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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시실리라는 단어를 들었을 떄 어감은 시칠리아 같은 이탈리아 어디엔가 있을 것만 같은 지명의 어감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 ‘시실리 2Km’에서는 그런 어감과 전혀 상관없다. 時失理. 말 그대로 시간을 잃어버린 마을이란 의미다.
시간을 잃어버리지 않았더라면 없었을 죽은 자와 산 자가 함께 있고 그래서 죽은 자를 쫓기 위해 불경을 틀어 놓는 일이 발생하고 그 속의 탐욕이 겉으로 보이는 순박함을 깨고 나오는 영화의 큰 틀을 살포시 알려주는 말이다.
그럼 2Km는? 아쉽게 2Km는 영화를 보고 난 지금도 잘 모르겠다. --;
아무튼 이 영화 ‘시실리 2Km’는 잘 독특한 영화다. 사실 별로 뛰어나지 못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기발한 방법으로 보여주고 있지도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웃음을 머금게 된다. 감독이 의도했을 웃어야 밖에 할 수 없는 이야기를 가진 극중 상황에 따른 웃음이었으면 최고였겠지만 사실 그런 면에서는 별로다. 극중 상황에 따른 웃음이면 상황이 어이가 없어서나오는 웃음이라고 해야 할까? 그렇지만 그걸 대신해서 배우들의 순간순간의 기지로 인한 웃음이 그 즐거움을 대신한다. 임창정이 보여주는 수많은 장면에서도 그렇고 사실은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조연인 땡중과 58년생 동생도 맡은 역할을 과장하지 않으면서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 짓도록 한다. 그래서 극중 상황에 따른 웃음도 있었더라면 더 좋은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임창정과 땡중 그리고 58년 동생이 뛰어난 연기로 기억에 남는다면 또 다른 축인 권오중과 임은경은 아쉬움이 크다. 우선 권오중은 살펴보면 TV에서 보면 더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전작 ‘튜브’에서도 양아치 깡패로 나와 자신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 같더니 영화 초반부의 몇몇 컷을 제외하고는 머리에 박혀 돌아다니는 것 외에는 별로 기억 남는 장면이 없다. 임은경 역시 아직 배우로 불리기에는 부족한 점이 여전히 많다.
&
- 오 광 수
이제는 다시 못 올 꿈같은 기억의 낯익은 향기에
가슴 두근거리며 고개를 드니
아카시아 꽃이 가까이 피었습니다
하얀 꽃 엮어서 머리에도 쓰고 향기가 몸에 베일만큼
눈 지그시 감고 냄새를 맡던 얼굴 하얗던 사람
눈 지그시 감고 냄새를 맡던 얼굴 하얗던 사람
봄 햇볕이 따스한데도 그대를 생각하면
왜 눈물부터 날까요
왜 눈물부터 날까요
호호 입으로 불고 옷에다 닦아서 당신을 가득 묻혀 내게 준 만년필은
몇 번 이사하면서 잃어버리고 아픈 가슴만 망울졌습니다
몇 번 이사하면서 잃어버리고 아픈 가슴만 망울졌습니다
이젠 당신의 얼굴을 그리려해도 짓궂은 세월이
기억하는 얼굴을 흩으면서 아내와 비슷한 얼굴로 만듭니다
기억하는 얼굴을 흩으면서 아내와 비슷한 얼굴로 만듭니다
올해도 아카시아 꽃이 피었습니다
당신에게서 풍기던 향기가 올해도 나를 꿈의 기억으로 보냅니다
혼자서 하얀 꽃을 보면서 말입니다
당신에게서 풍기던 향기가 올해도 나를 꿈의 기억으로 보냅니다
혼자서 하얀 꽃을 보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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