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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필 지음 | 글항아리 | 2009 4

 

 블로그에 글을 조금씩 적어 나가고, 뛰어난 글을 블로그를 통해 읽으면서 나도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블로그에 올리는 글을 떠올려 보면 책 이야기와 영화 그리고 연극을 벗어 나지 못한다. 하지만, 이들 분야는 내가 아니라도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넘치고 넘친다. 특별한 재능이라곤 없는 내가 수준급의 글을 쓴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막연하게나마 공부하고 있는 과학을 바탕으로 인문학적 가치를 이야기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가치를 창출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특별한 아이디어가 없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데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대통령을 위한 과학 에세이을 접할 수 있었다.

 

 사실 이 책 대통령을 위한 과학 에세이의 머리말을 읽어 나가면서, 나는 완전히

 흥분했었다. 학부 시절 내내 열심히 문제를 풀고 물리에 몰두했던 친구들은 물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에 종사하고 있고, 4년간 거리를 누볐던 저자가 오히려 물리학자의 길을 가고 있다고 이야기에서 내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학을 문명의 이기나 막대한 돈벌이를 가능케 해주는 도깨비 방망이로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인식을 바꾸고 싶어 하는 저자의 모습이 막연히 내가 기대했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저자는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으로서의 방법론을 통해 문제에 접근하는 과학적 사고를 통해 정치, 문화, 사회, 그리고 인간을 바라 본다. 그리고 이러한 과학적 접근의 확산을 통해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합리적으로 풀어간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아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책 속에서 종종 저자의 전공인 입자 물리를 포함한 물리학 이야기가 나온다. 머리말을 읽었을 때는 이렇게 물리학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을 잘 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기대와는 달리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이는 저자가 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있는 가교의 역할을 담당하고 싶다고 했지만, 아직 그 가교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 대통령을 위한 과학 에세이는 내가 막연히 하고 싶어하던 것이 무엇인지 구체화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된 책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과학과 인문학을 함께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부족함이 무엇인지도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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