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암 토우스, Miriam Toews 지음 | 황소연 옮김 | 눈과마음 | 2009년 7월 책 ‘야릇한
친절, A complicated kindness’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건, 이 책이 캐나다 총독 문학상과 의회 예술상 수상작이라는 점이 컸습니다. 세계문학상
수상작 ‘내 심장을 쏴라’를 비롯해, 나오키상 수상작인 ‘채굴장으로, 切羽へ’과 ‘내 남자, 私の男’를 읽으면서
문학상 수상작은 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록 처음 들어보는 상이기는
했지만 캐나다 총독 문학상과 의회 예술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은 제게 이 책 ‘야릇한 친절’의 기대치를 높여 주었습니다. 이 책은 16살의
소녀인 노미 니켈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 갈수록 노미의 이야기는 곧 작가의 이야기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특히, 철저하게 어린 소녀의 시선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을 통해, 작가의 어린 시절이 많은 부분 이야기 속에 투영되어
있다는 사실을 짐작 할 수 있습니다. 노미의 가족은 아빠 레이 니켈,
엄마 트루디 니켈, 언니 태쉬 니켈, 그리고
노미 니켈 이렇게 4명입니다. 그 속에서 노미는 가족을 비롯해, 학교, 남자친구 같은 자신의 일상을 노미의 시각에서 독자에게 알려줍니다. 노미의 이야기 중 눈 여겨 봐야 할 부분의 가족 이야기입니다. 노미
가족은 외적으로는 은둔을, 내적으로는 엄격한 집단 규율을 통해 강한 문화적 연대감하는 메노파 마을에
사는 메노파 교인이기 때문입니다. 메노파교는 삶보다는 죽음을, 축제보다는
고행을 가치 있게 보는 교파로 교회를 통해 엄격한 규율 속에 살아가기를 종용 받습니다.
하지만 프로테스탄트 근본주의자들의 절대적인 종교적 믿음과
그 이면에 숨겨진 위선과 속물성은 노미의 가족 구성원과 맞지 않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메노파 마을에서
마찰을 일으키게 됩니다. 앞서 이야기한 이면에 숨겨진 위선과 속물성은 여기서 빛을 발합니다. 교회는 절대적인 종교적 믿음으로 힘들어하는 노미의 가족을 더 잘 돌봐 주어야 할 것 같지만, 자신을 위해 교회는 노미의 가족 구성원을 하나씩 파문시켜 가족을 해체시켜 놓습니다. 그리면서도 한 편으로는 노미의 가족을 걱정하고 아울러 욕하기도 합니다.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노미의 가족을 통해 보여지는
절대적인 종교적 믿음에 숨겨진 위선과 속물성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점을 잘 표현해서 두
차례의 문학상을 수상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있습니다. 캐나다 메노파와 우리의 현실, 특히 제
현실은 너무나 동떨어져있다는 점입니다. 그들의 눈에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통해 개선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일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적어도 제게는) 소설 속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머리 속에서는 문제를 인식하고 노미를 쫓아가지만, 마음에서는
그런가 보다하는 수준을 뛰어넘지 못했습니다. 아울러, 16살
소녀의 시선을 통한 전개 방식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저자가 의도적으로 했는지는 모르지만, 종종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툭툭 끊기고는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곤 하는 것에서는 문학상에 걸맞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또한
가끔 제가 번역을 어땠을까 싶은 구절이 눈에 띈 것 또한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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