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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먼나라 이웃나라의 세 번째 나라는 도이칠란트, 독일이다. 두 번의 세계대전을 일으켜 수많은 나라를 전쟁에 몰아 넣었지만, 전후 엄청난 경제 발전으로 세계를 이끌어가는 나라로 다시금 전면에 나타난 나라, 도이칠란트도이칠란트가 우리의 관심을 끄는 건 패전 후 일으킨 라인강의 기적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두 진영으로 나라가 나뉘었다가 통일을 이끌었고, 전쟁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보상까지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가야 바를 우리보다 앞서 이루어내었다는 점 역시 우리에게 큰 관심을 갖게 한다. 이렇게 언뜻 머리에 떠오르는 것만으로도 관심꺼리가 가득한 도이칠란트에 대한 이야기를 교양 만화라는 틀을 빌려 알아두면 좋을 내용을 꼼꼼히 알려준다.

 역시나 새 먼나라 이웃나라 3 : 도이칠란트편은 2차 세계 대전 전후의 모습을 잘 알려준다. 전쟁을 일으킨 전범지로서 과거의 잘못을 철저히 반성하고 피해국들에게 보상하며 거기에 머물지 않고 유럽의 평화 발전에 큰 기여를 했음을 책은 알려주고 있다. 아울러 그와는 대비적으로 역사 자체를 숨기는 일본을 비교하여 이야기하기도 한다또한 통일 역시 이 책에서 빠질 수 없는 내용이다. 전후 어떠한 사정으로 독일이 동서독으로 나뉘고 어떠한 과정을 통해 통일 독일에 이를 수 있었는지를 간결하고 쉬운 내용으로 독자에게 알려준다.

 게다가 저자인 이원복 교수가 도이칠란트에서 공부하고 직접 생활 했던 탓에, 자신이 겪고 느낀 점을 타권 보다 좀더 생생하게 전해주는 것도 3권이 갖는 강점 중의 하나다.



 새 먼나라 이웃나라의 네 번째 나라는 영국이다영국하면 신사의 나라니, 24시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니 하는 이야기가 먼저 생각나지만 책에서 가장 중점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프랑스 시민혁명과는 전혀 다르게 전개된 영국의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왕이 모든 권력을 가지고 나라를 다스리고 또한 왕위를 세습하는 것은 당연하게 여겼다그런데 그 당연하다는 생각을 거부하고 국민이 선출한 대표 중 가장 똑똑하고 덕망 있는 사람에게 정권을 주고 그 사람이 잘 하지 못하면 정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정치 체제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보다 앞서 나갈 수 있었고 세계 최고의 나라가 되었다그리고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근원을 바다로 둘러 쌓인 섬나라라는 것에 기인해 설명한다. 유럽의 다른 나라와는 달리 직접적으로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가 없었던 탓에 상비군의 필요성이 타국에 비해 적을 수 밖에 없었다. 강력한 군사력에 기인하지 못한 왕권은 프랑스 같은 절대권력과는 전혀 다르게 왕권에 대항하는 의회를 낳았다. 그리고 왕과 의회의 오랜 권력 다툼을 통해 의회의 역할이 더 증대되고 의회 민주주의로 발전하게 된다.

 또 하나 책에서 중점을 두어 이야기하는 것은 영국의 역사다. 겔트족으로 표현되는 로마인들이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영국은 미개한 나라에 불과했다. 뛰어난 문화를 가진 겔트족의 영향으로 영국도 국가다운 모습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그 이후 다양한 게르만족과 노르만족의 침입으로 매우 다양한 민족이 모여 살게 되었다이런 이유로 내전이 끊이지 않았는데 그 여파가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져 대영제국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흔히 영국으로 알고 있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그리고 아일랜드로 나뉘어져 있고, 특히 북아일랜드에서는 아직도 테러가 끊이질 않고 있다.

 또한 엘리자베스 여왕대에 에스파냐의 무적함대 아르마다를 무찔러 바다의 제왕이 되고 빅토리아 여왕대에는 수많은 정복을 통해 전성기를 구가하던 이야기를 재미나게 알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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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고 했다. 전편 ‘로마인 이야기 8: 위기와 극복’ 편에서 마치 금세 멸망하고 말 것만 같던 로마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더니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만큼 좋은 시기를 보냈다. 이 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 ‘로마인 이야기 9: 현제의 세기’ 편이다.

 9편에서 나오는 주인공은 3명의 로마 황제다. 로마 최초의 속주 출신 황제로서 제국의 판도를 최대로 넓힌 정면 돌파형 트라야누스, 제국 전역을 둘러보며 속주민들의 목소리를 토대로 통치체제를 합리적으로 재구축한 하드리아누스 그리고 황제는 스스로 공복이라고 믿으며 인품과 덕행으로 개혁을 정착시킨 안토니누스 피우스. 이 3명의 황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탈리아 본국이 아닌 속주 출신으로 첫 번째 황제가 된 트라야누스는 다키아를 정복해 로마 최대의 영토를 이룩했고, 트라야누스 다리를 비롯한 각종 사회간접자본(다리,도로,상하수도..) 정비에 힘써 "노블리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에게 요구되는 공공봉사 정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준 황제다. 
그리고 치세 2년 중 14년을 속주 순행으로 보낸 황제, 하드리아누스 역시 트라야누스 못지 않게 로마를 공고히 한 황제다. 웅대한 크기이면서도 기둥이 없는 것으로 유명한 판테온을 재건설하고 유스티아누스 이전에 로마 법을 집대성 했으며. 14년간 동안 로마 속주 전체를 돌아다니며 속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로마를 강건하게 만든 황제다. 
이에 비하면 평화의 시대로 점철된 안토니누스 피우스의 시대는 지루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룩하는 것 만큼이나 잘 유지하는 것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만큼 안토니누스 피우스 역시 현제로 꼽히기에 모자람이 없다.

 안토니누스 피우스 보다는 하드리아누스의 이야기가 더 재미있었고, 하드리아누스 보다는 트라야누스의 이야기가 더 흥미진진했다는 건 개인적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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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를 처음 본 건 고등학생 시절이었다. 그 때도 책을 보는 동안 내심 어린이추천도서라는 사실에 부담을 가지며 책을 봤던 기억이 나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0년이 더 지난 지금 ‘새 먼나라 이웃나라’ 라는 이름으로 개정판을 다시 살펴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학창시절 역사는 우리나라 역사나 다른 나라 역사를 가리지 않고 비교적 좋아하는 편이어서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과 비교해 가며, 참 재미있게 책을 봤었다. 그랬던 책이 10년도 넘는 시간의 간격을 가지고 지금 다시 살펴보아도 재미의 질이 떨어지지 않는다. 개정판이 갖는 새로움이 별로 없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유럽의 여러 나라에 대한 지식이 없는 내게는 충분히 유익.

 1편은 네덜란드 편이다. 그런데 책의 절반이 좀 안 되는 분량이 개관이라는 이름으로 들어있는 유럽사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다. 유럽사의 개관이라고 해봐야 결국은 로마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고 있는데, 요즘 꾸준히 보는 책 중 하나인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의 내용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거기에 시오노 나나미의 눈을 통해 본 로마 이야기가 작가의 시각을 많이 반영한다는 사실을 개관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네덜란드는 영국, 프랑스, 독일. 이 세 강대국 틈에 낀 약소국으로 역사적으로 수많은 외침을 받았지만 거기에 굴복하지 않고 대항해 독립을 지켜온 나라다. 거기에 머물지 않고 강대국들과 당당히 겨루며 살아가는 세계의 부강한 국가이기도 하다. 그저 풍차나 튤립의 나라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던 네덜란드였지만 그것만이 아니었다.

 네덜란드는 일찍이 상업과 무역이 발달한 탓에 시민의식 역시 아울러 성숙해서 80년에 걸친 독립 전쟁 끝에 자치권을 획득하고 이러한 시민 의식을 바탕으로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더 합리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한 개인주의와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다. 에스파냐의 무적함대를 물리치고 영국과 함께 바다의 왕자로 세계를 제패하면서 수많은 식민지를 개척했으나, 곧 영국에게 제해권을 뺏기면서 식민지의 지배자로서가 아니라 교역을 하는 상인으로써 세계 각국과 교역을 전개했다. 이런 점에서 17세기에 이미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를 실천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책을 보는 동안 흥미로웠던 점은 오랜 역사를 통해 이룩한 네덜란드 사람들이 합리적 사고방식이다. 예를 국가에서 마약을 원가에 판매함으로써 마약을 매개로한 범죄가 생길 여지를 없애고 마약 중독자를 정책적으로 관리하는 모습은 아직 어떤 나라에서도 볼 수 없지만 매우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네덜란드인의 합리적 행동이라 할 수 있다.


2편의 주인공은 프랑스다. 책은 프랑스의 음식문화와 민주주의를 중심으로 프랑스를 소개한다. 최소한 4단계를 밟아야 하는 식사와 까다로운 식사 예절, 포도주와 치즈의 나라 같은 프랑스의 풍요롭고 다채로운 음식문화에 대해 충분한 분량을 할당해 설명한다. 내륙의 넓은 평야지대와 인접해 있는 대서양과 지중해 덕분에 농산물과 해산물이 모두 풍부하고 겔트족, 라틴족, 게르만족 그리고 노르만족을 포함한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살면서 다양한 음식문화가 어우러질 수 있었다. 거기에 1편에서 소개한 네덜란드와는 달리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에서 궁정에서 시작된 예절과 화려함은 음식 문화를 더 풍성하게 해 주었다.

 하지만 프랑스의 진면목이 그저 음식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철저한 개인주의에 입각한 자유, 평등 그리고 박애의 민주주의는 프랑스 국민들의 희생을 통해 쟁취한 산물이다. 비록 최근 극우파의 득세로 프랑스의 위신이 추락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프랑스만큼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보장하지 못한다. 거기에 교육과 의료, 생계 그리고 노후가 국가에 의해 보장되어 비교적 큰 근심 없이 국민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준다.

 반면 자유와 평등의 기치가 높기 때문에 정치적 망명으로 인한 빈번한 테러나 파업 그리고 실업자 등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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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권 한 권 읽기 시작한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가 벌써 8권에 달했다. 첫 권을 읽기 시작할 때만해도 과연 시리즈 전 권을 다 읽을 수 있을는지 내심 걱정했었다. 그러던 차에 벌써 시리즈의 절반을 넘어서 8권까지 섭렵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로마인 이야기 8 : 위기와 극복’은 네로 황제가 죽은 뒤부터 트라야누스가 등장할 때까지 약 30년의 시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렇지만 책의 주인공이 되는 황제는 갈바, 오토, 비텔리우스, 베스파시아누스, 티투스, 도미티우스 그리고 네르바에 이르기까지 7명의 황제가 등장한다. ‘위기와 극복’이라는 부제가 암시하듯 많은 황제가 등장했지만 이내 사라졌고 ‘위기’라는 단어가 적절하리 만큼 혼란스러웠던 로마제국의 이야기가 8권의 주된 내용이다. 그렇지만 ‘극복’ 또한 황제를 통해서 이루어져서 갈바, 오토 그리고 비텔리우스 황제 시절에 일어난 혼란은 잘 수습되고 새로운 안정의 길로 로마는 들어선다.

 희대의 폭군으로 보통 기억되고 있는 황제 네로가 죽자 그 다음 적임자로 생각했던 갈바 황제는 살해당하고 그 뒤를 이어 등장한 오토 황제는 다음 황제가 되는 비텔리우스와의 권력 싸움에서 패하고 자살하고 만다. 하지만 피텔리우스 황제 역시 인한 어수선한 사회 속에서 일어난 내전에서 패배로 겨우 8개월의 황제로 모습을 보인 후 살해당한다.

 내전으로 인한 위기는 로마를 곧 멸망으로 이끌고 말 것 같지만 베스파시아누스 황제가 등장하고 나서부터 로마는 조금씩 안정을 찾기 시작한다. 내전으로 피폐해진 제국을 재건설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인간적이고 서민적인 모습의 황제로 로마제국을 잘 다스린다. 병으로 베스파시아누스 황제가 죽은 후 그의 장남 티투스 역시 황제가 된다. 로마 시민이 원하지 않으면 자신의 사랑마저 포기 할 만큼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알고 있는 티투스 황제였지만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인한 폼페이를 비롯한 나폴리 동부 해안 도시가 매몰되고 로마 도심에서의 대화재와 이탈리아 전역에서 발생한 전염병까지 잇따른 대재난의 수습으로 그의 치세는 갑작스레 끝나고 만다.

 그리고 황제가 된 이는 티투스의 동제 도미티아누스다. 티투스가 너무 일찍 죽는 바람에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한 채 도미티아누스는 황제가 되었고 이것은 독재와 공포 정치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15년 간 나라를 비교적 잘 다스려 아버지 베스파시아누스 황제가 시작한 ‘위기의 극복’을 잘 이어가지만 결국은 암살당하고 만다.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의 다음 권에서 ‘현제의 세기’라는 제목으로 로마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Tracked from 도서가격비교 와비 at 2008/04/11 16:00 x

제목 : 별이세개님에 의해 도서가격비교 와비에서 베스트 리뷰..
‘로마인 이야기 8 : 위기와 극복’은 네로 황제가 죽은 뒤부터 트라야누스가 등장할 때까지 약 30년의 시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렇지만 책의 주인공이 되는 황제는 갈바, 오토, 비텔리우스, 베스파시아누스, 티투스, 도미티우스 그리고 네르바에 이르기까지 7명의 황.....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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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들어 살아가기에 정신이 없다. 특별한 것을 하는 것도 아닌데 언제나 바쁘다. 그래도 짬짬이 시간을 내어 책을 손에 잡고 있으려고 신경을 쓰는데, 곰곰이 살펴보면 그 책의 대부분이 실용서다. 순수 문학 작품을 읽은 지가 언제 인지도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으니, 뭔가 잘못 살아가고 있지 않나 싶다. 지금 말하고자 하는 소설책 ‘절벽산책, THE CLIFF WALK'는 이렇게 정신없이 분주한 삶을 사는 덕에 더 감성적으로 다가 왔다. 책은 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나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하면 작가가 겪은 일을 바탕으로 하는 자전적 소설이라는 사실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개인적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은 책에서 말하는 미국 베이비붐 이후 세대가 겪는 사회 문제가 벌써 당장 내 삶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 되어 있기 때문이리라.

 초, 중, 고등학교 시절은 앞선 세대들처럼 시험의 압박 속에서 치러지는 경쟁 속에서 살아왔고, 그 이후로는 IMF로 야기된 문제와 고학력 청년실업이 남의 일이 아니게 되어 버렸다는 푸념을 가끔 친구들과 만나서 늘어놓은 우리의 모습이 결국 이 책의 주인공의 모습이 아닌가 싶었다.

 책은 어느 대학의 영문학 교수가 어느 날 갑자기 해고통지를 받고 2년간 방황하다 목수 겸 페인트 공으로서 새 삶을 살게 되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이것은 앞서 언급했듯 허구가 아닌 작자의 자전적 논픽션(Non-Fiction)인 탓에 생생한 실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좋은 조건을 찾아 몇 차례의 이직 끝에 결정한 콜게이트 대학의 영문과 교수인 주인공은 자신의 삶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대체로 늘 승승장구했고 해고 같은 것은 꿈에도 생각지 않았다. 오로지 자수성가(自手成家)의 전형으로 스스로를 여기고 있었다. 저서도 논문도 많은데다가 학생들의 평판까지도 좋아 총장으로부터 해고통지는 순전히 사무 착오인줄 알았다. 그러나 해고는 냉엄한 현실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이면 얼마든지 다른 대학에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다른 학교에 지원서를 낸다. 그러나 결과는 계속 날아드는 거절 통지서다. 그러면서 차츰 자기 확신이 무너진다. 자기 확신이 무너진다는 것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고통 역시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아내와 어린 4남매를 데리고 살아갈 길이 막막한 통에 집을 팔고 메인으로 이사를 갔지만 1백 여개 대학에 보낸 교수 지원서는 모조리 딱지다.

 스스로에 대한 실망으로 인해 엄습하는 허탈감과 분노. 그리고 그 속에 가장으로서 책임과 체면. 이런 문제들은 결국 가르쳤던 문학을 버리게 만든다. 골프장 청소부로 일거리를 잡기도 하고 목수 일을 배워 처음엔 시간당 15달러를 받으며 어느 날 갑자기 해고로 인해 급작스레 만나게 된 인생의 절벽과 그로 인한 고통 그리고 새로운 삶의 발견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그려나간다.

 앞으로 내 삶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행여나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나도 이 책의 주인공만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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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딱하기 쉬운 역사 이야기를 작가적 관점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서술해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는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7권 ‘로마인 이야기 7 : 악명높은 황제들’ 이 지금 이야기 하려는 책이다. 신격 아우구스투스의 유산을 물려받은 네 명의 황제 티베리우스, 칼리굴라, 클라우디우스 그리고 네로가 7권의 주인공들이다.

 사실 책의 내용을 직접 보기 전, 순전히 ‘악명높은 황제들’이라는 제목만을 봤을 때는 막연히 카이사르나 아구스투스가 만들어 놓은 제국을 망처 버린 폭군들 정도라고 생각했다. 특히 막연히 폭군이라고 알고 있었던 네로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라고 막연히 알고 있었던 네로가 포함되어 있는 걸 알고서는 제목이 주는 암시가 내가 가진 생각과 일치하는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실제 책의 내용은 조금 다르다. 사치와 향락의 대명사처럼 인식하고 있었던 네로를 포함해 다른 세 명의 황제 티베리우스, 칼리쿨라 그리고 클라우디우스 모두 악정만을 일삼은 황제는 아니었다. 물론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의 사후 제국으로써 기틀을 마련한 로마가 앞선 두 황제가 이룩한 것 같은 놀라운 업적까지는 아니었지만 모두 선정과 악정을 포함해 로마제국에게는 나름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이 책에서 첫 머리를 장식하는 황제 티베리우스는 아구스투스에 이어 로마의 경제를 탄탄한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카프리 섬에서의 은둔한 채 10년 동안 황제의 권력을 행사했다. 로마 제국를 다스리는데 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수도를 떠나 권력을 행사함으로 인해 수도 시민들에게 평이 좋지 않은 황제로 인식되었다.

 티베리우스에 이어 로마 황제로 등극한 이는 칼리굴라다. 아버지 게르마니쿠스 덕분에 게르마니아군의 절대적 지지를 안고서 24살의 칼리굴라는 황제로 등극했다. 거기에 시민들과 원로원의 열정적인 지지까지 칼리굴라의 시작은 누구 못지 않게 좋은 상태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채 4년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 안에 국가 재정을 파탄에 이르게 하고 결국 자신의 친위대인 근위대장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칼리굴라의 뒤를 이은 사람은 클라우디우스 황제다. 별다른 권력욕 없이 역사책을 저술한 학자에서 급작스레 황제로 등극한 클라우디우스는 사실 별 매력 없는 외모와 고지식한 정치로 인기와는 거리가 먼 황제였다. 게다가 아내 메살리나의 적절치 못한 행동과 나라를 통치하는데 효과적이었지만 해방노예였던 인물을 등용해 원로원과 마찰을 일으킨 비서관 정치까지 황제로써 자신의 역할을 비교적 충실했지만 살해당하고 만다.

 클라우디우스에 이어 황제로 등장한 사람은 16살의 소년 네로다. 네로 황제 역시 시작은 로마 시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어머니 아그리피나와의 권력 다툼 중 아그리피나를 살해하고 포파이아와의 결혼을 위해 아내 옥타비아를 살해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네로는 권력의 근원인 로마 시민의 환심을 잃지 않기 위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가수로 데뷔하기도 한다. 방화죄 및 인류 전체를 증오한 죄 등으로 기독교인들을 처형하나 로마에 황금 궁전을 지을 목적으로 네로가 방화를 사주했다고 시민들이 믿음으로써 시민의 신뢰를 잃게 되고, 자신을 암살하려 했다는 명목으로 스승이자 협력자였던 세네카를 죽게 하면서 원로원까지 네로를 국가의 적이 되어 버리고 만다. 시민과 원로원의 모든 지지를 잃어버린 네로는 스스로 목숨을 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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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책 ‘공부의 즐거움’을 알게 된 건 신문 서평란을 통해서였다. 신문 서평이었던 탓에 신문 기사 같은 느낌이 싫었는지는 잘 몰라도 제대로 평을 읽어보지도 않고 그저 머리말에 쓰여 있던 ‘공부의 즐거움’이라는 제목만 슬쩍 본 게 전부였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다. 보통의 경우라면 그렇게 슬쩍 본 건 금세 잊어버리고 마는데 ‘공부의 즐거움’이라는 제목을 그대로 기억하는 걸 보면 기억에 남았나 보다. 그래서 한 번 읽어 보기로 결정.

 내년이면 나이가 서른 줄에 접어들지만 평생 학생의 신분을 벗어나 본 적이 없는 탓 때문인지 ‘공부’라는 단어를 보면 쉽게 고개를 돌리지 못한다. 거기에 ‘즐거움’이라는 단어까지 더했으니, 이야 말로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닌가. 그리고 생각난 책 한 권. 히로나카 헤이스케라는 일본인이 쓴 ‘학문의 즐거움’. 모르긴 몰라도 비슷한 내용이지 않을까 하는 예상과 한국인 저자가 쓴 이야기인 만큼 더 ‘학문의 즐거움’보다 이 책 ‘공부의 즐거움’이 더 생생할 것만 같은 기대가 책을 보기 전부터 생겼다.

 그.러.나. 역시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30명에 달하는 저자의 글을 엮어 놓은 탓에 내가 전혀 알지 못했던 분야의 이야기까지 알 수 있는 장점이 있긴 했지만, 장점이라고 그게 다였다. 다양성의 근원이 된 30명의 저자는 금세 깊이 있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걸림돌이 되었고, 그 결과 잡지 인터뷰보다도 더 못한 짧막한 30편의 글을 묶어 놓은데 불과한 책으로 내 눈에는 보였다.

 30명의 저자 면면이 가진 알찬 이야기가 있음이 분명한데, 거기까지는 가보지도 못하고 마치 수박 겉핥기도 제대로 못한 채 끝나버린 느낌이었다. 이럴 바에는 30명의 다양성 보다는 3명이 되었더라도 좀 더 그 사람들이 가진 공부의 즐거움을 차근히 풀어 놓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이 책 ‘공부의 즐거움’은 기대에 차서 봤으나 아쉬움만 가득 남긴 책으로 내게 남아 버렸다.

 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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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를 읽기 시작한지가 얼마 되지 않은 것만 같은데, 벌써 6권이다. 역사적 고증을 통한 합리적 서술을 기반으로 하는 역사서의 특징이자 한계를 휙~ 하고 뛰어 넘어 버린 채, 작가의 감정이나 상상력을 동원하는데 전혀 불편함 보이지 않으며 서술하는 작가가 특징이 이 책도 그대로다. 거기에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그대로다.

 ‘로마인 이야기 6: 팍스 로마나’는 제목에서 암시하듯 팍스 로마나의 실질적 기틀을 확립한 아우구스트의 이야기다. 사실 율리우스 카이사르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4, 5 편이 너무 재미있어 바로 그 뒤에 이어지는 아우구스트의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그 흥미가 반감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아우구스트가 로마가 세상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반석을 세워나가는 과정이나 안토니우스와 권력 쟁탈 과정 그리고 카이사르의 친자가 아닌 그가 보이는 핏줄에 대한 집착까지 전체적인 내용을 놓고 보면 절대 흥미 요소가 부족하지 않다.

 전체적으로 이 책 ‘로마인 이야기 6: 팍스 로마나’의 전반부는 아우구스투스의 고도로 능숙한 정치수완과 공적인 업적을 주로 보여주고 후반부는 노년에 닥친 후계, 가족 문제를 위주로 고도로 능숙한 정치수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의 가족 문제에 대해 서술한다.

 분명이 훌륭한 인물임에는 틀림없지만 카이사르에 비하기 모자람이 있는 아우구스트이지만, 카이사르가 이루지 못한 일을 무조건 자신의 힘만으로 하려하기 보다는 아그리파, 마이케나스 같은 인물을 등용해 잘 수행하는 모습을 이 책은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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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풀어가는 지역갈등’ 이라는 제목의 이 책을 처음 본 느낌은 별로였다. 지역갈등이라는 케케묵은 이야기를 하려는 책의 목적성이 분명했고, 그것도 행정적인 시각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마치 경제연구소에서 발간하는 정책 보고서를 읽는 느낌까지, 내가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요소가 별로 없어 보였다. 기대가 전무(全無)했던 탓이었을까? 조금씩 책을 읽어 나가자 기대치 않았던 흥미로 책을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책의 주된 내용은 제목이 시사하는 바처럼 ‘님비, NIMB(Not in My Backyard) 현상’을 대표로 하는 지역 갈등에 대한 이야기다. 지역 갈등을 소개하고 실제 지역 갈등의 국내외 사례와 해결 혹은 실패에 이르는 과정까지 이론적 설명에서 실례를 심도 있는 시각으로 잘 서술하고 있다. 단순히 이 책이 지역 갈등에 대한 소개와 사례를 통한 해결책만을 이야기하고 있었다면 책을 읽으면서 그다지 흥미를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중앙집권적 형태에서 지방자치의 형태로 변화된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추어 성공적인 지방화를 위한 전제조건인 중앙정부와의 권한배분, 행정조직의 개편, 지방재정의 확충, 각종 갈등의 조정 등에 대한 것들 지역 갈등을 해결하는데 전제조건으로 두고 있어서, 행정편의 주의의 이론적 배경으로 활용되기 쉬운 행정서의 단점을 경계하고 있다. 중앙 정부나 지방 정부의 입장에서만이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인이 가지는 기본 권리에 근거해 지역 갈등 문제를 접근하고 있으면서도 생생한 실례를 통해서 책을 보는 재미에만 그치지 않고 민주주의 시민이 가져야할 의식까지도 잘 보여주는 있는 책이었다.

 흥미를 가지고 본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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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이사르가 태어나서부터 갈리아 전쟁까지를 이야기한 '로마인 이야기 4 : 율리우스 카이사르 상' 편에 이은 '로마인 이야기 5 : 율리우스 카이사르 하'편은 갈리아 전쟁 이후 루비콘강을 건너면서 촉발된 내전기에서 시작해 카이사르가 암살 당하기 까지가 주된 내용이다.

 전편에서 로마인에 비해 야만인이었던 갈리아인을 상대로 한 전투에서 무패의 용장의 모습으로 또 뛰어나기 그지없는 문장력의 문인으로 카이사르의 매력을 너무 잘 볼 수 있었다. 후편에서는 전편과는 달리 치르는 전쟁이 내전인 탓에 싸우는 상대 역시 로마인이다. 즉 미개한 갈리아인과는 달리 자신과 같이 문명화된 적을 상대로 전투를 벌이게 된다. 그러면서도 갈리아에서 야만인을 상대로 한 전투 성과에 못지 않은 성과를 뛰어난 전략과 용맹을 통해 보여준다. 거기에 적까지 포용하는 관용을 갈리아 전쟁 때처럼 역시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광대해진 로마제국을 효율적으로 통치하기 위한 방안으로 집단 정치체제에서 제정으로 변화를 추구한다 .

그리고 암살과 아우구스트의 등장까지 카이사르의 매력과 죽음으로 인한 아쉬움 그리고 반대파와의 싸움까지.

 비록 극우 작가의 극우적 시각에서 서술되었다는 평이 있기도 하지만 그래도 정치적 평가에 너무 민감해 할 필요 없이 일독해 보기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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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딥스’라는 제목의 책을 알게 된 건 새로 알게 된 새로운 친구를 한 명 알게 되면서였다.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되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 늘상 던지곤 하는데, 대답 중 많은 경우가 독서(讀書)다. 그러는 도중에 이 책 ‘딥스, 자아를 찾아서’ 이야기가 나왔고, 한 번 읽어 보기를 권유 받았다.

 비록 일독(一讀)하기를 추천 받기는 했지만 그저 책이 감동스럽다는 정도의 이야기만 들은 상태였기 때문에 내 관심 목록에 있지 않았다. 그러다가 책의 표지에 담긴 "공기야, 들어와. 어서 들어와 우리와 함께 있자... 아빠는 내가 공기에게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아빠는 사람은 사람하고만 말하는 거래요..." 소개 문구 접할 기회가 우연히 생겼다. 그 때 떠오른 것이 종종 화장실에서 혼자 이야기하곤 했던 내 어린 시절 모습이었다. 딥스의 아빠만큼이나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며 혼자 이야기하는 걸 싫어했던 엄마가 비슷하다고 느껴졌으니까. 누구나 자신의 경우와 비슷한 걸 접하게 되면 관심을 보이는 법이다. 내가 ‘딥스, 자아를 찾아서’를 비교적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건 그런 맥락에서다.

 이 책의 내용은 놀이 치료를 통해 변화한 딥스라는 이름의 한 아이에 관한 내용이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전혀 적응하지 못하던 딥스가 놀이 치료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축적된 자기 방어기질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이야기를 매우 평이한 서술을 통해 쉽게 그렸다. 사실 아이라면 지극히 당연한 것들이며 응당 쉽게 받아 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걸 배웠다고 할까.

 사실 개인적인 성향은 평이한 서술형 형태의 강의보다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형태로 압축된 형태의 서술을 선호하지만 기본에 충실하다는 점으로 만으로도 이 책이 갖는 가치는 충분하다.

 어린 아이를 가진 부모님의 입장이 아니라도 어린 아이를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은지를 한 번쯤 깊게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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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를 제외하고도 로마사에 관한 명저는 많이 있다. 하지만 수없이 많은 로마사 관련 서적 중 근래 들어 로마사에 관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건 ‘로마인 이야기’가 유일하다. 이는 보통의 역사학자들이 가진 시각에 철저하게 근거하여 역사를 서술하기 보다는 역사학자들만큼의 풍부하고 많은 사료를 가지고 역사를 논하기 보다는 재미나는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형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작가의 자유로운 시선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로마인 이야기 4 : 유리우스 카이사르 상’이 아닐까 싶다. 이는 로마사를 다룬 시리즈에서 과감히 2권에 걸쳐 한 인물을 이야기하는 파격을 보이기 때문이다.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라는 말보다 카이사르 평전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다.

 아무튼 ‘로마인 이야기 4 : 율리우스 카이사르 상’은 카이사르가 태어난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유년 시절, 소년 시절, 청년 시절, 장년 시절, 중년 시절 그리고 갈리아 전쟁 때 까지의 카이사르 전기다. 책의 분량이 500 페이지가 넘는 걸 떠올리면 중년 시절까지의 이야기 범위는 너무 좁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기 쉽다. 그렇지만 실제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하면 누구라도 금방 카이사르의 매력에 금세 빠져들 것이 분명하다. 작가 역시 이런 카이사르의 매력 때문에 전권 15권 중에서 과감히 카이사르에게 2권의 적지 않은 분량을 사용했을 것이다.

 점점 존경할 만한 인물을 찾기가 어려운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카이사르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그의 나이 40이 되기 전까지는 존재감마저 크지 못한 사람이었지만, 전형적인 대기만성형 인물로 적까지 포용할 수 있는 관대함을 가졌으면서도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신속히 판단을 실행에 옮기는 실천력까지 겸비했다. 또한 문무에 모두 능하여 ‘로마인 이야기 4 : 율리우스 카이사르 상’의 후반부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는 갈리아 전쟁을 늘 상대편 적보다 적은 수의 병사로 물량이 아닌 전투의 질과 전술로써 압도했으며 정치력 역시 적까지 포용할 수 있는 관대함과 더불어 자신이 의도한 대로 상황을 흘러갈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능력까지 가졌다. 거기에 수많은 연인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싫어하는 연인은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까지 카이사르가 가진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지성, 설득력, 지구력, 자제력 그리고 지속적인 의지까지 최고의 지도자에게 요구 되는 자질을 모두 가졌음에도 그 자질은 스스로 만들어 나간 점까지 그저 역사 속 한 인물보다는 존경하고 싶은 인물의 반열에 오를 만한 사람이다.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시리즈의 순서를 무시하고서라도 필독하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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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기억 속에서 ‘간디’는 초등학생 시절 세계위인전집의 한 인물로 기억되어 있다. 그리고 비폭력 운동을 통해 인도 독립을 쟁취하려고 했다는 점이 세계위인전집에 등장 할 수 있는 이유였던 것 같다. 그리고는 대충 20년이 못되는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내 시선은 ‘간디’로 향했다. 이번 시선은 위인전의 시각이 아니라 성공한 리더로서 ‘간디’를 재조명하는 것이다.

 ‘진리파지(眞理把持, 사탸그라하)’ 스스로 마음속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하나의 진지를 간직하고 이를 잡고서 놓치거나 버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진리파지’라는 단어가 이 책 ‘성공 리더의 조건 : 간디 리더십’ 전체를 나타내 주는 말이다. 이 책 ‘성공 리더의 조건 : 간디 리더십’에서는 크게 간디의 세 가지 측면을 중시했다. ‘이중기준을 버리고 모범을 보여라’, ‘리더십의 핵심은 봉사정신이다’ 그리고 ‘결단과 행동의 기본 원칙을 존중한다’가 바로 그것들이다. 그리고 세 가지 범주를 모두 포함하는 말이 바로 ‘진리파지’이다.

 보통 리더십이란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권력의 획득과 유지가 리더십의 핵심이라면 리더십을 통해 권력 이상의 도덕과 같은 높은 규범으로 나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측면을 간디를 일생동안 간과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간디는 권력에 집착하기보다는 늘 같은 도덕률을 공사(公私)의 구분 없이 스스로에게 적용 했다. 또 이상을 위해 노력하고 스스로 성찰을 통해 발전하며 모든 것에서 투명한 삶을 살았다. 물론 그러면서도 스스로의 만족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가치관에 기반을 두고서 직접 상대가 필요로 하는 것을 봉사함으로써 법률이나 폭력보다도 더 큰 영향력을 사람들에게 끼쳤다. 이렇게 기본 원칙에 의거해 결단을 내리고 행동을 한 리더로서 간디를 살펴보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렇지만 책이 별로 두껍지 않음에도 보는 동안 재미있기는 않았다. 내용이야 충분히 공감 가는 내용이었지만, 내 시각에서 즐겁게 읽어 나가기에는 조금 무미건조한 어감으로 서술이었던 탓이다. 또한 특별한 무엇이 있기보다는 앞서 언급한 ‘진리파지’의 정신에 입각한 간디의 모습만을 반복해 보여주는 듯한 느낌도 책을 읽는 즐거움을 증가시키지 못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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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를 보면서 문득 생각이 들었다. 왜 역사책을 읽을까? 그간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은 옛날이야기에 대한 순전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나 혹은 역사를 통해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지혜를 얻고자 하는 욕구가 역사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했다. 그저 그랬던 내 부족한 역사의식이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를 보면서 조금 바뀌었다. 역사를 통해 사람의 순리를 배울 수 있다는 뉘앙스 정도가 바뀐 부분이다. 사람이면 누구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겪기 마련이고 역사는 다양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흥망성쇠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그 속에서 내가 다른 사람보다 조금 앞선 부분도 조금 뒤쳐진 부분도 그것들로 인해 일희일비(一喜一悲) 하지 않고 내 속도에 맞추어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생각할 수 있게 해 준다.

 ‘로마인 이야기 3: 승자의 혼미’는 작은 신생국가 로마가 세력을 확장하며 포에니 전쟁을 통해 원로원과 일반 시민이 하나로 똘똘 뭉쳐 카르타고를 물리치는 시련을 이겨내고 강력한 패권국가가 되고난 이후에 발생한 내부적 분열에 관한 이야기다. 흥망성쇠의 의미 그대로 원로원과 집정관과 시민집회가 제 기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계층 간의 불화를 극복하고 사회적 안정을 이루었던 로마가 위급한 전쟁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했던 원로원으로의 권력 집중이 종전 후에도 그대로 정책으로 존속하게 되면서 원로원의 권력은 필요 이상으로 비대해졌다. 같은 로마 시민이라도 원로원 계급에 속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고정되어갔으며 전쟁의 거듭된 승리로 인해 광대한 토지와 값싼 노동력인 노예의 수가 늘어나면서 로마의 시민들은 자유경쟁에서 점차 떨어져나갔다. 결국 병역을 지지 않는 무산계급으로 전락한 그들은 자신의 존재이유를 잃어가면서 그들의 정신적인 타격은 커지고 사회는 점차 불안정해져갔다.

 여타의 국가였더라면 이러한 사회적 불안은 결국 나라의 멸망으로 종결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을 텐데, 스스로 귀족의 계급에 속해 그 속에 안주하는 것만으로도 일신의 평온을 보장 받았을 그라쿠스 형제가 같은 인물이 등장해 승리를 쟁취함으로 인해 간과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혁을 통해 해결하려는 의지를 통해 로마가 오랜 동안 존속할 수 있었던 힘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라쿠스 형제의 개혁이 실패함으로 내적 문제점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고 그래서 마리우스와 술라 그리고 폼페이우스에 이르기 까지 조선시대 우리나라의 당파 싸움에 비견될 정도로 서로 나뉘어 숙청하는 내적 분열을 겪게 된다.

 외부의 적에 온통 힘을 기울인 결과 내부의 적을 안게 된 로마, 이제까지 평형을 이루었던 모든 사회적 균형은 깨지고 5백 년에 걸쳐 이루어온 사회제도도 제 기능을 못하게 된 로마의 이야기가 바로 ‘로마인 이야기 3: 승자의 혼미’ 편이 잘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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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브랜드’ 라는 단어가 매우 일상적이고 익숙한 말이 되어 있지만, 내 어린 시절만 해도 지금 ‘브랜드’ 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로 사용되던 단어는 ‘메이커’ 였다. 부르댕 아동복이나 김민제 아동복 같은 류가 그 시절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메이커 정도라 할 수 있다. ‘메이커’와 동격이었던 ‘브랜드’가 시간이 제법 흐른 지금의 눈으로 처다 보니 그 둘의 의미가 사뭇 다르다. ‘메이커’는 철저히 생산자 중심의 입장에서 시각이고 ‘브랜드’는 TTL 같은 소비자의 기호에 맞춘 소비자 입장이 중심이 되는 느낌의 단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메이커’와 ‘브랜드’를 구별하기 시작한건 얼마 되지 않았다는데 의의를 제기할 만한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브랜드’의 명확한 개념이 전무한 채로 그저 마케팅에 속해 있는 한 범주라는 정도의 의식이 강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브랜드’가 가진 경제적 가치를 주목하고 경제적 가치에 입각하여 합리적으로 브랜드를 이야기한 것으로는 이 책 ‘브랜드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이 시초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은 그저 유명한 회사의 상표로 제한된 의미의 브랜드가 아닌 자기 만족과 소비자의 욕구, 전반적인 경영의 형태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의미의 브랜드를 이야기 한다. 그 맥락으로 브랜드 인지와 지각 품질, 브랜드 연상, 브랜드 충성도 거기에 브랜드 확장까지 포괄적인 의미를 고찰하며 경제적 관점에서 브랜드를 어떻게 살펴 볼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방법으로 자산으로서의 브랜드나 브랜드를 위한 마케팅 비용 대비 투자 효율 분석, 브랜드 가치 측정 방법 등 제시해 준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일반적인 마케팅 서적이 취하는 형태인 사례별 접근 예 또한 포함하고 있는데 인텔, 나이키, 스와치, 할리 데이비슨, 소니 외에도 대상, 태평양, SK텔레콤 등 기존의 외국 서적에서 다루지 못했던 한국 기업의 사례를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많은 이점을 갖는다.

 사실 책의 첫 장을 넘길 때는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책일 것 같은 기대 하에서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큰 줄기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대가의 책에 비하면 분야별 보고서를 모아 놓은 듯한 느낌 때문에 기대치 만큼 재미있게 읽어나가지는 못했다. 게다가 경제적 시작에서 브랜드를 논하는 부분 역시 잘 서술하고 있지만 깔끔하다는 느낌은 보다는 2%는 모자란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지속적으로 ‘브랜드’에 대해 연구를 해왔고, 분명히 삼성 그룹의 브랜드 전략에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이 저자라는 걸 떠올리면 읽는 재미가 떨어진다손 쳐도 읽어 봄직한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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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2: 한니발 전쟁’의 서문을 읽으면서 로마와 카르타고 간의 전쟁이 로마사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는 저자의 말을 읽고는 사실 별 감흥이 없었다. 벌써 로마사에 관해서는 이 책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못지않게 매우 유명한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흥망사’ 전권을 꽤 오래전에 이미 섭렵했기 때문이었다. 그 책에서도 분명 한니발이 로마를 상대로 일으킨 포에니 전쟁에 대해 언급하고 있었지만 별 다른 기억이 없는 것로 봐서 그 책에서의 한니발이 일으킨 포에니 전쟁은 내게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런데 이 책 ‘로마인 이야기 2: 한니발 전쟁’에서는 포에니 전쟁의 중요도가 남달랐다. 또한 작가가 중요하다고 서문에서 밝힌 만큼 그 서술도 비교적 장황하고 구체적이다. 특히 한니발과 포에니 전쟁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책을 보는 내내 역사서의 느낌 보다는 한 권의 병서를 읽고 있는 느낌이 강했다. 아울러 그런 만큼 포에니 전쟁 이전의 로마 병사들의 전술과 그것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격파한 한니발의 전술 그리고 다시 한니발에 맞서기 위한 로마의 전술과 로마의 승리에 중심에 있는 스키피오의 전술까지 자세히 다루고 있는데다가 이 책은 전쟁 시 각 군이 섰던 군단의 포진까지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비교적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한 그런 지대한 관심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왜 전쟁이 일어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배경과 전쟁 전후의 로마의 변화 그리고 로마와 로마의 동맹국관의 구체적 관계에 이르기까지 역사서가 가지는 엄격함에 억매이지 않고 재미있게 서술해 나가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시료를 통해 그 내용을 상세히 알려준다.

 이로 인해 책을 보는 내내 내가 가졌던 느낌은 그저 중고등학교 시절 한 두 줄의 언급으로 끝났던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를 공격한 한니발이 가지는 의미와 그로 인한 파장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것 보다 훨씬 더 큰 것이었고, 그 한니발을 막아내기 위한 로마인들의 노력 또한 로마가 위대하다는 것을 잘 알려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책에 대한 개인적 느낌을 한 가지 더 덧붙이면 1권의 로마제국의 형성기 이야기 보다 2권의 포에니 전쟁 이야기가 가지는 재미가 더 큰 것 같았다. 그런 이유로 한 번 읽어 보기를 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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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의 지배’라는 제목의 책을 본 건 대략 5-6년 정도 전 이었다. 좀 더 세련된 형태의 ‘제3의 물결’ 같은 류의 책이 아닐까 막연히 추측만 하며 언젠가 읽어 보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야 직접 보게 되었다.

 사실 부는 지식이 결정한다는 부제에 MIT MBA 교수의 직함을 가진 저자 레스터 C. 서로우 만으로도 뭔가가 있을 것만 같았는데 실제로 이 책 ‘지식의 지배’는 지식을 부의 새로운 근거로 보며 과거 자본가들의 부는 공장과 설비 그리고 천연자원의 소유에 근원을 두었으나 미래의 자본가들은 지식의 장악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것을 경제학자의 눈에서 합리적으로 설명한다. 아울러 부를 둘러 싼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그 흐름에 따른 불균형을 통해 기회가 생겨난다는 명제 또한 합리적인 언어를 통해 잘 설명해 준다.

 사실 이 책을 보면서 이 책 ‘지식의 지배’는 경제학에 기반을 둔 칼럼의 형식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봤는데, 실제 책은 인상적이었던 칼럼 형식보다는 지식과 불균형을 통한 부의 생성에 대한 내용에 경제학에 기반을 둔 미래 예측 서적 같은 느낌이었다. 번역서라는 한계 때문인지 책을 읽는 도중 몇 차례 차분히 여러 번 읽어 봤음에도 잘 이해가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점은 아쉬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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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7-8년 쯤 전 학부 시절에 공을 들여 읽었던 책 중의 하나가 Edward Gibbon 의 ‘로마제국 쇠망사’(나는 ‘로마제국 흥망사’로 기억하고 있었다) 전 권이었다. 그 때도 지금 이야기 하려는 ‘로마인 이야기’도 시중에 시판되고 있었는데 진행 중인 책이라 나는 ‘로마인 이야기’보다는 ‘로마제국 쇠망사’ 에 손이 갔다. 그리고 지금 다시 ‘로마인 이야기 1 :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로 다시 로마에 관한 역사서를 다시 손에 잡았다. 그런 덕분에 제대로 기억나는 건 별로 없지만 Edward Gibbon 의 18세기의 사회 시각을 통해서 본 로마사와 20세기 대륙을 달리한 일본인의 눈으로 본 로마사를 비교하면서 볼 수 있을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앞서 언급했듯, 지금 ‘로마제국 쇠망사’에 대한 생각은 거의 나지 않는다. 그냥 꽤나 딱딱한 문체였고 역사서 답다는 느낌이 강하다는 정도가 떠오르는 것들인데 이에 반해 ‘로마인 이야기 1 :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느낌이 좀 다르다. 저자가 사학을 정통으로 공부한 사람이 아닌 탓인지 흔히 접할 수 있는 사서의 느낌보다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한 에세이적 느낌이랄까, 역사적 사실을 좀 더 편하게 기술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책은 B.C. 753년의 건국으로부터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하는 B.C. 270년까지를 다루고 있다. 로마인들이 나라의 초석을 세우는 과정에서부터 그 조그만 땅에서 점점 영토를 확장해 가는 과정과 그 결과 늘어나는 인구를 어떻게 수용해 가는지, 또 그 정치기구 확립과정을 통해 결국 대로마 문명권을 어떻게 이루어나가는지를 저자의 시각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 역사에 관한 자신감도 충분치 못한 채 남의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는 터라 순서가 바뀐듯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역사에 흐르는 보편성에 대한 흥미 차원에서 재미삼아 보는 것 정도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 믿는다. 1권에 대해 평을 내리기 보다는 2권의 내용이 더 기대 되도록 만든 책. 

 ‘로마인 이야기 1 :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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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크루먼의 불황경제학’ 이라는 제목이 붙은 책을 보고 나는 사실 약간 위축되었다. 물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경제학은 저 멀리 있는 듯 싶은 학문인데, 거기에 불황이라는 단어가 먼 거리의 정도를 더 깊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재미삼아 보는 사람의 장점을 그대로 살려 멀게만 느껴지는 거리를 외면한데 책을 보기 시작했다.

 어~, 그런데 언젠가 재미있게 봤었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와 비슷한 느낌이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서 렉서스는 기술과 자본이 결합해 만들어 내는 상품의 대표 이미지라 할 수 있고 올리브나무는 영토나 민족을 나타내는 이미지라 할 수 있는데,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사이의 무게가 렉서스 쪽으로 조금씩 기울고 있다는 것이 전체의 요지였다. 굳이 약간 덧붙이자면, 냉전 시대가 사라지고 난 후 홀로 자본주의만이 살아남았고 그 덕분에 황금 구속복을 선호하는 전세계에 흩어진 전자 투자집단의 힘이 특정 국가의 힘에 비할 수 없으리만큼 커지면서 렉서스가 더 중요시되고 그러면서 세계화는 필요가 아닌 필수가 되었다 뉘앙스 였다.

 그런데 이 책 ‘폴 크로먼의 불황경제학’ 도 큰 틀의 뉘앙스는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그렇다고해서 ‘올리브와 렉서스’ 의 아류작이란 말은 절대 아니다. 왜냐면 이 책의 주된 관심은 자기 모순으로 인한 문제점도 있었지만 아울러 전세계에 흩어져있는 전자 투자집단의 단초를 제공한 아시아의 금융 위기와 전자 투자집단의 최선봉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는 헤지펀드가 주된 관심이기 때문이다.

 이 책 ‘폴 크루먼의 불황경제학’은 제목만으로도 어렵게 느껴지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란 점을 떨쳐버릴 수 없지만 그래도 MIT 경제학과 교수인 저자의 해박한 경제 지식과 거기에 필치 뛰어난 저널리스트의 모습이 더 해져 어렵지 않은 논리에 명쾌한 설명 통해 천천히 책을 봐나간다면 누구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내심 ‘불황경제학’ 이라는 제목이 책의 내용을 정확히 대표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책 ‘폴 크루먼의 불황경제학’ 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찬찬히 읽어보기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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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단어가 주는 어감에 비교적 민감한 편이다.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가 분명한 경우 어감에 민감한 건 선험적으로 작용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보통 어감에서 벌써 편견을 가지기 일수다. 이 책 기업 엘리트의 21세기 경제 사회 비전을 접하고서도 그랬다평소 사고를 지배하는 지나친 평등의식의 발로로 책의 제목에서 엘리트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대기업 경영자들의 자아도취에 관한 주절거림을 그대로 옮겨 놓았으려니 싶었다.

 편견이 깨지면 그로 인한 충격도 심한 법편견 덕분에 나는 이 책을 더 관심을 가지고 읽어볼 수 있었다. 빈약한 지식 탓에 프로테스탄티즘, Protestantism 이라 칭하는 칼뱅의 사상에 원류를 두고서 자본주의는 발전해 왔고 우리 사회에 자본주의를 이야기하면서도 시작은 보통 서양의 것들 이야기 하고 넘어가는 경우 보통이었다. 그런데 이 책의 시작은 좀 색다르다. 비록 완벽하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우리 전통 사회의 사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유학에서 그 근원을 찾고 이, 利 보다는 의, 義 에 더 가치를 두었던 우리 선조들의 사상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실학과 일제 시대의 기업가 정신과 특징을 간략하게 살펴 본 후 크게 IMF 금융 위기를 전후로 하여 우리 사회, 특히 기업 문화를 포함한 다양한 문제에 대해 여러 경영자들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내가 경험한 경제나 경영서적은 보통 경제나 경영의 제도를 중점으로 이야기하거나 혹은 특정 경제학자자 경제학 사조에 근원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렇지만 이 책의 경우는 앞서 언급한 대로 경영자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한 탓인지 특정 제도나 사조에 대해 이야기하기 보다는 이들의 눈을 통해서 본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문제점과 나아가야 할 점 그리고 비판까지, 스스로를 변명하기 위한 책이었을 것이란 편견과는 전혀 다르게 매우 진솔하고 합리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들여 준다.

 이 책은 한국 자본주의 정신은 무엇이며 앞으로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면서도 평이하게 잘 기술하고 있는 듯 하다재미 삼아 보기 시작했으나 기대치를 뛰어 넘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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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 노장사상(老莊思想)은 정확히 알고 있지는 못하나 중고등학교 배운 것들을 떠올려 막연하게나마 추측해보면 무위자연(無爲自然)을 근간으로 하는 철학사상 정도였다. 거기에 도덕경(道德經)’은 노장사상의 요체를 잘 설명해 주는 책 중 하나 정도의 의미였고.
그런 상태에서 나는 이 책 무위경영(撫慰經營)’을 보게 되었다

 도덕경에서 배우는 무위자연의 경영철학. 이 책무위경영(撫慰經營)’의 표지에 쓰여있는 구절이다. 거기에 서양인 저자까지. 이런 것들이 책을 펼쳐보기도 전에 책에 대한 기대치를 떨어뜨렸다. 노장사상과 도덕경은 무릇 동양사상에 기반을 두고 오랜 시간에 걸쳐 우리 선조들이 익히 읽혀 오던 책인데, 이런 책이 서양으로 건너가 분명히 어줍잖은 영어로 영역한 것을 서양인들이 읽어보고 해석했으리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거기에 분명 우리 선조들이 쓴 훌륭한 도덕경 해설서도 분명히 있으리라는 막연한 짐작도 한 몫 했다.

 무엇을 하던지 편견을 가지고 하면 하는 일이 재미있을 수가 없다. 책을 보는 것 역시 마찬가지여서 이 책 무위경영은 내게 매우 재미없었다그러다가 책의 중간 정도에 있던 내용 중에 하나 인 천절한 사람’, ‘정의로운 사람 그리고 도덕적인 사람의 예시를 들어가며 한 구절을 풀이하는 곳에서 내가 계속해서, 비록 우리 입장에서 해석되어 설명된 책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편견을 가지고 책이 가지는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니란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을 대하는 부분에서 겪는 어려움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나와는 다른 시간에서 합리적으로 풀어가는 것을 보고 이 책의 매력에 빠졌다또한 공()에 대해 해석하는 부분 역시 내게 큰 감명을 주는 부분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천천히 읽어 보기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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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많은 책들을 재미 삼아 본다. 지금 말하고자 하는 ‘자유주의 사회경제사상’ 역시 같은 맥락에서 작년 이맘때쯤에 책의 첫 장을 펼쳐들었다. 그리고 일 년이 가까이 지난 지금에서야 마지막 장을 덮을 수 있었다. 이는 내 게으름이 크게 작용했겠지만 그 못지 않게 900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과 재미 삼아 보이기에는 너무나 경제 사상을 빼어나게 잘 서술한 탓도 금세 책을 덮지 못하게 했지 싶다.

 책을 보다가 보면 알찬 경제학 강의를 듣고 있는 느낌이다. 애덤 스미스의 고전적 자유주의에서 시작해 존 스튜어트 밀의 진보적 자유주의, 오이켄의 질서자유주의와 뢰프케의 인본적 자본주의, 하이에크의 진화론적 자유주의 그리고 프리드먼과 뷰캐넌의 통화론적 자본주의와 헌법적 자본주의까지 자유주의 입장에서 경제학과 경제사를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근식 교수가 많은 서적을 참고해 정수를 골라 압축적으로 서술해 놓고 있기 때문에 폭넓은 범위뿐만 아니라 깊이까지 겸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책을 보면서 가졌던 즐거움이 두 가지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경제학이라고 한정지어 생각하고 있었는데 본래의 경제학은 경제학뿐만이 아니라 자연신학과 윤리학 그리고 법학까지 아우르는 사상이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의 경제학도 좀 더 학제적인 성격을 가져서 통합적인 사상의 체계까지도 갈 수 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존 스튜어트 밀의 진보적 자유주의가 중고등학교 시절 배운 이상으로 알아가자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너무 많은 부분이 일치하고 내 사고를 정립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는 점이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존 스튜어트 밀의 사상을 한 번 더 깊이있게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재미로 보기에는 많은 내용이 전문적인 입장에서 서술되고 있고 두 권으로 나누어 출판해도 되었을 만큼의 방대한 분량이 쉽게 보기에는 어렵지만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읽어 나간다면 자유주의 입장에서의 사회경제 사상을 본류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좋은 책이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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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볼리비아가 석유 산업의 국유화를 가지고 떠들썩하고 있다. 이는 볼리비아가 가진 최대의 자원이 바로 석유이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나라의 최대 자원은 무엇일까? 특히 천원자원에서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굳이 꼽으라면 맑은 물 정도. 그러나 그것도 환경오염 탓에 옛날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인적자원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리고 우수한 인적자원은 우수한 교육에서 나온다는 사실도 자명하다.

 그런데 불행히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교육 체제에 대한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 대학입시에서부터 시작해 과외, 조기영어교육 등등 불만이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온다. 지금 말하고 싶은 책 ‘지식경제를 위한 교육혁명’은 이런 시대적 요구에 따라 출간되지 않았나 싶다.

 감히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이 책의 시각이 기존에 우리가 교육에 대해 가지고 있던 시각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이 책의 저자가 큰 몫을 차지한다. 왜나면 보통 교육을 주제로한 책을 살펴보면 학자라 칭하는 교수나 일선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 혹은 교육 공무원이 담론을 펼치는 것이 보통인데 이 책의 저자는 경제관료 출신이다. 경제 관료로서 오랜 기간 일한 후 교육관료로 변모한 덕에 시각이 기존의 저자들과 많이 다르다.

 그런 이유에 왜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고 우리 교육이 가진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폭넓은 틀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또한 이야기의 범위를 단지 대학입시에만 한정짓지 않고 성인 재교육이나 유아교육 혹은 교육 행정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시각을 전체 내용을 통해 견지하고 있다.

 교육계 내부의 시각을 통해 놓칠 수도 있는 부분들을 경제학적 입장에서 그리고 경제와 교육이 함께 할 수 있는 입장에서 잘 서술된 책인 것 같다.

 내용이 그렇게 어렵지만도 않으니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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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진자를 읽었던 친구로부터 크나큰 찬사를 들은 이름이었기에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무척이나 큰 기대를 가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이라니, 듣기에도 얼마나 그럴싸한가?

그러나 큰 기대는 책을 펴는 순간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벌써 오래전에 다른 매체를 통해 이미 선보인 칼럼을 편집해 엮은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더라도, 잘난 지식인의 언어유희 수준의 말장난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서양인의 시각에서 본다면 재치와 위트가 가득한 칼럼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지만, 생활과 사고의 배경이 그들과 다른 내게는 재미없고 지루한 문자의 나열일 뿐 이었다.

흔히 말하는 서양 코메디를 보면 그들은 재미있다고 난리지만 우리는 시큰둥 할 뿐이라는 말이 딱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느낌만이 가득한 책이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었겠지만, 불행히도 책을 끝까지 보게 한 건 그러한 즐거움이 아니라 책을 반드시 보고 말겠다는 고집이었기 때문이다.

서양 문화에 익숙하고 서양 사고 방식에 큰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 이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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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 책  ‘미완의 개혁 : 금융, 기업구조 조정’은 제목부터 별로 재미없을 것만 같았다. 그래도 일독한 건 오로지 그렇지만 첫 페이지를 보기 시작했으니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때문이었다.으로 제법 끈기를 발휘한 덕분에 이 책 ‘미완의 개혁 : 금융, 기업구조 조정’을 다 보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은 벌써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00년 당시 가장 큰 사회적 이슈였던 당면해 있던 금융과 기업구조 조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게다가 출판사가 삼성경제연구소인 탓인지, 마치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작성하는 보고서를 읽는 기분이었다. 같은 느낌도 강했다. 한마디로 말해서 철저하게 문헌 조사를 통해 이루어진 보고서. 딱 그런 류의 책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책 속 금융개혁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다. 인 1, 2부는 예상치 못하게 재미나게 읽었다. 벌써 7년 전의 이야기가 되어버린 IMF 사태를 당시 국내외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부터 해서 은행이 퇴출되던 고 하던 과정까지 들이 비교적 객관적으로 잘 서술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러면서도 나 역시 경험했기 때문에 내 주위에서 일어났지만, 겉으로는 들어나지 않아서 알 수 없었던 여러가지 사례와 제도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나고 있는 이면에는 내가 몰랐던 다양한 면과 제도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기업구조조정 편으로 넘어가면서부터 책에 대한 흥미는 급격히 떨어졌다.고 인내와 끈기를 통해 끝까지 본 터라 다른 나라 기업구조조정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꺼리조차 대략 봐 넘겨버리고 말았다.

전체적으로 이 책 ‘미완의 개혁 : 금융, 기업구조 조정’는 한 권의 책을 봤다가 보다는 한 편의 긴 학술논문을 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혹시라도 IMF 시대로 인한 구조조정으로 인한 사회적 제도적 변화에 관심이 있다면 관심을 갖기에 충분하지만, 읽어보기에 좋을 만한 책이다. 그게 아니라면 순전히 재미삼아 읽기에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제법 무리가 따른다고 생각한다.




                                           &





          우 화  의 강
                                        - 마 종 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를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과 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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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레니엄 시대를 맞이하여 미래를 선도할 기술로 각광 받을 열 기술 중의 하나로 BT, Biotechnology,를가 각광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꼽으며 Genome Project는 BT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던 분야여서, 언론매체를 통해서도 'Genome'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었다.를 운운하던 게 엊그제 갖은데 그새 그런데 BT 역시 엄청난 치열한 경쟁을 통해 급격히 발전하는 분야라서 그런지 요즘 에서 트렌드가 제법 바뀌었는지 최근 언론지상에서 ‘Genome’이란 단어보다는도 볼 수 없고 대신 보다는 ‘줄기세포’를 라는 단어를 더 많이 접하게 된다. 되는 걸 보면 BT 역시 그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과학 분야에서 이렇게 중요한 신기술이 등장하면 사람들의 집중된 관심을 받기 마련이고, 곧 그 분야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이 생기고, 사람들의 관심이 새로운 분야로 옮겨가는 것은 나오고 기존의 것을 금세 잊어버리게 만드는 것이 근래 과학계에서는 당연한 일이다.의 큰 트렌드인데, 그런데 지금 소개하려는 책 ‘유전자 인류학 : 유전자를 타고 가는 시간여행’은 이러한 당위성에서 그런 트렌드에서 한 발자국 벗어나 있는 책이다. 최근 과학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줄기세포’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도 없을 뿐만 아니라, 하지 않을 뿐더러, 를 이야기하고 있지도 않고, 유전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간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Genome Project에 관한 언급도 없다. 재미나게도 대신 첨단 과학의 결정체로 생각할 수 있는 냄새가 풍기는 유전자를 가지고 이를 바탕으로 펼처나갈 미래상에 대한 관심은 없고 앞으로 펼치질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를 통해 과거를 바라보고 이야기의 논점을하고 인류학으로 연장시킨다.을 논하려한다.

 유전자를 통해 미래가 아닌 과거를 조망한다고 최첨단에서 약간 비켜 선 느낌이 있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니다. 대신 책이 지닌 다른 장점들이 크기 때문이다. 왜냐면 보통 사람들의 경우 과학에서 굳이 최첨단을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알아듣기가 힘든 경우가 일반적인데, 이 책은 과학 그 중에서 먼저 생물학 그리고 유전자에 대해 문외한인 내 시선에서도 가 봤음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말하는 방법론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준다. 게다가 큰 숲을 볼 수 있도록, 게 해 주면서도 보통 말하고자 하는 분야를 개괄적으로 설명하면서도 는 Review Paper의 모습과 를 보는 것 같이 각각의 나무를 살피듯 세세한 부분에 있어서의 설명도 놓치고 있지 않다. 또한 역시 살펴볼 수 있도록  독자를 배려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네안데르탈인, 최초의 아메리카인, 유렵의 농경문화, 태평양 폴리네시아인, 아일랜드에서의 이야기 그리고 미국 3대 대통령인 제퍼슨을 포함한 유전자 혼합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 나가다 보면 이런 이야기가 허언이 아니란 이러한 설명은 실례를 통해 알 수 있는데를 읽다가 보면 논문에서 볼 수 있는 논리에 재미가 있다는 사실을 금세 알 수 있다. 기 같은기사를 보는 듯한 흥해서는 논문을 보는 것 같기도 같은 논리적인 설명을 하면서도 하고 재미를 잃지 않도록 난 기사를 보는 것 같기도 한 느낌을 동시에 가질 수 있게끔 실례를 잘 설명하고 있다. 한 실례를 들자면 유전자를 통해 먼 인류의 역사를 유추 할 수 있는 것이 미토콘드리아 DNA 덕분이란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 수 있었다.

 이 책 '유전자 인류학'은 사실 아주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읽기에는 조금 부담이 가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차분히 읽어나간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조금은 도전적이 책이다. 으며 유전자의 유사성과 그 속에서의 차이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





  이런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 김 종 원


눈 감으면 코를 베이는 것이 아니라
코만 남겨두고 다 베 어가는 이 각박한 세상에서
세상 사람들이 바보라고 부르는 그런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하나가 생기면 반을 나누어 주고 열이 생긴다 해도 하나만
가지고 나머지 아홉은 가지지 못한
자에게 아낌없이 베풀어 주며 더 줄 것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바보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길거리를 걷다가,
바닥에 엎드려 돈을 구걸하는 사람을 보며
저런 사람들 대부분이 멀쩡한 사람들 이래 불쌍하게
보이려고 괜히 아픈 척 하면서 일하지 않고
구걸하면서 먹고 사는 거래라고 말하는 내 옆에서


그래도 혹시, 정말 혹시 저 사람만은 그런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잖아, 정말 몸이 아픈 사람일지도
모르잖아 라고 말하며 지갑에서 있는 돈을 다 꺼내어
주며 더 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구걸하는 그 사람의 손을 따스하게 잡아주는 그런,
따스한 손 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소위 인맥이라 불리우는 좋은 친구만을 사귀는 요즘 세상에서 그런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만 사귄다는 것은 이 세상 사람들의
반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는 폐부를 찌르는 말 한마디
건내 주는 그런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나는, 진정 사람 냄새 나는 바보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아니,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덧말. 2010/02/04 내용의 일부를 수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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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을 이야기 하는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이어령의 ‘축소지향의 일본인’ 읽으면서부터였다. 꽤 시간이 지난 이야기라 정확히 떠오르지는 않지만 축소지향의 일본인’ 이후 역시 이어령의 ‘축소지향의 일본인 그 이후’와 요즘 고졸 대통령이 어쩌고 해서 시끄러운 전여옥의 ‘일본은 없다’ 정도가 생각나는 일본 관련 서적이다. 이어령의 책이야 워낙에 좋은 책이니 다른 사람에게도 권할만하다지만 ‘일본은 없다’의 경우는 아주 편협한 관점에서 쓴 일본인 헐뜯기 정도의 아주 유치한 책이었다.

 이 이후로 오랜만에 보는 일본에 관한 책이 지금 이야기 하려는 모리시마 미치오(森嶋通夫)의 ‘왜 일본은 몰락하는가<なぜ日本は沒落するか>(岩波書店)’이다. 사실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또 전여옥 수준의 가십(gossip) 정도의 이야기를 수다스럽게 풀어 놓는 시시껄렁한 일본인의 사담 정도가 아닐까 싶었다. 제목에서부터 지나치게 사람의 관심을 집중시키려는 의도가 보이는 책은 대체로 내용이 허접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 ‘왜 일본은 몰락하는가’를 보면서 역시 예외는 있구나하는 걸 새삼 깨달았다.

 책은 제목이 암시해 주고 있는 것처럼 일본의 몰락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대체로 한 나라가 몰락한다고 하면 보통 경제력이 크게 약화되고 그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이야기하는 것이 보통의 수순일 것 같은데, 이 책은 그런 일반론을 거부한다. 저자가 생각하는 일본이 몰락하게 되는 이유는 정치력 부재에서 비롯된다.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정치력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예측하고 그로 인해 잘하고 있는 경제 역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여옥의 편협한 사담을 근거로 삼아 주절거리는 아주 책 같지도 않은 책을 떠올리며 이 책에서는 어떤 사실을 근거로 주장을 펼쳐 나갈까 매우 궁금했었다.

 이 책에서는 과거, 지금 그리고 앞으로 일본 학생들이 받게 될 교육을 가지고 50년 후의 일본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래서 일견 교육을 가지고 앞을 예상한다는 것이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일본의 기성세대의 경우에서 살펴보았다. 전전 세대와 전후 세대 그리고 그 사이에서 동시에 교육을 받은 세대가 사회의 중추가 되는 시점을 교육을 마친 후 약 30년 정도라고 가정하고 80년에부터 90년대의
일본에서 일어난 새로운 조류를 살펴봄으로써 교육의 상태로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예측하는 것이 정당성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데 논리를 갖춘 차분한 어조를 사용함으로 글의 신빙성에 더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이 그저 일본의 미래만을 말하는 내용이었다면 그냥 그렇구나 하고 말았겠지만 책에서 일본의 어두운 미래를 예측하는 지금의 일본의 교육이 일본을 쫓아가려고 애썼던 우리의 것과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책을 보는 내내 떨칠 수가 없었다. 저자가 말하는 어두운 미래가 지금 우리나라 역시 바뀌지 않으면 우리의 것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자신을 주장을 펼치는데 어설픈 감성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세운 가설을
바탕으로 주장을 펼쳐나가는 좋은 책을 간만에 본 것 같다.



 
                                             &





          결혼에 대하여
                                                             - 정 호 승


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온 사람과 결혼하라
봄날 들녘에 나가 쑥과 냉이를 캐어본 추억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된장국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스스로 기뻐할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일주일 동안 야근을 하느라 미처 채 깎지 못한 손톱을 다정스레 깎아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콧등에 땀을 흘리며 고추장에 보리밥을 맛있게 비벼먹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어미를 그리워하는 어린 강아지의 똥을 더러워하지 않고 치울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 나무를 껴안고 나무가 되는 사람과 결혼하라
나뭇가지들이 밤마다 별들을 향해 뻗어나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고단한 별들이 잠시 쉬어가도록 가슴의 단추를 열어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은 전깃불을 끄고 촛불 아래서 한 권의 시집을 읽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책갈피 속에 노란 은행잎 한 장쯤은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밤이 오면 땅의 벌레 소리에 귀기울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밤이 깊으면 가끔은 사랑해서 미안하다고 속삭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결혼이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사랑도 결혼이 필요하다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것이며
결혼도 때로는 외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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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정도 된 이야기다. 중고등학교 시절 수능 같은 시험이 끝나면 순위가 매겨지기 마련이고, 1등에게 사람들의 이목이 쏠린다. 특히 우리나라 같이 교육에 관심이 많은 사회는 그 정도가 더 하다. 그런데 이런 1등들이 언론매체와 한 인터뷰를 보면 대체로 똑같았다. 교과서를 중심으로 착실히 했다가 바로 그것이다. 어린 시절의 나와 내 친구들은 그게 맞는 말이니 아니니하며 설왕설래 했지만, 아쉽게도 전국1등의 수준에는 도달해보지 못했으니 그 정말 그런지 알지 못하고 이런저런 추측만 할 뿐이었다.

 뭐하러 이런 말을 하는 가 하면 ‘맥킨지는 일하는 방식이 다르다’를 보고 나서 떠오른게 바로 ‘교과서만 충실히 공부했어요’ 정도의 말이었기 때문이다. 맥킨지라면 세계 최고의 컨설팅 회사 중의 하나다. 잘은 몰라도 엘리트 중의 초엘리트급이 되야 입사가 가능하고 그런 만큼 컨설팅 비용도 엄청나고 컨설턴드도 많은 연봉과 자기 발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선망이 대상이 되는 회사가 맥킨지다. 그런 맥킨지에서 일하는 방식을 이 책에서 얘기해 준다고 제목에서 알려주니, 어찌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선 책을 다 읽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교과서만 가지고 열심히 공부했어요.”와 별반 다를게 없다. 뭔가 새로운 툴을 가지고 문제를 인식하고 다른 곳에서는 할 수 없는 대단한 걸 가지고 해결책을 찾아 나갈 것만 같았던 맥킨지도 경영학과 학부 정도만 제대로 공부한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 수 있을 내용 정도의 선에서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게 정말 사실인지는 몰라도 말이다. 사실에 근거해 사고를 구조화 하고, 가설을 수립해 접근한다음 해결책을 찾아나라가는 정도니, 경영학과 학부 수준을 뛰어 넘는다고 할 수 없지 않겠는가?

 그럼 이 책은 그거 제목만 뻔지르르한 별 가치 없는 책인가? 비록 내 동생 같은 사람들은 이런 류의 경영학 책은 늘 당연한 것만 얘기하다가 끝난다고 불평하지만, 실제 일을 하고 하는 일이 뭔가 부족한 것 같거나 더 개선해야 할 것이 있는 것 같은 걸 인지하고서 해결해 나가려는 단계 정도에 있는 사람의 경우는 책에서 말하는 사실해 근거에 사고하고 그 사고를 간결하게 구조화한 다음 적절한 가설과 해결책을 찾아 것이 말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문제에 직면한 사람이 이 책을 읽으면 자신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실마리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 책의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을 둔 이야기라 대다수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문제가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가 만만치 않다면 한 번 읽어 봄직한 책이다.



                          &



   겨 울 나 기
                            - 도 종 환

아침에 내린 비가 이파리 위에서
신음소리를 내며 어는 저녁에도
푸른 빛을 잃지 않고 겨울을 나는
나무들이 있다
하늘과 땅에서 얻은 것들 다 되돌려주려고
고갯마루에서 건넛산을 바라보는 스님의
뒷모습처럼 서서 빈 가지로
겨울을 나는 나무들이 있다
이제는 꽃 한 송이 남지 않고
수레바퀴 지나간 자국 아래
부스러진 잎사귀와 끌려간 줄기의 흔적만 희미한데
그래도 뿌리 하나로 겨울을 나는 꽃들이 있다
비바람 뿌리고 눈서리 너무 길어
떨어진 잎 이 세상 거리에 황망히 흩어진 뒤
뿌리까지 얼고 만 밤
씨앗 하나 살아서 겨울을 나는 것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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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접하면 제일 먼저 눈이 가는 곳은 제목이다. 그래서 간혹 제목만 보고 이
책은 재미있게 볼 수 있겠다느니 혹은 되게 재미없겠다느니 하는 편견을 내용을
보기 전에 갖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책 ‘미래를 위한 공학 실패에서 배운다’의
경우는 전자의 경우였다. 왠지 제목에서부터 뭔가 지루할 만한 내용만 가득할
것 같았다.

 그런 편견을 가지고 책을 보기 시작했는데도 책의 시작부인 총론과 ‘바다’라는
소프트웨어 개발 사례 분석은 편견을 가졌던 점이 미안할 만큼 예상외로 너무 잘
기술되어 있었다. 엔트로피 증가법칙에 의거한 공학적 실패가 늘어날 것이란
예측과 이 책이 아니었으면 알지 못했을 바다란 이름의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구축의 사례에서 실제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연구인력이 프로젝트가 완벽히
완수되지 못한 점들 솔직하게 서술한 점이 정말 이런 실패는 내가 하는 일에서는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해 주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나오는 내용들 같은 경우는 책을 보면서 가지게 되었던 기대를
철저히 무시하게끔 했다. 대중매체에 나오는 정보통신 뉴스를 조금만 관심 있게
지켜봤다면 알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정보 통신 파트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내용과 그에 이어 나온 원자력과 건설에 관련된 내용은 자신의 일이
아닌 제삼자의 입장에서 철저히 말하는 실패는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는 것 같아서 책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삼풍백화점 붕괴를 다루고 있는 내용에서는 그 당시 건축학 술지에 게재한
내용을 별 수정도 거치지 않고 그대로 가져온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이 책 ‘미래를 위한 공학 실패에서 배운다’는 좀 더 신경을 썼더라면 훨씬 좋은
책이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





 희망이라는 것
              - 김 현 승

희망.
희망은 분명 있다.
네가 내일의 닫힌 상자를
굳이 열지만 않는다면….
희망.
희망은 분명히 빛난다.
네가 너무 가까이 가서
그 그윽한 거리의 노을을 벗기지만 않으면….
희망.
그것은 너의 보석으로 넉넉히 만들 수도 있다.
네가 네 안에 너무 가까이 있어
너의 맑은 눈을 오히려 가리우지만 않으면….
희망.
희망은 스스로 네가 될 수도 있다.
다함 없는 너의 사랑이
흙 속에 묻혀,
눈물 어린 눈으로 너의 꿈을
먼 나라의 별과 같이 우리가 바라볼 때…
희망.
그것은 너다.
너의 생명이 닿는 곳에 가없이 놓인
내일의 가교(架橋)를 끝없이 걸어가는,
별과 바람에도 그것은 꽃잎처럼 불리는
네 마음의 머나먼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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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정부에서 택시비를 올린다고 하자 택시 노조에서 반대한다는
명을 냈다는 걸 뉴스에서 봤다. 이유는 지금도 불황이라 손님이
없는데 택시비가 오르면 택시 타는 사람이 더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담뱃값도 마찬가지다. 7월에 다시 담뱃값을 인상한다고 하자
담배 판매상들이 담뱃값이 인상되면서 줄어버린 수요가 더 줄 것이라며
반대한다는 것도 얼마 전 뉴스의 한 면을 장식했다.

우리 기억 속에는 늘상 택시 요금도 담뱃값도 오르는 걸로 되어 있었는데
그런 생각들이 바뀌고 있다는 걸 이런 뉴스를 보면서 느끼곤 한다.

이런 생뚱맞은 이야기를 하는 건 지금 소개하려는 책 디플레이션 때문이다.
사실 디플레이션 하면 중고등학교 시절 사회나 정치경제 과목에 나오는 이론
중 하나일 따름이었는데, 어느새 그 디플레이션이 우리의 실생활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물가가 하락하면 수요가 증가해야 하는데 수요마저 하락해서
물가가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디플레이션을 설명하는 책이다.
사실 이 책의 초반 부를 보면서 엄청 지겨웠다. 번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원래 사람의 흥미를 끌지 못할 서술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초반부 내용은
매우 재미가 없었을 뿐 더러 논리적으로 이야기 전개도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리스트럭처링 이야기가 나오고 기술진보로 인한 생산성 증대나
인터넷을 통한 경쟁 심화, 아시아의 외환 위기 같은 내용이 나오면서 그나마
흥미를 가지고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우리가 경험하고 앞으로 경험하리라 충분히 예상되는 내용이여서
그렇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을 보면서 느꼈던 아쉬운 점은 경제서인데도 불구하고 서술하고 있는
내용의 대부분이 지난 현상 서술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나친 계량화도
문제가 있지만 최소한의 계량화도 없이 그냥 지난 현상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비록 초반부에서는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디플레이션에 대해서 심도 있는 시각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



     개 여 울
                               - 김 소 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히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約束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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