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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오스트레일리아, Australia’를 관람 하고 나서 들었던 첫 번째 생각은 생뚱 맞게도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흘러간다는 당연한 사실이었다. 사실 1950년대 이전 까지만 해도 오스트레일리아는 남반구에 위치한 넓은 영토의 영() 연방 국가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그 시대의 오스트레일리아서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살고 있었으며, 비록 그 시대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지는 못했지만, 그들도 큰 영향력을 가진 다른 장소와 사건과 연계성을 가지고 있음을 아름다운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영화에 앞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여자 주인공 사라 애슐리를 연기한 니콜 키드먼, Nicole Kidman 이다. 니콜 키드먼으로 말하면 비록 예쁜 외모와 전 남편인 톰 크루즈, Tom Cruise의 유명세로 주목을 받으며 등장하긴 했지만,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 Eyes Wide Shut’을 시작으로 ‘물랑루즈, Moulin Rouge 그리고 ‘디 아워스, The Hours 같은 영화에 출현하면서 예쁜 외모에 뛰어난 연기까지 겸비 했다는 찬사를 들으며 최고 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도회(都會)적 느낌의 그녀가 과연 문명의 중심에서 벗어난 변두리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까 알 수 없었다.  남자 주인공인 소몰이 꾼은 영화 ‘엑스맨, X-Men’에서 울버린, Wolverine으로 스타로 떠오른 휴 잭맨, Hugh Jackman이 맡았다. 휴 잭맨 은 ‘엑스맨’이 배출한 걸출한 스타이기는 하지만, 빅 스타의 반열에 오르기에는 아직 미흡한 점이 있는데 다가, ‘엑스맨’에서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남아 있어서 CG(computer graphic)없는 모습을 떠올리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솔직히 말해, 니콜 키드먼과 휴 잭맨의 조합은 사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뭔가 언밸런스(unbalance)해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영화를 관람하기 시작하자 내 예상은 순전히 기우(杞憂)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제 영화 속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영화는 호주가 영 연방국가가 되고 나서 백인들을 위해 일하도록 교육 받은 ‘빼앗긴 세대(stolen generation) 불리어 원주민에 대한 내레이션(narration)에서부터 시작한다. 그것은 마치 이 영화 ‘오스트레일리아’가 원주민 인권(人權)에 크게 주목하고 있고, 원주민의 인권회복이 영화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게 했지만, 실제 영화 속 이야기는 처음에 설정했던 원주민 문제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오히려 로드 무비 형식의 사랑 이야기가 갖는 비중이 더 크다. 하지만, 처음에 설정했던 원주민들의 인권에 관심도 니콜 키드먼과 휴 잭맨 보여주는 이야기 하부에서 명맥을 영화 후반부까지 계속 이어가며, 유색 인종과 혼혈에 대한 사회적 관념을 극복해 가는 성장 영화로써의 모습도 보여 준다.

 

 
영화는 속 이야기는 영국에서 연락이 끊긴 남편을 찾아 사라 애슐리가 호주의 ‘다윈’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사라를 기다리는 것은 남편이 아닌 남편의 죽음과 외진 곳에 위치한 농장 파어웨이 다운즈, Faraway downs, 1500마리의 소 그리고 혼혈 소년 눌라를 포함한 농장 식구들이다. 이렇게 해서 사라는 문명화된 영국 귀족의 삶에서 급작스럽게 광활한 호주 자연 속의 삶을 영위하게 되지만, 남편의 뜻을 이어 파어웨이 다운즈를 호시탐탐(虎視眈眈) 노리는 킹 카니와 닐 플레처 일당에게서 농장을 지켜야 하는 탓에 불만을 토로(吐露)할 새도 없다. 미군에게 소 떼를 팔아 농장을 지켜 나가기 위해 농장 식구들과 소몰이꾼과 함께 소 떼를 이끌고 다윈을 향하는 여정을 시작한다. 그렇지만, 여정은 카니와 플레쳐의 방해로 어려움에 직면하지만, 눌라를 비롯한 일행의 헌신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카니와의 군납 경쟁에서 승리한다. 소 떼를 이끄는 여정은 단순히 농장을 지켜내는 것에 사라를 머물게 하지 않는다. 사라는 호주가 품은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소몰리꾼의 열정 그리고 눌라와의 강한 유대감까지 함께 얻기 때문이다.

 

협잡(挾雜)꾼의 농간(弄奸)으로 눌라가 인종 정책으로 인해 다른 혼혈 아이들과 함께 격리 수용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매우 평화로운 대지 위에서 호주만의 이야기로 흘러가던 이야기는 갑자기 호주를 시대의 흐름에 동참시킨다. 영화 속에서 일본군의 미국 진주만 폭격에 대한 언급이 나오자마자, 호주에 주둔하는 미군을 폭격하기 위해 일본 폭격기가 마치 미이클 베이, Michael Bay 감독의 ‘진주만, Pearl Harbor’을 연상시키며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갑작스럽게 로드 무비 스타일의 영화는 전쟁을 위시한 재난 영화로 바뀌어 버린다. 그러면서도 혼혈 원주민에 대한 인식 변화의 끈은 놓지 않아서 영화 첫머리에 설정했던 성장 영화로써의 모습도 잊어버리지 않는다.  

 

 
영화 속 이야기는 종종 눌라와 그의 할아버지 킹 조지가 펼치는 주술에 의해 전개되는데, 그 장면의 전개와 느낌이 영화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Perfume : The Story of a Murderer’와 일루셔니스트, The Illusionist’를 떠올리게 했다. 또한 일본군의 공급 모습은 앞서 영화 ‘진주만’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미 한 바가 있고, 파어웨이 다운즈와 광야 속 나무의 모습은 팀 버튼, Tim Burton ‘빅 피쉬, Big Fish’를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남편이 죽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연인을 맞이 한다거나, 원주민의 주술을 지나치게 신비화 해서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모습에서는 확실히 우리 정서와는 동떨어진 부분이 있다는 점을 새삼 알 수 있었다. 또한 너무 긴 상영시간은 좀 더 압축적인 편집을 아쉬웠고, 두루뭉실 여러 장르를 함께 펼쳐가는 탓에 이야기가 산만하며 개별적인 요소에 대한 집중력도 떨어진다.

 

이 영화 ‘오스트레일리아’의 감독 바즈 루어만, Baz Luhrmann 에 대한 언급을 뺄 수 없다. 비록 바즈 루어만이 많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은 아니지만 ‘댄싱 히어로, Strictly Ballroom), ‘로미오와 줄리엣, Romeo + Juliet, 그리고 ‘물랑주즈, Moulin Rouge’까지 화려한 색상과 영상미를 통해 재미난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이야기꾼의 모습을 충분히 전작을 통해 보여주었다. 이 영화 ‘오스트레일리아’역시 명불허전(名不虛傳)이 괜한 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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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 캐리, 또 짐 캐리, 또 또 짐 캐리!'라는 말을 영화 예고편에서 계속 되뇌어 보여주던 영화 'Lemony Snicket’s A Series Of Unfortunate Events,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을 봤다. 난데 없이 고아가 된 삼남내의 유산을 은근슬쩍 하려는 Jim Carrey 짐 캐리와 삼남매의 소란스런 대결이라고 영화 상영 전에 수많은 광고 공세를 퍼부었지만 사실 영화를 보자 그건 과장이었다. 제작사인 드림윅스 특유의 장난스런 도입부와 절벽 한 쪽에 세우진 위태스런 목재 건물 그리고 거머리 떼 같은 몇 가지를 제외하면 사전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

 영화는 필요한 무엇이든 발명해 내는 첫째 바이올렛, 책을 한 번 읽으면 그대로 기억하는 둘째 클라우스 그리고 입으로 물어버린 건 여간해서는 놓지 않는 귀여운 막내 써니와 영화에서 계속 고군 분투하는 울라프 백작의 Jim Carrey의 대결이다. 대결이라고는 했지만 울라프 백작의 음모를 세 남매가 현명하게 잘 풀어가는 식이라는 표현이 더 적당하지 않을까? 아무튼 그들이 서로 대립하는 걸 풀어가는 식이다. 물론 결과는 서로 협력하는 세 남매가 이긴다.

 Jim Carrey의 고군분투 정도 말고는 별로 영화를 보고나서 떠오르는게 없는 걸 보면 Jim Carrey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가 되버린 것 같다.



                         &



   나 그 대 에 게
                       - 김 미 선

나 그대에게 한 점 바람이고 싶습니다.
그대마음 분노의 화산 훨훨 타오를 때
차갑게 식혀줄 수 있는 평안의 바람으로
나 그대에게 한 점 바람이고 싶습니다.
그대마음 감정의 밤바다 거세게 불어칠 때
잔잔히 잠재울 수 있는 온유의 바람으로
나 그대에게 한 점 바람이고 싶습니다.
그대마음 수은주 차갑게 흘러 내릴 때
따뜻이 덥혀줄 수 있는 사랑의 바람으로
내 평생 그대 살아가는 삶의 어귀에서
그대마음 자락에 말없이 드리운 그림자로
늘 기도로 스치는 고운 바람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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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Friday Night Lights'는 스포츠 영화다.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미식축구 얘기다. 'Cool Runnings, 쿨 러닝' 같은 느낌의 영화라면 틀린 말 일까? 'Cool Runnings'에서도 그랬던 것 같은데, 이 영화 'Friday Night Lights' 역시 내가 알고 있는 스타 연기자는 나오지 않는다. 스포츠의 감동을 그대로 전해 주는데는 인기스타보다는 대상이 되는 스포츠를 잘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 영화는 같은 텍사스주 고등학교 미식축구 대회에 결승에 오르는 과정과 결승전에 대한 이야기인데 사실 주대회라는 게 우리나라 경우에서 보면 도대회 정도고 그걸 전국대회 정도로 생각한다고 해도 영화에서 보여주는 열정적인 모습을 가뜩이나 수많은 프로 스포츠가 범람하는 미국에서 기대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지역 사람들의 그런 응원을 정말 받을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

 미식축구의 룰이라도 알고 영화를 봤더라면 더 재미있을 것 같지만, 비록 룰을 모르고서 영화를 본다고 해서 영화 속의 학생들이 펼치는 미식축구에 대한 열정과 패기를 잘 살려낸 것 같다.




                                         &




          나       비
                                     - 류 시 화

달이 지구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지구에 달맞이꽃이 피었기 때문이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이제 막 동그라미를 그려낸
어린 해바라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세상은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내가 삶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대한 그리움 때문
지구가 나비 한 마리를 감추고 있듯이
세상이 내게서
너를 감추고 있기 때문

파도가 바다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그 속에서 장난치는 어린 물고기 때문이다
바다가 육지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모래에 고개를 묻고 한 치 앞의 생을 꿈꾸는
늙은 해오라기 때문이다

아침에 너는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달이 지구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나비의 그 날개짓 때문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대한 내 그리움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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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The Piano, 피아노'는 몇 가지 즐거움을 주는 영화다. 즐거움을 가지기에 충분한 탄탄한 스토리에 아다 맥그래스를 연기한 Holly Hunter 홀리 헌터와 조지 베인즈를 연기한 Harvey Keitel 하비 케이틀의 뛰어난 연기, 그리고 'The Piano' 라는 제목이 암시해주는 영화 속 피아노 음악 소리가 바로 그것이다.

 역시 깐느와 아카데미에서 선택하기에 모자람이 없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말을 하지 못하는 대신 자신의 심정을 피아노 선율로 들어내는 아다, 예쁜 아내를 사랑하지만 진정으로 이해하지는 못하는 남편 스튜어트 그리고 그저 단순한 원주민인 줄만 알았다가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배인즈 간의 슬프고도 예쁜 그리고 잔인한 사랑이야기가 바로 이 영화 'The Piano'이다.

 의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변화는 아다의 심정과 그녀의 심정을 간접적으로 표현해 주는 그녀의 의상도 살펴 볼 꺼리가 될 것 같다.




                                     &


        겨울 강가에서

                                 - 안 도 현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 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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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Everyone Says I Love You'는 1996년에 개봉한 거의 10년이 지난 영화다. 10년이면 짧은 시간이 아니고 지금의 정서와 많이 다른 정서로 영화가 만들어졌을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으면서도 별 고민 없이 영화 'Everyone Says I Love You'를 봤다. 그건 아마 Woody Allen, 우디 알렌이 감독을 맡았고, 그의 영화하면 기억의 저편에서 내게 떠오르는 'SmallTime Crooks, 스몰 타임 크룩스'가 나쁜 느낌이 아니어서 보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뮤지컬 영화라는 설명도 선택의 한 이유가 되었고.

 그럼 보고 나서는? 아쉽게도 내 스타일과는 별로 맞지 않는 영화다. 그럼 내 스타일이 뭐냐는 정말 어려운 질문이 응당 나올텐데, 내 스타일이 뭔지는 아직까지 확언할 수 없어도, 시나리오가 비교적 현실에 기반한 것 같지 않고 내게 보이는 논리적 전개가 잘 짜여있지 않아 보이는 영화는 분명 내 스타일의 영화는 아니다. 그리고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다가 왔다.

 왁자지껄 늘 시끄러운 가족이야기와 내 상식 밖의 에피소드 같은 것들이 내게는 그저 그렇게 보였지만 같이 본 동생에게는 재미있게 보였다니 이건 순전히 개인차 일 수도 있겠다.

 눈에 띄는 출연진만 해도 Woody Allen에 Drew Barrymore 드류 배리모어, Edward Norton 에드워드 노튼, Natalie Portman 나탈리 포트만, Tim Roth 팀 로스 그리고 Julia Roberts 줄리아 로버츠 까지 쟁쟁한데 Woody Allen을 제외하고는 영화를 보는 중에 누가 누군지 구분하는 것조차 힘들었다는 걸 보면 흥행 여부와는 상관없이 썩 잘 만든 영화는 아니지 않나 싶다.




                             &



그대가 없으면 나도 없습니다

                              - 김 현 태

왜 그대인지
왜 그대여야만 하는지
이 세상 사람들이
허락하지 않는다 해도
그대여야만 하는 이유가 내겐 있습니다
한 순간, 한 호흡 사이에도,
언제나 그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허공의 옆구리에 걸린
잎사귀 하나가
수 백번 몸 뒤척이는 그 순간에도,
아침햇살의 이른 방문에
부산을 떨며 떠나는 하루살이의 뒷모습에도,
저미는 내 가슴을 뚫고 자라나는
선인장의 가시 끝자락에도
그대가 오도카니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운명 같은 그대여
죽어서도, 다시 살아도 지울 수
없는 사람아
그대가 없으면 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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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fore Sunrise'가 개봉한 것이 1995년, 그리고 9년의 세월이 흐른 2004년 속편 'Before Sunset'이 개봉한다. 그리고 한 해가 더 지난 2005년 나는 그 두 편의 영화를 봤다.

 'Before Sunrise'가 사랑에 대한 젊은이들의 감성을 잘 표현하고 있는 영화였다면 'Before Sunset'은 더 이상 10년 전 그 젊은 감성이 아닌 되려 그 감성과는 제법 거리가 떨어져 있으면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영화가 되었지 않나 싶었다.

 10년이 지난 후, 물론 영화 속에서는 9년의 시간이 흐른 후이다, 달라진 건 그들의 감성만이 아니다. 그냥 스크린 속의 배우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1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그대로 알 수 있다. 주름진 얼굴 그리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삶으로 인한 중압감. 이런 것들이 영화 속 시간의 흐름과 실제 시간의 흐름이 일치함으로써 영화 속 이야기인지 실제 이야기인지 구분 짓기 어렵게 한다.

 자신의 삶을 그럴 듯하게 꾸며 이야기하면서도 결국은 과연 9년 전 다시 만나는 약속을 지켰더라면 지금은 어떻게 달라졌을까를 생각하는 제시와 셀린느.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과거를 떠올리면 살아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의 범인(凡人)의 모습을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결국은 나도 그런 범인(凡人)의 모습처럼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가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



12월의 단상

                   - 구 경 애

저기 벌거벗은 가지 끝에
삶에 지쳐
넋 나간 한 사람
걸려 있고
숭숭 털 빠진
까치가 걸터앉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참새는 조잘거리고
지나던 바람은
쯧쯧,
혀차며 흘겨보는데
추위에 떨던 고양이 한 마리
낡은 발톱으로 기지개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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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fore Sunset'을 보려다가 왠지 영화 'Before Sunrise'를 보기 전에 보면 안될
것만 같아서, 'Before Sunrise'를 보게 되었다. 영화 'Before Sunrise'는 1995년도에 만들어진 지금으로써는 10년이 지난 영화다. 6개월만 지나도 세상이 워낙에 빨리 바뀌는 지금 10년의 세월이 흐른 영화를 보다니. 그런 생각이 사실 내심 들었지만, 역시 좋은 영화는 시간의 흐름에 둔감하다는 걸 이 영화 'Before Sunrise'는 그대로 보여 주었다.

 영화는 제시 역을 맡은 에단 호크 Ethan Hawke와 셀린 역을 맡은 Julie Delpy가 우연히 기차에서 만나면서 시작된다. 선남선녀(善男善女)가 만난 만큼 그 둘은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매력을 느끼게 되고 결국은 즉흥적인 결정으로 비엔나에서 같이 내리고 하루 종일 비엔나 거리를 같이 돌아다닌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영화는 롱테이크 화면을 통해 찬찬히 따라 나간다.

 보통 롱테이크가 길어지면 지루하게 느껴지기 마련인데, 제시와 셀린의 서로에게 느끼는 매력과 그 둘을 연기한 Ethan Hawke와 Julie Delpy의 자연스러움은 롱테 크가 주는 지루함을 잊게해준다. 게다가 그런 겉으로 보이는 것 말고도 다른 사람을좋아한다는 감정을 비교적 솔직히 표현하고 그리고 즉흥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대담하고 당당한 행동은 젊은 사람들의 사랑에 대한 마음과 자세를 너무 잘 표현하고있지 않나 싶다. 그러면서도 이별의 아픔을 두려워하고 아쉬워하는 모습까지 잘 보여주는 것까지.

 누구나 젊은 시간 우연히 만날 것만 같은 운명 같은 사랑 이야기에 나와는 10년의 시간적 단적이 있으면서도 많은 공감을 이끌어 낸 것이 아닐까 싶다.



                 &





겨 울 장 미

- 목 필 균

누가 저 지독한 바람기를 막을까
한여름이 지난 지 얼마인데
가을 서늘함도 힘겨웠을 텐데
아니 엊그제 시린 눈발은
또 어떻게 견디었고
초겨울 햇살 따라
양지쪽으로 고개 내민 장미는
서리맞은 가시 세워둔 채
꼭 다문 붉은 입술로
절절한 그리움에 말 줄임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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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모로우라는 단어를 접한 건 작년이 처음이다. 작년에 개봉한 영화 ‘The day
after Tomorrow’의 한글 제목을 투모로우로 해서 해 놓은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 때만 해도 새로움보다는 부자연스러움 내지 어색함이 가득한 단어였는데, 근래
SK텔레콤에서 선전하는 투모로우 팩토리라는 말이나 영화 월드 오브 투모로우, Sky Captain and the World of Tomorrow’에 이르면서 어느새 익숙한 단어가 되
어 버렸다. 그럼 영화 월드 오브 투모로우? 아쉽게도 투모로우라는 익숙해진 단어만큼이나 관객에게 익숙해질 만한 영화는 아니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어딘가 어두운 화면의 시작과 아쉽게도 전무한 사전 지식으로 힌덴부르크호가 뭔지
도 모른 채 다만 1930년대가 배경이란 것만 겨우 알고 영화는 진행되었다. 거기에 납치당하는 박사들과 뜸굼없이 등장하는 거대 로봇에 그 로봇과 사라진 박사들의
행방을 밝혀 내려는 Gwyneth Paltrow 가 맡은 신문기자 폴리와 경찰이 막지 못한 거대로봇을 막으려 달려드는 Sky Captain, Jude Law 가 결국은 한 팀이 되어 갑자기 등장한 로봇과 사라진 박사들을 찾아 나선다. 그것도 뜬굼없는 로봇만큼이나 뜸꿈없이 네팔로.

 그리고는 영국함공함대장 프란체시스카가 등장해 위기에 빠진 스카이 캡틴과 폴리를 도와주는데, 애꾸눈을 하고 나타난 프란체시스카는 Angelina Jolie. 자신의 매력을 과감히 버리고 이상한 애꾸눈을 하고 나타난 Angelina Jolie 가 사라지고 나면 신노아의 방주를 원하는 악당 토튼코프의 무리와 스카이 갭틴과 폴리는 맞선다. 결국 스카이 캡틴과 폴리는 악당 토튼코프가 지구를 멸망시키려는 계획을 분쇄시키고는 그들도 사랑에 빠진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드는 생각은 어설픈 시나리오에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독일 병정 마냥 그저 줄지어가는 거대로봇과 그 로봇과 별로 연관 없이 등장하는 전혀 다른 로봇들. 그러면서도 세계는 구한다는 어설픈 영웅. 그런 것이 합쳐지면서 헐리웃에서도 그냥 그저 그런 영화가 하나 생겼구나 싶었다.



                                    &



가슴이 따뜻해서 아름다운 사람에게
                                   - 김 진 학
꽃이 피어나던 어느 날
기차여행을 처음하는 사람처럼이나
설레임으로 그대 앞에 다가가던 날
숱한 고뇌에서 피어난 눈위의 동백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 곁에 오셨습니다
마주한 찻잔에
안개로 오르는 커피 내음처럼이나
향기롭게 준비된 내 사람이었습니다
아파 온 날들만큼 그대 사랑하리라
아파 온 날들 만큼 따뜻하리라
밤마다 부르는 장미의 노래로
서로의 가슴에 기대어 살아 갈 날들이
아름다울 것입니다
아무리 험한 세상이 우리들 곁에 온다 해도
머물어 쉬지 않는 사랑의 눈빛이
서로의 가슴에 머물어 있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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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이유 중 하나는 에니메이션이 실사 영화보다 상상력을 펼치는데 있어서 훨씬 자유롭다는 점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자유로운 상상력 탓에 인기 스타가 등장하는 영화 못지 않은 인기가 애니메이션에도 있지 않나 싶다.

 그런데 영화 Shark Tale은 바다 속 물고기 사회가 마치 사람들의 사회와 비슷하다는 상상력의 자유로움 말고도 실제 인기 스타의 특징을 잘 살린 캐릭터에 그 사람의 목소리까지 더하는 업그레이드를 거쳤다. 그런 탓에 사람의 관심을 더 끄는 것일까?

 영화 내용은 물고기 세차장 직원이지만 그저 말 많은 떠버리에 보잘 것 없는 물고기인 오스카가 생각지도 못하게 바다 속 마피아 상어 보스인 돈 리노의 첫 째아들의 죽음에 엮이게 되는데 무심고 자기가 그 상어를 죽였다고 떠벌리게 되면서 바다 속 마을의 영웅이 되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영화 Shark Tale 이 자랑하는 초호화 목소리 출연진을 살펴보면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오스카 역을 맡은 Will Smith. 마피아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Robert De Niro가 영화 속 상어 마피아 돈 리노를 맡았고, 재빠른 기회주의자 북어로 등장하는 사이크스는 Martin Scorse가 맡았다. 영화 속 오스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열대어 엔지는 Renee Zellweger가 맡았고 물고기 마을에서 일약 스타로 떠오른 오스카를 유혹하는 팜므파탈 물고기 로라  Angelina Jolie 가 맡았다. 그리고 오스카와 짝짝꿍이 되어 버린 채식주의자 상어는 Jack Black 이 맡았다.



                                         &



아름다운 동행을 위하여
                                  - 송 해 월

천천히 가자 
굳이 세상과 발맞춰 갈 필요 있나
 
제 보폭대로 제 호흡대로 가자
 
늦다고 재촉할 이, 저 자신 말고 누가 있었던가
 

눈치보지 말고 욕심부리지 말고 천천히 가자
 
사는 일이 욕심부린다고 뜻대로 살아지나
 

다양한 삶이 저대로 공존하며 다양성이 존중될 때만이
 
아름다운 균형을 이루고 이 땅 위에서 너와 내가
 
아름다운 동행인으로 함께 갈 수 있지 않겠는가
 

그 쪽에 네가 있으므로 이 쪽에 내 선 자리가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것처럼 그래서 서로 귀한 사람
 
너는 너대로 가고, 나는 나대로 가자
 

네가 놓치고 간 것들
 
뒤에서 거두고 추슬러 주며 가는 일도 그리 나쁘지는 않으리
 
가끔은 쪼그리고 앉아 애기 똥풀이나 코딱지 나물이나
 
나싱개 꽃을 들여다 보는 사소한 기쁨도
 
특혜를 누리는 사람처럼 감사하며 천천히 가자
 

굳이 세상과 발맞추고 너를 따라 보폭을 빠르게 할 필요는 없다
 
불안해 하지 말고 웃자라는 욕심을 타이르면서 타이르면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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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yond Silence'는 차분한 영화다. 그러면서도 영화가 보여 줄 수 있는 감동도 함께 가지고 있는 미덕을 가졌다. 그래서 좋은 영화라고 하면 고등학교 시절 말하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것일까?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말을 할 수도 알아듣지도 못하는 부모 밑에서 태어난 라라. 그렇지만 라라는 부모님이 가지고 있는 장애를 가지고 않은 덕에 부모님과 세상 사람들을 이어주는 통로 역할을 해야만하다. 심지어 수업시간에 은행에 가서 대출 협상도 하고 학교 선생님이 부모님께 전하라는 말까지 수화를 통해 라라가 부모님께 전달한다.

 그렇게 부모님과 세상을 연결해 주는 통로가 되어주던 라라가 라라의 고모 클라리사를 통해 음악. 특히 클라니넷을 알게 된다. 하지만 라라의 아빠, 마틴과 고모 클라리사는 별로 사이가 좋지 않다. 어린시절 장애를 가진 자신에게 와야할 부모님의 관심조차 클라리사가 독점했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클라리사에 마냥 좋은 라라. 그리고 라라는 클라니넷을 통해 그저 부모님과 세상을 연결해주던 통로의 역할에서 벗어나 세상과 연결된다. 그렇지만 아빠 마틴은 라라가 클라니넷에 심취하고 클라리사와 친해질수록 외로움을 느낀다. 그런 아빠 마틴의 심정을 아는 라라는 가족과 음악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결국은 음악을 택해 베를린으로 떠나고 아빠 마틴과의 사이는 더 멀어진다.

 하지만 결국 듣지 못하면서도 딸의 음악을 이해하려는 마틴과 클라리사는 결국은 서로를 이해한다.

 사실 영화 내용을 쭉 이야기하는 스타일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데 요즘 끌쩍거린 것들 모두가 그렇지만, 이 영화 'Beyond Silence'도 본지 보름은 족히 넘어 영화를 볼 때 가졌던 감정을 대부분을 잊어버려서 어쩔 수 없이 내용 소개에 그치고 말았다.



                                  &



남으로 창을 내겠소

          - 김 상 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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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Circle of friends, 단짝 친구들 는 참 담담하고 차분한 영화였다. 지나친 치장과 과장이 판을 치는 요즘 담담하고 차분하다는 말이 자칫 우회한 비난으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르나, 이건 비난이 아니다. 겉으로 보이는 영화의 이미지에나 충실하고 실속은 없는 그런 영화가 아니라 이야기에 충실하다는 의미의 칭찬. 하지만 약간은 요란하고 정신 없는 장면의 연속인 요즘 영화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차분함과 담담함은 지루함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영화는 50년대의 아일랜드가 배경이다. 어려서부터 단짝 친구들로 지내던 베니,
이브 그리고 낸이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그리고 잘 생긴데다가 럭비까지 잘
하는 잭을 만나게 되는데 결국 잭은 베니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에 이르게 된다. 그런 와중에 베니의 아버지가 죽고 잠시 베니가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되는데 그 때 귀족과 사랑에 실패하고 나서 잭을 탐내는 낸에게 잭을 잠시 빼앗기게 되지만 결국은 베니와 잭이 다시 이어진다는 내용이다.

 충분히 예상 할 수 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연기에 충실한 배우와 사랑과 가족, 그리고 친구 사이에서 번민하는 젊은 청춘의 이야기를 잘 표현하고 있기에 담담함과 차분함이 단순한 지루함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 같다.




                                            &
   


                 편 지
                              - 윤 동 주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 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 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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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The Bridget Jones : Edge of Reason, 브리짓 존스의 일기 : 열정과 애정은 순전히 전작 때문에 봤다. 잘 아는 선배가 영화에서 보여주는 브리짓의 싱글 모습과 그 행동 양식에서 너무 공감을 했다는 말에 1편을 봤는데, 사실 완전히 공감하지는 못했었지만 그래도 즐겁게 영화를 보기에 충분한 영화였기에 후편으로 나온 The Bridget Jones : Edge of Reason, 브리짓 존스의 일기 : 열정과 애정보지 않았나 싶다.

 배역은 1편에서 보여 줬던 Renee Zellweger, Colin Firth 그리고 Huge Grant 그대로다. 대신 전작과 달라진 점이라면 전작이 솔로로써의 모습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 영화는 남자친구가 생기고 나서 티격태격 싸우는 것에 중점이 맞춰져 있다는 정도. 그러면서도 젊은 연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지 않나 싶다.

 영화를 보면서 눈에 띄는 건 브리짓을 연기한 Renee Zellweger의 영국 액센트 강한 대사다. Renee Zellweger가 나온 Cold mountain이나 Down with Love에서 보면 약간 코맹맹이 소리 느낌의 어조가 특이했는데 그것에 대비되 되려 철저한 영국 액센트가 눈에 띈다.

그리고 전편에 이어 20대 후반의 젊은 여성에게 특히 정서적 공감을 많이 얻고 있지 않나 싶다.



                                         &


  7월령 - 장마
                      - 유 안 진

칠칠한 머리채 풀어
목을 놓아 울고 싶구나
뼈가 녹고 살이 흐물도록
이승 너머 저승까지

모질게 매듭진 인연
그만 녹여 풀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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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Polar Express, 폴라 익스프레스는 동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동화 같은 영화다. 성탄절의 산타는 원래 없는 존재이고 다만 부모님이라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을 영화는 과감히 아니라고 말한다.

 동화 같은 영화이란 사실로 인해 어린이의 눈을 가지고 있지 못한 나는 보통 어린이가 영화를 보고 나서 즐겼을 만큼의 즐거움은 얻지 못했다. 그렇지만 살펴 볼꺼리가 없는 건 아니다. 퍼포먼스 캡쳐라는 말을 사용했지만 결국은 사람 몸에 센서를 붙여 놓고 하는 모션 캡쳐를 의미하는 것 같은데, 그 퍼포먼스 캡처를 통해 도저히 컴류터 그래픽으로만은 볼 수 없는 이미지를 너무 잘 만들어 냈다. 컴퓨터 그래픽이라기 보다는 그냥 실사 영화를 보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특히 기차에 타고 있는 흑인 소녀는 그런 느낌이 더 강했다. 그리고 북극까지 기차를 타고 가는 과정과 북극에서의 모습 또한 많은 상상력이 동원되었음이 여실히 보인다.

 이런 점이 이 영화의 장점이긴 하지만 그래도 결국은 성인이 보기에는 조금은 미흡한 점이 없지 않다. 그래서 꿈과 희망이 가득한 어린이가 보기에 더 적합하다는 생각.

 영화를 보다 보면 기차가 어디를 가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그리고 중요한 건 어디를 가느냐가 아니라 그 기차에 올라 탈 것인가라고 말한다.

 정말 기차가 어디를 가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꺄? 아직은 내가 그 진정한 의미를
알기에는 역부족인 듯 싶다.



                                               &



사랑은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 용 혜 원

우리들이 사랑하며 지낸 날들은 추억 속에서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모든 순간들은 참으로 소중한 시간들이다.
그 소중한 순간들은
사랑이라는 가장 아름다운 물감이 색칠해놓은 풍경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하던 모든 시간과 공간은
사랑의 자취와 흔적이 남아 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있다면 오늘 이 순간들이
어느 날 문득 생각해보아도 좋을 그날로
어느 날 문득 기억해보아도 좋을 그날로
늘 그리워지는 좋은 날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늘 만나던 장소
우리가 함께 거닐던 길
우리가 함께 있던 모든 곳들이
눈을 감고 생각해보면
눈앞에 그대로
아름답게 펼쳐지는 풍경이 되어야 한다.

우리들이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는 날들을
감동 속에서
아름다운 풍경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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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The Incredibles Incredibles라는 제목이 뜻하는 그대로 놀랍게 재미난 영화였다. 그냥 이 근래 본 가장 재미난 영화였다라는 말이 더 적합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주인공들의 모습은 기존의 잘 만들어진 예쁜 모습이 아니다. 그냥 주인공만을 살펴보자면 전작 니모를 찾아서를 만든 팀이 제작한 팀이 정말 맞을까 싶을 만큼 예쁘게 그려진 캐릭터가 아니다. 하지만 탄탄한 이야기에 감칠맛 나는 에피소드들이 별로 세련되지 못한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을 금세 잊게 해줬다.

 이 영화 The Incredibles은 영웅으로 살아가던 인크레더블이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가야만 하게 되다가 다시 영웅으로 돌아가면서 생기는 일에 대한 이야기다. 엄청난 괴력의 소유자 인크레더블, 온 몸이 자유자재로 늘어 나는 그의 아내 엘라스틴걸, 투명인간이 되고 방어막을 칠 수 있는 딸 바이올렛, 엄청나게 빠르게 달려서 심지어 물 위까지 달리는 대시 그리고 인크레더블의 친구 프로즌이 악당 신드롬에 맞서서 결국은 이긴다는 내용이다.

 거기에 중간에 나오는 디자이너 E와 인크레더블의 막내 잭잭이 보여주는 에피소드 역시 이 영화가 주는 큰 즐거움이다.

 

                                   &


산에 꽃이 피는 것은

                         - 남 윤 희

산에 꽃이 피는것은
산짐승의 천진스런 마음이
산에 젖어 있기 때문이다
들에 꽃이 피는것은
들빛에 물든 세월의 인내가
땅속 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 사이에 꽃이 피는 것은
잠시 삶에 지친 고단한 오후 햇살에
살짝 옷을 벗어보고 싶기 때문이다
내마음속에 꽃이 피는 것은
지금 이 순간 미소를 머금고
삶의 궤적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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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하면서도 가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영화를
모르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의 하나가 바로 'Matrix, 매트릭스' 다.

 보통 잘 만들어진 영화라면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 본다고 해도 그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기 마련일 텐데, 'Matrix'의 경우는 좀 달랐다. 아마도 2편과 3편을
상영관에서 본 영향이 있을 것인데, 처음 개봉하고 보고 받았을 느낌 보다 지금
받는 느낌이 더 강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물론 1999년에도 Web을 포함한 NET이 우리 생활 깊숙히 스며들어 있었지만
5년 정도의 시간이 지난 지금만큼은 아니다. 그리고 어쩌면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가상현실의 실현 가능성의 싹이 그 때 보다 더 생겨나서 더 강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앞으로의 세계는 Net을 통한 가상현실의 세계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영화 같았다. 그렇지만 Web에서 느낄 수 있는 가상 현실이 모든 실제 현실을 대체 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잊지는 말자.

 그렇다고 Net의 위력을 간과하지도 말고.....



                  &

     대 둔 산

                            - 박 해 옥

사는 일이 굳은 떡 먹은 듯 목이 메이거든
일합에 승부 낼 듯 휘두르던 것들을 내려놓고
잠시 속세마을을 떠나 그 산을 오르면
굉굉한 폭음처럼 치솟는 푸름이
다발 돈을 풀어도 살 수 없는
생생한 산기를 공으로 얻을게요

엔터키 한번 잘못 친 죄로
쓸만한 텍스트는 다 날려보내고
방향탐지기가 어질병 걸려 골이 빠개지겠다 싶을 때
엽기뉴스도 안 들리고 연락폰도 함구하는
하늘 가까운 그 산을 오르면
피톤치트를 물고 휘달리는 녹풍이 사관을 틔우고
마음을 끄집어내
옥빛 계류에 설설 흔들어 빨아 입으면
반신불수 영혼이 원기를 찾을게요

거기 천년을 말뚝 박아 사는 절 뜰을 지나
동양화처럼 앉아 있는 산길을 들면
발장단 빠른 악대들의 돌돌 꼬로록돌 자연음악
산 아이들 뱃종 배뱃종 동시 낭송 듣기 좋아

등이 가뜬 하리다
올 여름 내내
땀등거리 입고 원두막 앉아
풍뢰 맞는 기분으로 살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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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Clueless, 클루리스는 베버리 힐스의 상류 자제들의 이야기다. 유명 디자이너의 브랜드 옷만 입고 한 손엔 휴대폰을 쉴세 없이 울린다. 물론 고등학생인 이들의 수업 시간에도 마찬가지다. 그런 그들인 만큼 좋은 옷을 입고 남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그들의 관심사다. 하물며 세상에서 자신이 원하는 일이면 되지 않는 게 없다고 생각한다. C를 맞은 성적도 독신인 담당교사에게 배필을 만들어 줘서 올리고 자신의 눈에 촌스럽게 보이는 전학생도 세련된 모습과 행동을 하도록 만들어 버린다.

 정말 원하면 다 이루어진다.

 이렇지만 이 영화는 10대 소녀들의 성장 영화다. 그래서 세상은 무작정 그들이 원하는 걸 다 들어주지 않는다는 걸 알려주려고 한다. 당장 자신이 원하는 데로 만들어진 친구가 의도대로 되지 않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세상에는 모든 것이 자신의 의도대로만 될 수 없다는 걸 영화는 말해 준다.

 하나의 성장통을 앓는다는 결국은 극복해 낸다는 것이 영화의 이야기다.



                                                &



세상에서 단 한 사람만 사랑해야 한다면

                                                       - 서 주 홍

세상에 태어나
단 한 사람만 사랑해야 한다면
그것은 배신이다

사랑이 순수하여
거짓이 아니고 비밀이 아닌 담에야
마를 줄 모르고 샘물처럼 솟아나는
이 자유를 어찌하란 말인가

세상에 태어나
단 한 사람밖에 사랑할 수 없다면
그것은 죄악이다

비밀이 순수가 아니고
사랑의 보람이 아닌 담에야
저 마음 한 구석 응어리처럼 박혀 있는
그 구속은 어찌하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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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흑인들이 보여 주는 White Chicks의 이야기가 영화의 이야기다.

 Black is beautiful 이라고 하면서도 흑인들이 가지고 있는 Black complex
영화는 보여 준다. 글의 시작부를 보면 마치 영화 White Chicks, 화이트 칙스가 무거운 사회적 주제를 심각하게 보여주는 영화인냥 보이지만 실은 이 영화는 코미디 영화다. 그것도 건장한 FBI 흑인 청년 둘이 늘씬한 금발 미녀 둘로 변장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그냥 재미있게만 보고 있노라면 어쩌면 감독이 의도했으리라 생각하는
인종적 그리고 계급적 차이에서 보이는 백인 상류 사회의 쇼핑이나 좋아하고
수다나 떨 줄 아는 허영 내지 속물의식을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가 버릴 지도
모른다.

 그저 웃고 즐기기에 적당한 것 같이 보이지만 그 이면도 한 변 살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 White Chicks

 덧말. 솔직히 아무리 변장을 잘 했다해도 변장한 티는 났다. ^^;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 박 영 우

안치환을 만나기 위해
대학로에 나갔다.
그는 지금 콘서트 중이다.
크고 화려한 공연장도 많은데
그는 하필
지하 소극장에서
그것도 한 달 동안이나
장기 공연을 강행중이다.
하기야 지금은 사정이 좋아졌다.
언제나 그를 만난 곳은
화염병이 폭죽처럼 터지고
최루탄이 드라이아이스처럼 깔리는 곳이었다.
어둠이 깔린 노천 극장에서, 우리는
화려한 조명 대신
일회용 라이타불을 끝도 없이
켰다 껐다하면서
그의 노래를 가슴으로
껴안곤 하였다.
그 때 그 사람들이 지금,
중년이 되어
학전 소극장에서
다시 그의 노래를 듣고 있다.
노래를 마친 그가
쉰 목소리로 조용히 말한다.
노래를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때는
누군가가 나의 노래를 애절하게 불러 줄 때라고
잔뜩 술에 취해
고래고래 내 노래를 부르며 사라져가던
젊은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노래를 불러야할 이유를 깨달았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 너머로
마지막 노래가 시작되고 있었다.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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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보다가 보면 특정 시기에 특정 장르의 영화가 인기를 얻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다. 이런 예 중의 하나가 영국 로맨틱 코미디다. 지금 시대에 현재를 살아가는 사는 영국 노총각인 주인공이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겪으며 결국에는 여주인공과 결혼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 영국 로맨틱 코미디의 패턴인데 그 중심에는 Hugh Grant가 있음을 몇 편의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Notting Hill, Bridget Jone's Diary, Love Actually, 시대적 배경이 중세 시대로 바뀐 Sense and Sensibility 그리고 앞의 영화와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결국은 유산으로 잘 먹고 사는 백수 노총각으로 나오는 About a Boy 등 대다수의 영화에 Huge Grant가 있고 여자 주인공들만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영국식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효시 정도의 의미를 갖는 영화가 지금 이야기 하려는 영화 'Four wedding and a Funeral,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
다. 사실 영국식 코맨틱 코미디의 영화의 효시라 불리기에 적당하리만큼 이야기는 예상 할 수 있는 패턴을 그대로 따른다.

 남의 결혼식 들러리나 서던 주인공 찰스가 두 번의 남의 결혼식과 캐리의 결혼식, 찰스의 결혼식 그리고 한 번의 장례식에서 만나며 결국에는 그 둘이 이어진다는 진부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영화의 이야기가 주는 즐거움은 그리 크지 않은 영화였다.

 그렇지만 아주 오랜만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여유 있게 봐서 그런지 감독이 의도 하려 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몇 가지를 영화를 통해 읽어 낼 수 있었고 그런 면에서 재미를 느꼈다.

 우선 예전 영화를 많이 본 사람이라면 눈치 챘을 것이지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영화에 나오기 시작한 이전 시점의 영화를 보면 영화의 남자 주인공이 금발인
경우가 거의 없다. 물론 여자 주인공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팜므파탈의 느낌을 가
진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금발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발의 늘씬한
미남이나 미녀의 경우 머리가 나쁘다는 서양 사람들의 편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편견이 대략 디카프리오가 인기를 얻기 시작하는 시기와 대략 비슷하게 영화에서
사라지기 시작하는데 이 영화 'Four Wedding and a Funeral'의 경우는 주연 남녀
배우 모두가 금발이 아닌 것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하나 더, 우리에게 미스터 빈으로 친숙한 Rowan Atkinson이 주례를 하는 신
부로 나오는데 미스터 빈에서 못지 않은 표정 연기로 웃음을 준다.



                                                 &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
                         - 이 해 인

하늘에서 별똥별 한 개 떨어지듯
나뭇잎에 바람 한번 스치듯
빨리왔던 시간들은 빨리도 지나가지요?

나이들수록 시간들은 더 빨리간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어서 잊을 건 잊고
용서할 건 용서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나야겠어요

목숨까지 떨어지기 전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눈길은 고요하게
마음은 따뜻하게
아름다운 삶을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충실히 살다보면
첫 새벽의 기쁨이 새해에도
우리 길을 밝혀 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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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은행을 턴다고?

 이 영화 Catch That Kid는 은행을 털 공모를 아이들의 이야기다.
물론 아버지가 급작스레 병원에 입원하고 25만 달러라는 많은 돈이 있어야
수술 할 수 있다는 당위성이야 가지고 있지만, 25만 달러를 만들기 위해
아이들이 은행을 턴다니.

 사실 말도 되지 않는 스토리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이건 영화다. 아무리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일지언정 현실 세계가 아닌 영화란 걸 잊지 말고 즐기기 위해서만 보자.

 스토리는 앞에서 말한 것이 전부다. 그렇지만 암벽등반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와 아무도 접근 할 없도록 고층에 만들어 놓은 금고에 암벽 등반하는 것처럼 올라 가는 장면이나 미니카를 등장시켜 나름의 스피디한 화면 전개를 한는 것 외에도 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영화의 기본 줄거리가 어린아이들이 은행을 털려고 한다는 것 자체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건 변하지 않는다. 나이가 조금은 들었다는 이야기인가?
그냥 보통의 영화 정도의 느낌 정도.



                                    &


      편 지
                    - 오 세 영

나무가
꽃을 틔운다는 것은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이다.

찬란한 봄날 그 뒤안길에서
홀로 서 있던 수국
그러나 시방 수국은 시나브로
지고 있다.

찢어진 편지지처럼
바람에 날리는 꽃잎,
꽃이 진다는 것은
기다림에 지친 나무가 마지막
연서를 띄운다는 것이다.

이 꽃잎, 우표 대신 봉투에 부쳐 보내면
배달될 수 있을까.
그리운 이여,
봄이 저무는 꽃 그늘 아래서
오늘은 이제 나도 너에게
마지막 편지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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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ght Club’, 영화 제목으로는 아주 시시껄렁하게 느낌이었다. 미국 사람들이 만든 거로 봐서 미국 마피아들의 이야기 정도려니 하며 치부하고 말았다.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게 된 건 오로지 Edward Norton 때문이었다. 비록 ‘The Italian Job’ ‘Frida’ 에서야 그의 존재를 인식했고 의식하지도 못했지만 ‘American History X’ '25th Hour’에서 그의 진면목을 알았지만, 모습은 영화 속 그의 모습은 너무나 인상적이서었던 터라 정말 시시껄렁한 제목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 ‘Fight Club’을 본 건 오로지 Edward Norton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지금 ‘Fight Club’은 보고 난 지금은 보기 전과 제법 다르다. 그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Edward Norton의 인상적인 연기는 두 말할 나위도 없고,여지까지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Brad Pitt와 아쉽게도 별로 재미있게 보지 못했던 ‘Se7en’의 감독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David Fincher에 대한 이미지를 일거에 바꾸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영화를 보면서 즐기는 즐거움도 근래 봐왔던 어떤 영화보다 컸다. 심지어는 영화 초반부에 Norton이 연기한 잭이 자신의 집의 IKEA 가구를 소개하면서 나왔던 자막을 처리했던 부분이나 Pitt가 연기한 더든이 영화 필름을 영화관에서 상영하면서 1컷씩 삽입하는 필름을 직접 영화 속에도 집어 넣는 표현 방식까지 내게는 큰 즐거움이었다. 거기에 영화가 가지고 있는 치밀한 Plot까지 그야말로 근래에 본 영화 중 최고의 작품이었다는 말이 아깝지 않다.


 1999년 작임을 가만하면 내가 너무 늦게 안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한마디 덧붙이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한 건데, 내가 집착하는 영화를 보면 대체적으로 기억에 관한 거나 분열된 자아에 관한 내용인 것 같다.


이 영화 ‘Fight Club’ 물론 그런 범주에 포함된다.




                                  &

 



고독이 사랑에 닿을 때


                               - 김 영 수


가난하지만 쓸쓸해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는 이미 풍요로움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고독하지만 전혀 서글퍼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는 이미 행복한 사람으로 드높아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말이 없지만 전혀 답답해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는 이미 평화의 사람으로 투명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름을 알아주는 이가 없으나 결코 낮아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는 인간적으로 이미 순수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만히 앉아 있지만 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는 이미 신비한 사람으로 살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결함이 있지만 그것이 결함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는 이미 세속의 틀 따위를 뛰어넘은 사람으로
우뚝 서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이가 많지만 늙었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는 정녕 싱싱하고 젊은 영혼의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어디쯤 서서 그들을 바라보고만 있는가.
나는 관찰자 아닌 주인공이 될 수는 없는가.




 Linked at 고무풍선기린의 Contrapo.. at 2009/03/12 01:24 x

... 영화 ‘일루셔니스트, The Illusionist’는 내가 좋아할 만한 영화다. 환상적인 마술이 영화의 소재가 된다는 점과 더불어 영화 ‘파이트 클럽, Fight Club’ 에서 시작해 ‘아메리칸 히스토리 X, American History X’, ‘25시, 25th hour’, ‘프리다, Frida’, 그리고 ‘이탈리안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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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을러터진 고양이, 가필드. 

 게을러터졌다는 말을 그대로 증명이라도 해주듯 고양이가 배가 나왔다. 그것도 축 늘어져서 보기에 민망할 정도다. 물론 날렵해야 하는 고양이면서 그런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파에 앉아 TV만 보고 먹을꺼 라면 자신의 끼니 말고 다른 동물의 끼니도 계속해서 탐내야만 한다.

 물론 가필드는 잔머리 10단의 그런 고양이다.

 그런데 가필드에게 갑자기 경쟁자가 생겼다. 자신의 주인인 존이 좋아하는 리즈가 맡긴 애완견 오디. 가필드의 잔머리 10단으로 존의 관심은 늘 가필드를 떠나지 않았는데 존이 좋아하는 리즈가 존에게 부탁한 애완견이기에 존의 관심을 단박에 사로잡는다. 게다가 작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생긴데다가 성격도 가필드와는 달리 온순하다.

 그런 오디가 너무 얄미운 가필드는 자신을 도와준 오디가 집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잠궈 버리고 결국 그로 인해 오디는 길을 잃고 만다. 속이 시원할 것만 같던 가필드, 생각처럼 속이 시원하지 않다. 그래서 결국 그 마음에 들지 않았던 오디를 찾아 가필드는 안락한 자신의 소파를 떠나 오디를 찾아나서는 이야기다.

우선 이 영화 Garfield: The Movie는 그냥 편안히 보기에 적당한 영화다. 어려운 내용도 없고 아이들과 보기에 민망한 장면도 전혀 없다. 그래서 기대를 특별한 기대를 가지고 본다면 쉽게 실망 할 수도 그렇지만 실사와 잘 결합되어 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매우 자연스러운 가필드의 모습은 볼 만하다.

 가외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미국인들에게 애완동물의 존재는 우리와는 역시 사뭇 다르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 많이 느낄 수 있었다. 동물에 대한 사랑도 좋긴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적인 면이 너무 크지 않나 싶은 느낌이 강했다.



                                                       &


푸른 색 자전거에 그대를 태우고

                                                  - 채 상 근

아침 바다로 가는 길
초곡항 지나 장호항으로 가는
구부러진 길가에서부터 그리움은 시작된다
햇살 충분한 눈부신 아침 바다에서
푸른 그대를 만나고 싶다
돌아서 돌아서 장호항으로 가는 구부러진 길
그 구부러진 길 돌아설 때마다 그리움은 쌓이고
햇살에 눈부신 그대 그리움들이 내 눈 속으로
가득히 밀려든다
떠날 때마다 사람들은 등을 돌리지만
장호항에 쌓인 그리움들 앞에서는 등 돌리지 마라
사람들아, 그리움이 배우려면 장호항으로 오라
장호에서 잠시 머물다 가라
그리움들이 그대들을 새롭게 경건케 하리라

그대를 만나는 아침 바다
밤새 쌓인 그리움들을 바다에 내려놓고
난 멀리서 푸른 바다를 편하게 바라본다
푸른 그대가 가득하다
푸른색 자전거에 그대를 태우고
햇살 충분한 눈부신 아침 바다
장호항 방파제 끝까지 갈 수 있다면
내 그리움들은 이제 지독하게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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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lianne Moore를 처음으로 눈 여겨 본 건 The Hours의 로라 브라운으로 나왔을
부터 였다.  차분하고 지성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미지가 무척이나 강한 중년 배우로 깊은 인상이 남았었다. 

 그래서 영화 Laws of Attraction, 사랑에 빠지는 아주 특별한 법칙에서는 그 때의 이미지를 활활 털어버린 것이 내게는 너무 어색해 보였다. 바짝 붙여 빗은 머리에 늘 정장을 하고서 논리 정연하게 말하지만 뭔가 들떠 있는 것만 같은 이혼 전문 변호사. 그녀에 대해 내가 가진 이미지대로였다면 환경문제나 인권문제에 전력을 다하는 변호사였을 것인데. 

그리고 또 다른 배우 Pierce Brosnan도 전작들에서 보이는 이미지와는 많이 틀리다. 깔끔한 이미지가 강한 정장은 던져 버리고 청바지에 자켓 혹은 거기에 느슨하게 메여진 넥타이가 그의 이미지다. 물론 그 역시 이혼 전문 변호사. 그렇지만 Julianne Moore와는 또 다르다. 그녀가 논리 정연하려고 하는 변호사라면 그는 풀어질 대로 풀어진 즉흥적인 변호사다. 이다지도 다른 두 사람이지만 그래도 재판에서 패배를 모르는 일류 이혼 전문변호사다. 그런 그들이 티격태격하면서 결국은 진정으로 사랑하고 결혼에까지 이른다는 것이 영화 내용의 그냥 무난한 그냥 무난한 스크루불 코미디이다.

그렇지만 Julianne MoorePierce Brosnan 두 배우를 가지고 그냥 무난한 스크루불 코미디로 끝내는 건 좀 아쉽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두 배우의 실제 나이도 그리고 영화 상에서 나이도 적지 않은 나이인데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셨다손 쳐도 술김에 결혼이라니 그리고 다음날 그것도 또렷이 기억하지도 못한다니 도무지 우리 정서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이라고 그런 일이 가능한 걸까? 내 생각에서는 그냥 이런 스크루불 코미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그냥 편안히 즐기기에 그냥 무난한 영화 정도.


                                      &

어느 봄날의 꿈
                   - 김 승 동

라일락 향이
창을 기웃거리는 날이면
한 통의 편지를 받고 싶다
낯선 이름을 달아도 좋다
아니 이름이 없어도 좋다
열어보면 그저 뜨거운 눈물이 솟는
속절없는 사랑이었으면 좋겠다

낮에 보아도 달빛이 서리고
밤에 읽어도 어둠이 빛나는
고적한 상상이 겨울 해 보다 긴
촉촉한 그리움 묻어 있었으면 좋겠다

유리창 가득
빗물 같은 기다림이 잠긴 커피숍에서
하루종일
누군가를 바라 볼 수 있는 지독한 희망이
희망이 아닌
또박또박 작은 글씨로 쓰여진
분홍색 얇은 편지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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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말하자면 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볼 작정이었다. 지금 이야기 하려는 영화 Harry Potter and the Chamber of Secrets,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은 영화관에서 2년 전에 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내 어리숙함이 어김없이 발휘되어 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인 줄 알고 Harry Potter and the Chamber of Secrets을 다시 보는 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종종 그러니 그리 세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정신 차리라구, Kyu.

 사실은 나는 한 권의 Harry Potter 시리즈도 책으로 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해리포터1편도 보지 않은 채 2년 전에 2편을 봤고 지난 여름에 3편인 Harry Potter and the Prisoner of Azkaban,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를 봤는데 내용의 시작인 1편을 보지 않고 2, 3편을 본 격이라 해리포터 시리즈가 내게는 특별히 재미있었다는 느낌으로 다가오지 못했다.

그렇지만 2, 3편을 보고 난 후 다시 2편인 Harry Potter and the Chamber of Secrets 를 보니 그 때는 느낄 수 없는 재미가 여기저기서 보인다. 게다가 올빽으로 머리를 넘겨 올린 말포이의 싸가지 없음도 여전하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면 아이가 주인공인 환타지 동화가 원작인 이유가 강하겠지만 대체로 어른들은 아이들에 비해 어리석고 무능하기 일수다. 설령 호그와트의 교수진일지라도 해리나 헤르미온느 보다 일어나는 일을 더 잘 풀어나가지 못한다. 동화에 나오는 어른들의 전형이 해리포터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영화를 보면서 들었다.

 그리고 헤르미온느 역을 맡은 Emma Watson이 또 엄청 귀여웠다.
진짜 로리타 콤플렉스라도 생긴 건지 요즘 왜 이러지.



                                       &



                     부른다는 말속엔
                                                                - 이 진 수

오랜만에 만났다 우여곡절 끝에 아들을 얻은 친구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또 보자 악수하면서 아이 돌 때 잊지 말고 연락해 그래야지 그럼
당연히 불러야지 하던 그때 아. 내 속 어딘가에 갑자기 화악 불 들어왔다
불러야지 하는 말이 이상하게도 불넣어야지 하는 말로 둘렸던 것이다
와서 술도 마시고 노래도좀 불러라 했을 때 그 불러라 하는 말도 꼭이나
불 넣어라 하는 말로 둘렸다 불러라 노래 불러라 하는 동요가 생각나고
불넣어 주면 금방 타오를 듯한 응원가를 아이 앞길에 훅훅 불어주고 싶었다
부른다는 말이 이렇게나
뜨겁다는 걸 알게 해준 친구야
사람 사이만한 아랫목이 어디 있겠니
불 지피지 않으면
냉골이 되는 거기까지
가마, 꼭 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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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리족, 우리와는 별 상관없는 그래서 가끔 TV에서 뉴질랜드를 소개할 때나 그들을 볼 수 있고, 관광상품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는 그들의 전통이 설령 소개 되더라도 금세 채널을 돌려버릴 만큼 관심이 없는 그들이 이야기가 영화 Whale Rider의 이야기다. 순전히 영화를 통해서 안 사실이지만 그들은 부르는 고래를 타고 온 그 땅에 정착한 정착민의 후손이며 고래를 타고 온 선조의 이름이 파이키아라 믿는다. 그리고 그 파이키아는 그들의 지도자로서 세습되어 왔다.

그런데 사내아이가 태어나서 그들의 지도자가 되어야하는데, 그런 곳에서 그만 파이로 불리는 파이키아 아피라나, 소녀가 태어났다. 그렇지만 파이는 보통 또래 친구들 중에서도 영특하며 마우이족 전통에도 관심도 많다. 그렇지만 할어버지는 파이가 남자아이가 아니라는 이유로 파이의 재능을 무시해 버린다. 그렇지만 그런 상황을 이겨내고 결국은 그들의 지도자로서 인정받는다는 이야기다.

영화는 뉴질랜드의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풍경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역경을 헤쳐내는 파이의 모습에서 시선을 잃지 않는다. 차분히, 조용히 보기에 적합한 영화다.

그건 그렇고 영화를 보면서 왜이리 파이를 역을 연기했던 Keisha Castle- Hughes 가 너무나 예뻐보였다. 나이가 조금씩 들어간다는 반증인지 아니
그간 없었던 로리타 콤플렉스라도 생긴건지, 귀여운 Keisha Castle-Hughesfmf 보 것도 영화를 보는 재미 중의 한 가지.

 

                                    &



우리나라 꽃들엔

            - 김 명 수

우리나라 꽃들에겐
설운 이름 너무 많다
이를 테면 코딱지꽃 앉은뱅이 좁쌀밥꽃
건드리면 끊어질 듯
바람불면 쓰러질 듯
아, 그러나 그것들 일제히 피어나면
우리는 그날을
새봄이라 믿는다
우리나라 나무들엔
아픈 이름 너무 많다
이를 테면 쥐똥나무 똘배나무 지렁쿠나무
모진 산비탈
바위틈에 뿌리 내려
아, 그러나 그것들 새싹 돋아 잎 피우면
얼어붙은 강물 풀려
서러운 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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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roy는 우리에게 흔히 Troy 목마 이야기로 알고 있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인데, 사실 이 일리아스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이 영화 Troy 말고도 Helen of Troy라는 이름의 1965년 작
영화와 같은 이름으로 2003년 미국에서 방영했던 TV 시리즈 물이 있다.
65년 영화와 일리아스는 직접보지 못했지만 TV 시리즈물을 편집해 놓은
Helen of Troy는 직접 봤다.

 이 영화 Troy Helen of Troy와 가장 눈에 띄게 다른 점은 Troy 전쟁을
일어나는데 표면적인 이유가 되었던 헬레나에 Helen of Troy가 많은 비중을
둔데 반해 Troy는 헬레나 보다 Brad Pitt 가 연기한 아킬레스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잘 생긴 아킬레스를 따라 영화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또한 Helen of Troy
원작 일리아스의 내용을 비교적 충실히 따르는 반면 Troy는 원작 일리아스와는
다른 내용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그 시대에 맞게 신성정치를 하는 모습도 전자의
경우 충실히 보여주지만 후자의 경우는 그런 모습이 매우 많이 희석되어 있다.

 사실 Helen of Troy를 보면서는 중요한 결정 사항일수록 신의 이름을 빌려 말하고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딸 조차 신의 제물로 바치는 모습에서 지금과는
매우 다른 그 때의 모습을 봤는데, Troy에서는 마치 중국 검술을 보여주듯 칼을
휘두르는 Brad Pitt의 모습과 그의 사랑에 더 중점을 두는 것 같이 현대적 시각을
영화가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전쟁이란 이기기 위한 것인데 헥터와 싸우기 위해 온 아킬레스를
궁수를 통해 죽일 수 있었을 텐데, 명분을 위해 그런 전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그 당시에는 무시했는지가 궁금했고, 4만명의 병사가 비록 적은 수는
아닐지라도 전 해안을 가득 덮을 정도의 배와 화면 가득 보이는 만큼의 많은 수는
아닌데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지나치게 과장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다.


                                       &

    분 꽃

                - 권 대 웅

꽃 속에 房을 들이고
살았으면
지붕이랑 창문에는 꽃등을 걸어놓고
멀리서도 환했으면
꽃이 피면
스무 살 적 엄마랑 아버지랑 사는
저 환한 달 속을 다 보았으면
그 속에서 놀았으면
밤새 놀다가
그만 깜박 졸다 깨어나면
그렇게 까만 눈동자
아이 하나 생겼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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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겐 너무 아찔한 그녀, The Girl Next Door를 보는 순간 제목부터 뭔가 이상한 것 같았다. 아무리 봐도 옆집 소녀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영화 제목이 어쩌다가 내겐 너무 아찔한 그녀로 바뀌었을까.

영화 초반 부에는 미국판 엽기적인 그녀를 보는 느낌이었다. 조지타운에 입학 허가를 받아 놓았지만 실은 너무나 삶이 지루한 모범생 매튜 앞에 갑자기 나타난 미모의 여인 다니엘. 그리고 다니엘의 손에 놀아 나면서도 다니엘이 싫지 않은 매튜.

그러더니 갑자기 예쁘고 아름답던 다니엘이 포르노 배우란다. 그러면서 매튜와 다니엘 사이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에 관한 이야기가 바로 이 영화 내겐 너무 아찔한 그녀, The Girl Next Door의 이야기다.

처음 글을 시작하면서 뭔가 이상한 것 같다는 말을 했는데 뭔가 이상한 건 제목뿐 만이 아니다. 고등학교를 겨우 졸업하는 학생 앞에 나타난 포르노 배우 이야기라니, 게다가 졸업파티에서 다른 포르노 배우를 불러 나중에는 성교육 비디오라고 나오긴 했지만 성인물을 찍는 다는 발상도 사실 내게는 너무 낯설다.

이런 걸 기발하다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낯설어 하는 걸 보면 나도 벌써 구태의연해진 껄까..?

영화에서 나오는 살인 보다도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졸업파티에서 찍는 영상물이 더 내게 문화적 충격을 줄 수도 있다는 걸 알려준 영화였다.

그건 그렇고 과연 내게 혹 설령 포르노 배우일지라도 다니엘 같은 미모의 여인이 나타나면 나는 어떻게 할까? 그것도 되게 궁금하네


                                                &



  꽃피는 공중전화
                   - 김경주(대한매일 신춘문예 2003)
퇴근한 여공들 다닥다닥 세워 둔
차디찬 자전거 열쇠 풀고 있다
창 밖으로 흰쌀 같은 함박눈이 내리면
야근 중인 가발 공장 여공들은
틈만 나면 담을 뛰어넘어 공중전화로 달려간다
수첩 속 눈송이 하나씩 꾹꾹 누른다
치열齒列이 고르지 못한 이빨일수록 환하게 출렁이고
조립식 벽 틈으로 스며 들어온 바람
흐린 백열등 속에도 눈은 수북이 쌓인다
오래 된 번호의 순들을 툭툭 털어
수화기에 언 귀를 바짝 갖다 대면
손톱처럼 앗! 하고 잘려 나갔던 첫사랑이며
서랍 속 손수건에 싸둔 어머니의 보청기까지
수화기를 타고 전해 오는 또박또박한 신호음
가슴에 고스란히 박혀 들어온다
작업반장 장씨가 챙챙 골목마다 체인 소리를
피워 놓고 사라지면 여공들은 흰 면 장갑 벗는다
시린 손끝에 보푸라기 일어나 있다
상처가 지나간 자리마다 뿌리내린 실밥들 삐뚤삐뚤하다
졸린 눈빛이 심다만 수북한 머리칼 위로 뿌옇다
밤새도록 미싱 아래서 가위, 바위, 보
순서를 정한 통화 한 송이씩 피었다 진다
라디오의 잡음이 싱싱하다


 Commented by 뮤링 at 2004/11/11 00:33  
전 이 영화 재밌게 봤는데.. 꽤나 황당한 영화져..우리네 한국 남성들이라면.. 다니엘 같은 여자 쉽게 받아들이기 쫌 힘들겠져???? 아닌가??? 쩝..ㅡㅡa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4/11/11 08:36  
헤헤... 쉽게는 정말 힘들것 같아요. 그렇지만 정말 좋아한다면이야 결국은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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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트 에코, 세계적인 기호학자이자 문화평론가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 그의 어떤 책도
접해 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 영화 'Der Name der Rose, 장미의 이름'이 그의 책을 그대로
영화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영화를 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익숙한 것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내가 기독교인이었다거나
움베르트 에코의 책을 먼저 보고 영화를 봤다면 더 유심히 봤을지도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딴 짓을 했다.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중세 기독교 수도원의 모습과 종교를 둘러
싸고 벌이는 일들이 나와는 너무 먼 세상의 이야기 같아서라고 말하면 적당히 둘러대는
변명이 되려나....

영화는 기독교 수도원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다룬 만큼 색깔이 어둡다. 그러면서도
살인 사건과 종교, 그리고 각기 다른 입장의 주인공들 또한 생각하면서 영화를 본다면
충분히 생각할꺼리를 만들어 준다.

사실 이 영화와 책을 두고 벌어지는 철학적 혹은 신학적 논쟁이라던지 결국은 같은 말의
반복이지만 데카르트의 중세 철학을 둘러싼 이야기들 같이 관심을 가져 볼만 한 다양한
꺼리가 있는 것 같지만 개인적 관심사가 아니었기에 영화를 보는 내내 딴 짓을 하지
않았나 싶다.


                                          &


그대에게 나 깨어날 때

                                   - 채 혜 주

1
그대에게 나 깨어날 때
나의 끝말도 처음말도 오로지 하나였다
눈뜨임도 깊었다.
밤도 깊었다
비, 안개속을 걸어
이마 짚고 가는 生의 빈 공간
긴긴 삶과
희망도 그리움도
돌아서 바라보면 한 장의 편지 같은 것
편지의 마침 같은 것
그리고 말을 하지
서 있는 사람들의 잃어버린 말
쓰러지는 그대만이 일어설 수 있다고
눈물 흘린 그대만이 울지 않으리라고.
2
꽃이 피는 사막은 어디인가
푯말 없는 곳인가, 싸늘한 들판인가
어디 하루쯤 닿을 수 있는
그런 곳은 아닌가
모래 하얗게 마르는 나의 손 안에
밤, 밤마다
그대가 날리는 엽서 한 장
이 세상 한 뼘의 거리에서
그대를 본다
그대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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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th Hour’는 미국 사회의 슬픈 현실을 잘 보여주는 영화다.
성공하고 잘 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 한 구석에서 마약에나
손 대고 그러면서도 그러면서도 일류 갱처럼 폼 나게도 못사는 그런
그저 그런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 영화 속 주인공이 당장 내일이면 달라질 자신의 미래에 대해 두려움과
막연한 분노로 독설을 내뱉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렇게 그저 그런 인간의 그리 눈여겨 볼만할 것 없는 삶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영화인데도 영화 ‘25th Hour'을 보고 있노라면 영화에 집중하게 된다.
그건 아마도 Edward Norton 이라는 배우의 힘이 아니었을까?

영화 ‘American History X'에서도 세상에 부적응자에서 적응자로 바뀌어
가는 모습을 너무 잘 연기에 기억에 남았는데 이 영화 ‘25th Hour'에서도
그저그런 삶이지만 그래도 자신의 삶이기에 포기할 수 없어하는 모습을 너무
잘 보여 준다.

Edward Norton 의 그저그런 모습의 연기에 추천.



                                       &


친구에게 띄우는 엽서

                                        - 최 봉 희

목구멍에 밥알이 넘어가고 있어
창마다 열어 제치고
무심한 하늘도 보고 땅도 보고
견인차에 목덜미를 잡혀 끌려가는 까만 자동차를 보면 웃는다
바보처럼 바보처럼!
아무 일도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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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영화, 흑인 음악 그리고 수많은 오토바이들.
이 세 가지가 영화 ‘Biker Boyz'를 이루는 전부다.

그래서 그런 흑인 문화를 좋아하고 오토바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큰 즐거움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 보인다.

다만 내 경우는 힙합 음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정통 미국식의 흑인 힙합은
아니고 영화를 좋아하지만 흑인 영화만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제일 이 영화에서
중시하고 있는 오토바이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서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바이크 매니아라면 강추.


                                 &


  윤 2월의 유희
                        - 이 준 철

양지바른 정오 둔덕
가지끝 노오란
꽃방울들
이리 저리
쨍그랑
쨍그랑
빨리 일어나라
그만자고 일어나라
바람따라
쨍그랑
쨍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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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설정 자체가 내게는 좀 얼토당토 않는 설정으로 보였다.
유전자 변이로 인해 다양한 초능력이 생긴다니. 헐리웃다운 상상력이야...

그렇다고해서 영화 ‘X-Men 2'가 지루하다거나 하는 말은 아니다.
초능력을 통해 순간이동을 하고 기후를 조절하고 눈에서 레이저도 나가는 등
도무지 유전자 변이만으로는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다양한 초능력을 사용해
뛰어난 액션 장면을 보여준다.

친숙하지 않고 설득력 있지 않은 과학적 근거를 가진 SF 크게 관심이 없는
지극히 개인성향으로 영화에 몰입해 집중 할 만큼은 되지 못했다.

하지만 만화적 상상력으로만 그치 수 있는 장면들을 영상을 통해 잘 표현했고,
영화에서 보여주는 액션씬의 수준도 상당히 수준급이다.


                               &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 현 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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