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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공학 특강

 작년 여름부터 각종 예능 버라이어티에 맛을 들여 웹에서 다운 받아 시청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관심사가 다큐멘터리를 위주로한 교양 프로그램으로까지 넓어졌습니다. 그리고 최근 '국민성공시대, 성공학 특강'을 다운 받아 봤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EBS에서 2008년에 방영된 것으로 서울대 황농문 교수, 류태형 박사, 중소기업 사장인 배명직, 구두닦이 한대중, 그리고 한스 컨설팅의 한근태 교수까지 5명이 10회에 걸쳐 성공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프로그램입니다.  5명의 연사 중에서 서울대 재료과의 황농문 교수와 서울과학종합대학의 한근태 교수가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황농문 교수는 예전에 그의 책 '몰입'을 읽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고, 한근태 교수는 칼럼을 통해 종종 그의 글을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입니다. 




2. 소통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보면서 이들이 들여주는 성공에 대한 이야기 보다 강연자의 소통 방법이 더 관심이 갑니다. 특히 서울대 황농문 교수와 류태형 박사가 소통 능력에 측면에서 대비되었습니다. 

 사실 황농문 교수가 이야기하는 몰입에 대한 내용은 여타 강의에서 접할 수 있는 것들에 비해 매우 신선하고 실제적인 내용들입니다. 이는 그의 책을 직접 읽어 보면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류태형 박사는 70년대 가치를 고수하는 보수적 인물이고, 또한 강연 내용도 그의 보수적인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그런데 재미난 사실은 황농문 교수보다 류태형 박사의 강연이 훨씬 더 귀에 쏙쏙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황농문 교수의 방송은 분명히 책에서는 정말 재미있게 읽은 내용인데도 어찌된 영문인지 별 감흥이 없습니다. 논리적으로 보면 분명히 좋은 내용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의 접근은 지나치게 논리적이라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재미있게 내용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자신의 입장에서 전하고자 하는 바를 강력하게 전달합니다. 그 덕분에 논리적으로 자신이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마치 논문을 읽는 듯이 재미가 없습니다. 이에 반해 류태형 박사는 그야말로 재미난  이야기꾼입니다. 논리의 힘을 빌어 하나씩 생각해 보면 그의 이야기는 개발독재 시대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그러한 논리가 재미난 이야기 사이사이에 숨겨진 탓에 거부감이 별로 없습니다. 거기에 관객의 호흥까지 더해지자 그의 빈약한 논리는 힘을 더합니다. 




3. 시사점

 사실 이야기를 풀어가는 처음에는 뛰어난 내용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관객과의 충분하지 못한 소통으로 빛을 바랜 황농문 교수의 소통 방법에 대한 아쉬움과 개발독재 시대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뛰어난 소통 능력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류태형 박사의 뛰어난 소통 능력에 대한 대비를 할 작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을 조금 달리합니다. 비록 황농문 교수의 소통 방법이 일반 대중을 상대로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지라도 논리적 접근을 기본으로하는 논문의 입장에서는 류태형 박사의 스타일보다는 우수합니다.  같은 말을 반복하면, 류태형 박사의 경우 일반 대중을 상대로는 자신의 이야기를 탁월하게 전달하지만 만일 전달 대상이 일반 시청자가 아닌 전문가 집단이었다면 그의 방법 역시 문제를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의사 소통 방법을 선택해 사용할 줄 알아야겠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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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iththink.textcube.com2009-10-10T05:42:440.31010

유정아 지음 | 문학동네 | 20098

 

 

1.     호감가는 제목, 말하기 강의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 : 소통의 기술, 세상을 향해 나를 여는 방법, The Art of SPEAKING’을 보면서 인상적인 것은 말하기 강의라는 제목이었습니다. 서적을 포함한 어떠한 제품을 봐도 과장되고 자극적인 이름이나 제목이 마케팅의 중요 요소로 손꼽는 시대에 말하기 강의라는 소소한 제목이 오히려 신선했습니다. 너무 기본적인 것이라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지만, 실은 썩 잘하지 못하는 말하기에 대한 인식과 관심 덕분에 저는 흥미를 가지고 책을 읽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네트워크 사회라는 말을 굳이 쓰지 않아도, 또 네트워크 사회가 아니라 해도, 사람은 누구나 타인과의 관계를 맺고자 하는 본능을 갖고 있다. 관계성은 인간의 기본욕구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그런 욕구를 갖는다는 것은 위의 두 놀이터 관찰 사례에서 보다시피 부끄러울 것도 자존심 상할 것도 없는 자연스런 것이다.  - 21


2.     책을 읽어 가면서

 

 책을 읽어 나가다가 자신의 사례를 책에서 보면 더 관심을 가지고 읽어나가게 됩니다. 이 책을 보면서도 이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저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 할 때는 편안하지만 친하지 않은 사람과 단 둘이 대화할 때나 소집단 안에서 이야기할 때 어려워합니다. 그런데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많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더 흥미롭게 책을 읽어 나갔습니다만, 아쉽게도 이러한 사람들을 위한 조언은 따로 없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이 책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저자의 말하기에 대한 인식을 독자에게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을 접하다 보면 자신만의 방법만이 만능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리고는 자신만의 방법론을 절대시합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 유정아는 그런 우() 는 범하지 않습니다. 책 전체에 걸쳐 자신의 방식이 옳다고 확신하고 다른 것들을 배척하지 않는 열린 자세는 바람직해 보였습니다.



교정을 권고한다 할지라도 어디까지나 의견을 제시하고 이런저런 가지를 쳐주는 것일 뿐, 내 생각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앞서 말했듯,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이러저러한 것들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기준을 정해 제시하기는 힘들다. 유창한 말솜씨, 정확한 발음과 힘 있는 목소리, 안정감 있는 자세, 적당한 말의 속도와 어조의 변화, 자신 있는 태도와 눈 맞춤, 유연한 제스처 등 우리가 훌륭한 화자의 특질이라 여기는 능력들은 화자가 이를 제대로 체화하고 자연스럽게 표출할 때 빛을 발하는 것이다. 생각이나 내용보다 말재주가 앞서 화려한 언변이 허망하게 느껴지는 경우, 이와 대조적으로 진땀을 흘리고 눈도 제대로 못 맞추지만 말하는 사람의 진심이 느껴지는 경우를 비교해보자. 누구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겠는가. 어떤 기준에 근거해 누가 말을 잘한다고 판단 하겠는가.   - 65



3.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말하기 강의의 교재 입니다. 그래서 책의 중반부로 가면 교과서적인 서술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자가 책 전반에 걸쳐 자신의 이야기하는 방식만이 옳은 것이 아니라고 누차 이야기하지만, 교과서적 단편성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강의를 위한 교재의 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나운서 시절의 에피소드나 말하기 수업 도중의 에피소드를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나가고 있는데, 이것은 독자의 관심을 상기 시킬 수 있을 수도 있지만, 책의 어정쩡한 정체성에 놓이게 되는 단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어 보입니다.


수업은 자아를 생각해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소통이라고 하면 타인과의 소통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모든 소통은 자신과의 소통intrapersonal communication과 동시에 또는 그 이후에 이루어진다. 흔히 소통은 타인과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하기 쉽지만 그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끊임없이 자신과 소통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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