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일: 2023.08.15
관람장소: 대학로 TOM 2관
(양철의 인사) 오늘은 기분이 어떠신가요?
오즈의 마법사를 모티브로 VR게임 “오즈”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인간과 VR세상의 캐릭터 AI의 우정을 그린 뮤지컬 ‘오즈’
뮤지컬 ‘오즈’의 소개 문구를 보고선 도로시, 토토,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그리고 사자가 제일 먼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 떠나는 길을 소극장 뮤지컬의 제한된 무대 위에서 어떻게 꾸며낼까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뮤지컬 ‘오즈’는 소설 ‘오즈의 마법사’를 모티브로 하긴 했지만, 완전 별개의 이야기 입니다. 소극장의 작은 무대 위로 이야기를 옮겨 오기위해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 떠나는 준과 양철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들을 과감히 없애 버렸습니다. 극 중 배경도 마찬가지 입니다. 연출자가 배경을 VR 세상의 가상 세계로 제한하면서 사악한 서쪽 마녀를 물리치러 가는 모험을 좁은 소극장 무대에서 머리를 짜내어 만들어 낼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바닥과 무대 위 소품을 사각형 큐브로 하고 여기에 적절한 조명을 통해서 테트리스 같은 느낌을 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이것으로 연출자는 게임 속에서 깨야 할 미션 장소를 만들어 냅니다.
이야기는 게임 세계 오즈에서 새로운 스토리 모드가 시작되고, 새 스토리 모드를 가장 먼저 깨는 유저에게 게임 속 세상에서 소원을 들어 준다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등장인물인 준도 이 게임 오즈의 유저이자 새 스토리 모드를 가장 먼저 달성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준은 새로운 스토리 모드의 입장 티켓인 황금나비도 없습니다. 모든 게임 세계에서 그렇듯이 이 곳 오즈에서도 현질을 통한 업그레이드를 해야 황금나비를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 세계에서 평범한 노동자인 준에게 지속적인 현질 업그레이드는 언감생심(焉敢生心)입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게임 속에서 해킹으로 만들어져 무한 나무캐기를 하는 양철을 만납니다. 준은 양철에게 별 기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외면하려고 하는 순간 우연찮게 양철이 황금나비를 잡게 되자 준은 양철을 이용해 새로운 스토리에 참석하고 가장 먼저 스토리를 깨고자 합니다. 그러는 와중에 PC 속 코드에 불과한 양철에게 준은 우정을 느끼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을 연출자는 극을 통해 관객에게 보여 줍니다.
관람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배우들의 노래 실력이 좋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나 개별 넘버는 듣기에 좋지만 극을 전개해 나가는 힘은 좀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티켓 속에 넣어둔 카드를 이용해 극 중 관객과 게임을 벌이는 아이디어도 참신했습니다만, 저처럼 사전에 꼼꼼히 알아보지 않은 관객에게는 뜬금없는 전개로 보일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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