면서 엄청 지겨웠다. 번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원래 사람의 흥미를 끌지 못할 서술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초반부 내용은
매우 재미가 없었을 뿐 더러 논리적으로 이야기 전개도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리스트럭처링 이야기가 나오고 기술진보로 인한 생산성 증대나
인터넷을 통한 경쟁 심화, 아시아의 외환 위기 같은 내용이 나오면서 그나마
흥미를 가지고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우리가 경험하고 앞으로 경험하리라 충분히 예상되는 내용이여서
그렇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을 보면서 느꼈던 아쉬운 점은 경제서인데도 불구하고 서술하고 있는
내용의 대부분이 지난 현상 서술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나친 계량화도
문제가 있지만 최소한의 계량화도 없이 그냥 지난 현상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비록 초반부에서는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디플레이션에 대해서 심도 있는 시각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



     개 여 울
                               - 김 소 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히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約束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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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이 후로 수많은 재테크 관련 서적이 쏟아진
것 같다. 그 중 몇몇 권을 그간 읽어 봤는데, 읽어 본 책들이 경제학
내지는 재무관리 류의 경영 경제학과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재편집한
것이나 증권에 관련된 책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대체로 이론 소개에 급급하거나 과거 성공의 회상에 빠져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면에서 이 책 0원에서 시작하는 재테크
그간의 책들과 큰 차별화를 가진다.

증권 같은 수많은 재테크 방법 중 하나에 매달리지 않고 은행의 저축
내지 적금에서부터 증권 관련 펀드, 부동산 각종 제 2금융권의 상품까지
재테크를 할 수 있는 수단을 폭넓게 보여준다.
그 뿐만이 아니다.

재테크에 관련된 이론 설명이 주가 아니가 구체적 실례를 바탕으로
누구나 봐도 알 수 있도록 차근차근히 설명해 나가고 있는 점도 이 책이
보여주는 장점이고, 재테크 방법에 따라 책을 편집하는게 일반적인데
이 책은 재테크 10계명, 투자포트폴리오, 0원 재테크, 1천만원 재테크,
5천만원 재테크 그리고 1억권 재테크 로 매우 독특하게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이 속해 있는 부분을 읽어 나가다 보면 자신이 알지
못하고 있던 좋은 재테크 수단이 많이 있었구나 하는 걸 알게 해준다.
누가 주식을 투자해 몇 배로 불렸더라 혹은 부동산을 사서 얼마를
벌었더라는 식의 막연함이 아닌 자신의 처지에 맞추어 차근차근 자신의
소중한 자산을 키워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그래서 강추~*



                                               &



   나, 덤으로
                               - 황 인 숙
, 지금
덤으로 살고 있는 것 같아
그런 것만 같아
, 삭정이 끝에
무슨 실수로 얹힌
푸르죽죽한 순만 같아
, 자꾸 기다리네
누구, 나, 툭 꺾으면
물기 하나 없는 줄거리 보고
기겁하여 팽개칠 거야
, 지금 삭정이인 것 같아
핏톨들은 가랑잎으로 쓸려다니고
, 나, 기다림을
끌어당기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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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낯선 사람을 만나면 첫 인사를 하고는 이내 머슥해지기 마련이다. 그런
탓에 어디에 사는지, 혹은 취미가 무엇인지 따위의 간단한 대화가 오고가는데
보통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독서, 음악감상 그리고 영화감상 정도가 되기
십상이다. 흔치않게 이 책 ‘화석 : 지구 46억년의 비밀’의 저자는 화석 수집이
취미란다.

사실 책의 머리말을 읽고나선 매우 놀랐다. 비록 사진과 그림이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600페이지가 넘는 큰 책이 학술적 시각에서 고고학자에 의해 쓰여진
책이 아닌 순전히 취미 생활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화석을 모으고 관찰하는 일이 업이 아닌 사람이 아닌 아마추어 비전문가에
의해 저술된 덕분인지 되려 화석에 관해 전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초심자의
입장에서는 되려 다가가기가 쉬웠던 것 같다. 여담이지만 개인적 취미생활의 결
과물로 이렇게 훌륭한 책을 낼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는데, 너무 대단한 것 같고,
언젠가 나도 그럴 수 있다면 이런 책을 한 번 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보통 ‘화석’이라는 단어를 접하면 대개는 공룡화석을 떠올리거나 암모나이트
내지는 삼엽충 같이 중고등학교 시절 지구과학 시간에 들어봤음 직한 몇몇
화석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실제
다양한 화석을 직접 저자가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잘 설명해 준다. 게다가
화석을 수집하고 관찰하는데 특별한 지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지구과학
시간 정도에 배웠던 내용들에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바탕으로(저자의 경우는
직업이 성형외과 의사이다) 관찰하고 화석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여러 화석의 골격을 분석하는데 저자의 경우 뛰어나다는
인상을 책을 통해 받았다. 선캄브리아부터 시작해 신생대까지 지질시대에
따라 한 서술하였고, 검치호랑이, 매머드 그리고 공룡같은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는 몇몇 종은 따라 뽑아 서술하였다.

거기에 마지막에 있는 화석도감 또한 화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봄직하다.



                                       &



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 도 현

그대에게 가고 싶다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볕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 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으로 하나로 무잔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 아니냐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 가까이 다가서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봄이 올 때 까지는 저 들에 쌓인 눈이
우리를 덮어줄 따스한 이불이라는 것도
나는 잊지 않으리
사랑이란
또 다른 길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고
그리고 혼자서는 가지 않는 것
지치고 상처입고 구멍난 삶을 데리고
그대에게 가고 싶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할 신천지
우리가 더불어 세워야 할 나
사시사철 푸른 풀밭으로 불러다오
나도 한 마리 튼튼하고 착한 양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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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경제학과 송병락 교수의 책 기업을 위한 변명을 봤다.
명망 있다고들 하는 대학 교수가 집필한 책은 보통 철저히 자기
전공의 중언부언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내용마저 아주
딱딱하기 그지 없을 때가 많은데, 이 책은 경우는 간간히 들어있는
삽화와 그리고 표지 그림 모두가 그렇지 않다는 걸 암시해 준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은 일본 대기업과 한국 대기업 간의 비슷한 점과
차이점 그리고 왜 반기업 정서가 우리에게 그다지 유익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이런 내용을 뛰어난 경제학자의
시각에서 일반인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아주 쉽게 서술한 점이 이 책의
큰 장점아닐까?
그렇지만 기업을 위한 변명이라는 제목이 암시하든 반기업 정서가
심하다는 우리 사회의 통념이 그렇지 않다는 걸 말해주기 위해 냉철한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기업의 시각에 조금 더 치우져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은 약간의 아쉬움이었다.



                            &




  참 좋은 당신

                           - 김 용 택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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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제목은 '옷 잘입는 남자에게 숨겨진 5가지 키워드' 이다. 그 중 '옷 잘입는 남자'라는 단어는 큼지막한 글씨로 쓰여있다. 그래서 이 책이 가진 첫 인상은 옷을 센스있게 잘 입을 수 있게 도와주는
지침서 역할을 하는 책일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우선 책은 매우 읽기가 쉬웠다. 패션이니 옷 잘 입는니 하는 말과는 전혀 무관한 사람이 봐도 큰 부담이 없었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좀 지나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자세히 잘 서술해 놓았다. 하지만 앞서 리뷰하신 분들의 지적대로 책을 통해 당장에 옷 입는 감각을 향상시키는데는 별로 쓸모가 없다는 느낌이다.

 대신 저자가 생각하는 의복이 가지는 중요성을 잘 풀어가고 있고 저자는 구두와 넥타이, 장갑 같은 보통 일반인들이 의복을 생각할 때 우선시 하지 않는 것들에서 그 중요성을 찾고 있다. 그래서 의복에 대해 가지지 못했던 관점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할까? 그런 점이 이 책이 갖는 특징인 것 같다.

 그러나 이태리나 영국의 맞춤 슈트나 구두 혹은 셔츠 이야기가 이 책에서 알려주는 실례인데 이런 고가품에 한정된 이야기가 더 폭 넓은 제품에 이야기로 확대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는 책이었다.



                                           &



   겨 울 에
              
             - 김 지 하

마음 산란하여
문을 여니
흰눈 가득한데
푸른 대가 겨울 견디네
사나운 짐승도 상처받으면
굴 속에 내내 웅크리는 법
아아
아직 한참 멀었다
마음만 열고
문은 닫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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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간 본 책이 얼마 되지도 않으면서 책에 대한 일반론을 펼치는 건 매우 우스운 일인줄 알면서도, 알게된 사실을 하나 말해보면 어떤 장르의 책이던지 명작은 그 내용의 심오함과 재미를 제외하고도 내용을 풀어가는 방법이 매우 겸손하고 저자 또한 겸손하기에 이르기 그지 없다.
그런 반면, 명작의 반열에 오르지 못한 책의 경우, 스스로가 명작이라고 착각하고 거만한 제목에 자화자찬하는 내용까지 담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지금 말하려는 책 '인간혁명과 경영창조'가 아쉽게도 후자의 경우다.

 사실 책의 내용만으로만 따진다면 악평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단편적이긴 하지만 보통 경영학 원론 정도 수준의 내용은 분명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책의 서문에서 밝혔듯 신문에 기고한 내용이라서 그런지 학자의 심도 깊은 분석과 대안 제시보다는 저널리스트의 일반론 정도에 머물고 있다. 그것도 뛰어난 저널리스트가 가지는 폭넓은 시각도 가지지 못한 상태로 말이다.

 그리고 저자가 책 속에서 그렇게 칭찬했던 선진 외국 기업의 경우를 지금와서 살펴보면 선진 외국기업이라고 해서 반드시 옳지는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게다가 제시하고 있는 근거들이 단순한 주장의 나열 이상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렇지만 분명 이 책에서 말하는 것 모두가 삶 속에 녹아 들어가 내 행동 양식의 지표가 되지 못하는 만큼 분명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점을 놓쳐서도 안된다.



                                &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 도 종 환

우리는 누군가 나를 정말로
포근히 안아주길 바랍니다.
편안하게, 진심으로 따뜻하게
사랑해 주길 바랍니다.
그런 마음으로 안아주는 사람이
곁에 있길바랍니다.
여자만 그렇게 바라는 게 아닙니다.
남자도 그렇습니다.
젊은 남자만 그런 게 아닙니다.

어린이도 누군가 자기를 안아주고
인정해 주길 바라고,
늙고 쇠잔해져 가는 사람들도
안아주고 위로해 주는 사람이
곁에 있길 바랍니다.
사람들은 마음속으로는
다 사랑받기를 갈구합니다.
우린 너무 외롭게 살고 있습니다.
먼저 안아줘 보세요.
나무든 사람이든 먼저 안아주면
그도 나를 따뜻하게 안아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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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주식시장에서 살아남는 : 심리 투자 법칙'을 보게 된건 순전히 심리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주식관련 서적이야 널리고 널렸고 기술적 분석이니 데이트레이딩이니 하는 증권 지표들을 가지고 한 몫 단단히 잡을 수 있다고 외치는 책들이 주식관련 서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심리 투자'라는 단어가 묘하게 내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순전히 호기심으로 보기 시작한 책이지만 내용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거래량을 순전히 사람의 심리를 바탕으로 분석한 건 내게는 매우 새로운 관점이었고, 내용의 면면이 내 자신을 비추어 보며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책을 계속 보면서 책에 대한 느낌은 번역한 제목인 '심리 투자 법칙'이라는 말보다는 원제의 의미 그대로 '살아남기 위한 매매'에 더 적합한 것 같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주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새로운 시각과 기술적 지표를 해석하는 방법을 잘 소개하고 있어서, 이 책을 입문서 삼아 소개하고 있는 부분 중에서 관심이 가는 부분을 더 공부할 수 있도록 하면 될 것 같다.




                                  &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 이 해 인

손 시린 나목(裸木)의 가지 끝에
홀로 앉은 바람 같은
목숨의 빛깔
그대의 빈 하늘 위에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차 오르는 빛
구름에 숨어서도
웃음 잃지 않는
누이처럼 부드러운 달빛이 된다.
잎새 하나 남지 않은
나의 뜨락엔 바람이 차고
마음엔 불이 붙는 겨울날
빛이 있어
혼자서도
풍요로와라.
맑고 높이 사는 법을
빛으로 출렁이는
겨울 반달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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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 캐리, 또 짐 캐리, 또 또 짐 캐리!'라는 말을 영화 예고편에서 계속 되뇌어 보여주던 영화 'Lemony Snicket’s A Series Of Unfortunate Events,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을 봤다. 난데 없이 고아가 된 삼남내의 유산을 은근슬쩍 하려는 Jim Carrey 짐 캐리와 삼남매의 소란스런 대결이라고 영화 상영 전에 수많은 광고 공세를 퍼부었지만 사실 영화를 보자 그건 과장이었다. 제작사인 드림윅스 특유의 장난스런 도입부와 절벽 한 쪽에 세우진 위태스런 목재 건물 그리고 거머리 떼 같은 몇 가지를 제외하면 사전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

 영화는 필요한 무엇이든 발명해 내는 첫째 바이올렛, 책을 한 번 읽으면 그대로 기억하는 둘째 클라우스 그리고 입으로 물어버린 건 여간해서는 놓지 않는 귀여운 막내 써니와 영화에서 계속 고군 분투하는 울라프 백작의 Jim Carrey의 대결이다. 대결이라고는 했지만 울라프 백작의 음모를 세 남매가 현명하게 잘 풀어가는 식이라는 표현이 더 적당하지 않을까? 아무튼 그들이 서로 대립하는 걸 풀어가는 식이다. 물론 결과는 서로 협력하는 세 남매가 이긴다.

 Jim Carrey의 고군분투 정도 말고는 별로 영화를 보고나서 떠오르는게 없는 걸 보면 Jim Carrey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가 되버린 것 같다.



                         &



   나 그 대 에 게
                       - 김 미 선

나 그대에게 한 점 바람이고 싶습니다.
그대마음 분노의 화산 훨훨 타오를 때
차갑게 식혀줄 수 있는 평안의 바람으로
나 그대에게 한 점 바람이고 싶습니다.
그대마음 감정의 밤바다 거세게 불어칠 때
잔잔히 잠재울 수 있는 온유의 바람으로
나 그대에게 한 점 바람이고 싶습니다.
그대마음 수은주 차갑게 흘러 내릴 때
따뜻이 덥혀줄 수 있는 사랑의 바람으로
내 평생 그대 살아가는 삶의 어귀에서
그대마음 자락에 말없이 드리운 그림자로
늘 기도로 스치는 고운 바람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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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나는 'Fashion'이란 단어와는 거리가 좀 먼 편이다. 감각도 별로 없는데다가 신경을 쓰고 노력하는 자세마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탓에 'Fashion'에 관한 책 또한 접해 본 적이 없다. 그러던 차에 정말 심심해서 돌아다니던 서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이 바로 이 책 '앙드레 김 My Fantasy : 앙드레김 이승재기자 테마데이트' 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 책은 'Fashion'에 관한 책은 아니다. 그냥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에 대한 이야기 속에 어쩔 수 없이 'Fashion'에 관한 것들이 녹아 있기는 하지만 패션보다는 인간 앙드레 김에 관한 책이다. 하긴 그래서 내가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책은 전체적으로 편하게 볼 수 있었다. 패션 화보집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패션쇼 사진과 큼지막한 활자에 앙드레 김 개인사에 관한 이야기까지,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에 편한 책이었다. 그러면서도 앙드레 김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것들에 대한 생각이나 자녀관, 그에 대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들 등 인간 앙드레 김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많은 부분에서 뛰어난 디자이너로써만이 아니라 바람직한 가치관을 가진 사회 지도층으로써의 모습을 책은 잘 나타내주는 것 같다.

 하지만 앙드레 김 스스로는 아니라고 하면서도 지나치게 서양 에티켓을 중요시하는 것이나 서양 사회만이 문명화된 사회인 듯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듯한 그의 인식에 대해서는 내심 불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사회 지도층이면서도 볼쌍사나운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를 생각해보면 옥의 티 정도라고 해도 좋겠다.

쉽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책.




                                          &


당신은 내 인생에 참 좋은 몫입니다.
                                            
                                            - 최 옥

당신이 아프거나 절망할 때
내가 쏟았던 눈물을 당신은 모르겠지만
우리가 삶의 모퉁이를 돌때마다
그 눈물속에 나를 담궈본다는 사실
또한 당신은 모르겠지만
당신은 내 인생에 참 좋은 몫입니다.
사랑한 시간보다
미워한 시간이 더 많았다는 거
사랑한 마음 한번으로
열번백번 미워한 마음 지웠다는 거
괴롭고 슬픈날위에 기쁘고 즐거웁던
기억 얹으며 조용히 견뎠다는 거
당신은 모르겠지만
당신은 내 인생에 참 좋은 몫입니다.

당신이 날 쓸쓸하게 할 때면
내 마음 깊은 우편함에
눈물로 봉한 편지 하나 띄웠다는 거
바람부는 거리에서 커피한잔 뽑으며
가끔은 나도 이별을 생각했다는 거
당신은 모르겠지만

삶의 끝에서 마지막 부를 이름..
당신은 내 인생에 참 좋은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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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의 대가로 칭송 받는 피터 드러커의 '미래경영'을 봤다.

 이 책 '미래경영'은 Part 1 Management, Part 2 The individual, 그리고 Part 3Society 이렇게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 3부분 중 개인적으로 내가 관심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은 Part 2 The individual 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직에 속하는 경우 조직을 이끌어 가는 입장이 되기보다는 조직에 속해 그 속에서 실무를 직접 담당하게 된다. 그렇게 실제 실무를 담당하는 경우, 그 조직 내에서 올바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일련의 과정을 잘 설명하고 있다. 또한 아울러 그 속에서 어떻게 자신이 리더십을 적절히 발휘해야 하는 것 까지도 잘 설명한다.

 그렇다고 해서 Part 1이나 Part 3 부분이 허술하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그 부분들 역시 깊이 생각해 볼꺼리를 많이 제시해 주고 있다.

 꼭 기업경영이라는 부분에 크게 관심이 없다고 해도 찬찬히 생각하면서 여러번 읽어 본다면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책이라 생각한다.




                                    &



아기의 손톱을 깍으며

                              - 정 호 승

잠든 아기의 손톱을 깍으며
창밖에 내리는 함박눈을 바라본다
별들도 젖어서 눈송이로 내리고
아기의 손등 위로 내 입술을 포개어
나는 깎여져 나간 아기의
눈송이 같이 아름다운 손톱이 된다
아가야 창밖에 함박눈이 내리는 날
나는 언제나 누군가를 기다린다
흘러간 일에는 마음을 묶지 말고
불행을 사랑하는 일은 참으로 중요했다
날마다 내 작은 불행으로
남을 괴롭히지는 않아야 했다
서로 사랑하기 위하여 태어난 사람들이
서로 고요한 용기로써
사랑하지 못하는 오늘밤에는 아가야
숨은 저녁해의 긴 그림자를 이끌고
예수가 눈 내리는 미아리고개를 넘어간다
아가야 내 모든 사랑의 마지막 앞에서
너의 자유로운 삶의 손톱을 깎으며
가난한 아버지의 추억을 주지 못하고
아버지가 된 것을 가장 먼저 슬퍼해 보지만
나는 지금 너의 맑은 손톱을
사랑으로 깎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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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Friday Night Lights'는 스포츠 영화다.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미식축구 얘기다. 'Cool Runnings, 쿨 러닝' 같은 느낌의 영화라면 틀린 말 일까? 'Cool Runnings'에서도 그랬던 것 같은데, 이 영화 'Friday Night Lights' 역시 내가 알고 있는 스타 연기자는 나오지 않는다. 스포츠의 감동을 그대로 전해 주는데는 인기스타보다는 대상이 되는 스포츠를 잘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 영화는 같은 텍사스주 고등학교 미식축구 대회에 결승에 오르는 과정과 결승전에 대한 이야기인데 사실 주대회라는 게 우리나라 경우에서 보면 도대회 정도고 그걸 전국대회 정도로 생각한다고 해도 영화에서 보여주는 열정적인 모습을 가뜩이나 수많은 프로 스포츠가 범람하는 미국에서 기대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지역 사람들의 그런 응원을 정말 받을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

 미식축구의 룰이라도 알고 영화를 봤더라면 더 재미있을 것 같지만, 비록 룰을 모르고서 영화를 본다고 해서 영화 속의 학생들이 펼치는 미식축구에 대한 열정과 패기를 잘 살려낸 것 같다.




                                         &




          나       비
                                     - 류 시 화

달이 지구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지구에 달맞이꽃이 피었기 때문이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이제 막 동그라미를 그려낸
어린 해바라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세상은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내가 삶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대한 그리움 때문
지구가 나비 한 마리를 감추고 있듯이
세상이 내게서
너를 감추고 있기 때문

파도가 바다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그 속에서 장난치는 어린 물고기 때문이다
바다가 육지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모래에 고개를 묻고 한 치 앞의 생을 꿈꾸는
늙은 해오라기 때문이다

아침에 너는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달이 지구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나비의 그 날개짓 때문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대한 내 그리움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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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The Piano, 피아노'는 몇 가지 즐거움을 주는 영화다. 즐거움을 가지기에 충분한 탄탄한 스토리에 아다 맥그래스를 연기한 Holly Hunter 홀리 헌터와 조지 베인즈를 연기한 Harvey Keitel 하비 케이틀의 뛰어난 연기, 그리고 'The Piano' 라는 제목이 암시해주는 영화 속 피아노 음악 소리가 바로 그것이다.

 역시 깐느와 아카데미에서 선택하기에 모자람이 없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말을 하지 못하는 대신 자신의 심정을 피아노 선율로 들어내는 아다, 예쁜 아내를 사랑하지만 진정으로 이해하지는 못하는 남편 스튜어트 그리고 그저 단순한 원주민인 줄만 알았다가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배인즈 간의 슬프고도 예쁜 그리고 잔인한 사랑이야기가 바로 이 영화 'The Piano'이다.

 의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변화는 아다의 심정과 그녀의 심정을 간접적으로 표현해 주는 그녀의 의상도 살펴 볼 꺼리가 될 것 같다.




                                     &


        겨울 강가에서

                                 - 안 도 현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 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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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Everyone Says I Love You'는 1996년에 개봉한 거의 10년이 지난 영화다. 10년이면 짧은 시간이 아니고 지금의 정서와 많이 다른 정서로 영화가 만들어졌을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으면서도 별 고민 없이 영화 'Everyone Says I Love You'를 봤다. 그건 아마 Woody Allen, 우디 알렌이 감독을 맡았고, 그의 영화하면 기억의 저편에서 내게 떠오르는 'SmallTime Crooks, 스몰 타임 크룩스'가 나쁜 느낌이 아니어서 보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뮤지컬 영화라는 설명도 선택의 한 이유가 되었고.

 그럼 보고 나서는? 아쉽게도 내 스타일과는 별로 맞지 않는 영화다. 그럼 내 스타일이 뭐냐는 정말 어려운 질문이 응당 나올텐데, 내 스타일이 뭔지는 아직까지 확언할 수 없어도, 시나리오가 비교적 현실에 기반한 것 같지 않고 내게 보이는 논리적 전개가 잘 짜여있지 않아 보이는 영화는 분명 내 스타일의 영화는 아니다. 그리고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다가 왔다.

 왁자지껄 늘 시끄러운 가족이야기와 내 상식 밖의 에피소드 같은 것들이 내게는 그저 그렇게 보였지만 같이 본 동생에게는 재미있게 보였다니 이건 순전히 개인차 일 수도 있겠다.

 눈에 띄는 출연진만 해도 Woody Allen에 Drew Barrymore 드류 배리모어, Edward Norton 에드워드 노튼, Natalie Portman 나탈리 포트만, Tim Roth 팀 로스 그리고 Julia Roberts 줄리아 로버츠 까지 쟁쟁한데 Woody Allen을 제외하고는 영화를 보는 중에 누가 누군지 구분하는 것조차 힘들었다는 걸 보면 흥행 여부와는 상관없이 썩 잘 만든 영화는 아니지 않나 싶다.




                             &



그대가 없으면 나도 없습니다

                              - 김 현 태

왜 그대인지
왜 그대여야만 하는지
이 세상 사람들이
허락하지 않는다 해도
그대여야만 하는 이유가 내겐 있습니다
한 순간, 한 호흡 사이에도,
언제나 그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허공의 옆구리에 걸린
잎사귀 하나가
수 백번 몸 뒤척이는 그 순간에도,
아침햇살의 이른 방문에
부산을 떨며 떠나는 하루살이의 뒷모습에도,
저미는 내 가슴을 뚫고 자라나는
선인장의 가시 끝자락에도
그대가 오도카니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운명 같은 그대여
죽어서도, 다시 살아도 지울 수
없는 사람아
그대가 없으면 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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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fore Sunrise'가 개봉한 것이 1995년, 그리고 9년의 세월이 흐른 2004년 속편 'Before Sunset'이 개봉한다. 그리고 한 해가 더 지난 2005년 나는 그 두 편의 영화를 봤다.

 'Before Sunrise'가 사랑에 대한 젊은이들의 감성을 잘 표현하고 있는 영화였다면 'Before Sunset'은 더 이상 10년 전 그 젊은 감성이 아닌 되려 그 감성과는 제법 거리가 떨어져 있으면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영화가 되었지 않나 싶었다.

 10년이 지난 후, 물론 영화 속에서는 9년의 시간이 흐른 후이다, 달라진 건 그들의 감성만이 아니다. 그냥 스크린 속의 배우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1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그대로 알 수 있다. 주름진 얼굴 그리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삶으로 인한 중압감. 이런 것들이 영화 속 시간의 흐름과 실제 시간의 흐름이 일치함으로써 영화 속 이야기인지 실제 이야기인지 구분 짓기 어렵게 한다.

 자신의 삶을 그럴 듯하게 꾸며 이야기하면서도 결국은 과연 9년 전 다시 만나는 약속을 지켰더라면 지금은 어떻게 달라졌을까를 생각하는 제시와 셀린느.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과거를 떠올리면 살아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의 범인(凡人)의 모습을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결국은 나도 그런 범인(凡人)의 모습처럼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가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



12월의 단상

                   - 구 경 애

저기 벌거벗은 가지 끝에
삶에 지쳐
넋 나간 한 사람
걸려 있고
숭숭 털 빠진
까치가 걸터앉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참새는 조잘거리고
지나던 바람은
쯧쯧,
혀차며 흘겨보는데
추위에 떨던 고양이 한 마리
낡은 발톱으로 기지개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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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fore Sunset'을 보려다가 왠지 영화 'Before Sunrise'를 보기 전에 보면 안될
것만 같아서, 'Before Sunrise'를 보게 되었다. 영화 'Before Sunrise'는 1995년도에 만들어진 지금으로써는 10년이 지난 영화다. 6개월만 지나도 세상이 워낙에 빨리 바뀌는 지금 10년의 세월이 흐른 영화를 보다니. 그런 생각이 사실 내심 들었지만, 역시 좋은 영화는 시간의 흐름에 둔감하다는 걸 이 영화 'Before Sunrise'는 그대로 보여 주었다.

 영화는 제시 역을 맡은 에단 호크 Ethan Hawke와 셀린 역을 맡은 Julie Delpy가 우연히 기차에서 만나면서 시작된다. 선남선녀(善男善女)가 만난 만큼 그 둘은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매력을 느끼게 되고 결국은 즉흥적인 결정으로 비엔나에서 같이 내리고 하루 종일 비엔나 거리를 같이 돌아다닌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영화는 롱테이크 화면을 통해 찬찬히 따라 나간다.

 보통 롱테이크가 길어지면 지루하게 느껴지기 마련인데, 제시와 셀린의 서로에게 느끼는 매력과 그 둘을 연기한 Ethan Hawke와 Julie Delpy의 자연스러움은 롱테 크가 주는 지루함을 잊게해준다. 게다가 그런 겉으로 보이는 것 말고도 다른 사람을좋아한다는 감정을 비교적 솔직히 표현하고 그리고 즉흥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대담하고 당당한 행동은 젊은 사람들의 사랑에 대한 마음과 자세를 너무 잘 표현하고있지 않나 싶다. 그러면서도 이별의 아픔을 두려워하고 아쉬워하는 모습까지 잘 보여주는 것까지.

 누구나 젊은 시간 우연히 만날 것만 같은 운명 같은 사랑 이야기에 나와는 10년의 시간적 단적이 있으면서도 많은 공감을 이끌어 낸 것이 아닐까 싶다.



                 &





겨 울 장 미

- 목 필 균

누가 저 지독한 바람기를 막을까
한여름이 지난 지 얼마인데
가을 서늘함도 힘겨웠을 텐데
아니 엊그제 시린 눈발은
또 어떻게 견디었고
초겨울 햇살 따라
양지쪽으로 고개 내민 장미는
서리맞은 가시 세워둔 채
꼭 다문 붉은 입술로
절절한 그리움에 말 줄임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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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교적 최근에 읽은 책 중 하나가 '모략(謀略)'이라는 단어가 제목인 3권 짜리 시리즈 중 그 마지막 권이다. 마지막 3권은 모략 중에서도 군사편으로 중국의 고대 이야기가 많은 책인 만큼 앞 선 두 권이 다양한 곳에서 가져온 내용이었다면, 3권은 손자병법의 내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어찌 보면 손자병법에서 발췌한 일부를 해설하는 해설서라는 느낌도 주고 있는 정도다.

 사실 하루 하루가 급변하는 시대에 고대 중국 병서 이야기는 자칫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보일지도 모른다. 실생활에 별로 쓰임이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최첨단의 물질의 이기를 이용하고 세상사가 급변하는 것에는 틀림이 없지만 아무리 세상이 급변한들 결국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것이 세상이고 예전에 비해 사회가 그 구성원들에게 더 경쟁적인 삶을 강요하는 걸 따져보면 전쟁에서 이기는 법을 이야기한 것이 병서이고 이기려는 수단은 달려졌을지라도 그 속내는 그대로인 만큼 지금 우리의 상황을 천천히 곱씹어가며 읽어 나간다면 그 가치는 여전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여전히 읽어 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 싶다.

 책의 제목이 '모략’인지라 제목만 봐서는 각종 중상모략(中傷謀略)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할 것 같지만 결국 이 책에서 말하는 최고의 모략은 모략이 아니라 정도(正道)를 가는 것인 것이라고 알려주는 것 같다. 정도를 가려고 노력하면서도 모략을 경시하지 말아야함은 자신의 주위를 둘러 싼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그 판단에 따른 행동을 과감히 실행하는 결단을 내릴 수 있기 위해서는 혹 상대가 자신에게 펼칠지도 모르는 모략을 정확히 파악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하는데 그런 모략이 보였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생각할 수 있게 해 주지 않나 싶다.

 그냥 마음 편하게 읽는다면 고사성어 풀이 정도 밖에 의미를 가지지 못하겠지만 자신의 처한 상황과 경험에 비추어 천천히 생각해가며 읽어 볼 만한 책이기도 하다.



                             &



대금 소리에 귀 젖다

                               - 신 종 범

댓잎 뿌리 다 쳐내고
빈 대로 누워있던 대나무가
속청처럼 하얀 음을 쏟으며 몸을 떤다
울음은
수면을 차고 오르는 물새처럼 날개를 펄럭이며
순식간에 솟아올라
앞서거니 뒷 서거니
허공을 문지르고
물기 촉촉이 머금은 채 떨어져 내리다가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기류에 의해
자꾸 가벼워진다
파도처럼 이랑을 만들며
멀어져 가는 울음소리에
내 귀는 온통 젖어
바르르르
둥근 이슬방울
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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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2개월이 지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난 1월 21일 그리고 22일 양일간, 테라비트메모리소자 사업단에 속하는 TND 탄소 나노튜브 전자소자 Workshop 이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에서 열렸습니다. 벌써 5차년도 3차 Workshop이긴 하지만 내가 참석한 건 지금 3차와 지난 2003년 1월 말에 무주리조트에서 열렸던 2차, 이 두 차례입니다.
 2차 Workshop 까지만 해도 삼성종기원의 최원봉 박사님이 주관했었는데 작년에 최원봉 박사님께서 미국 플로리다 인터네셔널 대학으로 옮기면서 박완준 박사님으로 책임자가 바뀌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침부터 저녁 먹을 때까지 계속 되었던 지난 Workshop보다는 훨씬 더 여유로운 시간이어서 편하긴 했는데, 내심 아쉬기도 한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2년 전과 달라진 것이 하나 더 있다면 그 때는 사업단에 속하지 않으셨던 서울대 물리과 홍승훈 교수님이 참여하신 것입니다. 그 외에는 우리 팀과 삼성 종기원 팀, 전북대 김주진 교수님 팀 그리고 포항공대 이건홍 교수님 팀 이렇게 2년 전과 멤버는 같았습니다.
 홍승훈 교수님 프리젠테이션이 개인적으로 지금하고 있는 일과 많은 연관이 있어서
인지 제 실험에서의 문제와 개선할 점 같은 것들에 대해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줘서 제게는 가장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홍교수님 말고도 이건홍 교수님 팀에서는 AAO를 이용해 CNT를 성장시키고 평가하는 방법에 대해서, 김주진 교수님 팀에서는 CNT Transistor 에 대해 연구해 온 결과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스키장에 간 만큼 스키도 탔으면 더 좋았겠지만, 같이 간 사람들 스키 타러
나간 동안 방에 틀어 박혀 거기까지 가서도 잤다는.... --;



                                      &


      아 버 지

                            - 조 현 정

아버지와 오랜만에 같은 잠자리에 누웠다.
조그맣게 코고는 소리
벌써 잠이 드신 아버지
많이 피곤하셨나보다.
작지만 야문 손 잡아보고
주름진 얼굴 살며시 바라보다
어느새 그렁그렁 맺히는 눈물
아버지도 사람이셨구나.

성황당 나무처럼 마을어귀 장승처럼
백! 년이 한결같은 줄로만 알았는데
춥고 배고프고 아프고 슬픈
춥고 배고프고 아프고 슬픈
아버지도 사람이셨구나.

그리고 언젠가는
내 할아버지가 가신 길을
아버지도 가시겠지.



 Commented by 뮤링 at 2005/03/07 08:49  
음.. 진지하게 읽다가.. 마지막 말에.. 웃음이..^^;;; 죄송요~~
스키 좀.. 타시지 그랬어용...ㅎㅎ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5/03/20 11:46  
잘 지내시죠? 그간 좀 바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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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가다 뭔가 잘 만든 좋은 영화 같은데 정확히 뭐가 좋은 건지 잘 구분이 가지 않는 영화를 볼 때가 있다. 이런 느낌이 희망과 절망, 행복과 죽음 그리고 진실된 사랑의 감정이 가득한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보면서 그대로 들었다.

 사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는 사실 별로 영화 제목 같은 않다. 그냥 명사 나열의 느낌 정도. 그렇지만 이 제목에는 프랑소와즈 사강의 소설에 나온 여주인공의 이름인 조제로 불리고 싶어하는 쿠미코(Ikewaki Chizuru)와 조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보고 싶어하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동물 호랑이 그리고 조제의 환상 속에서 자기자신을 투영해낸 존재인 물고기가 다 들어있다. 그러면서 조제에게 다가올 사랑과 결국은 조제가 처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알려준다.

  영화는 러브 스토리다. 그렇지만 그 속은 매우 독특하다. 그냥 또래의 여자를 좋아하고 섹스도 적절히 즐길 줄 아는 평범한 대학생인 츠네오(Tsumabuki Satoshi)와 불편한 다리 때문에 할머니가 끌어주는 유모차를 통해서만 겨우 세상을 볼 수 있고 버려진 책을 주어 읽는 것이 삶의 큰 즐거움인 조제. 평범하지 않은 그 둘의 귀엽고도 애달픈 사랑 이야기다.
보통 커플 같았으면 남녀가 만나 사랑하게 되고 시간이 흘러선 헤어지는 진부한 이야기가 되기 십상이었겠지만 그런 진부함을 뛰어넘어 사랑을 둘러싼 잔잔한 일상을 잘 보여주고 있고 그런 일상에 섬세한 감정의 변화 또한 잘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앞으로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걸 알면서도 너무나도 일상스러운 조제와 츠네오의 이별은 너무 담담하고 간결해 보는 이로 하여금 되려 당혹스럽게 한다.

 전체적으로 잘 만든 영화.



                                     &


석양(夕陽) - 대부도에서
                      - 김 영 환
그대에게 가는 길을 나는 아직 잘 모른다

왜 그대가 하필이면
우리 앞에 길을 열고
제 몸을 태우는지

바다 위에 그림자처럼
제 몸을 누이고
다가설 수 없는 길을 열어
지친 영혼을 유혹하고 있는지

나 또한 그대처럼 몸을 사르고
푸른 바다 위에
바람을 타고
生을 훌쩍 넘어서야 다가설 수 있을까

그대는 우리가 건널 수 없는


다만 오늘
바다로 난 길을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을 뿐

하염없이
갈대 한 잎 제 몸을 흔들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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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모로우라는 단어를 접한 건 작년이 처음이다. 작년에 개봉한 영화 ‘The day
after Tomorrow’의 한글 제목을 투모로우로 해서 해 놓은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 때만 해도 새로움보다는 부자연스러움 내지 어색함이 가득한 단어였는데, 근래
SK텔레콤에서 선전하는 투모로우 팩토리라는 말이나 영화 월드 오브 투모로우, Sky Captain and the World of Tomorrow’에 이르면서 어느새 익숙한 단어가 되
어 버렸다. 그럼 영화 월드 오브 투모로우? 아쉽게도 투모로우라는 익숙해진 단어만큼이나 관객에게 익숙해질 만한 영화는 아니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어딘가 어두운 화면의 시작과 아쉽게도 전무한 사전 지식으로 힌덴부르크호가 뭔지
도 모른 채 다만 1930년대가 배경이란 것만 겨우 알고 영화는 진행되었다. 거기에 납치당하는 박사들과 뜸굼없이 등장하는 거대 로봇에 그 로봇과 사라진 박사들의
행방을 밝혀 내려는 Gwyneth Paltrow 가 맡은 신문기자 폴리와 경찰이 막지 못한 거대로봇을 막으려 달려드는 Sky Captain, Jude Law 가 결국은 한 팀이 되어 갑자기 등장한 로봇과 사라진 박사들을 찾아 나선다. 그것도 뜬굼없는 로봇만큼이나 뜸꿈없이 네팔로.

 그리고는 영국함공함대장 프란체시스카가 등장해 위기에 빠진 스카이 캡틴과 폴리를 도와주는데, 애꾸눈을 하고 나타난 프란체시스카는 Angelina Jolie. 자신의 매력을 과감히 버리고 이상한 애꾸눈을 하고 나타난 Angelina Jolie 가 사라지고 나면 신노아의 방주를 원하는 악당 토튼코프의 무리와 스카이 갭틴과 폴리는 맞선다. 결국 스카이 캡틴과 폴리는 악당 토튼코프가 지구를 멸망시키려는 계획을 분쇄시키고는 그들도 사랑에 빠진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드는 생각은 어설픈 시나리오에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독일 병정 마냥 그저 줄지어가는 거대로봇과 그 로봇과 별로 연관 없이 등장하는 전혀 다른 로봇들. 그러면서도 세계는 구한다는 어설픈 영웅. 그런 것이 합쳐지면서 헐리웃에서도 그냥 그저 그런 영화가 하나 생겼구나 싶었다.



                                    &



가슴이 따뜻해서 아름다운 사람에게
                                   - 김 진 학
꽃이 피어나던 어느 날
기차여행을 처음하는 사람처럼이나
설레임으로 그대 앞에 다가가던 날
숱한 고뇌에서 피어난 눈위의 동백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 곁에 오셨습니다
마주한 찻잔에
안개로 오르는 커피 내음처럼이나
향기롭게 준비된 내 사람이었습니다
아파 온 날들만큼 그대 사랑하리라
아파 온 날들 만큼 따뜻하리라
밤마다 부르는 장미의 노래로
서로의 가슴에 기대어 살아 갈 날들이
아름다울 것입니다
아무리 험한 세상이 우리들 곁에 온다 해도
머물어 쉬지 않는 사랑의 눈빛이
서로의 가슴에 머물어 있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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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권 같은 영화로 매년 명절이면 TV를 통해서 볼 수 얼굴 Jackie Chan(성룡). 그러다가 헐리웃으로 가서 러시아워 시리즈나 상하이 눈 같은 어디선가 2% 모자란듯한 것 같은 모습을 보여 주더니, Jackie Chan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그리웠는지 홍콩 시절의 그의 모습을 보여주는 뉴 폴리스 스토리, New Police Story, 新警察故事 로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 왔다.

 이 영화 뉴 폴리스 스토리를 통해 예전 모습으로 돌아왔다고는 하지만 홍콩 시절의 그 모습으로 똑같이 돌아온 건 아니다. Jackie Chan 하면 떠오르는 코믹 쿵후의 모습이 자취를 감췄고, 50이 넘은 나이(1954년 생) 또한 달라진 모습이다. 하지만 아쉬워할 것 만은 없다. 코믹한 요소 대신 익스트림 OPS를 떠올리게 할 만큼의 익스트림 스포츠의 장면과 아직도 여전한 Jackie Chan의 액션이 전무해진 코믹 요소를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는다. 거기에 홍콩 시절에 보여줬던 이해하기 쉬운 평이한 내용이면서도 뚜렷한 선과 악의 대립구조 그리고 가족의 화목과 끈끈한 동료애는 깊이가 더해졌다.

 아마도 끝없는 코믹한 스턴트만을 원하는 헐리웃에서의 경험이 예전의 모습을 견지하면서도 한층 더 성숙된 모습을 나타나게끔 하지 않았나 싶다.

 영화는 5인조 은행강도 소탕작전에 나섰다가 되려 놈들의 술수에 빼져 팀원모두 잃어비린 진국영(Jackie Chan)이 깊은 시름과 절망에 빠져 술로 시간을 보내다가 새내기 형사인 정소봉(사정봉)의 계속된 도움으로 자신을 그렇게 만든 그들을 잡으로 나서는 이야기다.



                                       &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안 도 현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 빗자루로 쓸어 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 장갑 낀 손으로 구워 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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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해 전 MBC에서 상도라는 제목의 드라마를 방영한 적이 있다. 탤런트 이재룡이 주인공인 임상옥의 역을 맡고서 임상옥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였는데, 그 드라마의 원작이 이 바로 이 책 소설 상도이다.

 소설 상도TV 드라마와는 달리 액자 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다. 작가의 직업을 가진 화자가 국내 한 재벌 회장의 죽음을 접하고는 그의 유품으로 나온 것에서부터 상인 임상옥을 알게 되고 임상옥의 일대기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TV 드라마에서건 소설 속에서건 임상옥의 이야기가 그저전 앞선 시대를 살고 간 한 사람의 상인에 불과했다면 두 매체에서 모두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을 것이다. 이 말은 드라마에서도 소설에서도 상도는 성공을 했다는 말인데 여기에는 겉으로 보기에는 임상옥의 일대기를 흥미있게 서술해 놓은 것 같지만 실은 임상옥의 장사 이야기만이 아닌 그 사람의 인생 철학과 고찰이 생하게 나타나 있기 때문일 것이다.

 5권의 분량을 가진 이야기를 한 줄의 글로 집약하는 데는 무리가 따르기 마련이라 전체 이야기는 생략해 두고 책에서 나온 몇 가지만 떠올려 보면, 사람을 죽이는 것 칼이고, 사람을 살리는 것도 칼인데 그 칼을 사람을 죽이는지 살리는지는 자신의 의지에 달렸다는 말을 소설 내용 중에서 석숭 스님이 임상옥에게 말해주는 것과 또한. 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는 말이 지금 떠오른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제일 마지막에 있는 상()을 업()이 아닌 도()로 경지로 끌어올린 임상옥처럼 나 역시 과학(科學)을 科學之道 로 끌어 올릴 수 있어야 함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 이 외 수


저녁비가 내리면
시간의 지층이
허물어진다
허물어지는 시간의 지층을
한 겹씩 파내려 가면
먼 중생대 어디쯤
화석으로 남아 있는
내 전생을 만날 수 있을까
그 때도 나는
한 줌의 고사리풀
바람이 불지 않아도
저무는 바다 쪽으로 흔들리면서
눈물보다 투명한 서정시를
꿈꾸고 있었을까
저녁비가 내리면
시간의 지층이
허물어진다
허물어지는 시간의 지층
멀리 있어 그리운 이름일수록
더욱 선명한 화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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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주홍글씨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은 의아함이다. 보통 기대치 이상의 잘 짜여진 이야기 구조와 그 이야기를 충분히 잘 표현한 배우들의 연기와 그 배우가 한석규, 이은주, 성현아 그리고 엄지원 이라는 연기와 흥행 두 면 모두에서 비교적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연기자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 영화 주홍글씨의 관객평가가 그다지 좋지 못하다는 점이 그렇다.

 내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영화 내용을 크게 보면 어느 누가 보기에도 부족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이 결국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스스로의 욕망으로 인해, 어긋난 사람이 결국은 치명적인 독처럼 퍼져 파멸하고 만다. 영화 속에서 내게 떠오르는 장면은 말도 안되는 코미디 같은 가희(이은주)와 기훈(한석규)의 트렁크 씬과 가희와 수현(엄지원)이 동성애자였음을 고백하는 두 장면이다. 트렁크 속에 갇혀 두려움에 걸규하는 기훈과 가희 그리고 욕망이 이끄는 대로 서로 나체를 탐닉하는 그들도 결국은 물리적인 더위에 이기지 못한 무능력한 육체를 가졌을 뿐이라는 걸 잘 보여주는 트렁크 씬과 가희와 수현 모두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자신했던 기훈 생각이 결국 자신을 사랑한 건 애인이었던 가희이고 수현은 가희를 자신
에게서 떠나 보내지 않으려고 기훈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가희와 수현의 동성애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거기에 남편 아닌 다른 남자와 사랑을 꿈꾸는 사진관 여주인 경희(성현아)의 욕먕 또한
영화가 보여주는 또 다른 볼거리다.



                                &


     벙어리 장갑
                  - 오 탁 번

여름내 어깨순 집어준 목화에서
마디마디 목화꽃이 피어나면
달콤한 목화다래 몰래 따서 먹다가
어머니한테 나는 늘 혼났다
그럴 때면 누나가 눈을 흘겼다
-
겨울에 손 꽁꽁 얼어도 좋으니?
서리 내리는 가을이 성큼 오면
다래가 터지며 목화송이가 열리고
목화송이 따다가 씨아에 넣어 앗으면
하얀 목화솜이 소복소복 쌓인다
솜 활끈 튕기면 피어나는 솜으로
고치를 빚어 물레로 실을 잣는다
뱅그르르 도는 물렛살을 만지려다가
어머니한테 나는 늘 혼났다
그럴 때면 누나가 눈을 흘겼다
-
손 다쳐서 아야 해도 좋으니?
까치설날 아침에 잣눈이 내리면
우스꽝스런 눈사람 만들어 세우고
까치설빔 다 적시며 눈싸움한다
동무들은 시린 손을 호호 불지만
내 손은 눈곱만큼도 안 시리다
누나가 뜨개질한 벙어리장갑에서
어머니의 꾸중과 누나의 눈흘김이
하얀 목화송이로 여태 피어나고
실 잣는 물레도 이냥 돌아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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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떠올리면 워킹 타이틀사나 Huge Grant 정도가 먼저 떠오르기 십상인데 그런 류의 영화가 어느새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만들어 지고 있다. 물론 지금 이야기하려는 내 남자의 로맨스 역시 마찬가지다.

 7년 동안 연인 사이를 유지해오는 두 사람. 남자는 건방증이 심해 여자친구를 밖에 세워둔 채 잊어버리고 집에 가버리고, 여자는 그런 남자친구이지만 언제나 프로포즈를 해 올까 늘 기다린다. 어쩌면 사랑의 두근거림은 보다는 7년의 시간이 그러려니 하는 이해를 통해 연인 사이를 유지할 수 있게끔 해준게 아닐까 싶은 커플이다.

 그런 연인 사이에 우연히 잘 나가는 이쁜 여배우가 끼어든다. 물론 남자는 심한 건망증 만큼이나 둔한 센스로 자신과는 별로 상관 없는 일이라 치부하지만, 여자는 그렇지 않다. 잘나가고 이쁜 자신이 감당하기엔 너무 벅찬 상대다. 그렇지만 남자와 여자는 결국 이 기회를 통해 서로의 소중함을 더 깨닫고 이루어진다.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 영화 내용이다.

 보기에는 무난하지만 신나는 상상력이나 새로운 시각은 갖지 못한 채 결국 킬링 타임 정도의 의미에만족을 두는 영화인 듯 하다. 식상하지만 안전한 상업적 틀 안에 잘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편하게 그리고 즐겁게 보기에는 충분.



                                 &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 정 하
창가사이로 촉촉한 얼굴을 내비치는 햇살같이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 올려주며 이마에 입맞춤하는
이른 아침같은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드러운 모카 향기 가득한 커피 잔에
살포시 녹아가는 설탕같이 부드러운 미소로 하루시작을
풍요롭게 해주는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분분히 흩어지는 벗꽃들 사이로
내 귓가를 간지럽히며 스쳐가는 봄바람같이
마음 가득 설레이는 자취로 나를 안아주는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메마른 포도밭에 떨어지는 봄비 같은 간절함으로
내 기도 속에 떨구어지는 눈물 속에 숨겨진 사랑이
다른 사람이 아닌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내 삶 속에서 영원히 사랑으로 남을..
어제와 오늘.. 아니 내가 알 수 없는 내일까지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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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이유 중 하나는 에니메이션이 실사 영화보다 상상력을 펼치는데 있어서 훨씬 자유롭다는 점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자유로운 상상력 탓에 인기 스타가 등장하는 영화 못지 않은 인기가 애니메이션에도 있지 않나 싶다.

 그런데 영화 Shark Tale은 바다 속 물고기 사회가 마치 사람들의 사회와 비슷하다는 상상력의 자유로움 말고도 실제 인기 스타의 특징을 잘 살린 캐릭터에 그 사람의 목소리까지 더하는 업그레이드를 거쳤다. 그런 탓에 사람의 관심을 더 끄는 것일까?

 영화 내용은 물고기 세차장 직원이지만 그저 말 많은 떠버리에 보잘 것 없는 물고기인 오스카가 생각지도 못하게 바다 속 마피아 상어 보스인 돈 리노의 첫 째아들의 죽음에 엮이게 되는데 무심고 자기가 그 상어를 죽였다고 떠벌리게 되면서 바다 속 마을의 영웅이 되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영화 Shark Tale 이 자랑하는 초호화 목소리 출연진을 살펴보면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오스카 역을 맡은 Will Smith. 마피아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Robert De Niro가 영화 속 상어 마피아 돈 리노를 맡았고, 재빠른 기회주의자 북어로 등장하는 사이크스는 Martin Scorse가 맡았다. 영화 속 오스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열대어 엔지는 Renee Zellweger가 맡았고 물고기 마을에서 일약 스타로 떠오른 오스카를 유혹하는 팜므파탈 물고기 로라  Angelina Jolie 가 맡았다. 그리고 오스카와 짝짝꿍이 되어 버린 채식주의자 상어는 Jack Black 이 맡았다.



                                         &



아름다운 동행을 위하여
                                  - 송 해 월

천천히 가자 
굳이 세상과 발맞춰 갈 필요 있나
 
제 보폭대로 제 호흡대로 가자
 
늦다고 재촉할 이, 저 자신 말고 누가 있었던가
 

눈치보지 말고 욕심부리지 말고 천천히 가자
 
사는 일이 욕심부린다고 뜻대로 살아지나
 

다양한 삶이 저대로 공존하며 다양성이 존중될 때만이
 
아름다운 균형을 이루고 이 땅 위에서 너와 내가
 
아름다운 동행인으로 함께 갈 수 있지 않겠는가
 

그 쪽에 네가 있으므로 이 쪽에 내 선 자리가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것처럼 그래서 서로 귀한 사람
 
너는 너대로 가고, 나는 나대로 가자
 

네가 놓치고 간 것들
 
뒤에서 거두고 추슬러 주며 가는 일도 그리 나쁘지는 않으리
 
가끔은 쪼그리고 앉아 애기 똥풀이나 코딱지 나물이나
 
나싱개 꽃을 들여다 보는 사소한 기쁨도
 
특혜를 누리는 사람처럼 감사하며 천천히 가자
 

굳이 세상과 발맞추고 너를 따라 보폭을 빠르게 할 필요는 없다
 
불안해 하지 말고 웃자라는 욕심을 타이르면서 타이르면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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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지난 달 이야기가 되고 말았습니다만, 지난 1월 9일날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서 주최한 '올해의 예술상 2004'에서 독립예술 부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독립만화 웹진 AKZINE의 공연이 대학로에 위치한 문예진흥원 소극장에서 있었습니다.

 사실 올해의 예술상이라는게 국가기관에서 주는 상인 만큼 관람도 신청해서 선정되기만 하면 무료여서 내심 연극부분에서 수상한 공연을 봤으면 했지만, 독립예술 부분에서 수상한 곳의 공연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독립만화 웹진이라는 이름이 주는 신선함과 그 신선함을 어떻게 공연으로 연결시켰을까하는 궁금함이 연극부분 수상작의 공연에 당첨되지 못한 아쉬움을 충분히 보충해 줬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개인적으로는 절반의 성공이었던 공연이었습니다. '오징거 프로젝트 리로디드'라는 이름의 만화가 집단의 공연이었는데 그 분들에게는 매우 죄송한 말씀이지만 거의 쌩쑈 수준이었습니다.

 만화가는 만화를 그려야 한다는 말을 결국에는 하는 것인지 마감에 쫓기는 만화가를 모아다가 최우수상을 수상해서 어쩔수 없이 공연을 해야만 하기 때문에 하는 비전문가 집단의 노력은 가상하나 비전문가의 수준을 전혀 뛰어 넘지 못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만화가들이 만든 사진을 이용한 슬라이드식 화면에 만화가들의 목소리를 직접 입혀 만든 '오징거 프로젝트 리로디드' 역시 아쉽게도 국민학생들이 학예회 는 정도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절반의 성공이라고 앞서 말했던 건, 그들의 공연이 끝나고 초청한 밴드의
노래들 들었기 때문입니다. 'Every Single Day'라는 밴드가 나와서 그들의 노래를 불렀는데, 정작 그 행사의 주인이었던 만화가들보다 훨씬 낳습니다. 노래도 깔끔하고, 한 번 앨범을 사 볼만 한 느낌마저 주는 그들 덕에 그나마
공연이 절반의 성공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찌되었건, 새로운 문화를 체험해 본 그래도 재미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



   단풍 든다
                     - 이 명 수

단풍 때문에
가을 한철 술에 젖어 살았다
화양동 계곡 너럭바위에서
계룡산 민박집 층층나무 아래서
함양읍내 선술집에서
마시고 또 마셨다
혼자서, 여럿이서 노래를 불렀다
-앞남산 황국단풍은 구시월에 들고요
이내 가슴 속단풍은 시시때때로 든다
노래를 불러도 가슴이 시리다

젊은 날엔 술기운을 못 이겨
얼굴이 단풍 빛깔이었는데
나이 들면 술기운이
가슴으로 파고드는 걸까

사시사철 붉은 미친 단풍 때문에,
내 속의 그것 때문에

요즘엔 시시때때로
속단풍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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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가뭄에 콩 나듯 한 번씩 보는 천문학 책을 본다. 그런데 그럴 경우마다 제대로 이해한 적이 별로 없다. 아무래도 그건 내 지적 배경이 약한 탓이 결국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게 하고 어렵게만 느껴져서 그렇지 않은가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태초 그 이건: 우리 우주와 다른 우주들 역시 어렵게만 느껴왔던 천문학 서적의 큰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사실 책의 앞 부분을 보면서는 뭔가 조금은 알 것 같다는 느낌에 일견 희망을 줬었는데 뒤로 갈수록 책장을 넘기는 속도는 느려지고 이해보다는 끝까지 보고 말 것이라는 오기 덕분에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책이 별로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일반인 수준에서는 기존의 몇 권 본 책만큼 어려웠다는 말이라서 사전지식이 충분히 있는 사람이라면 숙독해도 좋을 듯싶다. 

 그렇지만 나와 같이 이 분야에 대한 지적 배경이 미약하다면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을 보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




                        &




가을 바다

               - 김 진 학

둘둘 감기는 파도
어느새 밀려 오고
옛날 아주 먼 옛날
그리운 이 눈물 고여
바다가 됐나
달 쪽박 입에 문
기러기 눈물 고여
바다가 됐나
달무리 진 바다엔
그리움만 혼자
파도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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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yond Silence'는 차분한 영화다. 그러면서도 영화가 보여 줄 수 있는 감동도 함께 가지고 있는 미덕을 가졌다. 그래서 좋은 영화라고 하면 고등학교 시절 말하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것일까?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말을 할 수도 알아듣지도 못하는 부모 밑에서 태어난 라라. 그렇지만 라라는 부모님이 가지고 있는 장애를 가지고 않은 덕에 부모님과 세상 사람들을 이어주는 통로 역할을 해야만하다. 심지어 수업시간에 은행에 가서 대출 협상도 하고 학교 선생님이 부모님께 전하라는 말까지 수화를 통해 라라가 부모님께 전달한다.

 그렇게 부모님과 세상을 연결해 주는 통로가 되어주던 라라가 라라의 고모 클라리사를 통해 음악. 특히 클라니넷을 알게 된다. 하지만 라라의 아빠, 마틴과 고모 클라리사는 별로 사이가 좋지 않다. 어린시절 장애를 가진 자신에게 와야할 부모님의 관심조차 클라리사가 독점했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클라리사에 마냥 좋은 라라. 그리고 라라는 클라니넷을 통해 그저 부모님과 세상을 연결해주던 통로의 역할에서 벗어나 세상과 연결된다. 그렇지만 아빠 마틴은 라라가 클라니넷에 심취하고 클라리사와 친해질수록 외로움을 느낀다. 그런 아빠 마틴의 심정을 아는 라라는 가족과 음악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결국은 음악을 택해 베를린으로 떠나고 아빠 마틴과의 사이는 더 멀어진다.

 하지만 결국 듣지 못하면서도 딸의 음악을 이해하려는 마틴과 클라리사는 결국은 서로를 이해한다.

 사실 영화 내용을 쭉 이야기하는 스타일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데 요즘 끌쩍거린 것들 모두가 그렇지만, 이 영화 'Beyond Silence'도 본지 보름은 족히 넘어 영화를 볼 때 가졌던 감정을 대부분을 잊어버려서 어쩔 수 없이 내용 소개에 그치고 말았다.



                                  &



남으로 창을 내겠소

          - 김 상 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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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별로 임권택 감독의 영화를 선호해 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서편제 말고는 큰 감흥을 가지고 본 영화에 없음에도 그의 영화는 영화를 보기도 전부터 거장이 어쩌고 하는 찬사에서 시작해서 나도 그 찬사를 보내는 사람들 편에 서서 같이 찬사를 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그의 영화에서는 강했기 때문이다. 그런 느낌이 기존의 그의 영화에서 강했다면 이번 영화 하류인생은 개인적으로 그런 느낌을 강도가 많이 약해진 것 같다. 어딘가 약간 조금 불편한 것만 같았었는데 보통 시류의 영화에서 예전만큼 벗어나있지 않은 것 같은 느낌 때문이다.

 이 영화 하류인생을 두고, 50년 말에서 70년대까지 깡패에서 시작해 유착 군건
설업자까지 변해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 격동의 시대가 가진 사건들과 잘
엮었다고 말하지만 결국은 그 격동의 사건들 사이에서 직접 참여하지 않고 바라
만 보는 것으로서 단순한 배경에 그쳐버리고 만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아마도 그
시절에 잘 편승했기에 지금의 위치에까지 왔을 감독 내지 제작자의 한계가 아닐
까 싶기도 하다.

 ‘후아유 클래식에서 강함 보다는 부드러움의 이미지가 강했던 배우 조승우의
거친 모습을 보는 것과 신세대적 느낌이 강했던 김민선의 지고지순한 이미지로의
변신을 영화는 보는 동안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시대가 60, 70년 대가 주가 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시대의 배우들에게서나 볼 수 있던 말투를 깡패가 굳이 할 필요가 있었을까?




                                   &



    가을에 1

                   - 기 형 도

잎 진 빈 가지에
이제는 무엇이 매달려 있나.
밤이면 幽靈(유령)처럼
벌레 소리여.
네가 내 슬픔을 대신 울어줄까.
내 音聲(음성)을 만들어줄까.
잠들지 못해 여윈 이 가슴엔
밤새 네 울음 소리에 할퀴운 자국.
홀로 된 아픔을 아는가.
우수수 떨어지는 노을에도 소스라쳐
멍든 가슴에서 주르르르
네 소리.
잎 진 빈 가지에
내가 매달려 울어볼까.
찬바람에 떨어지고
땅에 부딪혀 부서질지라도
내가 죽으면
내 이름을 위하여 빈 가지가 흔들리면
네 울음에 섞이어 긴 밤을 잠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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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Circle of friends, 단짝 친구들 는 참 담담하고 차분한 영화였다. 지나친 치장과 과장이 판을 치는 요즘 담담하고 차분하다는 말이 자칫 우회한 비난으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르나, 이건 비난이 아니다. 겉으로 보이는 영화의 이미지에나 충실하고 실속은 없는 그런 영화가 아니라 이야기에 충실하다는 의미의 칭찬. 하지만 약간은 요란하고 정신 없는 장면의 연속인 요즘 영화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차분함과 담담함은 지루함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영화는 50년대의 아일랜드가 배경이다. 어려서부터 단짝 친구들로 지내던 베니,
이브 그리고 낸이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그리고 잘 생긴데다가 럭비까지 잘
하는 잭을 만나게 되는데 결국 잭은 베니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에 이르게 된다. 그런 와중에 베니의 아버지가 죽고 잠시 베니가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되는데 그 때 귀족과 사랑에 실패하고 나서 잭을 탐내는 낸에게 잭을 잠시 빼앗기게 되지만 결국은 베니와 잭이 다시 이어진다는 내용이다.

 충분히 예상 할 수 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연기에 충실한 배우와 사랑과 가족, 그리고 친구 사이에서 번민하는 젊은 청춘의 이야기를 잘 표현하고 있기에 담담함과 차분함이 단순한 지루함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 같다.




                                            &
   


                 편 지
                              - 윤 동 주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 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 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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