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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일 : 2012 / 09 / 08

관람장소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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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뮤지컬을 봤습니다. 지금 이야기하려는 ‘뮤지컬 전국노래자랑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이 뮤지컬을 관람하기 전에 전해 들었던 전국노래자랑이라는 제목은 제게 큰 기대를 갖게 해주지 못했습니다. 전국노래자랑이 오랜 기간 방송되고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인 것은 분명하지만, 적어도 저를 포함한 젊은 세대의 흥미는 꽤 오래 전부터 놓치고 있다는 사실이 이 극에서도 막연히 젊은 층과 소통에는 문제가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관람 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가, 직접 가서 봤더니 생각보다 훨씬 괜찮더라는 호평에 팔랑거리는 귀가 호응을 해 관람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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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뮤지컬 전국노래자랑의 전체적인 플롯(plot)은 간단합니다. 전국노래자랑에서 청혼을 하려 던 한 남자와 그의 연인을 그 자리에서 빼앗아 결혼한 남자가 25년의 시간이 흐른 다음 서로 앙숙이 되어 전국노래자랑에서 맞붙는다는 이야기로 어찌보면 현실성 없고 유치하기 그지 없습니다. 게다가 거기에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가 더해져 앙숙이 되어 싸우는 두 집안의 자녀가 노래를 함께하며 서로 사랑하게 되고, 그들의 사랑으로 원수였던 두 집안은 서로 화해에 이르게 되는 내용빈다.  순전히 극 중 플롯만에 집중하는 관객이라면 이 뮤지컬 전국노래자랑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형편없습니다


 하지만, 논리적으로 플롯을 분석하는 관객이 아니라면 이 극의 단순한 이야기는 전혀 문제될 게 없습니다. 익숙한 스토리에서 드는 아쉬움에 주목하기보다는 연이어 전개되는 배우들의 코믹하고 개성 있는 연기에 관심을 가지고 관람하고 극 속에 등장하는 익숙한 90년대 히트곡을 함께 즐긴다면 극을 보는 재미는 쏠쏠합니다. 아울러 여러 차례 등장해 개콘 정태호의 브라우니와 낸시랭 코코 샤넬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는 강아지와 외치면 이루어지는 이~태일그리고 누가 봐도 의심할 수 없는 송해의 모습 같은 익살스러운 에피소드가 주는 재미는 또한 기발한 플롯만이 극의 전부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이는 이미 앞선 포스트에서 언급한 적 있어서 링크로 대신합니다. (스토리텔링의 비밀 , 5가지만 알면 나도 스토리텔링의 전문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뮤지컬 전국노래자랑'의 넘버는 모두 가요로 채워져있습니다. 90년대 히트곡이 주류를 이루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흘러간 노래로만 구성된 건 아닙니다. 참고로 등장하는 노래는 다음과 같습니다. <show>, <사랑의 서약>, <나 어떡해>, <트위스트 킹>, <허니>, <이밤의 끝을 잡고>, <뮤지컬>, <연예인>, <매일 그대와>, <여러분>, <흐린 기억 속의 그대>, <하하하쏭>, <난 괜찮아>, <마이 로미오>, <전쟁이야>, <난 행복해>, <사랑의 서약>, <챔피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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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전국노래자랑은 분명히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는 공연이었습니다.  극 중에서 펼치는 배우들의 열정도 뛰어났고, 좀 더 스토리를 다듬고 꾸미면 더 좋은 공연이 될 수 있겠다는 희망도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닙니다.


먼저 멀티맨 부분입니다. 멀티맨을 연기한 배우 정상훈의 호평을 여러 차례 듣고서 관람한 터라, 배우 김대종이 펼치는 멀티맨 연기와 노래를 눈 여겨 봤는데, 연기에 있어 그의 뜨거운 열정은 더할 나위 없었지만 힙합을 부르는데도 나오는 트로트 필은 두고두고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여 주인공 세현 역의 김보경의 한 옥타브 높은 목소리 역시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음의 목소리에서 나오는 힙합은 너무 매력적이었지만, 다른 넘버에서 높은 음조의 목소리가 다른 배우들의 소리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수차례 거슬렸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연출자가 더 신경써야 할 듯흡니다. 


렇다고 해서 뮤지컬 전국노래자랑 좋지 않은 공연이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7080세대라면 누구나 부담 없이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바탕으로 무리없이 이야기를 펼쳐 나가는 극을 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 가진 장점을 바탕으로 더 발전해 나갈 여지가 큰 공연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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