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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오랜만에 산에 올랐습니다. 죽도록 움직이기 싫었지만, 방에 혼자 있으면 슬픔 생각에 더더욱 빠져 괴로워할 것이 눈 앞에 선해서 억지로 산에 올랐습니다.

 

☞ 바람이 붑니다. 산에 올랐더니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세기로 제게 불어 옵니다. 밖에서만이 아닙니다. 마음 속에서도 거친 바람이 붑니다. 안이건 밖이건 불어오는 바람을 피하지 않고 바람에 맞서고 싶지만, 저절로 움츠려 듭니다.

 

☞ 억지로라도 몸을 움직이면 먹먹한 가슴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온통 실수투성이입니다. 어느 때라면 생각도 해보지 않았을 행동과 일이 움직이는 몸을 계속 따라 다닙니다.

 

☞ 억지로나마 산에 오르는 중, 절반이 쪼개져 바닥에 쓰러져 있는 나무를 봤습니다. 아마도 지난 태풍에 견디지 못하고 쪼개져 절반은 바닥에 쓰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바닥에 널브러진 나무가 살겠다며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생명은 끈질깁니다. 잠시나마 스스로를 내려 놓고 싶어했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 밤이 되면 혼자만의 생각에 점점 빠져듭니다. 새벽녘이 되면 망상에 시달립니다. 
 
 
☞ 나는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괜찮게 보이던 허울을 벗겨내자 개차반인 내 모습이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 헤어짐이 왜이리 서러운지... 세상에서 밀려난 느낌입니다. 저는 참 무기력한 존재입니다.


☞ 지쳐 쓰러질 정도로 움직이면 마음도 몸을 따라 지쳐 쓰러질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진짜 먹먹한 가슴은 육체가 좌우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더 또렷해집니다.

 
☞ 거울을 쳐다 봤다가 깜작 놀랐습니다. 
거무죽죽... 사람의 안색이 아닙니다. 

☞ 
머리와 가슴이 계속 다른 곳을 바라보며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시간이 흘러도 그 둘의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버거움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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