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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카이거 감독의 ‘Together'가 영화 ’효자동 이발사‘를 보는 도중에
떠올랐다. 영화 ‘효자동 이발사’가 말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父情이
아니었을까 싶어서.

아마도 우리의 슬픈 이야기어서 였을까....
‘Together' 와는 달랐다.

그냥 평범한 소시민의 눈에 보여진 한국 현대사를
누구누구의 관점이 아닌 그냥 평범한 소시민 중 한 사람인
감독의 눈을 통해 이해하고 해석한 것이
되려 우리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특이함으로
다가 온다.

그렇지만 失笑를 금할 수 없는 전기 고문 장면과 용의 눈과 국화꽃을
달여 먹으면 낫는다는 내용은 좀.... --;;

그래도 송강화, 문소리의 빼어난 연기와 슬픈 한국 현대사 속에서 父情을
차분히 그러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잘 보여주고 있고 개인사적 관점에서
현대사를 잘 보여준 수작으로 이 영화 ‘효자동 이발사’는 기억 될 것 같다.


                                                &


사람의 가슴에도 레일이 있다
                                             - 오 인 태

사람의 가슴에도 레일이 있다.
그 여름 내내
기차는 하필 잠들지 못하는
늦은 밤이나 너무 일찍
깨어버리고야 마는 새벽녘에야
당도해서 가슴을 밟고 지나갔다.
레일이 사람의 가슴에도 있는 것임을
그 해 여름 그 역 부근에 살면서,
한 사람을 난감하게 그리워하면서
비로소 알았다. 낮 동안 기차가 오고,
또 지나갔는지는 모를 일이다.
딸랑딸랑 기차의 당도를
알리는 종소리는 늘 가슴부터
흔들어 놓았다. 그 순간
레일 위의 어떤 금속이나
닳고닳은 침목의 혈관인들
터질 듯 긴장하지 않았으랴. 이어
기차는 견딜 수 없는 육중한
무게로 와서는 가슴을 철컥철컥
밟고 어딘가로 사라져갔다.
아주 짧게,
그러나 그 무게가 얼마나 오래도록
사람의 가슴을 짓눌렀는지를
아, 기차는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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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막히는 영화였다.
조용히 숨어 누가 어디서 쏘는지도 모르게 하는 Sniper로써 그리고
Sniper의 총알을 맞는 사람으로써 팽팽한 긴장감을 너무 잘 표현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라면 아무리 소재가 없다손 쳐도 중일전쟁 같은
소재를 가지고 일본이 이기는 이야기를 만들어 낼까?
하지만 미국은 가능함을 이 영화가 또 다시 보여준다.
전쟁 당사자가 구소련과 독일이지만 누구의 입장에서 서지 않는
그래서 영화상에서 소련인도 독일인도 영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Enemy at the Gates 의 의미는 무엇일까?
문에 있는 적? 아니면 바로 앞에 있는 적?
단순한 사전적 의미가 아닌 감독이 원한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하는 영화 ‘Enemy at the Gates'


                                     &

                자화상(自畵像)
                                                   - 윤 동 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追憶)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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