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생결단’의 제목을 보고는 그냥 왠지 사생결단식으로 관객을 웃기려 드는 코미디 영화일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왠걸, 내용은 시시한 농담 따먹기로 관객의 웃음을 짜내는 류의 영화와는 전혀 스타일이 다른 영화였다. 싫건 좋건 영화 관객의 주류가 20대 여성인 것을 가만하면 쉽게 선택하지 못했을 강한 남성성이 묻어나는 영화라는 평은 지나친 말이 아니었다.
영화는 사실 멋진 남성성을 드려내 주지는 않는다. 폼나게 젠틀한 식의 정정당당한 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비열한 냄새가 영화 전체에서 묻어 난다. 그런 비열한 냄새를 풍기며 마약상과 형사 그리고 거기에 얽혀있는 사람들 사이의 이야기다.
이 영화 ‘사생결단’을 보고 나서 놀라웠던 사실은 감독이다. 영화 ‘친구’가 주는 남성성의 느낌이 가득 했던 지라, 감독 역시 그런 스타일의 사람일 것만 같았지만, 이 영화 ‘사생결단’의 최호 감독의 전작은 ‘후아유’다. 영화 ‘후아유’는 젊은이들의 감성을 너무나 잘 풀어낸 탓에 내 기억에도 무척이나 좋은 영화로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마초 냄새 가득한 이 영화와 느낌은 너무 다르다.
거기에 영화 ‘사생결단’은 배우 황정민과 류승범 그리고 내가 좋아하던 여배우 중의 한 명이었던 추자현까지, 배우가 주는 즐거움 역시 가득한 영화였다.
비열한 남자들의 세계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으면서도 선뜻 그건 사실이 아니라는 말도 하지 못하는 남자들의 세계를 너무 잘 그려낸 영화였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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