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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이 올해 들어 가장 무더운 날이 아니었나 싶다. 높은 기온에 높은 습도까지 더해져 흐르는 땀 말고도 끈적끈적한 느낌에 피부까지, 이런 날은 별로 유쾌하지가 못하다. 거기에 짐을 옮기는 것 같은 노동은 불쾌지수를 더 올려준다. 만약 이렇게 높은 온도와 습도로 불쾌지수 가득한 날에 영화를 본다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주로 무서운 호러 영화를 선택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생각에서 떠오른 영화 ‘숨바꼭질, Hide and Seek'.

 사실 영화 ‘숨바꼭질, Hide and Seek'는 다른 사람이 내게 추천해 준 영화다. 우연한 기회에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영화가‘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나 ’나비효과, Butterfly effect' 같이 기억력을 소재로 한 영화라는 이야기에 영화 ‘숨바꼭질, Hide and Seek' 역시 그런 스타일의 영화라며 추천해 주었다.

 영화 주 내용은 아홉 살의 딸 에밀리(다코다 패닝, Dakota Fanning)와 그의 아버지 데이빗 캘러웨이 박사(로버트 드니로, Robert De Niro)의 이야기다. 엄마의 자살 이후 그 충격에 사로 잡혀 환영과 환청에 시달리는 아홉 살의 에밀리는 가상의 친구 찰리와 끔찍한 숨바꼭질을 벌이게 되는데 이를 안 정신과 박사인 아버지 데이빗 켈러웨이는 주변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에밀리의 트라우마를 지우려 애쓴다. 하지만 노력은 별 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에밀리와 캘러웨이의 일상은 서로 어긋나기만 한다. 그리고 끔직한 사건들이 연이어 벌이진다.

 영화는 예상치 못했던 반전을 통해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려하지만, 기억력에 관한 이야기는 좋아하지만 호러의 요소를 가미한 스릴러 스타일의 영화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 까닭에 내게는 추천 받은 것에 비하면 특별한 감흥을 주지는 못했다. 대신 영화 ‘아이 엠 샘, I am Sam'에서 똑부러지는 이쁜 꼬마 아가씨로 기억에 남아있던 Dakota Fanning의 연기가 영화를 흥미롭게 했다.

 추천까지 할 만큼은 못되는 것 같은 영화.

 Tracked from kjsistop at 2006/09/09 15:20 x

제목 : [영화감상문]숨바꼭질을 보고
Ⅰ. Hide & Seek 줄거리와 엔딩 분석 정신과 의사인 데이빗 캘러웨이는, 아내 앨리슨이 갑작스럽게 자살한 후 정신적 충격에 빠진 9살 .....more

 Tracked from kjsistop at 2006/09/09 15:20 x

제목 : [감상문]브레이브 하트 를 보고
맨 처음 이 영화를 교수님께서 보라고 하셨을 때 브레이크 하트인 줄 알고 줄거리를 기억해 내려고 했다.. 그런데 교수님께서 보라고 했.....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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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한국, 미국,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브라질, 스페인, 캐나다, 호주, 이란. 내가 본 영화를 만든 국가를 생각나는 데로 나열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 여기에 하나의 국가가 추가 되었다. 바로 싱가포르.

 영화 ‘내 곁에 있어줘, Be With Me'는 앞서 언급한 대로 싱가포르 영화다. 처음 접해보는 싱가포르 영화의 특성으로 인한 독특함인지 감독에 기인한 영화 자체의 독특함인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영화는 무척이나 이색적이었다. 세 가지 에피소드로 이루어져있는데다가 영화에서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 중의 하나인 대사를 과감히 포기했다. 거기에 말하고 싶은 걸 직접 드러내는 기계식 타자기. 그 점이 되려 대사를 포기하고서도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해 준다.

 아들에게 음식을 해 주는 것이 유일한 낙인 홀로 된 외로운 아버지, 한 여인을 짝사랑하며 어쩔 줄 몰라하고 밤잠을 설치는 투박한 경비원 그리고 변심한 친구를 먼 발치에서 지켜보며 가슴 아파하는 한 소녀. 영화는 이들의 이야기다. 영화 속 이들에게 하루하루는 힘겨운 나날의 연속일 뿐이고, 이들에게 공통점이라고는 평범하고 서로에게 무관심한 사람들이라는 점 외엔 없다.

 그러다가 이들은 각자 결심을 한다. 남자는 짝사랑하던 여인에게 전해 줄 편지를 쓰고, 소녀는 실연의 아픔을 이기지 못해 세상을 등 질 결심을 하고, 노인은 외로움에 대항한 미지의 존재를 위해서. 이렇게 그들은 이어지고 비극으로 혹은 서로의 희망이 서로에게 된다.

 나란히 이어지는 노인, 남자, 그리고 소녀의 이야기. 거기에 덧붙여진 테레사 첸의 이야기를 보탰다. 영화 초반, 이들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그런 평범하고 서로에게 무관심한 사람들일 뿐이다. 하지만 영화가 마법과도 같은 기지를 발휘하는 것은 영화의 엔딩 부분. 소녀와 남자는 우연처럼 만나고, 노인과 테레사 첸 도한 감격의 조우를 맞는다. 마치 정해진 운명처럼, 그들은 비극의 순간을 함께하고 또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 주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이야기하고 싶은 하나의 메시지는 사랑하는 사람이여 내 곁에 있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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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히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일본풍이란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나라면 혹은 우리나라 우리사회에서라면 그렇지 않을 텐데 하는 것들을 가르키는 것 정도. 영화 ‘스윙걸즈, Swing Girls / スウィングガ-ルズ’가 그랬다. 정확히 이것이것이 일본풍이다라고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 영화는 확실히 일본 스타일의 영화다. 그렇다고 그게 바람직하지 못하다거나 나쁘다는 건 절대 아니다. 그저 그렇다는 것 뿐이다.

 영화는 여고생들의 이야기다. 그것도 여름 방학 동안에 보충수업을 받아야만하는 낙제 여고생들의 이야기다. 그저 지루한 한 여름의 수업을 회피해 볼 심산으로 야구부를 응원하러간 학교 밴드에게 도시락을 전해 주겠다는 것을 계기로 여지까지 늘 낙제만 했던 그들에게 음악, 그것도 재즈라는 장르의 음악이 눈앞에 나타난다. 벌써 낙제 여고생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눈치를 챌 수 있듯, 이들의 음악길은 좌충우돌 사건들의 연속이다. 그러면서 점차 음악에 대한 스스로의 열정을 발견하게 되고 스스로 스윙걸즈란 이름의 밴드부를 만듦으로서 성취감 마저 조금씩 느껴간다.

 그렇지만 그 길 역시 순탄치 않다. 악기를 사는 것부터가 그들에게는 쉽지 않다. 그래서 마트에서 일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소 뒷걸음질 치다 쥐잡는 식의 멧돼지 잡기까지 역경을 열정으로 여겨내며 스스로 성장한다. 그리고 귀에 익은 재즈 음악을 멋 떨어지게 연주하는 음악제까지. 그렇게 말썽쟁이 낙제 여고생들의 성장 영화는 끝을 맺는다.

 거기에 한 가지 더. 영화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토모코. 그저 맹랑하고 발랄한 여고생 역을 너무나 잘 소화해 그저 아이돌 스타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토모코를 연기한 우네노 주리, Ueno, Juri 가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유모차를 타고 있는 조제 였다는 사실이다. 비슷한 시기에 찍은 영화임에도 그렇게도 상반된 역을 잘 표현한 걸 보면 우에노 주리가 앞으로 어떻게 변모해 갈지 눈여겨 보는 것도 충분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활기발랄한 성장영화를 선호하는 사람에게 강.력.추.천.


 Commented by  at 2006/06/15 17:43  
유모차를 타고 있던 주인공이 아니라 이쁘게 생긴 글래머 여학생으루 나왔음! 
그 여배우가 여기저기 많이 나와서 눈에 익었었그덩. 호홋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6/06/18 15:05  
내가 잘못 알았구보군.. 쌩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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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내가 좋아하던 장난감 중의 하나는 레고였다. 마치 내가 상상력을 더 발휘하면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나고 신기한 것을 만들 수 있을 것만 같던 레고. 그렇지만 현실의 나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재미나고 신기한 것을 만들지는 못했다.

 영화‘로봇’을 보면서 나는 레고를 떠올렸다. 영화 속 세계에서는 새 생명이 태어나려면 부모가 되려는 로봇은 아기로봇 상품을 주문하고는 조립하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레고를 조립하듯 다양한 모습으로 아이의 부품을 바꾸고 수리해 줘야 한다. 그래서 영화 속 로봇의 모습은 조금씩 다르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을 자라고 세상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으려는 무리에 맞서 싸우게 되는 영화 속 주인공 로드니와 그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

 아이들이 더 좋아할 내용이긴 하지만, 성인들이 보기에도 눈으로 보는 재미가 쏠쏠한 영화였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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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세계 초강대국.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규칙을 다른 모든 곳에 적용하는 나라. 자본주의 국가의 대표국. 극도의 개인주의. 비교적 심한 빈부격차. 우수한 과학기술. 할렘.

 내게 미국하면 떠오르는 것들을 무작위로 나열한 것이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미국도 우리나라와 똑같이 사람이 사는 곳인데 내가 가진 편견 속의 미국의 사람간의 따스함이나 인정 같은 것 없는 나라다. 내가 이런 편견을 가지고 있던 다는 걸 알게 해 준 것이 지금 이야기하려는 영화 ‘4 브라더스, Four Brothers'다.

 영화는 백인 어머니에 두 명의 흑인 그리고 또 두 명의 백인인 4명의 형제인 머서가의 이야기다. 머서가의 어머니 에블린은 문제아인 탓에 누구도 받아들이려하지 않았던 4명의 아이를 입양해 사랑과 정성으로 키워낸 사람이다. 그런데 누구나 다 좋아할 에블린이 상점에서 강도에게 살해당했다. 그것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그러면서 다 성장해 자신의 삶을 각각 살아가던 4명의 형제가 어머니 장례식을 위해 한데 모였다. 그리고 4명의 형제가 어머니의 석연치 않은 죽음에 의문을 품기 시작하곤 어머니를 죽인 강도를 찾아 나선다.

 평생을 착하게 살아가려 노력했고 유일하게 그들을 믿어 주던 어머니, 그리고 그 어머니가 아니었다면 4 형제는 이미 감옥에 가있거나 혹은 벌써 죽었을 것을 이미 잘 알고 있는 형제들이기에 강도를 찾는 4 형제들은 필사적이다. 그리고 하나하나씩 들어나는 석연치 않은 사건들.

 비리 경찰과 지역 갱과 한통속인 시의원 그리고 갱. 그들과 4 형제 사이에 필사적인 살인자 찾기가 영화의 내용이다.

 영화는 그저 개인주의나 있을 뿐이라 생각했던 그들에게서 진한 형제애에서 느낄 수 있는 따스함과 갱 영화의 무자비함이 함께 있다.

 아주 강력한 감동까지는 아니더라도 재미가 쏠쏠했던 영화 ‘4 브라더스, Four Brothers'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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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히 어디서 나왔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어느새 익숙해져 버린 이름 Jude Law, 주드 로. 그가 주인공을 맡은 영화 ‘나를 책임져, 알피 , Alfie'가 지금 말하려는 영화다. 하지만 우선 귀에는 익숙하나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Jude Law를 찾아 봤더니 약 20편의 영화에 이미 출연한 경험이 있는 배태랑 연기자였다. 그 뿐만 아니라 그 20편에는 내가 이미 관람한 영화도 몇몇 있었는데, 전쟁영화의 긴장감으로 재미났던 ’에너미 앳 더 게이트, Enemy at the Gates‘의 바실리, 서양 시대극으로 내게는 별 감흠을 주지 못했지만 Rene Zellweger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었던 ’콜드 마운틴, Cold mountain'의 인만, 그저그런 헐리웃 블록버스터의 이미지가 강했던 ‘월드 오브 투모로우, Sky Captain and the World of Tomorrow’의 스카이 캡틴 그리고 Jim Carrey의 고군분투가 기억나는 ‘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Lemony Snicket’s A Series Of Unfortunate Events‘에서의 레모니 스니켓의 목소리까지 연기한 Jude Law. 이러니 귀에 익을 수 밖에.... 아무튼 그렇게 귀에 익은 이름에다가 피플지에서 선정한 가장 섹시한 배우란 타이틀까지 Jude Law는 영화를 보기도 전부터 점수를 먹고 들어갔다.

 다시 영화 얘기로 들어가자. 사실 영화 ‘나를 책임져 알피, Alfie'는 배우 Jude Law의 말쑥하고도 섹시한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매력적인 알피와 알피를 둘러싼 다섯 명의 여자에 관한 내용이다. 예쁜 유부녀인 도리스, 미혼모인 줄리, 사회적 성공으로 온갖 명품으로 둘러싸인 리즈, 친구의 여자 친구인 로레타 그리고 매혹적인 여자 니키까지. 이들을 차고 또 이들에게 차이는 바람둥이 이야기가 바로 영화 ’나를 책임져 알피, Alfie'다.

 영화의 특징 중의 하나는 전지적 작가 시점이나 되는 듯하게 알피가 직접 관객들에게 이야기하며 영화를 진행함으로써, 관객들은 알피가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좀 더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으며 진정 알피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궁금하게 된다. 또한 멋진 바람둥이 이야기인 만큼 세계 제일의 도시 뉴욕 맨하탄을 배경으로 알피의 영화 속 작업은 이루어진다.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미국판 ‘작업의 정석’ 같다는 느낌이랄까. 그렇지만 영화 속 설정이 독특한 것이 보통 멋쟁이 바람둥이라면 소위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부유하며 시간도 남아도는 인물이 보통 사람들의 이미지일 텐데, 이 영화 ‘나를 책임져 알피, Alfie'에서 알피는 마치 성공한 남자처럼 나오지만 실은 보면 리무진의 기사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점들이 여느 바람둥이 영화와 다르다고나 할까.

 깊은 주제를 심도 있게 다뤄나가는 심각한 류의 영화와는 거리가 먼 것이 분명하지만 인간사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 이야기함으로서 나름의 재미를 충분히 줄 수 있는 영화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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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적 개연성과 논리를 무시하고 황당한 상상력을 무기로 익살스러운 농담처럼 전개되는 영화를 가끔 보게 된다. 굳이 그런 영화를 분류한다면 지금 이야기하려는 영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개인적 성향이 공부하는 물리학만큼 이나 개연성과 논리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그런 면에서 코드가 별로 맞지 않은 영화이긴 했지만 내 관심 영역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나쁜 영화라고 할 수는 없다.

 영화는 시작부터 논리를 뛰어넘는다. 돌고래쇼에서 돌고래들이 펼치는 멋진 쇼가 지구가 곧 멸망한다는 사실을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을 가진 돌고래들이 지구 인간들에게 알리기 위한 신호라는 말로 영화는 시작한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가까이 지낸 친구가 사실은 전 우주의 필독서인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저자이고 베텔게우스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며, 몇 분 뒤면 지구가 멸망한다면서 외계에서 여행할 때 필수품인 ‘타월’을 챙기라며 재촉하면서 황담함은 이어진다. 자신의 집이 갑자기 철거대상이 된 것도 황당하고 격분해 하고 있는데 갑자기 지구가 은하수 우회도로 건설로 인해 철거대상으로 지정되었다니.... 그러다가 그들은 철거하러 온 외계종족의 우주선에 히치하이킹을 해버린다. 그리고는 15분만에 우리는 지구가 수많은 말뚝이 박힌 채 하나의 점으로 사라지는 광경을 보게 된다.

 이렇게 초반부가 시작되며 그 이야기는 계속되지만 불행히도 내 코드와는 별로 맞지 않아서인지 그 후의 이야기는 별로 내 기억 속에 없다.

 재치있는 제목 그리고 황당무계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 전개. 내게는 이런 것들이 기억에 남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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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쥬스, Beetlejuice’, ‘가위손, Edward Scissorhands’, ‘화성침공, Mars Attacks!’ 그리고 ‘빅 피쉬, Big Fish’에 이르기 까지 독특한 감독의 이미지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은 감독이라는 이미지를 내게 갖게 한 ‘팀 버튼, Tim Burton’ 감독에 ‘가위손, Edward Scissorhands’,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 Pirates of the Caribbean : The Curse of the Black Pearl’ 그리고 ‘네버랜드를 찾아서, Finding Neverland’까지 연기 잘하는 배우에서 보통 사람과는 뭔가 다를 것만 같은 느낌이 가득한 헐리웃의 인기 배우로 부상한 ‘조니 뎁, Johnny Depp’만으로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한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를 봤다.

 사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Tim Burton과 Johnny Depp만으로도 충분한 관심이 갈만한 영화이지만 내게는 그것보다 내가 어린 시절 너무나 재미있게 봤던 동화책인 ‘찰리와 초콜릿 공장,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이 영화화 된다는 것이 더 흥미가 가는 영화였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이 재미난 동화가 영국 작가 로알드 달이라는 사람의 책이고 32개국에서 천 3백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라는 사실은 몰랐다. 그저 어린 시절 주산학원 책장 한 켠에 꽃혀 있던 책을 그냥 집에 들고와서는 너무 재미나서 한 번에 읽어버리고는 되돌려 놓지 않은 어린 시절 처음으로 횡령죄를 범하게 한 잼나는 동화라는 기억만이 내 기억 속에는 가득했다.

 그런 덕분에 영화화 되어서 나온다는 소식에 어린 시절 기억 속에 있는 너무 재미난 이야기였지만 지금 영화로 보면 그 때 만큼의 재미를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클 것 같다는 괜스런 걱정이 앞섰다. 그래서 보지 않고 그저 기억 속의 이야기로 남겨 놓을까 하다가 내 어린 시절 재미난 기억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어떻게 책 속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옮겨 놓았는지 기억을 더듬고 그것을 스크린과 비교하는 것도 그 나름의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영화를 보게 되었다.

 워낙에 어린 시절 볼 이야기라 전체 줄거리가 완벽하게 생각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내 기억속의 윌리 웡카는 땅딸막한 작은 키에 살이 찌고 연보라빛 연미복을 입은 마치 동화 속 서커스 단장이나 될 것만 같았는데 내 어린 시절의 기대와는 다른 모습에 실망도 하고 기억의 모습을 너무나 기발하게 표현한 장면에 공감도 하며 영하를 봤다.

 보통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데 그래도 감독 나름의 표현을 통해 큰 기대였지만 그래도 큰 실망까지는 가지 않도록 비교적 무난히 잘 만든 영화로 보였다. 그렇지만 아직도 내 어린 기억 속의 이야기가 더 재미났던 것 같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는 것도 덧붙이고 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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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핏 영화감독을 말할 때 그들만의 이름이 붙는 사람이 몇 있다. 예를 들어 김기덕 감독이나 이명세 감독 같은 부류가 그럴지인데, 지금 이야기하려고 하는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 The Big Scene'의 장진 감독 역시 장진식 코미디나 장진스럽다 같은 독특한 수식어가 붙는 감독이다. 영화 ’아는여자‘를 보면서 좀 독특한 배우 선택에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새롭다 싶었는데 장진스럽다는 말이 이런 걸 가르키는 걸까?

 아무튼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 역시 매우 독특한 영화였다. 살인 사건을 두고 그걸 해결해 나가는 방식은 흡사 헐리웃 그 어느 영화에서 수십번은 더 봤음직한데 정작 하나하나 꼼꼼히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법을 보면 익숙한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우선 전작 ‘혈의 누’를 통해 비록 진지한 역할도 연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래도 코믹 배우로서 가치가 훨씬 더 높은 차승원을 냉청한 검사에 놓는 파격을 보이면서도 냉정하면서도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힌 듯한 느낌의 신하균은 파격과는 거리가 역을 맡김으로서 비대칭의 미학을 잘 살리며 영화 속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차승원과 신하균이 대립과 엉뚱하게 나버린 결론. 예상치 못한 반전 그리고 진실. 이런 것들이 장진스럽다고 하는 것일까?

 어찌되었건 매우 독특한 느낌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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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프랑스 영화를 보게 된다. 그런데 딱히 기억에 남는 영화가 별로 없다. 굳이 지금 손 꼽으라면 매우 독특하면서 재미있었던 프랑소와 오종 Francois Ozon의 ‘8명의 여인들, 8 Femmes’정도.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유달리 정서적으로 공감이 가지 않아서인지 정확히는 몰라도 아무튼 그다지 기억에 남는 영화가 별로 없다. 그러던 중 ‘크림슨 리버 2’를 보게 되었다.

 아쉽게도 ;크림슨 리버 2‘ 역시 여느 프랑스 영화들과 같이 별 정서적 공감을 느끼지 못했다. 장 르노 Jean Reno 라는 비교적 익숙한 배우가 출연함에도 불구하고 요한 계시록이니 최우의 만찬, 7개의 봉인 그리고 몬타니스트 같은 지독히 기독교적 성향의 이야기에 대한 공감이 전혀 없는 바람에 보면서 심드렁한 표정이 영화를 보는 내내 지속되었다.

 적어도 이런 영화를 보려면 그 사회에 대한 배경과 정서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야 흥미진진한 미스테리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개인적으로 프랑스 문화나 정서가 별로 친숙하지 않은 탓 인지 내게는 그다지 재미없는 영화였다. 개인적으로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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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철의 연금술사 TV판을 봤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졌을 법한 ‘강철의 연금술사 극장판 - 샴바라의 정복자’를 봤다. TV 판이 극장판으로 나오면 TV판의 스토리와는 별개로 나오는게 보통인데 ‘강철의 연금술사 극장판 - 샴바라의 정복자’는 TV 판과 별개인 극장판 보다는 TV 판의 이야기의 연장선 상에 있는 극장판에 가까웠다.

 사실 극장판은 연금술의 세계가 아닌 지난 편에서 문 넘어의 과학의 세계 이야기다. 그래서 지난 연금술의 세계에서 죽은 캐릭터들도 문 넘어의 세계에서는 그대로 살고 있다. 물론 그 역할은 전편과 같지 않지만.... 그 탓에 초반부에는 문 넘어 과학의 세계에서 에릭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보여 준다. 이 세계에서는 연금술은 통용되지 않는다는 걸 TV판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해 주기 위해서인 듯 하다.

 그리고‘강철의 연금술사 극장판 - 샴바라의 정복자’가 전편 TV 판과 크게 다른 또 하나는 에릭과 알폰스 형제의 성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유태인이나 집시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극 속에 넣음으로써 국수주의나 나치즘 같은 지난 TV 판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던 부분들이 이야기의 큰 줄기를 차지하고 있다.

 TV 판을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스토리 전개에 약간 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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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ll made movie 라고 했던가? 그야 말로 잘 만들어진 영화를 우리 영화판에서 접하는 것이 이제는 별로 어렵지 않나 싶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다시금 느끼게 해 준 영화가 바로 영화‘혈의 누’를 보면서 느꼈다.

 사실 ‘혈의 누’라는 제목을 접하면 우선 드는 생각은 이인직의 신소설 ‘혈의 누’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 ‘혈의 누’는 소설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 그저 ‘피 눈물’이라는 뜻을 ‘혈의 누’라는 우리 귀에 익숙한 문구로 표현한 것뿐이다. 1808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연쇄살인사건과 그 사걸을 파헤치려는 수사관의 이야기다. 물론 사건은 쉽게 해결되지 않고 결국 사건이 해결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뒷끝까지 깨끗하지는 못하다.

 이야기는 아래와 같다. 7년 전 대부분의 주민이 제지를 만들어 생업을 유지하는 동화도라는 섬에서 잔혹한 참형을 받은 자들이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섬의 유지인 강객주 일가였다. 그들은 천주쟁이라는 억울한 누명으로 효시, 거열, 육장, 도모지 그리고 석형 같은 중벌을 받고 죽었다. 그리고 7년이 지난 지금 상납할 제지를 가득 실은 운반선이 불타고 강객주 일가가 받은 중형을 모방한 연쇄살인 사건이 동화도에서 발생한다. 그로인해 강객주의 원한이 부른 복수라고 마을 사람들은 생각하며 불안에 떤다.

 이에 조정에서는 수사관 ‘원규’를 파견해 누구의 원한으로 발생했다는 식의 비합리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사건을 해결하려 한다. 그러나 강객주를 거짓 밀고한 5명의 사람들이 차례로 강객주 일가가 죽임을 당했던 방법대로 죽어가고 사건은 점점 더 미궁에 빠져들면서 동화도 사람들은 더욱 동요한다.

 그 속에서 강객주 딸 소연을 두고 벌이는 인권을 연기한 박용우와 두호를 연기한 지성. 그리고 코믹한 이미지로 각인되어서 진지한 역을 연기하기에는 적절히 않아 보였던 차승원. 거기에 치밀한 스토리를 따라는 긴강감. 이런 것들로 인해 영화 ‘혈의 누’는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사실 한국 고전 미스테리 수사극이라는 한 번도 접해 본적 없는 장르인데도 불구하고 한 번 관심을 보기에 부족함이 없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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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래 들어 한국 사회를 보고 있노라면 한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다양성과 전문성에서 많은 발전이 있는 것 같다. 요즘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WBC에서의 한국 야구나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한국 골프 선수 혹은 피겨 스케이팅 같은 스포츠 영역에서만 아니라 반도체에서 시작해 평판디스플레이기기 그리고 그에 따라는 부품을 제조하는 산업 영역에 이르기까지 사회가 가진 모습이 풍부해진 것뿐만 아니라 그 깊이 역시 쉽게 무시하지 못할 만 한 것이 되어 가고 있다. 그리고 이런 다양성과 깊이는 문화계에도 못지않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바로 그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영화다. 그리고 지금 말하려는 영화 ‘사랑을 놓치다’ 역시 그런 맥락의 연장인지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없는 운동인 조정선수가 남자 주인공 설경구의 영화 속 직업이다.

 영화 ‘사랑을 놓치다’는 제목이 암시해주는 그대로 사랑이야기의 영화다. 대신 보통의 사랑 영화와 조금 다른 점이라면 우여곡절 끝에 영화 속의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사랑을 하는 결말의 갖는 보통의 영화와는 달리 처음부터 서로를 잘 아는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의 사랑이 10년이란 긴 시간 동안 사러서로 어긋나며 영화의 크레딧이 올라 가기 까지도 그 사랑은 완전히 이루어졌음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루어지고 있는데 놓치고서야 깨닫는 남자와 놓칠까 두려워 망설이는 여자의 10년에 걸친 순애보를 그린 영화’라는 표현이 더 이상 잘 맞아 들어갈 수 없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짝사랑과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는 무심함 그리고 흘러간 시간. 역시 서로를 기대하지만 조금씩 서로 맞지 않는 핀트에 서로 필요한 시점이면 늘 없는 상대방. 보면서 크게 웃거나 큰 즐거움을 얻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잔잔하면서도 작은 웃음과 즐거움을 얻기에는 부족함이 전혀 없는 영화다.

 게다가 ‘실미도’, ‘공공의 적’ 시리즈, ‘오아시스’ 그리고 ‘광복절 특사’까지 늘 시대와 불화하는 인물로 그 덕에 억울한 표정 하나만큼은 궁극의 경지에 다다른 설경구의 남성미 강한 이미지가 멜로 영화에서는 어떻게 변화되는지도 영화를 보면서 재미있게 살펴 보기에 적합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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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ization 굳이 뜻을 풀이하자면 세계화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 단어 globalization이 언젠가부터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저 그러려니 하는 개념이 아니라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이 세상, 지금 이 현실 속에 말이다. 영화 ‘화씨 911, Fahrenheit 9/11'은 그저 생생한 한 예일 뿐이다.

 사실 작금이 아니라도 미국의 대통령이 공화당 출신이 되면 미국의 정책이 보수적이 될 것이고, 민주당 출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진보적 정책으로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는 정도는 전에도 통용되는 사실이었지만, 지금의 우리 군대를 파견하고 말고가 결정될 만큼 그 영향력이 커졌다. 거기에 미국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이야기의 빈도수가 삶에서 늘었다.

 영화 ‘화씨 911’는 목적이 매우 뚜렷한 영화다. 지난 미국대선에서 부시의 재집권 반대가 영화의 목적이다. 경찰국가를 자임하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얼마나 형편없는 인간이고 정치가인지 당선되기 직전과 9.11테러가 일어난 직후 그 순간의 이미지들을 초반에 배치하며 하나하나 들추어내기 시작하는 영화는, 부시 가문과 빈 라덴 가문이 얼마나 끈끈하게 유착돼 있고, 추악한 이라크 전쟁이 사실은 부시 행정부와 있는 자들의 협잡에 의한 고도의 사기극임을 강도 높게 뽀록내며 고발한다. 미국을 성찰하는 그 방식은 언제나 그랬듯 공세적이고 선동적이다. 수많은 이미지들을 짜깁기하고 조합해 만든 프로파간다의 몽타주들은 전 세계를 호령하는 부시를 일순간 실없는 코미디언으로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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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내가 바라는 내 모습은 천재였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재치 그리고 기지로 주위 사람들이 나를 경쟁의 상대가 아닌 동경의 대상으로 여기는 천재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 모습을 영화 ‘뷰티풀 마인드, A Beautiful Mind'의 주인공 존 내쉬를 통해 봤다.

 기숙사 유리창을 칠판 삼아 자신의 생각을 적어나가는 모습.,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와 이론을 쫓기보다는 스스로의 아이디어와 이론을 정립하려 발버둥치는 모습. 아직 젊다는 말보다는 어리다는 말이 더 어울리지만 MIT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정말 영화 같이 찾아온 사랑. 거기에 냉전 시대 미국의 가장 큰 적인 소련의 암호를 해독하는 프로젝트. 그러나 언젠가부터 현실과 공상의 모호한 구분으로 스스로 파멸해가는 내쉬. 정신분열의 역경을 이겨내고 학생을 가르치고 자신의 연구에 충실하는 모습.

 사실 어린 시절 내가 바라던 모습과 지금 내게 바라는 모습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앞서 말했듯 어린 시절 나는 스스로가 다른 사람이 범접할 수 없는 천재의 모습을 원했지만 지금은 누구와도 잘 지낼 수 있고 또 누구와도 함께 일할 수 있으며, 번뜩이는 기지와 재치로 다른 사람이 내 생각과 행동을 못 따라 오게끔 하기 보다는 체계적이로 합리적인 생각과 행동이 내 모습이 되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내 반응을 미리 예상할 수 있게끔 해서 함께 일하기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영화를 보면서도 같은 생각을 했다. 비록 비범할 수 없는 천재적 기질이 부럽고, 역경을 멋지게 이겨내지만, 천재적 기질의 결말이 정신분열인걸 보면 천재적 기질 역시 양날의 칼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드라마틱한 한 수학자의 삶을 영화 ‘뷰티풀 마인드’는 잘 그려내고 있다. 그렇지만 영화를 보기 전에 들었던 많은 찬사에 비한다면 기대보다는 약간 지루한 감이 있었다. 그리고 영화의 제목을 왜 ‘뷰티풀 마인드’로 했는지 쉽게 알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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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가 현대의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바쁘고 정신없다. 학생이든 사회인이든 예외는 없다. 초중고생들은 각종 학원과 과외에 치여 살고 그들이 원하는 대학을 간다손 쳐도 영어나 취업 스트레스 받기는 마찬가지다. 취업의 문턱을 넘어서 사회인이 되더라도 결혼이니 혹은 집을 장만하는 문제 혹은 자녀 교육의 문제로 자신을 돌보고 자신의 삶을 즐길만한 여유는 없다. 언젠가부터 넉넉하고 여유로운 삶은 그저 추구만 할뿐 쉽사리 갖기 힘든 것이 되어 버린 시대가 되었다. 이런 탓 인지‘구세주’라는 단어는 은근한 매력이 있다. ‘구세주’는 빡빡하고 벅찬 삶은 종말을 고하고 넉넉하고 여유로운 삶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랄까.

 사실 영화 ‘구세주’의 구세주는 상술한 것과 같은 내 삶의 구세주와는 좀 달랐다. 폭탄으로 치부되는 한 여학생이 연합 MT를 통해 한 남학생에게 필이 꽃이고 계속 따라 다닌 끝에 결혼에 이르게 된다는 대략의 줄거리를 통해서 이 영화 ‘구세주’ 속의 구세주는 영화 속 고은주(신이)를 구제한 임정한(최성국)이었다. 그러나 그저 한량으로만 살아가는 정한의 삶에 가족의 소중함과 의무를 알게 해준 사람은 은주로 은주 역시 영화 ‘구세주’ 속의 또 하나의 구세주였다. 그리고 빡빡하고 벅찬 삶을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구세주는 영화 상영시간 동안 편하게 웃고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영화가 구세주가 아닌가 싶다.

 코미디 영화인 탓에 삶에 대한 깊은 관조나 진중함은 미흡하지만 편하게 그리고 즐겁게 보기에는 충분한 영화가 바로 영화 ‘구세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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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 영국 런던의 이미지는 무엇일까? 안개, 빨간 이층버스, 런던에 연고를 둔 첼시? 사실 나는 런던은 커녕 영국에 가본 적도 없다. 그저 여기저기서 듣고 본 것이 내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을 따름이다.

 그런데 그런 이미지 속의 하나가 로맨틱 영화 속의 영국이다. 휴 그랜트를 필두로 한 ‘러브 액추얼리, ’브리짓 존스의 일기‘ 그리고 ’노팅힐‘에 이르기 까지 내가 영화에서 본 런던은 로멘스가 이루어지는 공간이었다. 이런 런던의 이미지에 하나 추가되는 영화를 봤다. 그 영화가 바로 ‘If only, 이프 온리’다.

 사실 영화의 이야기는 황당무계하다. 눈 앞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연인을 두고 슬퍼하는 남자 주인공 이안, Paul Nicolls 에게 하루가 지나자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어제가 반복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연인 에밀리, Jennifer Love Hewitt 가 다시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 소중한 시간을 함께 보낸다.

 그저 “그녀를 가진 것을 감사하며 살아라. 계산하며 사랑하지 말고”라는 택시 기사의 말이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하는 걸 함축하는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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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드라마 ‘은실이’에서 못된 아이 정도로 밖에 기억나지 않던 한 배우가 영화 ‘올드보이’에서 미도를 연기하며 머리 속에 자신의 존재를 남기더니,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통해 엔터테이너가 아닌 배우로 강력한 인상을 남긴 강혜정. 영화 ‘질투는 나의 힘’을 통해 참 곱상하게 생긴 남자 주인공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가, 영화 ‘국화꽃 향기’와 ‘살인의 추억’을 통해 자리를 잡는가 싶더니, 어느새 영화 ‘인어공주’에서 남자 주인공으로 많은 여성팬의 관심을 받게 된 박해일. 이 둘이 영화 ‘연애의 목적’에서 만났다. 그것도 둘 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완벽하게 깨버린 이미지를 통해서.

 처음에 이 영화 ‘연애의 목적’을 보면서 나는 짜증이 났다. 영화의 내용이 남선생이 여자 교생에게 찝쩍거리는 것 이상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이다지도 남자가 여자에게 이렇게까지 추하게 추근덕거릴 수도다 있구나하는 정도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런데 추근덕거림이 통한다. 어느새 부터인가 싫지만 어쩔 수 없이어서 참는 것이 아니라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자는 여교생.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여는가 싶자 남선생의 추근덕거림의 정도는 더 심해진다. 아마 이대로 끝났다면 나는 감독과 작가를 욕했을 것이다. 추근덕거림은 결국 진짜 사랑이 되고, 어버리지만 그 사랑을 자신의 지위과 연관시키며에 연연하며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며 외면하려 들지만, 사랑이라는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아 려다가 그렇게 행동하지는 못하며 마루리 짓는다. 않는다.

 내 부족한 연애 경험 탓인지 남자가 여자에게 이다지도 추근덕거릴 수도 있구나하는 싶었고걸 알았고 놀랍게도 그 추근덕거림을 여자가 싫어하는 것처럼 하다가도 은근슬쩍 넘어가버리는 것에 나는 제법 놀랐다.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며 외치던 CF 속 멘트는 그저 TV 속 광고일 뿐 일상의 사랑은 절대 그럴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내가 너무도 어렸다는 걸 어림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는게 이유라면 이유랄까.

 아무튼 영화 ‘연애의 목적’은 지루하게 보기 시작했다가 내 허술한 심금을 울리며 끝난 영화로 기억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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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준 당신께 고맙다는 말을 남깁니다.’

 영화 이야기를 하다가 보면 가끔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고 찬사를 보냄에도 불구하고 관람하지 못한 영화가 수두룩하다는 걸 느끼곤 한다. 그런 생각을 갖게 하는 영화중에 하나가 바로 ‘8월의 크리스마스’이다. 영화를 개봉했을 때 놓쳐 버렸다는 것이 관람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이겠지만 그 외에도 8월과 크리스마스라는 별로 연관성 없어 보이는 단어의 조합이 제법 논리적으로 보이는 걸 더 선호하는 내 구미와 일치하지 못한 점이 개봉한지 8년 만에 영화를 보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영화는 놀라우리만큼 절제되어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과장의 군더더기는 살펴보기 어렵게 절제되어 있고 그들의 대사도 그리고 그들을 쫓아가는 카메라마저 필요없는 움직임은 최소화하고서 이야기를 풀어 간다. 그렇게 감정의 극대화와 감정의 주입화를 절저히 배제한다. 그냥 일상을 차분히 영상을 옮길 뿐이다. 차분한 느낌의 영상은 맑고 투명한 수채화 같다는 느낌이랄까? 사랑과 죽음 그리고 삶이라는 역시나 다소 달라 이는 것들 속에서 펼치지는 일들이 맑고 투명한 수채화처럼 보여진다.

영화는 불치의 병으로 곧 생을 마감해야 한다는 걸 아는 정원이라는 이름의 한 사진사와 우연히 정원과 친해진 주차 단속요원 다림의 이야기다. 그렇다고 해서 그 둘의 애틋한 사랑이야기 같은 건 아니다. 맑고 투명하다고 했지만 다소 무뚝뚝하다고 해야 할까? 그런 탓인지 영화는 정원의 병명조차 알려주지 않지만 정원은 늘 웃는 모습이다. 그저 정원의 죽음이 멀지 않았음은 술을 마신 후 파출소에서 보이는 난동이나 아버지에게 비디오 작동법을 가르쳐주다 화가 나서 나가는 모습, 그것을 다시 글로 써서 남겨두는 모습, 사진관에서 필름 현상법을 일일이 사진으로 찍어 그것을 하나하나 기록으로 남겨두는 모습, 친구들과 사진 찍는 모습 그리고 자신의 영정 사진을 찍는 모습 같은 것들에서 차분히 암시할 뿐이다. 이에 반해 다림은 정원의 사정을 전혀 알지 못한다. 그래서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배우 심은하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었는데, 늦게나마 ‘8월의 크리스마스’를 통해 배우 심은하는 발견한 것 같다. 이렇게 예쁜 배우인줄 이제야 알았다. 그리고 8년의 시간을 느껴지게 하는 것들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는데 그 중에서 디지털카메라로 인해 우리 주위에서 자취를 감춘 필름 카메라와 주차단속차로 쓰인 티코. 지금 이야기였다면 디카로 인해 정원과 다림이 만날 일 조차 없었겠지?

 아무튼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는 내가 본 좋은 영화 중의 하나로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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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말아톤’을 보기 전 나는 KBS 인간극장에서 나온 실제 이야기를 봤었다. 고로 영화 ‘말아톤’의 이야기를 이미 TV를 통해 대충 알고 있었다. 그런 탓에 이 영화는 내 관심의 바깥 영역에 있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역시 나와 비슷해서 그냥 그저 그렇게 막을 내리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웬걸, 결과는 내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이 영화 ‘말아톤’은 육체는 스무 살의 성인이지만 정신은 다섯 살 아이로 살아가는 자폐아 초원과 초원의 엄마 그리고 코치 선생 이렇게 세 명의 이야기가 주축을 이룬다. 세상 사람들이 정해 놓은 소통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고 세상에 불화하며 얼룩말에나 관심을 보이는 초원과 아들 초원을 위해 헌신적으로 희생하는 엄마이면서도 혹시나 자신이 가지는 초원에 대한 애정이 결국은 자신을 위한 어긋난 집착이 아닐까 깊이 고민하는 초원의 엄마. 그리고 그저 사회봉사 차원에서 초원을 가르치기 시작했지만 진정으로 초원을 위해 주는 코치 선생님이 바로 그 셋이다.

 사실 이 영화는 사람의 눈을 확 끌어당기는 자극적인 장면이나 과장된 연기가 절제된 영화다. 그렇지만 되려 어눌한 말투와 표정이 주는 진솔한 모습과 사랑과 집착을 착각하지 말라는 이야기 같은 공감되는 이야기가 어울어져 만든 시너지가 사람의 눈을 현혹하는 컴퓨터 그래픽이 남무하는 영화 속에서 되려 빛을 발해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된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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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보기 전에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는 것 중 하나가 감독과 주연배우이다. 이런 점에서 영화감독 김상진과 배우 차승원은 내 기억 속에 좋게 남아 있는 한국 코미디 영화에서 감초 같은 인물들이다. 사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였던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그리고 ‘광복절 특사’까지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주었던 김상진 감독과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그리고 ‘선생 김봉두’에 이르기까지 계속적으로 코미디 배우로 성공을 거둔 배우 차승원이 또다시 함께 한다는 소식만으로도 기대를 불러일으킨 영화가 바로 ‘귀신이 산다’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둘이 함께 만든 전작에 비하면 재미가 떨어진다. 차승원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한 축을 담당했어야 할 귀신을 맡은 장서희가 좀 더 부각될 수 있도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했다.

 사실 집은 늘 좁은 국토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무척이나 중요한 문제이다. 그래서 취직도 하기 전부터 일을 시작하고 나서 얼마나 있어야 집을 살 수 있다느니 혹은 요즘은 어느 어느 신도시 아파트가 뜬다느니 하는 식의 이야기가 우리 주변에서 늘 난무한다. 그 탓인지 차승원이 연기한 박필기 역시 집을 장만하는 건 일생의 목표다. 그러면서 드디어 거제도 전망 좋은 바닷가에 있는 집 한 채를 장만한다. 그러나 웬걸. 이 집에는 귀신이 살고 있다. 그리고 귀신인 장서희와 싸운다. 이 집이 서로 내꺼다 하면서. 그러면서 귀신의 사정을 알게 되고 귀신을 도와주는 이야기다.

 귀신 영화들이 가진 장르적 한계나 어두침침하고 무서운 분위기를 벗어나고 싶었다거나, 쉽게 장만 할 수 없게 되어버린 집을 장만하고서 누리려는 행복의 순간에 갑자기 찾아오는 불행의 그림자를 그려내고 싶었다 감독의 의도는 다분히 성취된 것 같지만 그 덕에 되려 전작에 비해 재미는 반감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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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보는 것도 쓰는 것도 그리고 생각하는 것도 어지간히 멀어져버리는 바람에 영화라는 단어를 잊고 살다가 짬짬이 나는 시간에 PMP를 통해 본 영화가 ‘B형 남자친구’ 이다.

 영화는 제목이 알려 주는 그대로다. B형 남자친구를 가진 A형 여자의 이야기다. B형 남자친구 스타일은 이렇다. 100초만에 나오지 않으면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는 으름장에서 시작해 한복 윗저고리는 벗어버린 채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게 만든다던지 엘리베이터에서 슈퍼맨 놀이를 하는 식이다. 

 그렇지만 그저 황당한 일만 있는 건 아니다. 도움이 필요할 때면 당장에 잘려와 도와주기도 하고 시험을 잘 보지 못했다고 조롱하는 조교를 골려주기도 한다. 그렇게 혈액형을 통해 사람들 분류하고 B형 남자와 A형 여자는 맞지 않다는 속설은 깨어지는가 싶더니 여자는 남자가 자신과는 너무 다르다는 걸 알고는 헤어지기를 결심한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여전히 남자는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자가 알게되고 다시 둘의 인연은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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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가 변했다.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못한다는 옛말은 고사하고 이 영화 ‘여선생 VS 여제자’ 처럼 둘의 관계는 대립에까지 단계로 까지 변했다. 선생님이라는 직업도 마찬가지다. 靑出於藍(청출어람) 靑於藍(청어람)보다는 그저 생계의 수단이 되어 버린지 오래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런 생각을 생각을 영화 ‘여선생 VS 여제자’의 장규성 감독도 가졌던 것일까?

 사실 장규성 감독의 전작은 영화 말미에서 눈치 챘을 수 있는 ‘선생 김봉두’ 이다. 전작이 남선생 김봉두의 좌충우돌이었다면 ‘여선생 VS 여제자’ 는 여선생 여미옥(염정아)의 고군분투가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는 영화다. 그러나 염정아가 아직 차승원 만큼의 코믹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굳이지 못했기 때문인지 거기에 여제자(이세영)을 투입했다.

 아무튼 이렇게 ‘여선생 VS 여제자’는 염정아와 이세영의 어딘가 균형잡히지 않은 듯한 느낌의 티격태격 거림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 가운데는 잘 생긴 미술 선생님으로 등장하는 이지훈이 있다. 이렇게 세 사람 간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이들 사이의 관계에서 재미난 에피소드를 엮어 편하게 웃으며 보기에 부족함이 없게 했다. 그러면서도 바람직한 선생과 학생간의 관계를 결국에는 보여주려는 노력 역시 잊지 않는다.

 앞서 이 영화 ‘여선생 VS 여제자’에서 중심은 어쩔 수 없이 여선생인 염정에게 쏠릴 수 밖에 없다고 했는데, 영화를 본 후의 느낌은 염정아가 이제야 비로소 연기에 자연스레 녹아들고 있지 않은가 싶었다. 허점이 여기저기 보이는 나이 찬 처녀 선생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지나친 오버없이 해 나가는 것을 보고는 예쁘장한 미스코리아 출신의 배우가 아닌 배우 염정아가 거듭날 가능성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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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이 말이 영화에 잘 들어 맞을 때가 있는데, 이 영화 ‘귀여워’ 역시 이 속담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영화다. 사실 예지원, 김석훈 거기에 영화 ‘아는 여자’를 통해 인기를 한층 높은 정재영 그리고 예상치 못한 또한 사람 장선우 감독까지 잘 만 꿰면 제법 그럴듯한 보배를 만들 수 있는 구슬이 들어 있었지만, 영화 ‘귀여워’는 보배를 만드는 데는 실패한 것처럼 보인다.

사실 영화를 보는 내내 왜 이 영화를 찍었을까 궁금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외국인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는 기사조차 의아스러웠을 정도다. 전직 박수무당 장수로(장선우), 퀵 서비스계의 후까시(김석훈), 건달 뭐시기(정재영), 래커차 운전 기사 개코(박선우) 거기에 순이(예지원). 이들 넷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는 도통 제대로 이해되지도 않으며 상황에 의한 웃음도 감동도 거리가 멀다.

감독이 의도하지 않은 해석이 넘쳐나느니 인물 구조도가 매끄럽지 못함에도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가진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 준다느니 하는 평이 여기저기서 보이지만 이것도 결국은 꿈 보다는 해몽이라고 그럴듯한 해몽일 뿐이다.

시간이 넘쳐흐르지 않는다면 굳이 찾아서 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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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댄서의 순정, Innocent Steps'을 보고 난 후 들었던 두 가지 생각. 사실 둘 다 문근영에 관한 생각이었지만, 영화 내적으로는 문근영이라는 대중적 스타 덕에 영화가 진행 질 수 있었다는 생각과 외적인 면으로는 근영이 영화 찍으면서 배운 춤, 키 크고 자세도 교정되고 이모저모 좋았겠네 하는 생각이었다.

 그렇다. 아쉽게도 이 영화 ‘댄서의 순정’은 배우 문근영을 빼고 말할 수 없는 영화다. 아마 문근영이 출연하지 않았다면 나 역시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댄서의 순정’은 아쉬움이 매우 많은 영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1996년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Shall We Dance?“를 떠올렸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배우 문근영으로 인한 관심을 제외하고는 시나리오도 나오는 춤을 보여 주는 장면에서도 약 10년 전 영화보다 더 낳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다. 이런 투의 불만은 감독에게는 매우 가슴 아픈 말이다.

 영화 ‘댄서의 순정’은 그냥 보기에 무난한 정도의 댄스 영화가 아닌 제대로 된 댄스 영화가 나왔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게 하는 아쉬움이 많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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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뭐든 곧잘 잊어버린다. 그 잊어버림 속에는 영화도 역시 포함되는데, 종종 영화를 보고나서 제대로 생각도 못해보고 생활에 치여서 잊어버리는 내 생활을 보고 아쉬울 뿐이다. 특히나 이 영화는 매우 좋은 영화였다는 사실 말고 보면서의 느낌 혹은 감정에서부터 다양한 것들을 모조리 잊어 버렸을 때 그 아쉬움은 더 하다. 그리고 하필이면 지금 이야기 하고자 하는 영화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가 그런 경우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우선 생각나는 것이 배우다. 조엘을 연기한 Jim Carrey는 그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과장되고 코믹한 모습을 이 영화에서 완전히 버렸다. 클레멘타인을 연기한 Kate Winslet 역시 Jim Carrey 못지 않게 눈이 가는 이름으로 뛰어난 연기를 보였다. 그리고 또 하나의 눈이 가는 이름이 있으니 Elijah Wood다. 사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프로도 역을 맡으면서 일약 스타로 떠오른 Elijah Wood가 조연으로 출연했다는게 조금은 영화를 보면서 의아스러웠을 정도다. Jim Carrey, Kate Winslet 그리고 Elijah Wood 이렇게 세 명의 스타만으로도 눈이 가지만 내용 역시 만만치 않다.

 클레멘타인과 심하게 다툰 후 사과하러 간, 조엘은 ‘클레멘타인이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그새 다른 남자와 사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크게 실망한다. 그녀의 변화가 '라 쿠나 (Lacuna Inc.)'라는 회사가 제공하는 ‘기억삭제’ 치료의 결과임을 알게 된 조엘은 홧김에 자신도 동일한 치료를 받기로 결심하고 치료를 받는다. 그러나 ‘기억삭제’가 클레멘타인과의 씁쓸한 기억뿐만 아니라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까지 삭제한다는 사실을 치료 중 알게 된 조엘은 그녀와의 추억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어설픈 기억력에 의존하긴 했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lotless Mind'

 강.력.추.천.

  by 고무풍선기린 | 2005/09/25 23:42 | 영화, 연극 그리고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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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by  at 2006/01/02 23:53  
나두 이영화..2005년 하반기 최고 영화!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6/02/02 19:22  
나도 동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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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의 적’ 1편은 2002년 매우 재미있게 봤던 영화였다. ‘공공의 적’ 덕분에 한동안 입에서 욕설이 떠나지 않았다고 해야 할까? 기가 찰 만큼의 욕설과 경찰답지 않은 지저분함이 매력이었던 강철중이 ‘공공의 적 2’를 통해 조금 해먹어도 괜찮은 강력계 형사가 아닌 검사라는 달라진 역할로 나온다.

 1편에 이은 2편이라 1편의 특성을 그대로 가져 올만도 한데, 심한 액션과 기억에 남는 욕설 그리고 아쉽게도 찐한 감동은 별로 없다. 심증에 따라 무리하게 밀어붙이던 모습도 2편에서는 덜하다. 대신 잡으려는 사람도 도망가려는 사람도 한층 세련되어졌다고나 할까? 대신 검찰하면 웬지 권력이 떠오르고 그 권력은 힘 있고 돈 있는 사람의 편이라는 보편적 인식이 무조건 옳지는 않다고 말하려는 것 같다. 되려 검찰의 영향력이 영화 감독에게까지도 미치는 것 같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재미가 없다는 건 아니다. 예술성이고 나발이고 하는 것 보다는 철저하게 수익을 위해 작업했다는 감독의 말 맞다나 남성이라면 재미있게 볼만 하다. 거기에 익히 뛰어난 연기를 하는 배우로 알려진 설경구와 얄미운게 제법 연기 좀 하는데 하는 생각을 들게하는 정준호의 연기를 비교해 보면서 보는 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또다른 덤이다.

 그렇지만 뭔가 딱 집어 말하기 어려운 2%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전편에 비해서 말이다. 그런 아쉬움이 남지만 재미나게 보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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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방 이후 우리나라 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에 미국 문화를 지목한다면 크게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듯싶다. 이 속에는 영화도 그대로 포함되어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외화는 지금까지도 미국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심지어 미국과 유사한 문화권인데다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캐나다 또한 미국의 힘에 눌리어서 인지 우리에게 친숙하지 못하다. 그건 내게도 그대로 적용되어 지금 이야기 하려는 영화 ‘큐브, Cube' 말고 캐나다에 관련된 것을 떠올리면 딱 떠오르는 것이 없다. ’사우스 파크, South Park' 정도. 아마 이 영화 ‘Cube' 역시 2003년 제 7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소개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우리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묻혀진 캐나다 영화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을 것이다.

 ‘Cube'는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직육면체의 폐쇄된 공간 속에서 경찰, 도둑, 여학생, 의사, 자폐증 환자 이들 다섯 명이 겪는 그 곳을 빠져 나가려고 애쓰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딴 이야길 잠시 하자면 5명이라는 제한된 인물과 그곳이 그곳 같아 보이는 직육면체의 큐브 의 제한된 장소로 인해 나는 영화가 조금 진행되자 뛰어난 연출가가 나타나서 연극으로 확장해도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튼 제한된 인물과 장소에도 불구하고 ’Cube'는 공포를 관객들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한 독특한 작품임에 틀림없다.

 영화는 그 속에서 복잡한 인간심리의 선악을 잘 보여 주고 있다. 또한 처한 상황에 관계없이 장애인과 여자는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극 중 할로웨이의 대사에서는 서양인들의 인식을 다시금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사실 CSI를 보기 시작하면서 보고나서 찝찝한 감정이 남는 호러물은 그다지 관심이 가는 장르가 아니었지만, 그래도 ‘Cube'는 폐쇠된 공간 속에서의 공포를 느낄 수 있게 해준 매우 독특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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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일랜드, The Island’는 ‘웰컴 투 동막골’과 더불어 올 여름 상영관에서 본 영화다. 흔히 스케일이 큰 영화일수록 상영관에서 볼수록 더 실감난다고들 하는데 그런 면에서 영화 ‘아일랜드’는 상영관에서 보기에 적합한 영화다.

 ‘아일랜드’를 보면서 떠올린 영화가 있다. 2002년 개봉해 큰 인기를 끌었던 Tom Cruise의 ‘Minority Report,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그것이다.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다도 미래의 모습의 배경이 영화 ‘아일랜드’는 ‘Minority Report'와 유사한 점이 많다. 하나 더 영화 외적인 이야기. 여자 주인공을 맡은 스칼렛 요한슨 Sacarlett Johansson을 영화를 통해서 본 건 ‘판타스틱 소녀백서, Ghost World'와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Lost in Translation'에서 였는데 특히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에서 아직 유부녀라고 보기에는 어린 모습을 한 자그마한 체구의 Sacrlett Johansson 이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 느낌이 사라졌다.

 영화의 제목이 ‘아일랜드, The Island'인 것에 비해 인간복제에 관한 내용이라 전혀 생뚱 맞아보일 수도 있지만, 아일랜드는 복제된 인간들이 이상향으로 생각하고 늘 가기를 원하는 곳이다. 그런데 건강하게 장기가 필요할 때까지 살아주기만 하면 되는 복제 인간이 의심하기 시작했다. 지구는 오염되었고 살아 남은 자는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복제 인간들 뿐이며 이상향인 오염되지 않은 아일랜드는 곧 천국이라는 사실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하는 영화는 복제인간은 단순히 장기를 제공하기 위한 개체가 아니라 똑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말하며 끝난다. 인간 복제에 관한 윤리 문제가 결코 무시해 버리고 말아도 상관없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영화는 잘 이야기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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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영화 중 처음으로 본 건 그의  2001년 작 ‘나쁜 남자, Bad Guy'는 내가 처음으로 본 김기덕 감독의 영화다.가 처음이었다. 그 이후 ’해안선, The Coast Guard',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Spring, Summer, Fall, Winter,,, And Spring', ’사마리아‘ 그리고 지금 이야기 할 ’빈 집‘까지 을 그의 영화라면 빼놓지 않고 차례로 봤다. 대략 2001년 이후 김기덕 감독의 그의 영화는 다 봤다고 할 수 있겠다. 보통 사람들이 그리고 김기덕 감독 하면 떠올리는 것이 그를 선호하던 하지 않던 간에  좋던 싫던을 떠나서 작가주의적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고는 점을 떠올린다. 이건 나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그의 강한 할 수 있을 텐데, 그러한 작가주의적 경향은 내가 본 그의 모든 영화에도 인상적이었다.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영화 ‘빈 집’은 두 가지 영화 외적으로 관심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첫 번째가 앞서 언급한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잘 구축한 김기덕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이고 두 번째는 영화 개봉 당시 위안부 누드를 당당하게 주장해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승연이 출연한다는 점이었다.

영화 내적으로는 대사가 별로 없는 영화라는 점이 이 영화 ‘빈 집’의 가장 큰 특징은 대사가 별로 없는 영화라는 점이다.이 될 것 같다. 거기에 공허한 눈빛으로 차분한 연기를 잘 보여준 이승연과 상대 배우 재희 역시 눈에 띄는 점이며 특히 재희는 앞으로의 모습이 더 기대되는 배우였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배우란 걸 알 수 있었다.

 영화 ‘빈 집’은 대부분의 가정이 표면적으로는 그렇지 않지만 실은 빈 집이란 걸 알려주는 한 번은 볼 만한 문제작이었다.




                       &



       질   경   이

                                     - 류 시 화

그것은 갑자기 뿌리를 내렸다. 뽑아낼 새도 없이
슬픔은
질경이와도 같은 것
아무도 몰래 영토를 넓혀
다른 식물의 감정들까지도 건드린다.

어떤 사람은 질경이가
이기적이라고 말한다
서둘러 뽑아 버릴수록 좋다고
그냥 내버려 두면 머지않아
질경이가
인생의 정원을 망가뜨린다고

그러나 아무도 질경이를 거부할 수는 없으리라
한때 나는 삶에서
슬픔에 의지한 적이 있었다
여름이 가장 힘들고 외로웠을 때
내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오직
슬픔만이 있었을 뿐

질경이의 이마 위로
여름의 태양이 지나간다
질경이는 내게 단호한 눈빛으로 말한다
자기 자신으로부터 또 타인으로부터
얼마만큼 거리를 두라고

얼마나 많은 날을 나는
내 안에서 방황했던가
8월의 해시계 아래서 나는
나 자신을 껴안고
질경이의 영토를 지나왔다
여름의 그토록 무덥고 긴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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