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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파텔, 패트릭 블라스코비츠, 조나스 코플러 저 / 유정식 역 | 도디드 | 2018813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허술, 멈추지 않는 추진력의 비밀을 읽어가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영단어 세렌디피티, serendipity’입니다. ‘세렌디피티, serendipity’는 의도하지 않은 뜻밖의 발견을 의미하는 단어로, 학위 과정 중 많이 들었고, 또한 직접 과학 실험을 하며 수차례 직접 경험하기도 한 단어입니다. 이 단어 세렌디피티가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던 것은, ‘세렌디피티, serendipity’ 가 결과라고 한다면 이 책의 핵심 단어인 허슬, hustle’세렌디피티, serendipity’를 일으키는 과정을 칭하는 단어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허슬, hustle’은 주어진 사회 시스템 속에서 당연하게 살아가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인생을 원하는 대로 추진하는 개념을 말합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허슬, hustle’은 내가 원하는 일은 기필코 일어나게 만든다는 정도로어 표현할 수 있는데, 솔직하게 우리네 식으로 말하면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정도의 느낌 입니다.

 

책에서는 허슬, hustle’을 만들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 과정이 필요하다고 알려줍니다. 먼저 일상을 공허하게 만드는 학습된 무기력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학습된 무기력이 끊임없이 반복되면 스스로 자신의 운명에 대한 기대를 낮추게 되고 결국은 낙담이 습관으로 굳어져 더 이상의 발전이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책에서는 학습된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과 삶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여러 가지 도전적인 프로젝트와 환경에 자신을 노출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두 번째는 현재의 선택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앞서 언급한 도전적인 프로젝트와 환경 속에서 스스로 결단력 있는 선택을 하고, 필요할 경우 도중에 경로를 바꿔서라도 자신의 선택을 행동으로 바꾸어 자신의 운명은 스스로 결정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책에 나와있는 말을 옮기면, 꿈을 빌리지 말고, 소유하라고 이야기합니다.

마지막은 실행입니다. 자신의 잠재력을 남들과는 차별화시키고, 주위 사람들 속에서 기회와 행운을 찾아 일과 삶에서 가치를 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자는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으니, 남들과 차별화 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라고 의미로 계속해서 허슬, hustle’을 반복합니다. 사실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제가 보기에 이 정도는 누구라도 이미 알고 있는 상식 선의 개념입니다. 그래서 책이 최근에 출간 되었다 하더라도, 그 내용은 별로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로 추천을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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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상고사 (개정판)

신채호 저 | 도디드 | 20121017

 


읽기 전


 얼마전 중국 청두(成都)에 있는 진사(金沙) 박물관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진사 유적지는 2000년대 이후에 발굴된 유적지로 기원전 1000년을 전후(前後) 한 고대 촉나라 문명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중국 친구들에게 진사 문화에 대해 물어 봤을 때 잘 알지 못했습니다. 내심 어떻게 자신의 역사를 그렇게 모를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다가, 저는 과연 기원 전 1000년을 전후로 한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알고 있는지에 대한 자문(自問)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시대의 역사에 대해 저 역시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제 나라 역사도 알지 못하면서 남의 허물을 비웃은 것 같아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잘 알지 못하는 삼국시대 이전의 역사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아볼 요량으로 이 책 조선상고사를 읽어볼 생각을 했습니다

 

역사란 무엇인가? 인류 사회의()”비아(非我)”의 투쟁이 시간으로 발전하고 공간으로 확대되는 심적(心的)활동 상태의 기록이니, 세계사라 하면 세계 인류가 그렇게 되어온 상태의 기록이요, 조선사라 하면 조선 민족이 이렇게 되어온 상태의 기록이다.

 

무엇을라 하며 무엇을비아라 하는가? 깊이 팔 것 없이 얕이 말하자면, 무릇 주관적 위치에 서 있는 자를 아라 하고, 그밖의 것은 비아라 한다. 이를테면 조선인은 조선을 아라 하고 영().(:러시아).(:프랑스).() 등을 비아라고 하지마는 영...미 등은 저마다 제 나라를 아라 하고 조선을 비아라고 하며,무산(無産)계급은 무산 계급을 아라 하고 지주나 자본가를 비아라고 하지마는, 지주나 자본가는 저마다 제 붙이를 아라 하고.무산 계급을 비아라 한다.

 

이뿐 아니라, 학문에나 기술에나 직업에나 의견에나, 그 밖의 무엇에든지 반드시 본위(本位)인 아가 있으면 따라서 아와 대치되는 비아가 있고, 아 가운데 아와 비아가 있으면 비아가운데에도 아와 비아가 있다. 그리하여 아에 대한 비아의 접촉이 잦을수록 비아에 대한 아의 분투가 더욱 맹렬하여 인류 사회의 활동이 쉴 사이가 없으며, 역사의 전도가 완결될 날이 없다. 그러므로 역사는 아와 비아의 투쟁의 기록인 것이다.

 

지금까지 신채호의 조선상고사는 제대로 읽어 본 적이 그저 역사란 인류 사회의 () 비아(非我) 투쟁으로 시작하는 총론만 수박 핥기 식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조선상고사 제대로 읽어 생각을 실천할 있어서 매우 기분이 좋았고, 한편으로는 스스로가 대견스러웠습니다.


 

읽고 나서

 

책을 읽으면서 가졌던 처음의 기대는 앞서 말했듯이 삼국시대 이전의 역사에 대한 무지 타파였습니다. 단군 왕검의 고조선(古朝鮮) 치우 천왕(値遇天王) 비롯해 제가 알지 못하는 고조선의 역사에 대해 조금이라도 친숙해지기를 바랬지만, 읽으면서 눈에 들어온 것은 고조선 보다는 고구려(高句麗) 백제(百濟) 친숙하지 못했던 역사였습니다.

 

우선 고조선의 역사가 눈에 들어오지 않은 제일 이유는, 제가 가진 상고사에 대한 무지함 때문입니다. 사전 지식이 전무(全無) 상태에서, 책의 본문에 상세하고 친절한 주석(註釋)마저 없으니, 전후(前後) 맥락(脈絡) 따져 가며 읽기는커녕, 내용을 따라 가기에도 벅찼습니다. 정말 부끄럽게도 책에서 다루고 있는 단군왕검(檀君王儉) 시대부터 삼조선이라 불리는 신조선, 불조선, 말조선 이야기까지, 저는 단군 신화 외에는 이전에 번도 접해 보지를 못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조선상고사 일독(一讀)하기는 했으나, 진정한 조선 상고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무지(無知)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고조선 서술에 있어 지금보다 상세한 주석을 포함한 다양한 해설서가 나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고조선에 반해 고구려와 백제는 상대적으로 읽어 나가기가 수월했습니다. 정규 교육 과정 중에는 배운 삼국역사가 신라에 치우쳐져 있긴 했으나, 그래도 고조선에 비하면 고구려나, 백제에 대해 정규 교육 과정을 통해 배웠고, 그 외에 간간히 읽어 본 책이나 TV 드라마를 통해 본 내용들도 이 책 조선상고사에서 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규 교육 과정에서는 배운 적 없던 내용에 더 관심이 갔습니다. 대표적으로 고구려 시조 주몽의 아내인 소서노에 대한 이야기나 차대왕(次大王), 을파소(乙巴素), 광개토대왕(廣開土大王), 장수태왕(長壽太王), 그리고 연개소문(淵蓋蘇文)과 같은 고구려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과 고구려의 북진정책과 남진정책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그것입니다. .

백제 또한 근구수왕(近仇首王), 해외 식민지, 부여성충(夫餘成忠) 그리고 부여복신(夫餘福信)과 같이 잘 알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새로이 알 수 있었습니다.

 

익히 알지 못한 고구려와 백제의 역사 외에도 책 전반부에 걸쳐 계속 볼 수 있는 책의 저자, 단재 신채오의 역사 의식 또한 제 눈길을 사로 잡았습니다. 중국의 체면은 살리고 치욕은 숨기는 춘추필법에 의거해 기술된 중국의 역사서 속 왜곡된 기술을 증거를 들어 비판하고, 또한 중화사상에 빠진 나머지 스스로 춘추필법을 따라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고 축소했던 우리나라의 사대주의자들 또한 비판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책이 쓰여진 일제 강점기 였던 시대적 배경을 따져보면 민족주의적인 시각에서 우리 역사를 자주적으로 기술한다는 것이 나라를 빼앗긴 우리 국민에게는 당연히 필요했을 터이지만, 현재 시점에서 보면 무조건적인 민족주의는 지양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에, 그 당시 한중일 삼국의 시각을 전부 아울러 볼 수 있는 관점에서 살펴 보는 조선 상고사에 대한 해설서가 있으면 좋을 듯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게는 전혀 익숙하지 못한 이두를 근거로 고대 지명을 고증하고 고대사 속의 우리 영토를 유추해 가는 서술을 이 책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두와 이두문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읽을 거리가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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