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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일 : 2012 / 08 / 17

관람장소 : 메가박스 코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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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초반에는 저는 시네마 키드(cinema kid)를 꿈꿨었습니다. 하지만 훌쩍 흘러 버린 시간은 지난 모습을 싹 지워 놓았습니다. 지금은 모습은 시네마 키드는 고사하고 극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춘 게 1년은 족히 넘었습니다. 심지어 컴퓨터로 TV 버라이어티 쇼를 다운 받아 볼 망정 영화는 관심 밖의 존재였습니다. 이렇게 영화와는 담을 쌓은 시간이 길었던 만큼 다시 극장을 찾을 때는 그래도 시네마 키드 시절의 기억을 떠올릴 무언가가 있을 걸로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현실은 영화가 아닙니다. 코엑스에서 갑작스레 생긴 빈 시간에 뭘 해야 하나 고민하다 선택한 것이 이 영화 도둑들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최소한의 기다림 때문에 선택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 도둑들이 매력이 덜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 영화의 감독 최동훈은 전작인 범죄의 재구성타짜’를 통해 그의 스토리 텔링 실력과 연출이 탄탄하다는 사실을 이미 보여 준 바 있습니다. 거기에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보여주기에 충분한 배우진 또한 이 영화에 대한 기대를 크게 갖게 합니다. 연기력과 충무로 티켓 파워를 모두 겸비한 배우 김윤석을 시작으로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임달화, 김해숙, 오달수, 그리고 김수현까지, 영화 두서너 편으로 주연을 나눠도 될 만큼 배우진이 탄탄합니다. 아울러 영화표 값이 아깝지 않다는 보증이 되곤 하는 천만 관객 돌파 소식도 영화를 선택하는데 어려움이 없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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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는 제목 그대로 도둑들이 보여주는 훔치다가 알맹이입니다. 그래서 감독은 관객이 얼마나 짤 짜인 이야기 속에서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긴장감 넘치게 물건을 잘 훔쳐 내는지가 주목하길 원합니다. 그래서인지 감독은 첫 장면에 배우 신하균의 카드를 꺼내어 이들이 첨단 보안 장치를 순식간에 무력화시키고 폼 나게 한탕 하는 모습을 관객에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 영화 도둑들의 메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 그리고 첫 장면에서 감독은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타이즈를 입은 배우 전지현의 모습을 남성 관객들에게 보여주면서, ‘니들 영화 선택 잘했어!’하는 무언의 메시지를 주면서 시작합니다. 이 전략, 제게는 먹였습니다.

 

 이천만 불의 값어치를 가진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쳐내기 위해 마카오박이 뽀빠이, 펩시, 예니콜, 씹던껌, 그리고 잠파노로 뭉친 한국팀과 첸, 쥴리, 앤드류, 그리고 조니로 뭉친 중국팀을 소집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그런데 모인 도둑들이 모두 동상이몽(同床異夢)입니다. ‘태양의 눈물을 훔친다는 공통 분모가 있기는 하지만 실상은 그게 다가 아닙니다. 마카오박의 뒤통수를 치고 싶어하는 뽀빠이나 펩시부터, 위험한 다이아몬드 보다는 안전한 현금을 차지하려는 첸, 베일 속에 숨겨진 홍콩 뒷골목의 거물 웨이홍을 잡으려는 쥴리 등 전부 다 각자의 꿍꿍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자신들의 갖은 수를 부려가며 시나리오대로 태양의 눈물을 훔쳐내는데 성공합니다.

 

 그런데 태양의 눈물을 훔쳐내는데 성공하자 예상치 못한 사랑이 이야기 속에 끼어듭니다. 마카오박의 뒷통수를 치겠다는 펩시와 뽀빠이와 마카오박 사이에는 뭔가 이야기리가 있겠다 싶었는데, 첸과 씹던껌 로맨스는 생각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태양의 눈물을 차지하지 위해 쫓고 쫓기는 액션이 계속됩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스토리는 직접 영화를 통해 보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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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영화 도둑들을 매우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기는 하지만 무언가 아쉽습니다. 감독 최동훈의 전작와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이야기 전개도 서양 영화에서 본 듯한 느낌을 줍니다. 특히 이탈리안 잡오션스 일레븐이 보는 내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최감독의 페르소나(persona)로 그간 보였던 배우 백윤식이 등장하지 않는 점은 의외였습니다.

또한 이 영화의 배경의 많은 부분이 홍콩과 마카오이니 만큼 영화 속에서 중국어가 자주 들립니다. 잘 모르는 제가 듣기에는 한국 배우들의 중국어가 매우 능숙한 것처럼 들리는데, 중국인이 듣기에도 능숙하게 들리는지 아니면 ‘LOST’에서 배우 대니얼 대 킴이 하는 어색한 한국말처럼 들리는지가 갑작스레 궁금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배우 전지현의 타이트한 차림새 말고 싼티나는 말과 맛깔스러운 욕설도 제게는 재미나게 즐길 수 있는 포인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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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하룻밤 : 시즌 7

 

관람일 : 2012 / 08 / 11

관람장소 : 대학로 바탕골 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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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랜만에 연극 관람을 했습니다. 제목은 극적인 하룻밤’. 사실 시즌 5인지 6인지 가물가물 하지만 이미 한 차례 관람한 적이 있어서, 이 극의 코믹적인 요소를 포함한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이번에는 큰 줄기에 집중하기 보다는 가벼움 마음으로 편하게 웃고 즐길 생각을 가지고서 세세한 에피소드와 바뀐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에 관심을 가지고 봤습니다.


 이 연극은 사실 남녀의 통속적인 사랑 이야기입니다. 사랑이라는 것이 유사(有史)이래도 지금까지 계속 회자(膾炙)되는 풍부한 이야기 소재이지만, 한 꺼풀 벗겨 시대와 배경 혹은 등장인물을 배제해 놓고 보면, ‘아담과 이브시대의 사랑 이야기나 지금의 사랑 이야기나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이 연극 극적인 하룻밤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사실 어디선가 들어 봤음직한 일반성을 벗어나지는 못합니다. 그렇지만 소리 반 공기 반같은 최근 이야기나 통속적이지만 웃고 즐길 수 있는 코믹한 요소가 이 연극만의 특수성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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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 서핑을 하다가 이 연극 전체 내용을 단 한 단락으로 정리해 놓은 걸 봤습니다. ‘1♡2 3♡4 → 1♡4 3♡2’ 느낌이 오시나요? 극 속 이야기는 결혼식에서 시작됩니다. 결혼식에 반대하는 사람, 손들어 보라는 말에 넌지시 손을 올리는 정훈과 시후가 연극 극적인 하룻밤의 두 주인공입니다.

 앞서 한 단락으로 정리해 놓았다는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정훈과 시후는 결혼식 신랑, 신부의 전 연인들입니다. 그리고 그 둘은 전 연인들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반대하는 전 연인들이라는 사실 말고는 이들의 공통분모는 부족합니다. 여기서부터 연출가의 펼쳐 보이는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연출가는 부족한 공통분모를 피로연장의 연어초밥 에피소드로 뛰어 넘습니다. 사실 보면서 좀 억지스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지만, 마지막 남은 연어초밥을 먹은 정훈에게 시후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연어초밥을 먹었다며 다짜고짜 시비를 겁니다. 그리고 이 시비를 통해 이 둘은 즉흥적으로 하룻밤을 함께 보냅니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건 시후가 가진 전 연인에 대한 미련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록 즉흥적인 감정의 선택의 결과였지만, 시후는 정훈에게 호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표현합니다. 그러나 정훈에게 시후는 성에 차지 않고, 정훈은 시후와의 관계를 매몰차게 정리합니다.

 

 그렇게 정훈이 원하던 대로 이 둘은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헤어짐은 부동하던 정훈의 마음을 동하게 합니다. 그렇게 동한 마음은 호감을 거쳐 그리움으로 변하고, 정훈은 시후를 찾기 위해 교통사고로 죽은 결혼식 신랑의 장례식장을 찾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정훈은 시후를 다시 만나지만 정작 시후는 정훈에게 별 감정이 없습니다. 그래도 정훈은 시후에게 끈덕지게 대시하고 대시해서 이 둘은 다시 만나게 됩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행복한 결말입니다. 하지만, 이 둘의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이 둘이 다시 헤어짐으로 극이 마무리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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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극 극적인 하룻밤을 처음 봤을 때는 그저 웃고 즐기면 그만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관람에서는 웃고 즐기는 가운데 시후가 정훈에게 호감을 보일 때는 정훈이 매몰차게 거절하더니 정작 그녀가 떠나고 난 후 정훈이 보여주는 모습이 크게 보입니다. 바쁘게 사느라 잊고 지내던 지난 시절이 연극을 보는 중에 살짝 떠오른 탓일 겁니다.

 

그리고 배우에 대해 하나 덧붙이면, ‘서홍석-조헌정배우의 조합이었는데, 정훈에 비해 시후의 전달력이 상대적으로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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