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 저 | 이순학 역 | 더스토리 | 2016년 6월 27일
읽기 전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은 청소년 시절 필독서로 추천 받는 책이지만, 아쉽게도 저는 청소년 시절 '데미안'을 읽어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 불혹 (不惑)의 나이가 되어 지우학 (志于學)에 봤어야 할 책을 읽었습니다.
읽은 후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에는 다 이유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 책 '데미안'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청소년기에 읽으라고 추천할 만 합니다. '데미안'이 전형적인 성장 소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장'이 평생의 화두(話頭)가 된 시대에 살아가는 만큼, 청소년기에 읽지 못한게 아쉽기는 해도 불혹의 나이가 되어서도 읽어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책의 이야기는 헤르만 헤세 자신으로 보이는 작중 주인공인 싱클레어의 유년기에서 시작해 청년기까지 그의 내적 성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성장 소설인 만큼 유년기의 싱클레어가 커갈 수록 평온한 울타리 안 보다는 울타리 밖을 궁금해하며, 자신의 세계를 넓혀 갑니다.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는 과정에서 싱클레어의 친구 데미안은 마치 선지자 (先知者) 같은 모습을 보이며 싱클레어의 성장을 도와 줍니다.
내가 원하는 걸 남한테 생각하게 만들 순 없어. 하지만 우린 사람들을 잘 관찰할 수는 있어. 그러면 가끔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또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를 꽤 정확하게 알아차릴 수 있지. 그렇게 하면 대개 그 사람이 다음 순간엔 무엇을 할 건지도 예측할 수 있는 거지. 아주 간단해. 단지 다른 사람들은 그걸 모르고 있을 뿐이지. 물론 연습이 필요하긴 해.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제일 흥미로웠던 것은 열 살짜리 싱클레어가 크로머에게 뒤지는게 싫어서 한 거짓말이 스스로를 옳아 매어 절망을 느끼는 부분이었습니다. 종교나 사랑에 대한 내적 성장과는 달리 10살 꼬마 때 일은 거의 기억나지 않지만, 그래도 열 살 싱클레어가 겪었던 일이 분명 제게도 있었던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이 책 '데미안'은 청소년기에 이미 일독 했더라도, 다시금 일독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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