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타우츠, Jürgen Tautz 지음 | 헬가 R. 하일만, Helga R. Heilmann 사진 | 최재천 감수 | 유영미 옮김 | 도서출판 이치 | 2009년 5월
1. 책 첫인상 : 그저그런 꿀벌 이야기
사실 저는 이 책 ‘경이로운
꿀벌의 세계 : 초개체 생태학, PHÄNOMEN HONIGBIENE’을
두고 별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기껏해 ‘파브르 곤충기’의 연장선상에 있는 아류작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꿀벌 생태에 대한
단순한 관찰을 바탕으로 마치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 냥 떠들며 지면을 채워놓았을 줄 알았습니다. 또 그도
그럴 것이 꿀벌 군락(colony)이 시공간의 물질과 에너지를 경영하는 자연의 가장 놀라운 신비라는
책의 첫머리에서부터 과장의 냄새가 짙었고, 꿀벌을 곤충이라고 말하면서도 꿀벌이 포유동물의 모습을 보인다는
말은 대체 뭥미~하는 생각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입니다.
2. 경이로운 꿀벌 이야기
그런데 책에
대한 우려(憂慮)는 그저 기우(杞憂)일 뿐이었습니다. 찬찬히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하자마자, 단순한 관찰 사실을 늘어
놓은 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꿀벌의 진화와 생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첫 단원에서부터
세포(cell) 수준에서 얼버무림없이 논리적 전개를 통해 설명해 나갑니다. DNA와 세포 분열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성을 이야기의 출발로 삼는 것에서 저자가 꿀벌 연구에 있어 진정한 대가라는
사실을 금세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 꿀벌
군락의 가장 큰 특징으로 지속적이로 논의되는 것이 초개체로써의 모습입니다. 그 중 인상적인 꼽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꿀벌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에 있습니다. 꿀벌의 탄생에서 시작해 의사 소통법을 포함한 특징, 짝짓기, 꿀벌이 부화되는 과정, 그리고 벌집의 구조와 특징 같이 폭넓은 시각으로
꿀벌을 바라보면서도 그 깊이가 심상치 않습니다. 단박에 봐도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통한 관측과 분석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며, 부분의 수준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창발적 특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꿀벌의 생태를 통해 보면서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인간 사회가 가져야 할 궁극적인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책에 실린 꿀벌 사진에 대한 이야기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입니다. 꿀벌의 생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을 워낙에 잘 사진으로 옮겨 놓았습니다. 그 과정에 있었을 엄청난 노력에 책을 보는 내내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4. 아쉬운 점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꿀벌의 생태나 생물학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이 읽기에도
별 어려움이 없을만큼 쉽게 설명을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도 설명의 깊이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이것은 분명 저자의 탁월한 서술에 기인합니다. 그런데 책의 말미(末尾)에 이러한 장점이 조금 희석되는 감이 있습니다. 보통의 책이였다면 흠으로 보이지 않았을 문제이지만, 책 전반에 걸쳐
워낙에 쉽고도 자세하게 잘 설명해 놓은 터라 작은 티끌도 큰 흠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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