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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세상 사람들이 사는 것이 다 그렇듯 근래 너무 정신 없이 살았습니다.
그래서 문득 약간의 휴식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어 산란하기 위해 회기하는 연어를
보러 간다는 친구들을 따라 강원도로 지난 주말 잠깐 외도를 합니다.



 사실 전 이제껏 한 번도 단풍구경이란 걸 가본 적이 없습니다.
그건 아마도 태생이 경상도 첩첩산골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그곳에서 보냈기
때문에 단풍이란 구경의 대상이기 보다는 내 주위에 있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여지껏 단풍구경을 가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보통 서울 혹은 수도권 사람들은 그렇지가 않으가 봅니다.
가는 길도 그리고 오늘 길도 도로 위의 수많은 차들로 인해 갈 때 가져갔던 만큼의
스트레스 정도는 아니겠지만 제법 스트레스와 짜장이 생겼으니까 말입니다.


 아무튼 태백산맥을 어렵게 넘어 가장 먼저 간 곳은 건봉사라는 사찰입니다.
사실 그 전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었는데 이 건봉사라는 절이 한국 4대 사찰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다만 그런데도 우리에게 익숙지 못한 건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건봉사가
있는 지역이 민통선 안에 있어서 일반인이 접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이
몰랐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얼마전 조계종에서 국방부에 건봉사를 복원할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 했고 그것이 받아
들여져 지금은 건봉사 바로 뒤로 민통선이 옮겨져서 지금은 일반인도 출입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예전에 한국 4대 사찰 중 하나였을 정도로 규모가 커서 였지는 지금까지도 이 절에는 흔히 볼 수
없는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석가보니의 치아입니다.
화장을 하고 남은 석가모니의 치아가 바로 이 건봉사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승병을 조직한 곳 또한 건봉사라 합니다. 또 일제시대 만해 한용운이
머물렀던 곳도 바로 이 건봉사인데 아직 복원이 덜 된 탓에다가 일반일들에게 그다지 알려지지
않아 많은 사람이 없어서 고즈녁함이 가을 단풍과 더해져 그 깊이를 더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는 민박집에 짐을 풀고 강원도 최북단에 위치해 있는 대진항으로 향합니다.
그래도 간만에 동해에 온 만큼 소주에 회 한 접시는 해야 한다는 같이 간 사람들의
이야기 덕분입니다.


 그냥 기분 탓인지 맑은 공기 탓인지 아니면 싱싱한 회 덕분인지 평소 같으면 소주 몇 잔에
금방 취해 버려서 졸고 있었을 텐데, 싱싱한 회에 시원한 소주를 곁들여 제법 오랜 시간을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며 보냈습니다.


 그리고는 다음 날.
처음 떠날 때는 물 반, 연어 반을 기대했었는데 실상은 겨우 10마리 정도 되는 연어 밖에 보지를 못
했습니다. 몇 해 전 부터 봄이오면 어린 연어치어를 풀어줬고 그들이 되돌아 오기를 기다리는 것인데
가끔 물이끼도 눈에 보이는 것이 연어들이 돌아와 산란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의 환경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저야 강원도 행이 복잡한고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서 였지만 같이 간 사람들의
대다수는 돌아오는 연어를 맞기 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그런 이유로 여기저기서 조금은 실망스런 기색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별 보잘것 없기는 하지만 강원민방의 다큐멘터리 팀까지 불러 촬영까지 하기로 터라 조촐한 연어맞이
행사이지만 간단하게 행사를 했고,다큐멘터리인데도 불구하고 방송국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몇몇 제
스처에 약간의 연기를 같이 간 사람들이 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7시간의 짧지 않은 시간을 들여 서울로 돌아 옵니다.



                                 &


    산 딸 기
                   - 엄 기 원

산새만 알고 있는
저 산 숲 속에
산딸기가 빨갛게
익었습니다.
호롱호롱 호로롱
고운 새 소리
고걸 듣고 그렇게
고와진 딸기
샘물만 알고 있는
저 산 숲 속에
산딸기가 탐스레
익었습니다.
퐁퐁퐁 샘솟는
맑은 물 소리
고걸 듣고 그렇게
영글은 딸기.


 Commented by 수련 at 2004/11/09 22:33  
몇년 전에 다녀온 곳인데...이곳에서 보니 새롭네요..
좋은글 그리고 건봉사 가져 갑니다...^^*...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4/11/10 07:26  
고맙습니다. 날씨가 쌀쌀한 환절기인데 감기 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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